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2일자 기사 '한국일보 기자들, “장재구 회장 출근 저지·파업 불사”'를 퍼왔습니다.
인사 전면 거부, 퇴진 촉구…제작거부는 일단 유보
인사 전면 거부, 퇴진 촉구…제작거부는 일단 유보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상원)가 1일 단행된 사측의 인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장재구 회장을 비판하는 편집국 기자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편집국 간부 등 비조합원을 포함한 편집국 구성원 등 150여명은 이날 오전 편집국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해 인사 명령을 거부하고 기존 명령체계에 따라 지면을 제작하기로 결의했다.
한국일보 62, 64, 66, 66.5, 67, 68, 69, 70, 71기 기자들은 2일 잇따라 성명을 내 장재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62기 기자들은 “우리는 한 줌 양심도, 한 톨 상식도 없는 장재구를 온 몸으로 거부한다. 10년간 분을 삭이며, 돌이켜보면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인사에게 일말의 기대를 품고 용서했던 그 수많은 나날의 인내를 이제 접는다”고 밝혔다.

▲ 5월2일 오후, 한국일보 편집국에 각 기수별 기자들의 성명서가 붙어 있다. ⓒ허완 기자
64기 기자들도 “지난 10여년 간 회장은 배가 어디로 갈지, 선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식량과 항해에 필요한 연료가 있는지 걱정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식량을 빼돌리고, 배를 뜯어 연료로 쓰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왔다”며 “출근 저지 투쟁,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장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66기, 66.5기 기자들은 “장재구 회장은 상식을 가진 기자라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인사를 했다”고 비판하며 편집국 인사를 거부하는 한편, 장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명분도 없고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았다. 단지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보호막을 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규정한 것이다.
(관련기사: [한국일보 노조, 장재구 회장 배임 혐의로 고발])
(관련기사: [한국일보 노조, 장재구 회장 배임 혐의로 고발])
67기 기자들은 “몇 달째 밀린 취재비와 출장비, 미지급 임금 등은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기자실비도 제때 납부하지 못해 기자단에서 쫓겨날 위기마저 처했다”며 “회장은 더 이상 노조원들을 조롱하며 기약 없는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5월2일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열린 비상총회 모습. (출처: 한국일보 공식 트위터)
68기 기자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명백한 보복인사”이자 “노노갈등을 부추겨 회장직을 유지하려는 회장의 구차한 꼼수이자 발악”이라며 인사 철회 및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인사 대상에 오른 선배들도 인사 거부 대열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각각의 기자들이 한 마디씩 보탠 성명서를 낸 69기의 송옥진 기자는 “기자들이 원고료 독촉에 시달리고 사비로 출장을 다닙니다. 운짱 형님들 편집국 행정직원들 월급 밀린다는 하소연도 이제 지긋지긋합니다”라며 “장재구 회장 1인 때문에 언제까지 수백 명의 한국일보 구성원들이 이리 힘들어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70기 기자들은 “젊은 기자들은 회사가 겨우 몇 만원의 기자실비를 못 내 출입처에서 모욕을 당한다. 출장비 통신료는 고사하고 월급이 나올지 매달 걱정한다”며 “회장은 보복인사를 거두고 당장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 보복인사를 고수하면 우리는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막내 기수인 71기 기자들은 “한국일보를 바닥 직전까지 추락시킨 장 회장은 당장 과욕을 버리고 경영권을 내놓아야 한다”며 “더불어 위태로운 회사의 사태를 관망하고 인사에 동참하는 선배 기자들 또한 정당한 변혁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회장의 불법 인사를 거부한다'는 비대위의 성명이 게재된 5월2일자 한국일보 1면. ⓒ허완 기자
한편 이날 비상총회 결과, 이영성 편집국장을 비롯한 간부 및 기자들은 1일자 인사 명령을 거부하고, 기존 체제에 따라 지면을 제작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1일 편집국장에 임명된 하종오 사회부장을 비롯해 승진 발령된 간부들의 편집국 진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일보의 공식 트위터(@hankookilbo)는 이날 자사 기사를 트윗하는 대신, 비상총회 소식과 비대위의 인사 거부 소식 등을 보도한 기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영성 편집국장은 이날 신문 1면에 비대위의 성명서가 게재된 것에 대해 “1면에 성명서를 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후배들이 가져 왔기에, 좋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행’한 거라고 보면 된다”며 “사주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회사 미래를 걱정하는 기자들과 구성원들의 뜻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