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朴 ‘대통합’의 목소리, 이들에게 들려야 진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28일자 기사 '朴 ‘대통합’의 목소리, 이들에게 들려야  진짜'를 퍼왔습니다,
2012년, 노동자·민중들의 겨울나기

박근혜 당선자는 대선 기간 동안 ‘바닥’을 훑고 다녔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고, 국민대통합을 말해왔다. 박 당선자가 재벌 개혁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반면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그보다 진일보한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현재 노동현안에 대해 어떻게 개입할지 주목된다. 그의 약점이라 꼽히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문제는 산적해 있다. ‘아버지의 유산’이자 장물 논란이 일고 있는 영남대의료원 노동자들은 복직을 위해 박근혜 당선자의 자택 앞에서 3천배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 기름 유출 사건의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쌍용차, 현대차 노동자들은 수십 미터 송전탑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재능교육 등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문제도 쌓여 있다. 미디어오늘이 2012년 12월 25일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인 노동·환경 현안을 갈무리했다. /편집자 주

■ 코오롱 / 2865일
 코오롱은 지난 2005년 노동자 78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노동자들이 현재까지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경영위기 극복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노조는 정리해고 대상자 78명이 노조활동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성노조를 분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리해고 이후 민주노총을 탈퇴한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복직 투쟁의 중심에는 최일배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위원장이 있다. 현재 매일 아침 경기도 코오롱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 위원장은 "78명 중 20명이 퇴사한 이후 2005년부터 50명이 복직 투쟁을 벌이다 생계 문제로 현재는 16명이 투쟁을 하고 있다"며 "법적 투쟁에서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노조의 죽이기가 주목적이었고 이를 알려나가는데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사측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 콜트·콜텍 / 2155일
 기타를 만들던 공장의 노동자들이 지난 2007년 정리해고와 직장폐쇄로 현재까지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 갈산동에 있는 콜트와 대전이 있는 자회사 콜텍의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사측은 지난 5월 31일자로 지난 2월 대법원의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노동자 20명에 대해 또다시 재해고했다. 지난 10월에는 대법원이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2008년 부평공장 폐쇄는 위장폐업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당시의 해고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방종운 콜트 지회장은 "돌아갈 공장이 없다고 하는데 콜트 상표로 기타가 만들어지고 국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 공장 문을 닫았을 뿐인데 어떻게 폐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분을 터뜨렸다. 현재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인천 부평공장에 대해 새 소유주가 철거할 수 있는 집행명령이 떨어졌고 사측은 2억 1천만원의 손해배상소송까지 걸었다. 노조는 사측의 단전 단수 조치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사측을 고소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세차례에 걸쳐 선고가 연기됐다. 방 지회장은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한 것을 받아들이면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이 인정이 되는 것이어서 주목하고 있다. 공장이 철거되더라도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콜트악기 방종운 지회장이 투쟁 1963일을 가르키는 팻말 앞에서 생각에 잠겨있다.(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 쌍용자동차 / 고공농성 35일
 지난 2009년 여름 77일간 공장 옥쇄투쟁으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쌍용차 평택공장 정리해고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사측은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들어 노동자 2608명을 해고했고 455명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이후 23명의 해고자와 가족이 자살하고 질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한상균 전 쌍용차 노조지부장과 문기주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지회 수석부지부장은 지난 11월 20일부터 쌍용차 공장 굴뚝 맞은편의 송전탑에 올랐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당시 사측이 위기를 조작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며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노동자들의 생명을 잃을 수 없다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살인적인 추위와 함께 수십만볼트의 전력이 흐르는 고공철탑 위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선쇼'라는 비난이 나왔다. 현재까지 쌍용차 노동자들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거부해왔는데 대선 국면에서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한상균 지부장은 "경제주체인 노동과 자본 중에 약자에 있는 것이 노동자이고 균형을 맞추고 최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사관계 조정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대선이 끝내고 노동자들이 벼랑 끝에서 몸을 던지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쌍차는 잘못된 정치권력이 노동자들을 내몬 상징적인 문제다. 박근혜 당선인이 쌍차 문제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함께 사는 것이 대한민국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 JW생명과학 / 상경투쟁 192일충남 당진 공장 링거수액 생산라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결성한 JW 지회는 지난해 10월 결성해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시간외 수당을 미지급하고 매월 가지급금 명목으로 임금을 공제해 회사 관리자들이 유용하자 노조를 결성해 노동부에 고소했다. 노조는 지난 2월 23일 사측 교섭 참가를 요구하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자 곧바로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직장폐쇄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사측은 심야노동을 강제하고 CCTV를 설치해 조합원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한국제약협회와 부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당진 공장 앞 천막농성장에 괴한 10여명이 난입해 노조원에 칼을 대고 협박해 집기 등을 부순 사건과 관련해 12월 사측 노무사 A씨를 교사 혐의로 구속하고 용역회사 관계자 5명이 구속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 현대차 / 비정규직 고공농성 70일
 지난 10월 17일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최병승씨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며 목숨을 걸고 송전탑에 올랐다. 지난 2010년 대법원은 사내하청 노동자인 최씨가 현대차의 업무 감독 아래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불법파견에 해당되므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지난 2월에도 대법원은 최씨가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확정 판결했다. 하지만 사측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최씨 해고가 정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최씨는 비정규직회 천의봉 사무국장과 함께 송전탑에 올랐다. 이에 사측은 지난 11월 22일 최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는 송전탑을 내려오지 않았다. 최소 10년 동안 불법파견 노동자 1만여명을 사용한 것을 인정한 것이 대법원 판결인데 처벌받은 사람은 없고 자신만 채용하는 꼼수를 부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최씨는 "일차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재벌대기업으로서 불법경영을 한 것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정규직화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서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제조업에서 파견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내 하청은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있는 법을 적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입법발의한 사내하도급법을 취하하는 조치가 있어야 박근혜 당선인의 노동 공약에 대한 이행여부와 기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쌍용자동차 송전탑 고공농성 현장.

