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5-02일자 기사 '그린비출판사, 업무상 과실 빌미로 노조원 '보복 징계'?'를 퍼왔습니다.
그린비출판사 노사, 노조원 징계·업무 환경 둘러싸고 마찰
그린비출판사 노사, 노조원 징계·업무 환경 둘러싸고 마찰
(철학과 굴뚝청소부) 등 다수의 인문서적을 펴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린비출판사에서, 사측과 노조 간에 노조원 징계 건과 업무 방식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징계 사유의 적절성 여부, 그리고 ‘새로운 업무프로세스’로 인한 사고 책임이 노사 중 어느 쪽에 더 크게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측, 업무상 과실 책임 노동자에게만 돌린다”
전국언론노조 그린비출판사분회(이하 노조)는 지난 27일 공식 트위터 계정(@GreenbeeLU)에 올린 성명을 통해, 노조 결성 이후 사측이 근무 조건을 후퇴시키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논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음을 밝혔다.
또한 사측이 책 전체 재제작 사고를 일으킨 조합원을 징계하면서 불손한 태도, 미미한 지각, 이전에 작업했던 책의 문제점 등 불합리한 사유를 덧붙이는 식으로 노동조합을 억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측에서 제시한 ‘새로운 편집프로세스’가 사고의 원인이므로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본래 그린비출판사의 업무량은 편집자들이 버거워할 정도로 많은 편이었다. 사측은 업무 부담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시간당 교정 분량을 늘려 책 제작 속도를 높이는 편집프로세스를 새롭게 도입할 것을 강하게 관철했고, 편집자들은 야근이 금지된 상황에서 일을 대강 하거나 일거리를 집에 싸들고 퇴근할 수밖에 없었다.
“징계 당사자, 근태 불성실…잘못 인정 않는다”

▲ 그린비출판사 사측이 지난 28일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반박문 중 일부.ⓒ미디어스
사측은 다음날인 28일 그린비출판사 공식 블로그에 호소문을 올려 징계 당사자인 조합원의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었으며, ‘새로운 편집프로세스’를 받아들인 것은 노조의 의지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지각을 자주 하는 등 근태가 불성실했던 징계 당사자가 사과를 하기는커녕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업무 환경은 9시 출근에 6시 퇴근, 주5일 근무제로 극히 양호했다고 맞섰다.
그린비출판사 박순기 편집장은 “9시부터 6시까지 할 수 있는 정도의 업무량이었고, 이를 초과해 평가하거나 일상적인 질책을 통해 강제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프로세스에서도 8시간 노동 원칙을 후퇴하지 않게 하자고 노동자들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순기 편집장은 “프로세스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지만, 편집장으로서 너무 일이 안 되는 사람을 불러 문제가 뭐냐고 물은 적은 있어도 회사 차원에서 징계나 질책을 가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박 편집장은 “프로세스를 변경하기 전에 2번 전체 간담회를 가졌고, 내부에서 장문의 글을 통해 노사가 논박을 벌이는 자체가 의견을 공유했던 것이라고 본다”며 “지각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러 번 논박의 형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노사 간 소통 전무…인격적 모독 잦았다”

▲ 징계 당사자가 편집장에게 보낸 메일 중 일부.(그린비출판사 노조 제공)
그러나 해당 징계 당사자는 “저는 이 문제가 저의 과오에서 기인함을 명백하게 시인했고, 관련해 책임을 통감함을 표했다”며 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이어 “지각은 회사에서 직접 공지한 징계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으며, 사고 이전에 만든 도서는 출간 후 4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업무상 지적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이러한 부당한 징계사유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사내에서는 ‘법대로 하자, 지방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하라’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대외적으로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그린비출판사분회 김재훈 사무국장은 “일이 많은데다가 보통의 회사처럼 인간관계가 건조하기보다는 인격적으로 예속되어 모독을 받았다”며 “일을 잘 해내지 못하거나 사측의 주도권을 쥔 사람의 눈 밖에 난 사람은 그만두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사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재훈 사무국장은 “그린비는 출판계에서도 야근이 많은 편인데 노조 결성 전 여기에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있었다”며 “그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사장님이 기분이 상한 것 같았고 며칠 뒤 야근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겠다는 통보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 전국언론노조 그린비출판사 분회원이 2일 합정역 인근의 버스정류장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그린비출판사 노조 제공)
김 사무국장은 “편집프로세스 변경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사측은 ‘편집자들은 야근도 싫어하고 무엇을 배우려고도 하지 않으니 책을 대충 만드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즉 “사측은 편집자들이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 여겨 프로세스를 바꾸었”으며, 그 과정에서 사측은 “노조와 협의하지 않고 (변경 내용을) 통보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현재 노조에서는 사측에 △호소문의 허위사실 유포 및 분회 비방을 공개 사과하고 단체 협약에 성실히 임할 것 △징계 당사자의 징계 사유를 당면 편집 오류에만 한정하고 기존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징계 문제를 처리할 것 △전체 회의를 거쳐 ‘편집 프로세스’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조속히 이행할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한 상황이다.
김 사무국장은 “오늘 합정에서 파주출판단지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징계 당사자를 비롯한 조합원들이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며 “회사에서 전향적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비출판사 노사는 내주 1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날 단체협약에서는 주로 노동조건을 둘러싼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