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1일 토요일

무상보육 갓 해산한 정부, 양육 포기하나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10일자 기사 '무상보육 갓 해산한 정부, 양육 포기하나'를 퍼왔습니다.
영유아복지 재원 6~9월부터 고갈, 밀어붙일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칼럼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국가책임보육’은 새누리당의 19대 총선 공약이자,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국민과의 약속이다. 민주당도 이와 비슷한 공약을 내걸었던 터라 ‘무상보육과 영유아양육수당 지급’은 여야 간 이견이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정치권은 지난해 11월 말 무상보육의 안정적 시행을 목적으로 국비 지원 비율을 크게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비 지원 비율을 지방은 50%에서 70%로, 서울은 20%에서 40%로 늘려 무상교육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법안이 해당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만 통과한 채 국회 법사위에 반년 넘도록 계류 중이다. 새누리당의 반대 때문이다. 겉으로는 예산에 영향을 주는 법안의 경우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그게 아니다. 국비 지원을 늘릴 경우 당장 이에 따른 정부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 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법안 통과를 미룬 채 방치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올 3월 재원 확보도 안 된 상태에서 ‘0~5세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됐다. 국민적 관심이 워낙 지대한 공약이라는 걸 잘 아는 정치권이 일단 밀어붙여서라도 생색이나 내보자는 심산이었다. 몇 달 버티지 못하고 재정난으로 인해 시행 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경고도 무시했다. 


영유아복지 재원 6~9월부터 고갈  

이러면서 지자체의 고민만 커졌다. 보육 관련 지출은 대폭 늘었지만 정부의 부담을 확대하는 관련 법안조차 국회에 계류 중인데다 자체의 노력으로 재원을 조달할 방법 또한 마땅찮기 때문이다.   양육수당 지급도 중단될 위기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양육수당 지급으로 인해 필요한 예산은 중앙정부 8810억원, 지방정부 9045억원이다. 지방정부의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229개 기초단체 가운데 양육수당 예산을 확보해 놓은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양육수당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구 중 21개 구에서 6월부터 양육수당 관련 예산이 고갈된다. 필요한 예산 3098억원 중 서울시 부담(약2500억원)의 7%인 175억원만 확보된 상태다. 경기도는 9월, 광주전남은 10월부터 영유아 복지재원이 바닥을 드러낸다. 살림살이가 비교적 나은 편이라는 서울 서초구도 재정고갈을 이유로 무상보육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5세 미만의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보육료 지급과 양육수당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중복 혜택은 불가능하고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육료의 경우 만 0살은 39만4000원, 만 1살 34만7000원, 만 2살 28만6000원, 만 3~5살 22만원씩 지급된다. 단 아이사랑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양육수당의 경우 만 0살 20만원, 만 1살 15만원, 만 2살부터 만 5살까지는 10만원이 매달 25일 부모 통장으로 입금된다. 양육수당을 신청해 지원을 받다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될 경우 보육료 지원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태연한 정부여당, ‘민생추경’에도 예산 반영 안 해  

재원 고갈이 코앞인데 새누리당은 태연하기만 하다. 지난 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열어 영유아보육법안을 계류시키기로 결정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당장 1조4000억원의 재정부담이 생긴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했고, 새누리당이 이런 정부의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재원이 확보될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기대했던 ‘민생추경’에도 영유아보육비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경을 통과시켰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 추경을 “민생안정, 경제회복의 마중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재원고갈로 중단위기에 있는 영유아보육 지원 관련 비용은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나 몰라라 하며 지자체 타령만 한다. ‘중앙정부 또한 공동대책을 추진하겠지만 지자에에 추경을 편성하는 등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지자체를 독려하는 중’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재원 마련 외면하면서 입만 놀린다  

지자체가 전면 무상보육과 양육수당을 지급을 제안한 게 아니다. 애당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이었다. 따라서 이행 책임은 여당과 정부이 져야 한다. 지자체가 떠맡을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욱이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대다수의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재원 마련, 관련 법안 통과 등에는 고개를 돌려 외면하면서 입은 달렸다고 할 말은 하겠단다. 정부여당이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현행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바우처 방식으로 변경한 후 직불카드나 신용카드, 아이사랑카드에 탑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양육수당을 부모가 사용하거나 사교육비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게 그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제도의 취지와 정책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도 같은 입장이다.  황당한 일이다.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 시행 중인 영유아 복지정책이 중단될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기껏 한다는 게 아이를 위해 지급하는 수당을 부모가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에 대한 고민이라니. 뻔뻔하기 짝이 없다. 배에 물이 들어와 가라앉을 판인데 지도를 펼쳐놓고 항로를 따지는 무능한 선장의 모습이 딱 저들이다. 


‘무상보육’ 갓 해산해 놓고 양육 포기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공약이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입을 모아 영유아보육 관련 복지정책을 반드시 실현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하고 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박 후보자는 대통령이 돼 청와대에 입성하고,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장기집권 여당’이 되더니 슬슬 오리발을 내민다.   19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영유아복지 공약은 야당인 민주당이 무색할 정도로 ‘좌클릭’된 대담한 공약이었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선을 낳는 거위’였던 영유아복지정책이 시행되자마자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0~5세 무상보육과 양육지원’이라는 아이가 세상에 나온 지 겨우 3개월. 아이를 해산한지 석달밖에 안 된 정부가 제가 낳은 ‘아이’의 양육을 포기하려 한다.  

(위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오주르디 정치칼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