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이데일리 2013-05-18일자 기사 ''영구채=자본' 결론..난감해진 금융위'를 퍼왔습니다.
금감원과 엇박자..회계기준원에 판단 미뤄
두산인프라코어 담당한 산은, 이례적 공식 반발하기도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신종자본증권(영구채·하이브리드채)에 대해 ‘자본’으로 잠정 결론 내리면서 금융위원회가 곤란한 입장이 됐다.
금융위는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042670)(14,050원 300+2.18%) 영구채 논란에 있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다 ‘사실상 부채’라는 시장의 지적에 책임을 회계기준원으로 전가해왔기 때문이다. 회계기준원도 금융당국의 엇박자에 자체 판단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IASB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지난해 10월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5억 달러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산업은행이 영구채 발행의 자문과 주관을 맡았고, 신용공여도 제공했다. 영구채가 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여야 하고, 발행사(두산인프라코어)에 상환의무가 없어야 한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와 산업은행 등은 유수의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 등의 자문을 구해 ‘자본’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얻고 국내 최초로 영구채 발행을 성공시켰다.
논란은 이때부터 가중됐다.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들이 사실상 후순위채 성격에 가까운 자금을 영구채로 조달하더라도 부채비율이 높아지기는 커녕 자본이 확충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효과(부채비율 하락)는 2배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이같은 지적이 수차례 제기되자 금융위는 인프라코어가 영구채를 발행한 지 한 달이나 지나 ‘영구채가 자본인지 부채인지 여부를 회계기준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뒷북’ 금융위의 무책임함에 산업은행은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내고 반발하기에 이른다. 당시 산업은행은 “글로벌 위기를 맞아 해외에서 공공자금까지 동원해 기업을 지원하는 상황에 은행이 국제기준을 준수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원한 부분이 재논의 되는 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영구채)에 대해 당국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고, 글로벌 위기를 맞은 기업에 당국이 전략적 판단과 지원을 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금융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 발행 이후에 자본·부채 논란이 있었다”며 “발행사들도 많이 대기하고 있어 회계기준원이 해석이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다. 결국 금융당국의 영구채 발행 ‘제동’은 6개월 여만에 ‘자본’으로 잠정 결론지어지며 부채비율이 높은 조선, 해운, 철강사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던 한진해운(117930)(8,680원 10 -0.12%), 현대상선(011200)(11,500원 1,100 +10.58%),STX팬오션(028670)(2,940원 380 -11.45%), 롯데건설 등은 금융위의 제동으로 발행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추가적 등급 강등압력에 놓인 포스코(005490)(322,000원3,500 +1.10%)는 다음달 6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탄탄한 기업이 굳이 높은 금리(배당)를 주면서 영구채를 발행할 필요는 없다”며 “좀 더 높은 이자를 주더라도 지분에 대한 영향력(지분 희석 등)을 잃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제회계기준(IFRS)상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사실상 후순위채 성격이 짙은 만큼 영구채 발행 규모 등을 별도로 분류, 부채로 봐야 한다는 크레디트 업계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김재은 기자 ala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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