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6일 목요일

한은 왜 이러나..외인에게만 정보 헌납?


이글은 이데일리 2013-05-16일자 기사 '한은 왜 이러나..외인에게만 정보 헌납?'을 퍼왔습니다.

문우식 금통위원 14일 싱가포르에서 강한 동결의지 시사?
금통위 의사록·단순매입 유출설로 곤혹치룬바 있어
외인 정보 독점 의구심 확산이 더 큰 문제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정보가 줄줄이 새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문우식 금통위원이 그 주체가 됐다. 더 큰 문제는 한은의 정보가외국인 투자자들에게만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관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 증권사 채권애널리스트는 “문우식 위원이 싱가포르에 가서 강하게 앞으로도 동결 주장을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제 싱가포르 투자기관과 컨퍼런스콜을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실을 그쪽에서 알려줬다”며 “결국 임승태 위원이 인하에 손을 든 것으로 보여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금통위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우식 위원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JP모건이 한국경제를 주제로 주최한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컨퍼런스에는 JP모간 관계자들과 JP모간 클라이언트들이 참석했다. 

금통위원들은 통상 금통위 이후 의사록 공개전까지 극도로 말을 아낀다. 금통위원들이 기자들과 만나더라도 “의사록이 공개될 때까지 말해줄 수 없다”는게 통상의 대답이다. 금통위를 일주일 앞두고는 금통위원은 물론 한은 관계자들도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다. 한 금통위원은 이 기간을 소위 ‘묵언기간’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문 위원은 “금리정책 부문을 갖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한국 경기에 대해 이러이러하게 본다고만 말했을 뿐”이라며 “아마도 이를 바탕으로 그쪽에서 그렇게 추측한 것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 최도성 전 금통위원도 이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전 위원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말해 싱가포르에 처음갔고, 실제로도 중국과 일본쪽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예를 들어 엔달러와 관련해서 내가 생각하는게 맞았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채권시장에서는 한은 관련 루머가 횡횡한바 있다. 지난달 11일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금리동결이 동결 3명 인하 3명에 김중수 한은 총재의 캐스팅보트설이 수차례 나돌았다. 결국 전달 30일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이같은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이달 금통위부터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기존 만장일치 여부 공개에 이어 소수의견 위원 수를 새롭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달 소수 위원이 1명으로 나오자 과연 누가 동결에 표를 던졌을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누구냐에 따라 이달 깜짝 인하가 김 총재의 변심인지, 리더십 상실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인지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에는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유출설도 나돌았다. 당시 한은은 25일에 7000억원 규모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공지했었다. 

◇ 외국인에게만 유출? 국내기관 격앙 

문제는 이같은 한은발 정보유출이 외국인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은발 루머는 외국인 움직임과 궤를 같이 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이후 동결 4명 인하 3명설이 나도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외국인이 채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금리동결 충격 속에서 채권시장이 한창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을 때였다. 외인 매수에 강세장으로 돌변한 채권시장은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외인이 주도하는 장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은 단순매입 발표가 있었던 날에도 발표 직전인 당일 장개장시점에서 외인이 3년 국채선물 2660계약을 시초가로 매수했다. 오전장중에는 장내시장에서 외국인이 국고20년물을 스퀴즈성으로 대량매수 했다. 

한은 단순매입 대상 종목이 국고20년물로 치우치면서 채권시장은 이같은 유출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당시 한은은 단순매입 종목으로 국고20년 네 종목(9-5, 8-2, 7-3, 6-1)과 국고5년 한 종목(11-5) 등 총 다섯 개 종목을 선정했다. 통상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할 경우 국고20년물과 국고10년물 국고5년물등 경과물이 고르게 분포돼 왔다. 실제로 매입대상 종목이 사실상 다섯개로 굳혀진 지난 2006년 11월17일부터 지난해 11월15일까지 총 32회 단순매입에서 한쪽 구간 종목이 4개씩이나 분포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같은 행태가 지속되면서 국내기관들의 불만은 폭발직전이다. 외국인이 정보를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그 과실을 독식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미 연준위원에 비해 금통위원들의 대외활동이 적고 개인 의견을 내놓는 기회도 극히 적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 “금통위원이 기회 있을 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그렇잖아도 한은이 외국인에게만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굳이 외국에서 외국인들만을 상대로 그런 말을 했어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좀 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외국인이 우수한 매매기법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채권시장에서 이득을 취하는 게 아니다”며 “증시에서 루머 유포자 등 관련자는 감독기관 제재나 검찰수사까지 받는다. 한은을 검찰에라도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김남현 기자 kimnh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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