■ 대학강사 교원 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김영곤 강사의 농성 / 1937일
 김영곤 고려대 강사가 대학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시작한 때가 참여정부시절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올해 개정한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강사들은 전보다 강사료 1만원을 더 받고 계약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받는 대신 평생 비정규직으로 남는다. 이를 두고 김영곤 강사는 “시급제는 폐지돼야 하고, 계약기간은 2년 이상 유지해야하며, 강사료는 연봉제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사들의 ‘보따리 장사’ 인생을 막기 위해 강사 한 명이 한 학교에서 9시간 이상 강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유성기업 / 584일
 노동자들은 저녁에 잠을 자고 싶었다. 그 상식적인 요구를 위해 노조는 주야 2교대제를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거부하자 결국 지난해 5월 파업을 결의했다. 사측은 직장폐쇄와 용역폭력으로 맞섰다. 사측의 노조파괴 과정에선 역시나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4일 우울증에 시달리던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지난 10월 21일부터 아산공장 앞 7m 높이의 굴다리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노조는 △노조파괴 주범자 처벌 △노사 단체교섭 성사 △해고자 복직과 어용노조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귀족노조’라고 비판할 뿐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았다.

■ 골든브릿지증권 / 245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노조탄압 백화점’이다. 김호열 노조지부장은 “사측은 창조컨설팅을 동원해 노조를 깨려고 파업을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합의로 되어 있던 정리해고를 협의로 바꾸고 노조가 받아들 수 없는 요구안을 담은 단협 개정안을 요구하며 기존의 단협안을 일방 해지했다. 노조는 사측의 단체협약 일방해지와 단협 개악안에 맞서 파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섭은 없다. 사측은 비판적인 사원들에게 보복성 인사발령을 내는가 하면 반성문을 쓰도록 강요하고 용역직원을 채용해 사원을 감시하고 있다. 김호열 지부장은 “사측은 부실계열사인 골든브릿지저축은행에 편법으로 자금을 지원하며 경영부실 책임을 사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노조탄압은 이 같은 비판을 사내에서 차단하고 입맛대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집회.

