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6일 수요일

윤창중, 노무현 추모 인파에 “황위병들 거리의 환각파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25일자 기사 '윤창중, 노무현 추모 인파에 “황위병들 거리의 환각파티”'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간담회 뒤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뒤를 돌아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윤창중 과거 막말 살펴보니 

 근거없는 발언에 국민 편가르기
MB엔 강경대응 계속 부추겨
“2030, 386 종북세대 모방말라”
“문 당선땐 종북세력 창궐할것”

“황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윤창중 전 논설위원이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의 추모 분위기를 표현한 말이다. 근거가 희박한 질 낮은 발언을 쏟아내며 국민을 편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데 앞장섰다.윤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칼럼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야권에 대해 분노와 조롱을 쏟아내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줄곧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한 이 칼럼에서 “정말 답답하다. 이들 ‘기망 세력’을 쳐내고 보수·우파 정권을 이끌 수 있는 영혼·능력·소신·추진력을 갖춘 정면돌파형 정권으로 일신해도 모자랄 판에”라고 썼다. 그는 이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객들을 향해 “저 벌떼 같은 황위병”, “황위병 광기”라고 매도했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선 “몸을 던져 싸워본 일이 없는 겁쟁이 웰빙족들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에 싸울 생각도 않고 도주할 수밖에”라고 몰아붙이며 강경한 대응을 부추겼다. 정권이 출범하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예측되는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우려되는 대목이다.윤 수석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인 그해 4월29일 쓴 ‘조롱받는 권력’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노무현을 용서? 시오노 나나미가 정리한 마키아벨리 어록 중 한 대목, ‘군주 된 자, 가혹하다는 악평을 듣더라도 개의할 필요 없다. 역사는 동정심에 찬 인물보다 가혹하다고 소문난 인물이 얼마나 민중을 단결시켜 신뢰를 획득했으며 질서를 확립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을 용서한다면) 대통령 이명박은 보수·우파 정권의 치욕으로 기록돼 두고두고 원용될 것”이라고 썼다. 역시 초강경 주문이다.그는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2월13일 ‘좌파의 미련’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선 “한국 좌파·친북·반미세력의 완벽한 쇠락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 좌파·친북·반미세력의 몰락은 보수·우파가 주름진 손으로 인터넷 배워 친노세력에 대항하고, 단체 만들고, 서울시청 앞으로 뛰쳐나가 궐기한 투쟁의 산물이다. 그러나 더 큰 공로자는 김대중·노무현이다. 국민에게 좌파·친북·반미의 적폐를 압축적으로 설명해준 위대한 스승. ‘잃어버린 10년’은 대한민국에 축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라며 야권을 조롱했다.그는 특히 주요한 선거 직전마다 칼럼을 통해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이전 한나라당)에 투표할 것을 권유하면서 야권을 싸잡아 ‘종북세력’이라고 낙인찍으며 원색적인 색깔론을 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인 10월24일 ‘젊은 지성들에게’라는 제목의 칼럼에선 박원순 당시 후보에 대해 “종북주의자”, “박원순을 선택하는 건 대한민국을 결딴내는 행렬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30대를 향해 “386 종북세대, 주체사상으로 무장해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 했던 그들을 모방해선 안 된다”고 말해 ‘386세대’를 모두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전날인 18일에도 그는 ‘윤창중 칼럼세상’을 통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종북세력의 창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25일 기자회견장을 떠날 때, 윤 대변인의 손에는 (월간 박정희)가 들려 있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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