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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일 금요일

용산참사 철거민 5명 석방…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31일자 기사 '용산참사 철거민 5명 석방…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를 퍼왔습니다.
진상규명·책임자 처벌·관련 법 제개정 등 과제 남아있어

“전철연 사람들 빨리 오세요!”
전국철거민연합회 장영희 의장의 목소리가 앰프를 통해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문화제 참석자들은 문화제가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 않고 포옹과 안부를 교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장영희 의장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의 재촉이 몇 번 이어지자, 참석자들은 그제야 무대 쪽으로 모여들어 자리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 31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에서 열린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미디어스

각자 옆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꼭 잡은 참석자들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물들어 있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용산 철거민들은 앞으로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러나 철거민들은 이날만큼은 그간의 고충을 잠시 잊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돌아간 기쁨을 만끽하는 듯했다.
31일 오후, 전국 각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용산 철거민들이 가족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안양, 여주, 순천, 대구, 순천교도소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철거민들은 출소 직후인 이날 오후 7시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을 찾았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 어머니 전재숙 씨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전 의원이 31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 앞에서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미디어스

이날 문화제에는 용산참사 철거민과 그 가족들을 비롯해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 정동영 전 의원, 김형태 변호사,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 전철연 장영희 의장 등 각계 인사들이 철거민 석방을 축하하고 연대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고자 자리를 함께했다.

“올바른 사회라면 누군가는 저희에게 사과해야 할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우리 식구들이 억울하게 들어갔는데 당연히 밖에서 도와줘야지.”
문화제가 시작되기에 앞서, 석방된 철거민들과 안부를 나누던 전재순 씨가 큰 소리로 외쳤다. 전 씨는 지난 2009년 용산참사 당시 목숨을 잃은 고 이상림 씨의 부인이자, 이날 출소한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의 어머니이다. 전 씨의 말을 가만히 듣던 천주석 씨가 뒤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상도4동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천 씨는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대구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눈물과 웃음으로 떠들썩하게 범벅이 된 시간이 잦아들고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 공동대표는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이날 석방된 철거민들의 이름을 불렀다.

▲ 31일 출소한 용산 철거민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에서 열린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호 사무국장, 이충연 씨, 김주환 씨, 천주석 씨, 김성환 씨.ⓒ미디어스

“김주환 동지, 김성환 동지, 천주석 동지, 이충연 동지, 그리고 오늘 참석 못 한 김창수 동지.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4년 간 동지들의 석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동지들을 이 자리로 나오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무대 앞으로 불려나온 이충연 위원장은 “이 사회가 희망이 있고 올바로 된 사회라면 누군가는 저희들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용산참사 이후 4년이 흘렀어도 아직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지만,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연대로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용산참사 진상규명하고 잘못된 개발정책을 바꾸며 소외당하고 탄압받는 이웃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주환 전 신계동 철거대책위원장은 “앞으로 강고하게 투쟁하겠다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겠다”며 “열심히 투쟁해서 잘못된 개발정책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짧게 갈음했다.
천주석 위원장은 “뒤에서 이렇게 올바른 일을 도와주는 분들이 없었다면 물이 뚝뚝 떨어지는 감옥에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천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여태 산 것처럼 사람이 좋고 술이 좋고 냄새가 조금 나더라도 골목이 아름다운 곳에서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용산4구역 철거민 김성환 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남용해 측근들의 사면을 단행하는 데 힘없는 철거민을 앞세워 여론의 방패막이로 이용한 데 대해 통한을 금치 못한다”며 “하물며 (남경남 전 전철연 의장 등) 3명의 동지를 사면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의 아내 정영신 씨가 31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에서 열린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미디어스

철거민 가족들의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이충연 위원장의 부인인 정영신 씨는 “진상규명 시즌2는 오늘부터라고 과감히 말하겠다”며 “더 이상 지치지 않고, 울지 않고, 용산참사 진상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되는 순간까지 이 손을 놓지 않고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참사 재발 막기 위해 관련 법 제·개정 필요

현재 제19대 국회에서는 ‘강제퇴거금지법’을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 등 20명이 발의했지만 상임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강제퇴거금지법이 제정되면 개발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민들의 주거권과 재정착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이렇듯 관련 법안의 제·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 김형태 변호사가 31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촌에서 열린 ‘용산참사 진상규명·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 이날 출소한 용산 철거민들에게 변론 기록을 전달하고 있다.ⓒ미디어스

이와 관련해 용산 철거민들의 변호를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는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라며 “강제 철거와 재개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법을 바꿀 수 있는 힘을 키우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며 “법을 바꾸는 일에 매진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 또한 “정동영 전 의원이 발의하고 19대 국회에서는 정청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강제퇴거금지법이 당연히 제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 “최강서 열사투쟁 10일째.. 상복 벗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30일자 기사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 “최강서 열사투쟁 10일째.. 상복 벗었다”'를 퍼왔습니다.
“개인적 자살 치부, 사측에 분노 치밀어.. 정치권 등 전 사회적 압박 필요”

최강서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직차장이 민주노조 탄압 중단과 손배소 철회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10일 째인 30일,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상복을 벗었다.   차해도 지회장은 지난 21일부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아왔다. 동료를 잃은 비보에 “그동안 슬퍼만 하고 있었다”던 차 지회장은 29일부터 빈소에서 나와 영도조선소 앞에 마련된 노조 농성천막으로 거점을 옮겼다. 장례식장 빈소는 문영복 수석부지회장, 박성호 부지회장 등이 지키기로 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지난 27일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조문을 받고 있는 차해도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사진 왼쪽). 지난 21일부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아왔던 그는 29일부터 영도조선소 앞에 마련된 노조 농성천막으로 거점을 옮겼다.