■ 쓰리엠(3M) / 1311일
 쓰리엠 지부는 지난 2010년부터 ‘노조파괴 전문 용역’으로 유명한 컨택터스 직원들이 회사에 상주했다. 2009년 민주 노조가 세워졌으나 초국적 자본이 만든 회사여서 마땅한 교섭 상대가 없었다. 사측은 무노조경영을 원칙으로 노조를 교섭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들을 괴롭혔다. 육아휴직을 쓰거나 산재를 당할 경우에도 인금인상에 차별을 뒀다. 700명가량이던 조합원은 150여명으로 감소했다. 박근서 노조 지부장은 “아직 단협 체결도 못했다. 컨택터스 직원들은 (SJM폭력사태가 논란이 되던) 지난 8월 말 철수했지만 여전히 조합원들에게 잡초 제거와 청소작업을 시키는 등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영남대의료원 / 복직투쟁 2391일
 2006년 8월 24일 파업 등을 이유로 여성노동자 10명이 해고됐다. 2007년과 2010년 의료원은 단체협약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천 명에 가깝던 조합원은 현재 100명 이하로 줄었다. ‘노조파괴 전문’으로 비난받고 있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이 문제에 개입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민주노조 파괴 공식이라 할 수 있는 ‘교섭 불참 및 해태→장기파업 유도→개악안 제시→단협해지 →간부징계→노조 무력화’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현장이다.특히 영남대는 ‘유신 장물’ 논란이 있는 만큼 박 당선자가 직접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대구대와 청구대를 통합, 영남대를 설립했다. 이후 박근혜 당선자는 1980년 4월부터 88년 11월까지 이사장 및 이사로 재직했다. 박 당선자는 2009년에도 설립자 유족 자격으로 전체 7명 중 4명의 이사를 추천했다.지난 10월 23일부터 대통령선거 하루 전까지 57일 동안 박근혜 당선자의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서 3천배 농성을 벌인 박문진 지도위원은 “매일 8~9시간 절을 하면서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원 없이 기도했다”면서 “대선 기간 동안 내부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조직을 추스르고 청와대로 투쟁 방향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 재능교육/ 거리투쟁 1831일
 MB정부가 시작한 지난 2007년 12월 21일, ‘특수고용노동자’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들은 거리에 나섰다. 이들의 요구는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것. 경영진은 지난 8월 말 노조에 ‘선 복귀 후 단체협약 체결’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단협 체결 뒤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 시청광장 맞은편 재능교육건물 앞에 천막을 차렸지만 수십 차례 철거되기도 했다.노사 간 의견차는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경영진은 학습지교사를 위탁사업계약에 의한 개인사업자라며 농성 중인 조합원을 ‘해지교사’라고 부른다. 반면 노조는 ‘학습지교사는 노동자’라고 주장한다. 유명자 지부장은 “해고자 복직은 싸움의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깊게 연대하지 않은 단위에서 보면 ‘사측이 복직을 약속했는데 뭐가 문제인가, 합의하라’는 분위기가 있는데 우리 투쟁은 지난 10년 동안 유지한 노조를 없애려는 사측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대선 직후 세상을 떠난 동지들로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 재능교육 집회 현장.

■ PSMC(구 풍산마이크로텍) 정리해고 / 415일째
 2010년 12월 29일 풍산그룹은 풍산마이크로텍 직원들을 휴가 보낸 사이 회사를 매각했다. 경영진이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이루어졌다. 언론과 노조는 ‘돔구장 건설’을 위한 현금 및 부지 확보 등을 매각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마이크로텍을 인수한 PSMC는 2011년 11월 7일 노조 간부 17명 포함 총 58명을 정리해고했다. 같은 날 노조는 파업을 시작했다. 부산역 광장 농성으로 시작해 올해 5월 30일부터 국토대장정을 진행했다. 지난 6월 26일부터는 서울 대한문 앞에 농성장을 꾸렸다. 현재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사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삼성 기름 유출 / 1846일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이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를 들이받았다. 그리고 유조선 탱크에 있던 원유 7만 8918배럴이 유출됐다. 이후 태안군과 서산시 양식장·어장 등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2년 만에 해양수질과 어종이 회복됐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피해보상을 둘러싼 갈등은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2조 7752억 원을 피해보상으로 청구했지만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은 1799억 원만을 인정했다. 삼성은 1000억 원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주민들이 끊이질 않는 등 피해는 계속 유출되고 있다.

■ 고리 원전 연장 / 2026일째
 지난 1978년 운전을 시작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설계수명은 30년이다. 지난 2007년 6월 9일까지였지만 ‘전력난’을 이유로 연장 운영을 결정했다. 올해에도 안전문제 등으로 5개월 동안 가동을 멈췄다. 그러나 지난 8월 재가동을 결정했다. 올 12월에는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가 있었다.고리원전은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가동중지’가 있었지만 ‘전력난’을 이유로 재가동돼 왔다. 지난해 3월 24일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MCA 등 19개 단체는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탈핵을 위해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탈핵버스’ 등을 기획했고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 태안기름유출대책위 삼성 책임 촉구 결의대회.

