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2일 일요일

“성추행하는 미친놈 최강수로 처방하라” 자승자박 된 과거 칼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10일자 기사 '“성추행하는 미친놈 최강수로 처방하라” 자승자박 된 과거 칼럼'을 퍼왔습니다.

ㆍ“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얼굴·분신”

“독설은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2006년 4월18일 문화일보 ‘오후여담’에 당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쓴 내용 중 일부다. 이는 고스란히 윤 전 대변인 자신을 옭아매는 글귀가 됐다. 칼럼니스트로서 정치인의 성추문 사건에 독설을 퍼붓고 청와대 대변인의 자세를 준엄하게 훈계하던 그가 이제는 거꾸로 사건 당사자가 된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해 총선 직후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매섭게 비판했다. 제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김형태 의원(현 무소속) 사태를 두고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으로 본인의 블로그 ‘칼럼세상’에 올린 글을 통해서였다.

그는 이 칼럼에서 “새누리당은 정신차려야 한다”며 “ ‘색누리당’ 이미지 때문에 대선 앞두고 고생 깨나 하고 산통 다 깨질지도 모른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당장이라도 검찰에 고발해 진상 규명을 법의 손에 맡기고 진실로 확인되면 금배지를 반드시 떼도록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막말도 여전했다. 그는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 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을 하루빨리 징계하라는 촉구였다. 그는 “(김 의원을)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문하면서 “친박 온정주의에 빠져 있어 판단력을 잃은 것이 박근혜가 미적미적댄 이유와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제목이 ‘청와대 대변인’인 칼럼도 썼다. 참여정부의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자 2006년 4월25일 이를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이었다.

글은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입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로 시작했다. 청와대 대변인의 요건을 언급한 대목은 점입가경이다. 그는 “최고 통치권자의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문사(文士)인 것은 기본 요건이다. 내정과 국제정치를 꿰뚫어볼 수 있는 경륜과 혜안의 재사(才士)요 전략가(이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해외 TV 보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부 관리인 만큼 준수한 용모에다 영어 정도엔 능통할 필요도 있다. 신언서판, 즉 외모·언변·문장력·판단력이 요구되는 상징적인 국가 벼슬이 청와대 대변인”이라고 전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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