상복 벗은 노조 지회장 ”악랄 한진 자본 규탄 여론 만들어가겠다”
  
이날 오후 노조 농성천막 앞에서 만난 그는 “어제부터 빈소에서 나왔다”며 “(열사의 유언이 실현되고 사태가 해결돼) 장례가 진행될 때까지 상복을 입지 않기로 상집에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한진중공업 지회 대표로 노조 상주 격인 그가 이런 결정을 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아놓고 사측이 개인적 자살로 치부하는 것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그래서 교섭 할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고 추모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차 지회장의 말이다.   21일 자신들의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회사를 증오한다..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지만, 사 측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개별적 사안’이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게다가 영도조선소 출입통제를 강화하고, 신관 문을 용접해 걸어잠궜다. 한진중공업 지회 고지훈 사무장 등 두 명의 노조간부는 21일부터 꼼짝없이 노조사무실에 갇혀 있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차 지회장은 “사측이 사태해결에 나서도록 투쟁에 나서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차 지회장은 “악랄한 한진자본을 규탄하는 여론을 형성해가야 한다”며 “부산 전역 대국민선전과 새해 초 일부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해 국회나 새누리당, 인수위, 한진중공업 본사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치는 계획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또 ‘열사투쟁 거점’을 현재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가 아닌 영도조선소 앞으로 가져올 고민도 꺼내놨다. 그는 “이 문제를 유족들과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사 측이 바리케이드를 쳤던 영도조선소 신관은 이미 지난 27일 영남권 노동자대회 이후 분노한 노동자들에 의해 부서져 29일 밤부터 최강서 열사 분향소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노사합의를 권고했던 정치권이 나서야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치권이 나서서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만한 한진 자본은 교섭조차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권고에 따라 노사합의 약속을 지키기 않은 것에 대해 국회차원의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며 “노조탄압과 손배가압류 등 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온 문제에 대해서 조사단 구성이 뒤따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 지난 노사합의 지키지 않은 사 측 압박해야”  

제2의 희망버스 격인 오는 1월 5일 예정된 ‘다시 희망만들기’ 행사에 대해서도 “(연말, 새해다 보니) 당장 대규모로 진행될 수는 없더라도, 1대든 2대든 연대의 희망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사 측은 장례 관련 권한을 위임 받은 금속노조와 교섭을 거부해놓고 다른 경로를 통해 유족 회유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차 지회장은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새노조 간부가 ‘금속노조는 이 문제를 해결 못하니 사측을 만나라’고 명함을 주고 갔다고 한다”면서 “이 문제 때문에 유족들이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차 지회장은 “사 측은 계속 최강서 열사라는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예의가 있고 사태해결의지가 있다면 노조가 요청한 교섭부터 받아들여라”라고 촉구했다.  이날 30여 분 가까이 와 인터뷰를 나눈 차 지회장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최강서 열사 선전물을 부산시민에게 배포하기 위해 부산역으로 출발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조직차장이 사 측의 민주노조 탄압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0일 째인 30일 최강서 열사의 부인 이선화(37) 씨가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남편의 영정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조직차장이 사 측의 민주노조 탄압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0일 째인 30일 영도조선소 신관 앞이 '열사 분향소'로 변해있다. 이번 사태 이후 교섭마저 거부하고 있는 사 측은 신관 정문에 사각파이프와 철판을 용접해 출입구를 봉쇄했지만, 분노한 노동자들은 지난 27일 영남권노동자대회를 열어 이를 부순 뒤 분향소를 설치했다.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푸어의 난립과 제도권의 선택적 수용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30일자 기사 '푸어의 난립과 제도권의 선택적 수용'을 퍼왔습니다.
[2012년 결산기획③ 사회] : 노동자 생존권 투쟁 뒷전에 청년세대 포섭 빈번

편집자주> 다사다난이란 진부한 표현으로 늘 부족한 한 해가 또 저물어간다. 뭔가를 뺏긴 것 같은, 뭔지 모를 억울함과 허탈감의 시간 속에서도 누군가는 올 한해를 정리해야하고, 그 유산들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미디어스)가 아직 끝나지 않은 2012년을 결산한다. 대중문화, 정치, 미디어 이슈의 순이다. 들뜰 시간도 없이 훌쩍 이른 연말이지만, 부디 차분히 더듬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천의봉, 최경승 씨가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 중에 있다. ⓒ뉴스1

‘푸어’라는 언어가 난립했다. 올해 동안 사용된 말만 해도 하우스푸어, 에듀푸어, 렌트푸어, 웨딩푸어, 베이비푸어, 소호푸어, 실버푸어, 워킹푸어, 리빙푸어 등 십여 개에 이른다. 말인즉슨 집을 사도 그것 때문에 빈곤하고, 사교육 때문에 빈곤하고, 월세 때문에 빈곤하고, 결혼 때문에 빈곤하며, 아이 때문에 빈곤하고, 자영업을 해도 빈곤하고, 나이가 들어도 빈곤하고, 일을 해도 빈곤하며, 빚을 졌기 때문에 빈곤하단 얘기다. 한국 사회의 모든 행위가 ‘푸어’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하우스 푸어’ 중심의 푸어 난립