■ 대우자판 / 본사 점거 702일째
 대우자동차판매 경영진은 경영정상화 및 고용유지대책 특별단체교섭 교섭을 시작한지 열흘 만에 260명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100여 명이 부평 본사를 점거했고, 이 농성은 현재 702일차다.대우자판은 1993년 대우자동차와 분리돼 설립된 법인이다. 연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흑자를 기록했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사업을 확장하다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대우자판을 3개 회사로 분할했고 현재 버스판매부분은 영안모자가 인수한 상황이다. 현재 노조와 영안모자는 ‘고용승계’를 핵심으로 하는 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대우자판 부평 본사를 점거 중이며 부천 영안모자 앞에서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교섭에서 성과가 없으면 내년 1월께 새로운 싸움을 벌일 계획이다.

■ 밀양 송전탑 / 7년
 밀양 송전탑 문제는 지난 2005년 11월 한국전력이 산업자원부에 송전탑 건설을 승인 신청한 이후 기나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력 측은 신고리원전 5·6호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경남 창녕군의 북경남변전소로 보내기 위해서는 밀양 송전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봤을 때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특히 땅값이 하락해 재산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74세 이치우씨가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자살하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이씨의 경우 시가 6억 9천만원이 넘는 논을 보상금으로 8천7백만원 주겠다고 해서 반발했다. 주민들은 총칼만 들지 않았지 국가가 개인재산을 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65kV 송전탑 대신 345kV 2회선 지중화를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한전 측은 예산 비용과 기나긴 공사 기간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 현장사무소 주변 8군데에 비밀하우스를 설치해 24시간 상주하며 공사 재개를 감시하고 있다. 대책위 김준한 신부는 “신고리원전이 2019년 완공예정이므로 시간적인 문제는 없고 비용 문제 역시 공사를 반대하고 있는 소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송전탑이라는 낡은 방식을 지중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업그레이드할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 강정마을 군사기지 반대 집회 현장.

■ 한진중공업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1년 가까이 파업을 벌였다. 사태는 사측이 전체 영도조선소 생산직 40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시작됐다. 한진중공업은 파업을 벌인 금속노조와 지회를 상대로 1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해 10월 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고용하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정리해고자들이 복직됐지만 일감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휴직명령을 받았다. 한진중공업에는 올해 새노조가 만들어졌고 회사는 지회에 이달 26일까지 노조 사무실을 밖으로 옮기라고 통보했다. 지난 21일 최강서 지회 조직차장이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2071일
 2007년 6월 정부는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것을 결정했다. 앞서 4월 26일 주민 80여 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는 것이 근거다. 그러나 그해 8월 강정마을에 거주하는 성인 절반 이상이 참여한 마을회관 투표에서는 절대 다수가 반대했다. 이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승격해 추진했다.정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2007년부터지만 반대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것은 지난해 ‘희망버스’ 때부터다. ‘해군기지 반대’는 노동·환경문제와 함께 연대전선을 구축하면서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권일 강정마을회 대책위원장은 내년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공동체 회복’을 병행할 계획을 밝혔다. “박근혜 당선자가 이명박 정부의 사업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숨을 길게 가야 한다”며 “5년을 더 가야 하기 때문에 ‘단합’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마을에서 이제껏 3분이 자살을 시도했다 살아났지만 앞으로 몇 분이 목숨을 끊으실는지 모른다”면서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면 안 되는 만큼 연대로 버티고 버티면서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 18대 대선이 끝난 직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이 노조탄압과 정리해고를 규탄하며 지난 21일 목숨을 끊었다. 국민행복 시대와 대통합의 시대가 열렸다는 박근혜 당선 사례가 전국에 울려 퍼졌지만, 박 당선자의 말과는 반대로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사회를 짖누르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자와 여권의 반응은 없다. 2012년 성탄절 전날인 24일 부산 영도구민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최강서 조합원의 장례식장에서 미망인이 제단에 음식을 올리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장준·정철운·이재진·조현미 기자 | wesh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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