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5-09일자 기사 '"공짜 점심은 없다" 보조금 규제 법제화'를 퍼왔습니다.
온라인 판매자 “싸게 파는 것도 죄가 되나”
온라인 판매자 “싸게 파는 것도 죄가 되나”
보조금을 통해 단말기 가격을 낮춰 가입자를 모집하는 이동통신사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전화 가입자 모집을 위해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제안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안을 토대로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하고, ‘단말기 유통법’ 제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창조과학부와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8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미디어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프리런치, 공짜 점심은 없다”며 단말기 유통 과정에서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토론회를 지켜본 온라인 판매자들은 “싸게 파는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냐”며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안주고 수십만원의 이득을 올리는 오프라인 판매자를 규제해야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진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이날 토론회 발제를 통해 “모든 이용자에게 받는 요금수익이 단말기 교체가 잦은 소수의 이용자에게 보조금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동일단말기-동일보조금 제도 △제조사의 보조금 폐지 △보조금 공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정진한 박사는 이통사가 기기변경에 대해서 단말기 구입 보조금을 20만원 주고, 번호이동과 신규가입은 50만원을 주는 ‘가입 유형에 따른 보조금 차별’과 비싼 요금제 가입 시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가입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진한 박사는 “이통사 보조금과 단말기 출고가, 판매가 등을 공시해 보조금 지급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대리점, 판매점 간의 경쟁을 위해 이통사 공시 보조금의 일정범위 내(15%)에서 추가 보조금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진한 박사는 서비스 가입시 단말기 할인과 요금제 할인 분리요금제 도입을 제안했다.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은 가입자에게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보조금 규제 필요하지만 법제화는 반대
이 같은 보조금 규제 정책에 대해 이통사들은 보조금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단말기 유통법’ 등 법률로 규제하는 것은 시장 경쟁 원리를 반대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사업자가 이용약관으로 정하면 될 문제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시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법령으로 요금제를 규제하는 것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헌 상무는 “단말기 보조금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마케팅의 일부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단말기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명호 KT 상무는 “외국에서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논의가 불안정한 마진에서 벗어나고, 단말기를 소비자가 직접 부담함으로써 이통사는 망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일고 있다”며 “유통구조 개선은 이통사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논의”라고 밝혔다.
다만 윤명호 상무는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은 사용자에게 요금할인을 적용하는 분리요금제 도입에 대해 “현재 요금제를 통해도 요금할인을 받고 있다”며 “할인 받고 있는데 보조금까지 주면 매출이 떨어져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분리 요금제로 요금인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리 요금제를 적용했던 일본에서도 새롭게 보조금 경쟁이 일고 있다”며 “분리 요금제가 사업자 매출을 감소시켜 ICT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보조금 규제 한계…법제화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서 방통위와 미래부는 보조금 규제 의지를 강조하며 보조금 규제의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영만 방통위 통신시장조사 과장은 “보조금이 결국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하나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보조금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영만 과장은 “방통위에서만 4번의 보조금 규제가 있었지만 아직도 시장은 과열돼 있다”며 “위원회 의결을 통해 보조금 규제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보조금 규제의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진배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어버이들이 폰을 편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보조금 제도는 현재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홍진배 과장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시행한 분리 요금제도를 8~9년 전부터 시행해왔지만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외면해 왔다”며 분리요금제 법제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홍진배 과장은 “일본 총무성이 분리요금제 가이드라인을 지배적사업자인 NTT도코모 등에 적용해 보니 재무제표에서 오히려 재정의 건전성이 좋아졌다”며 “투자 여력 감소는 우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싸게 파는 것도 죄가 되나?
이날 토론 직후 한 온라인 판매자는 “현재 온라인 판매자들은 과징금 몇 백만 원씩을 맞고 생업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자신의 이익을 줄여 저렴하게 판매했다고 생업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이어 이 판매자는 “저렴하게 판매하면 처벌을 받는 우스꽝스런 모양새”라며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을 규제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97~8년 보조금 논란이 있었을 때, 약정 역시도 문제가 돼 같이 규제를 받았다”면서 “2008년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일몰돼 통신사 약정 제도가 부활했는데, 보조금 규제만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참석자는 “보조금 규제를 주장하며 이용자 차별을 이야기하는 데, 무제한 요금제 7만원 짜리를 가입한 사람이 한 달에 수백만 원치 데이터를 쓰는 것도 이용자 차별이 아니냐”며 “보조금 규제 논의를 왜 하는지 조차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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