하지만 이러한 ‘푸어 난립 현상’의 핵심에 ‘하우스푸어’가 있다. 하우스푸어엔 이중성이 존재한다. 한국 사회에서 자산증식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던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개인의 경제생활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하우스푸어’라 불리는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약자가 아님은 분명하나, 그들조차 ‘푸어’를 자처하게 된 현실이 한국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이 ‘푸어’라고 지칭받게 된 현실은 한국 중산층/중간계급의 공포를 보여준다. 2010년에서 2011년까지만 해도 보수담론은 김광수 경제연구소 등이 주도적으로 민 ‘부동산 하강론’을 괴담으로 치부했다. 노무현 시대 말기에 정점을 친 집값을 감당하기 위해 빚을 끼고 아파트를 산 이들이 손해를 볼 수 있으리라는 점을 부정했다. 신문 지면은 건설업체의 영향을 받아 쓰여진 것만 같은 부동산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넘쳐났다. 물론 중간계급들은 그러한 전망을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 문제가 생기자 갑자기 그들만이 이 사회의 약자인 것처럼 대두되었다. 조중동이 대변하는 주요한 독자들이 투자에서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자, 갑자기 그들의 투자 실패의 책임을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처럼 온 언론이 떠들기 시작했다. 물론 하우스푸어 문제를 전적으로 개인들이 감당해야 할 것으로 남겨두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부채문제와 관련해서 생각해야 할 일을 아파트 경기를 정부가 떠받치거나 매입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면 이는 ‘있는 자들의 투자실패’만 보존해주는 불공정한 국가기구를 요구하는 일이 될 것이다. 푸어가 난립하는 가운데 언론의 주목을 받은 하우스푸어 현상은 한국의 담론이 대변하는 계층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었다.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 8월 16일 하우스푸어 관련 간담회를 주최한 모습 ⓒ뉴스1

빈소에서, 철탑에서 싸운 노동자들

‘푸어’도 때깔 좋은 푸어만을 취급하는 담론 환경에서 한국에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한  해이기도 했다. 이명박 시대의 파업 이후 문제 해결이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수십 명의 망자가 나온 쌍용자동차 문제는 국회 청문회까지 갔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작년 ‘희망버스’의 성공 이후 여러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투쟁을 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들은 사측을 향해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는 취지의 철탑농성을 수십일 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을 제대로 된 협상테이블로 끌어내지도 못하고 있다. 법원은 그들에 대해 농성을 하려면 앞으로 한전에 하루 3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한 상태다.
‘노동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가 정치학자들 사이에서 빈번했다. 역설적으로 진보정당 운동이 지리멸렬해진 시점에 민주당 역시도 심각해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중도층 유권자를 대변하게 된 시점에 ‘좌클릭’의 일환으로 쌍용자동차 해고자 가족들의 치유센터 ‘와락’을 방문하고 눈물 흘렸다. 쌍용자동차 국회 청문회에선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이나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같은 야권 의원들만이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마저도 이 해고는 잘못된 일이라는 관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업의 해고할 자유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방통대 김기원 교수와 ‘희망버스’를 ‘절망버스’라 생각하는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 문재인 후보의 ‘좌클릭’이 선거를 망쳤다고 보는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 등 민주당이 ‘노동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움직임을 가지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아마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고 노동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려 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들의 시선과 갈등을 빚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갈등을 빚을 기회도 없이,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인이 된 상황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 같다. 수 명의 노동자가 대통령 선거 이후 절망 속에서 죽음을 택했다. 물론 이는 대통령 당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손배가압류와 같은 파업노동자에게 가혹한 법적 제도가 여전히 실행되는 현실에 기인한다. 파업 도중에 사측에 손해를 끼쳤단 이유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액을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비극을 막기가 어렵다. 작년 ‘희망버스’의 투쟁의 성과 속에 현장복귀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마저 그 합의가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않아 고통받는 현실은 시민사회의 협조를 받은 노동운동 마저도 성과를 내기 힘든 이 사회의 현실을 드러내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 문제가 어떤 식의 갈등을 낳게 될지 지금으로선 짐작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청년세대 포섭, 문제해결로 이어질 것인가?

▲ 지난 14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부산시 '우중 유세'에 동참한 손수조 전 새누리당 의원 후보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의 모습 ⓒ뉴스1

그러나 2007년 대선 정국에서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호명을 받은 청년세대에 대한 정치권의 포섭은 어느 때보다도 빈번했다. 대표적으로 하버드대학 출신의 벤처기업 경영인인 이준석이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약하고 대선 정국까지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청년유니온의 초대 위원장인 김영경 역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약했다.
정치권이 청년세대 포섭에 들어간 상황은 지난 몇 년간 주요한 사회문제로 호출된 청년문제에 대한 대응이란 점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멤버의 포섭이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 프로세스가 실행되지 않는다는 점에선 우려되는 지점도 적지 않다. 특히 청년문제를 청년정치인의 육성으로 대체한 현실은 청년문제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의 복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그 결과 청년세대의 부모세대라 볼 수 있는 50대들의 경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고 느끼게 되었고 이들의 정치적 의사가 이번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표출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 정치권은 또 다시 50대들의 문제에 주목하게 될 것인데 이런 방식의 대처가 ‘임기응변’ 내지는 ‘주먹구구’에 가깝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을 잘 지적한 것도 이준석 위원이었다. 그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청년세대’ 문제가 아니라 그 부모세대의 문제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박근혜 당선인 역시 청년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공약을 낸 만큼 그것을 어느 정도로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다. ‘청년세대 포섭’이 ‘청년 정치인의 포섭’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문제 대책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내년에도 ‘한국 민주주의’의 건강함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11월 24일 토요일

