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5일 일요일

[사설]증세문제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03일자 사설 '[사설]증세문제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를 퍼왔습니다.

여야가 어제 대기업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율을 1%포인트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대기업의 추가 세 부담이 2000억원가량 늘게 됐다. 여야 합의로 증세 논의의 첫발을 뗀 것은 환영할 일이다. 향후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을 계속 논의키로 한 것도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안할 때 증세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부작용을 극복하고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라도 증세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할 때다.

세액공제율 조정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고용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기업에 주는 세제혜택을 대기업에 한해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9만여개 기업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 이 제도는 2014년 말 만료되는 한시법이다. 이번 조치를 증세로 볼 수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대기업이 누려온 혜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증세로 볼 수 있다.

논의의 장이 구체적으로 마련된 것도 평가할 수 있다. 여야는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을 계속 논의키로 합의했다. 재정건전성 확보는 추가 세원 확보를 통한 증세가 핵심이다. 여야 간에 방법론상에 약간의 차이는 있다. 민주당은 증세만이 해법이라며 최저세율이나 소득세 과표구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비과세·감면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추가 세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증세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증세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는 늘어나는 복지재원 충당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박근혜 정부의 각종 공약 실천을 위한 추가 재원만 134조원이다. 정부는 증세 없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하경제 양성화만 해도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정부 때도 말만 난무했지 실효성은 별로 없었다. 조세감면제도 정비 역시 만만치 않다. 올해 만료되는 비과세 대상 중 감면혜택이 큰 사업에는 자원재활용, 에너지절약시설, 택시 지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당사자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셈법에 휘둘려 일몰규정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부자감세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대기업과 부유층에 집중됐다. 지난 5년간 법인세 감면액 중 중소기업 비중은 낮아진 반면 대기업은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근로소득 상위 1%의 세 부담률이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잘못된 감세정책이 부의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만 키웠다. 기득권 보호를 위해 언제까지 ‘증세 불가’만 외칠 일도 아니다. 결국 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소득상위계층의 세부담 체계를 손질하는 방법으로 푸는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증세 논의가 고질적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안전망 확대의 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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