"박근혜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할 때까지 투쟁"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3일자 기사 '"박근혜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할 때까지 투쟁"'을 퍼왔습니다.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장 · 이호진 전 노조위원장 민주언론상 수상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창립 24주년 기념식과 함께 민주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정호 부산일보 전 편집국장과 이호진 부산일보노동조합 전 지부장이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했고 최필립 이사장과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비밀회동을 폭로했던 한겨레 최성진 기자가 보도부문 상을 받았다. ‘자유인’이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민주전역시민회 정인섭 전 대표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 민주언론상 수상자들과 이강택 위원장, 김중배 심사위원장 (언론노조 제공) 사진 왼쪽부터 이강택 위원장, 정인섭(자유인) 민주전전시민회 전 대표, 이호진 부산일보 전 지부장, 김중배 심사위원장, 이정호 부산일보 전 편집국장, 최성진 한겨레신문 기자

본상을 수상한 이정호 부산일보 전 편집국장은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며 “MBC, KBS를 비롯해 많은 언론인들이 탄압받고 희생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호 전 편집국장은 “정수장학회의 실질적 오너인 박근혜 후보가 국민적인 사회 환원 요구를 무시했다”며 “정수장학회가 사회에 환원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호진 부산일보 전 지부장은 “시민들 누구에게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당당한 언론이 되길 꿈꿨다”며 “많은 분들이 동참하고 지지해준 덕에 국민적인 관심과 여론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호진 전 지부장은 “좀 더 분발해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보도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최성진 한겨레신문 기자(편집국 팀장)는 “저뿐만 아니라 본상 수상자들도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상을 받았다”며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게 공로상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최성진 팀장은 “정수장학회 보도로 조사를 받았고 곧 기소가 될 것 같다”면서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도 진실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하는 기자로서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활동부문 특별상을 받은 정인섭 민주전역시민회 전 대표는 “나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양식 있고 개념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나섰을 것”이라며 “상은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물릴까도 생각했지만 내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상이라는 생각에 받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인섭 전 대표는 “2008년 미디어법 개악 소식을 듣고 분개해 명동으로 뛰어가 폐기서명을 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했다”며 “작은 발걸음, 작은 손길 하나 도왔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민주언론상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언론 자유와 언론 민주화를 위해 기여한 이들에게 주는 상이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연합뉴스지부, 스카이라이프지부가 모범조직상을, 서울신문지부 장형우 조합원 등 8명이 모범조합원상을 수상했다.
김중배 민주언론상 심사위원장은 △1988년부터 편집권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 일관되게 전개된 점 △MBC 정수장학회 지분 나누기의 밀담을 보도한 점 △민주언론을 위해 앞장서 투쟁에 나선 점 등을 이류로 공로가 평가돼 수상자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치러진 전국언론노조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이강태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1만 5천 언론노동자의 명예를 걸고 앞으로 1달간 새로운 대투쟁 시작을 선언한다”며 “민신위원회, 공정보도위원회를 중심으로 전 조합원이 결립 공정보도실천 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수호 서울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는 “오는 12월 19일 대통령만 뽑는 것은 아니다. 교육도 바꿔야 한다”며 “제대로 된 세상 멋지게 만들기 위해 함께 승리하자”고 말했다.
이날 창립기념식장에는 신학림 언론노조 전 위원장, 정의헌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신태섭 민언련 공동대표,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장하준의 '투쟁'과 이념갈등의 맨얼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26일자 기사 '장하준의 '투쟁'과 이념갈등의 맨얼굴'을 퍼왔습니다.
[김제완의 '좌우간에'] 리버럴과 라이트의 자유전쟁

앞의 글에서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나타난 리버럴과 레프트의 충돌현상을 소개했다. 여기서는 리버럴과 라이트는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양자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는가 살펴본다. 먼저 이와 관련한 특이한 현상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5년 5월 보수논객 조갑제씨가 국민대 강연에서 "보수가 진보다"라고 선언했다. 그 이후 뉴라이트가 자신들의 단체 이름에 진보를 넣는 일이 있었다. 보수우파가 자신들을 진보라고 '참칭'하고 나선 것이다. 레프트와 리버럴이 진보로 불리고 있는데 이에 더해서 라이트도 진보를 선언했으니 각 이념정파간의 진보언어 쟁탈전은 중층적 구도를 갖기 시작했다.

이념 스펙트럼상 리버럴과 라이트는 중도우파와 우파의 위치에 서있다. 라이트는 우파적 속성이 더 많은 '더 우파'이며 리버럴은 상대적으로 적은 '덜 우파'라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자유주의를 지향하므로 진보적 자유주의와 보수적 자유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좌파가 허용되지 않았던 한국의 제도권 정치에서 여야 정당을 가르는 기준점도 이곳이었다.

이런 정치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남북 분단뿐 아니라 미국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미국정치는 리버럴과 보수주의로 나뉘는 구도여서 유럽의 좌파 우파와는 다르다. 리버럴이 한국에서는 진보로 불리지만 좌파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가 있다.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의료개혁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보수 시민운동단체인 티파티의 운동가들로부터 "당신 소셜리스트지?"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오, 노우! 나는 소셜리스트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했다.

몇 해 전 인터넷 서핑하다가 우연히 본 이야기가 기억난다. 어느 미국동포가 서울 거리를 지나다가 종북세력을 경계하자는 구호가 실린 플래카드를 보고 매우 놀랐단다. 그가 주목한 것은 구호의 내용이 아니라 이 플래카드의 아래에 쓰여있는 자유총연맹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런 의문에 빠졌다. "아니, 미국에서 자유는 진보의 것인데 한국에서는 왜 보수단체가 가지고 있지?"

간단한 의문이지만 여기에는 자유가 진보의 것인가 보수의 것인가 라는 심오한 문제가 담겨있다. 어느 미국동포가 무심코 던진 말에서 드러났을 뿐 우리 모두 겪고 있는 일이다. 우리 정치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다음 사례에서 보듯 상반된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유주의가 진보라고 말한다.

덜 우파와 더 우파, 서로 자유는 자기 것이라고 말해

"왜 한국사회에서 진보가 사랑받지 못하는가. 그것은 자유주의를 적대시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진보주의가 자유주의를 계승했었다. 그래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 진보가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적 토대를 확보해야 한다." -유시민 "선거연합, 가능한가?" (2011년 3월 프레스센터 대토론회)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주의만이 진정한 진보의 길을 걸었다. 보수주의도 혁신주의도 자유주의와 같은 길을 걷는 동안에는 진보의 편에 설수 있었지만 자유주의로부터 멀어지는 순간 진보의 걸림돌이 되었다. 그 순간 예외 없이 인류를 고통에 빠뜨리는 멍에로 작용했다." (2009년 7월 자유주의진보연합 창립선언문 중에서)

2011년 3월에 열린 토론회에서 노회찬이 진보주의와 자유주의는 따로 가는 게 좋다고 주장하자 이에 반대하면서 유시민이 위와 같이 말했다. 문제는 유시민의 발언과 뉴라이트 단체 '자유주의진보연합'의 창립선언문의 취지가 너무 흡사해서 구별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유가 어느 쪽의 것인지 헛갈린다는 점에서 미국동포가 서울 거리를 지나다가 겪은 혼란의 내용과 유사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유주의가 진보다"라고 주장한다. 자유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한다. 자유주의에 대한 논란은 복잡한 만큼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자유전쟁"은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자유에는 동의하는 완전히 합의된 핵심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 다른 중요한 부분들은 모두 채워야 할 여백으로 남아 있다. 자유에 대한 해석은, 이 여백을 진보주의자가 채우는가 아니면 보수주의자가 채우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다르게 도출된다. 바로여기서 전쟁이 시작된다. (레이코프 자유전쟁 27쪽)

자유의 개념 영역은 워낙 넓어서 진보 보수가 함께 둥지를 틀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땅따먹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자유를 두고 벌어지는 개념 쟁탈전이어서 자유전쟁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그 전쟁은 미국에서 이런 식으로 수행된다고 레이코프는 말한다. "진보주의자는 말한다. 보수세력들이 자유를 탄압한다고.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말한다. 우리야말로 자유를 신봉한다고."

미국의 자유전쟁이 태평양 건너 한국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유시민의 발언과 뉴라이트 단체의 선언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이 두 가지의 차이를 판별해주는 도구를 얻기 위해 멀리 찾아갈 필요는 없다. 정치사상 개론서에 나와 있는 두개의 자유주의로 충분하다.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가 리버럴과 라이트를 가르는 기준으로 안성맞춤이다. 70년대 한국사회에서는 자유의 깃발을 들고 민주화운동을 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정치적 자유주의의 진보성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와 동의어와 다름없다.

신자유주의와 싸우는 자유주의자 장하준

이 두 가지 자유주의의 차이를 현실 속에서 확연하게 드러내주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리버럴의 투쟁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교수 장하준은 반신자유주의 전사를 자처한다. 그는 비슷해 보이는 두개의 자유주의가 얼마나 치열하게 맞설 수 있는지 보여준다.

▲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 ⓒ프레시안

장하준은 2010년 펴낸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통해서 신자유주의를 통쾌하게 쳐부수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렇다고 그가 좌파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는 이 책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정 상을 수상했다. 이 상의 수상은 장하준이 좌파가 아님을 "신원보증"해 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는 리버럴이며 그가 공격한 것은 신자유주의 현상들이었다. 그는 자유주의자였으므로 또 다른 자유주의의 어두운 면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리버럴과 라이트의 대립은 몇 가지 특성을 갖는다. 장하준의 경우에서 보듯이 신자유주의와의 싸움에서 리버럴이 더 치열한 전투력을 보여준다. 가까이에 있어서 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념상의 근접성 때문에 좌파와 우파처럼 구분이 명확치 않아서 이념대립보다 사람간의 대립이 우선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이념갈등으로 피곤함을 겪었던 것은 역설적이지만 이념적 차이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념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보니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싸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념갈등이 아니라 사람갈등이었는데 이것을 이념갈등이라고 부른 것이 아닐까.

 /김제완 세계로신문 대표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고리1호기 재가동? 시민들 투쟁, 재발동한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1일자 기사 '고리1호기 재가동? 시민들 투쟁, 재발동한다!'를 퍼왔습니다.
[기고]부․울.경 시민 배제한 ‘고리1호기 재가동’ 결정 무효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8월6일 안전문제로 5개월간 가동을 멈춘 ‘고리원전1호기’를 재가동했다. 이는 기장군 장안읍 주민과 지식경제부(지경부) 및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합의한 ‘고리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건전성 전문가 T/F 조사단’의 최종 보고서에서 고리1호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의한 조처다. 그러나 5백만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들은 지경부의 고리1호기 재가동 결정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

ⓒ민중의소리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현장

342만 부산, 울산, 경남 주민 배제한 조사단 구성

우선 이번에 구성된 ‘고리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건전성 전문가 조사단’은 수백만 부울경 지역주민의 동의없이 지경부와 한수원, 그리고 원전 인근주민들만의 합의사항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인근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경우, 반경 30km이내의 지역은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었고 수백km 떨어진 지역에도 방사능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함을 보았다. 현재 고리1호기 반경 30km 이내에는 부울경 주민 약342만명이 살고 있다. 그럼에도 수백만 시민과 직접 관련돼 있는 고리1호기 안전문제에 대해 부울경 지역주민을 제외한 원전 인근 주민들만 참여하는 조사단 구성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부산시민 74.7%, "원전집중 불안하다" 응답 

또 이번 조사결과는 조사단이 8월1일부터 6일까지 약5일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서류만 심사한 것으로 근본적으로 내용이 부실한 조사이다. 특히 고리핵발전소 1호기 안전성 논란의 핵심사항인 ‘원자로 압력용기’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감시시편에 대한 어떤 추가적인 조사도 시행되지 못했다. 원자로의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재의 감시시편은 접근도 하지 못한 채, 과거에 이미 사용한 감시시편 자료들만 검토 분석한 것을 가지고 ‘원자로 압력용기’의 건전성을 말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비과학적 행동이다.

지난 7월 초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1호기의 재가동 결정한 직후, 김제남 의원실에서 실시한 부산지역 여론조사에서 부산시민의 72.4%가 고리1호기 재가동에 불안을 느끼고, 66.9%가 폐쇄하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7월말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설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부산시민 원전 안전의식조사에서도, 부산인근 지역에 원전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불안하다’가는 응답이 74.7%로 압도적이었고, 노후한 고리1호기를 폐쇄 여부를 묻는 설문에서도 ‘낡고 오래된 원전이므로 시민 안전을 위해 폐쇄해야 한다’가 71.5%에 달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전력부족을 얘기하고 있지만, 부산지역은 전기소비량 대비 약3배에 가까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 전력생산량 대비 1%, 국내 원전사고의 20%를 차지하며 고장1호기로 불리고 있는 고리1호기는 부산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꼭 폐쇄되어야 한다. 

비록 ‘고리1호기가 재가동’되었지만, 시민들의 ‘고리1호기 폐쇄운동’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성공한 정권은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토덕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사무처장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5월 항쟁 죽이기에 맞선 기자들의 투쟁 언론과 권력 (52)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1일자 기사 '5월 항쟁 죽이기에 맞선 기자들의 투쟁 언론과 권력 (52)'를 퍼왔습니다.

▲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를 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는 일조차 ‘보도 불가’라고 했으니 신군부가 학생들을 얼마나 무질서한 청년들로 보이게 하려고 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 기자협회 삼십년사

1980년 5월 초부터 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한국기자협회는 각 회원사 분회의 구성원들과 정치부처 출입기자들을 통해 신군부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기협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쿠데타를 앞둔 전두환 일파는 5월 16일 아래와 같은 요지의 ‘검열지침’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지지하는 식의 기사는 모두 불가 원칙·학생 구호 중 ‘부정축재 환수하라’ ‘김일성은 오판하지 말라’ ‘반공정신 이상 없다’ 등은 불가·시위현장에 나왔던 일부 학생들이 교통정리까지 했다는 사실 등은 불가·동료가 부상하자 경찰도 흥분, 학생들과 육탄전에 가까운 근접전투 벌였다 등은 불가·학생시위 기사 중 군 코멘트 불가·박 신민당 대변인의 신현확 총리 담화 논평 중 ‘그러나 오늘 사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은 총리가 더 진지하게 성실한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이 유감’ ‘과도정부가 좀 더 일찍 신민당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면 오늘과 같은 시국 악화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 등은 불가(윤석한, ‘기자협회의 검열 및 제작거부 결정’, , 69쪽)
이 보도지침에는 신군부의 음험한 정치적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 있었다. 학생들이 민주화와 계엄 해제를 외치다가 ‘좌경·불순’으로 몰릴 것을 걱정해서 ‘김일성은 오판 말라’고 외친 것까지 언론에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를 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는 일조차 ‘보도 불가’라고 했으니 신군부가 학생들을 얼마나 무질서한 청년들로 보이게 하려고 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신군부가 정권을 탈취하려는 공작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한 기협은 앞에 적었듯이 5월 16일 회장단, 운영위원, 분회장 연석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기협이 발표한 ‘검열 거부 선언문’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1.우리는 비상계엄의 이름으로 설치된 검열제도가 검열당국에 의해 여론을 조작, 왜곡하는 장치로 오용되고 있음을 국민 앞에 고발한다.1.우리는 검역제도가 더 이상 합법적 장치일 수 없음을 선언하며 이를 거부한다.1.언론계 내부의 유신잔재를 추방한다.1.우리는 작금의 긴급한 상황이 진실되고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됨으로써만 타개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간섭에도 투쟁한다.
1.모든 기자들은 검열 철폐를 위해 극한투쟁을 불사한다.1.검열지침을 무시한다.”(앞의 책, 71쪽)
위의 선언문은 신군부가 권력을 탈취하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기자협회 회장단과 운영위원들은 온갖 탄압을 각오하고 그런 결의를 밝혔을 것이다.
기협 회장 김태홍을 비롯한 집행부는 제작거부 결의에 따라 토요일인 5월 17일 오후에도 퇴근을 미룬 채 언론계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다. 오후 5시 반쯤 외부에 나가 있던 부회장 노향기가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단 가운데 일부가 이화여대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가 연행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계엄사가 김태홍을 학생운동의 배후로 몰아 체포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기협 집행부는 급히 몸을 피했으나 신군부의 끈질기고 치밀한 검거작전에 한 사람씩 붙잡히고 말았다. 바로 그날 기협 부회장 고영재·정교용·이수언·이홍기와 감사 박정삼, 편집실장 김동선이 체포되었다. 회장 김태홍은 석 달이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가 전남 강진에서 정보기관원들에게 붙잡혔고, 부회장 노향기는 6월 28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김태홍을 비롯한 기협 집행부는 정보기관에 끌려가자마자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김대중한테서 돈 얼마 받았어?” “학생들 선동해서 내란 일으키려고 했지?”라고 다그치면서 시인할 때까지 폭행과 가혹행위를 계속했다. 김태홍을 비롯한 5명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계엄사 군인들은 5월 17일 밤 텅 비어 있던 기협 사무실에 난입해서 집기를 모두 부수고 서류를 탈취해 감으로써 한국의 대표적 기자 조직을 진공상태로 만들어버렸다.
기협이 초토화하기 전에 결의한 ‘제작거부’는 이미 전국의 언론사 기자들에게 전달되어 있었다. 경향신문사 기자들이 맨 처음 행동에 나섰다. 기자 100여 명은 5월 19일 긴급 모임을 열고 제작거부 실천방안을 논의하면서 기협 집행부 연행과 구금에 항의하는 뜻으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21일부터는 경향신문사 평기자 전원이 제작거부에 참여했고, 외신부장 이경일을 비롯한 소수 부차장들도 합류했다. 간부들이 만든 경향신문은 4면으로 축소되거나 1판만 발행되었다. 기자들은 24일 회의를 열고 제작거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자 광주 5월 항쟁을 사실대로 보도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27일부터 신문 제작에 들어갔다.

▲ 한국일보사 기자들은 5월 19일 총회를 열고 기협이 결의한 제작거부 운동에 관해 논의를 하면서 실천 방법을 검토했다. ⓒ 한국일보 40년사

한국일보사 기자들은 5월 19일 총회를 열고 기협이 결의한 제작거부 운동에 관해 논의를 하면서 실천 방법을 검토했다. 기협 분회는 기협의 ‘제작거부 결의문’을 회원들에게 나누어 준 뒤 대책을 물었으나 명백한 결론이 나지 않자 연행된 기협 집행부가 풀려날 때까지 태업을 하면서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들은 5월 20일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동아방송 기자들은 별도로 자유언론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동아일보사의 제작거부 운동은 회사 측의 협박과 방해, 일부 기자들의 비협조적 태도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합동통신사 기자들은 5월 21일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기협 분회는 계엄사 검열단에 나가 있던 기자를 불러들인 뒤 ‘유신언론인’의 명단을 작성하고 퇴진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제작거부를 중단하라고 기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했으나 기자총회는 표결을 통해 제작거부를 강행하기로 결정하고 광주 5월 항쟁이 끝나던 날인 27일까지 제작을 거부했다.
동양통신사 기자들은 5월 19일과 20일에 잇달아 총회를 열고 5월 항쟁의 진상을 보도하라고 요구하면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제작거부는 항쟁 기간 내내 지속되었다.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의 기자, 프로듀서 200여 명은 5월 20일 편집국에서 국장단과 부장단이 합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광주 항쟁에 관한 왜곡보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으며, 진상이 보도될 때까지 전원이 제작을 거부한다”고 결의했다. 그들은 보도의 방향이 전혀 개선되지 않자 20일부터 27일까지 제작을 거부했다.
문화방송 보도국 기자들은 5월 20일 총회를 열고 취재와 송고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그래서 뉴스를 비롯한 일부 프로그램이 비정상적으로 방송되었다.
조선일보사 기자들은 한국기자협회에 가입하지는 않았으나 5월 21일 소장 기자들을 중심으로 5월 항쟁에 관한 왜곡보도와 검열에 항의하는 총회를 개최했다. 22일 기자들은 기협의 제작거부 결의에 호응하기로 결정하고 6월 초까지 싸움을 계속했다.
비상계엄 아래서 침묵을 지키던 기자들이 5월 항쟁을 계기로 저항운동을 시작하자 전두환은 5월 20일 언론사 사장들을 보안사령관실로 불러들였다. 그는 ‘광주사태’에 대한 신군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제작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언론인들에게 모종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 위협은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6월 9일 신군부는 ‘악성 유언비어를 유포시켜 국론통일과 국민적 단결을 저해하고 있는 혐의가 농후하여 8 명의 현직 언론인을 연행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곧 신군부는 경향신문의 서동구 조사국장, 이경일 외신부장, 박우정·홍수원·표완수·박성득 기자 등 6 명에게 용공 혐의를 덧씌워, 반공법 위반 혐의로 연행한다. 또 문화방송의 노성대 보도부국장은 회의석상에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모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오효진 기자는 유언비어 날조 유포 혐의로 각각 구속된다. 이와 함께 동아일보의 심송무 기자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다.”(앞의 책, 71쪽)

▲ 남영동 대공분실.
경향신문사 외신부장 이경일은 당시 수사기관에서 고문당하던 실상을 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남영동’이라 불리는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된 지도 벌써 사흘이 되는 날이었다. 나는 연행된 첫 날과 다음날 새벽, 수사관으로부터 집중적 고문과 신문을 받아서인지 온몸이 나른한데다가 정신이 혼미해져 졸고 있었다. 바로 그날 오후쯤이었다. 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던 이근안 경위가 어슬렁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
그로부터 몇 시간 나는 이 경위와 다른 수사관들의 끈질긴 협박과 회유에 시달려야 했다. 그들은 은연중에 내 몸을 합기도술로 해체시킬 수도 있다고 겁주면서 끝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 또다시 고문실로 끌고 가 전기고문을 해서라도 자백을 받아내겠다고 을러댔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별로 읽지도 않은 공산주의 서적을 읽었다는 자백을 받아내서 멀쩡한 언론인을 빨갱이로 몰려는 이런 저질 코미디 같은 작태가 한국의 수사기관에서 벌어지다니·····. 지하의 마르크스가 통곡할 일이었다.”(앞의 책, 78쪽)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4월 2일 월요일

민간인 사찰 파문 범죄 정부 퇴진을 위한 투쟁을 건설하자


이글은 레프트21 2012-03-31일자 기사 '민간인 사찰 파문범죄 정부 퇴진을 위한 투쟁을 건설하자'를 퍼왔습니다.

다함께가 3월 31일 청와대 민간인 불법 사찰과 범정부적 은폐 파문에 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억지로 덮어 버렸던 민간인 사찰 범죄가 메가톤급 태풍으로 발전하며 이 범죄 정부의 심장을 조여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 노조)가 3월 30일, 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문건 2천6백19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촛불운동에 적극적이던 진보 단체ㆍ노동조합과 진보 인사들뿐 아니라 심지어 재벌 총수, 고위 공직자, 유력 정치인, 언론인까지 전방위적인 사찰ㆍ감시ㆍ미행ㆍ도청이 이뤄졌다는 것이 망라돼 있다.
청와대가 이 모든 것을 사주했다는 것을 뜻하는 “BH 하명”이란 표현도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 문건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팀 7개 중 한 곳에 속한 팀원 한 명의 파일을 복구한 것이다. 얼마나 더 어마어마한 범위로 더 야비한 방법으로 사찰을 저질렀을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방대한 규모라면 사찰 과정에서 국가정보원과 경찰 조직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사찰팀은 경찰 등 정부 부처와 기관 17곳에서 인원을 파견받았다.
이런 천인공노할 범죄가 드러났음에도 이명박은 뻔뻔하게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 권재진은 조직적 은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자다. 사실 검찰 자체가 수사 과정에서부터 정부 차원의 조직적 은폐에 함께해 온 당사자다.
이명박 정부 자체가 통째로 불법 민간인 사찰 피의자이며, ‘공동공모정범’으로서 함께 이 더러운 진실을 은폐해 온 것이다.
그나마 청와대 전 주무관인 장진수의 양심 선언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장진수는 사찰 증거를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은폐했고, 이를 돈과 취업 알선 등으로 입막음하려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쥐터게이트’
결국,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촛불항쟁이 한창일 때 ‘영포회’ 등 실세 비선 라인 주도로 불법 사찰 부서를 만들어, 정권 반대파들을 지속 감시했고, 이 사실이 들통날 위험에 처하자,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검찰과 재판부와 협의해 사건을 축소하고 형량을 줄인 것이다.
이명박이 이런 짓을 벌인 것은 2008년 촛불항쟁으로 정권이 위기에 직면하고, 1퍼센트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밀어붙일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온갖 불법과 범죄적 방법을 통해서만 1퍼센트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폭로된 선관위 디도스 테러 사건도 복지 확대 요구를 외면하려다 불리해진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를 조작하려 한 시도였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은 정권 안보와 1퍼센트 특권 정치를 위해 어떤 불법과 부패도 마다 않는 희대의 범죄 집단인 것이다.
이처럼 정부, 검찰, 행정부, 사법부, 사정기관, 새누리당 등에 온통 불법 민간인 사찰 사건 피의자들이 가득한데, 이들을 그대로 두고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고 문제가 바로 잡힐 리가 없다.
불법과 비리로 찌든 이명박 정권은 즉시 물러나야 하고, 관련자들은 모두 구속해야 한다.
이미 여기저기서 ‘탄핵’, ‘하야’, ‘퇴진’ 등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고, 워터게이트를 능가하는 ‘쥐터게이트’까지 저지른 ‘백탄남’(백 가지 탄핵 사유가 있는 남자)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국정조사나 특검만으론 한계가 있다. 19대 국회에서 탄핵하자는 것을 기다리기도, 기대하기도 성에 차지 않는다.
이미 박근혜는 특검 실시를 주장하며, 물타기ㆍ시간끌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거듭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위기에서 구해준 민주통합당이 이에 일관되고 철저하게 맞설지 믿기 힘들다.
이 불법무도한 정권을 선거 심판만이 아니라 투쟁으로 단죄해야 한다. KBS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이번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진실을 밝혀내고 이 범죄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진보진영의 대대적인 단결투쟁 건설이 필요하고 당장 시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