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진실의길 2013-05-07일자 기사 '국내 굴지의 유제품 대기업, 그 ‘민낯’ 은…'을 퍼왔습니다.
[분석] “남양은 악마의 기업”, 경제민주화 필요한 이유

[분석] “남양은 악마의 기업”, 경제민주화 필요한 이유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제품을 강매하기 위해 막말을 하고 협박까지 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는 제품 강매, 전산 조작 등의 혐의로 홍원식 회장과 김웅 대표이사 등 남양유업 임원과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고소해 놓은 상태다.
“악마의 기업”이 자행한 횡포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 측의 주장에 의하면 남양유업은 악의적인 방법으로 대리점주에게 주문량의 2~3배에 이르는 제품을 떠넘기고, 각종 명목으로 ‘떡값’과 리베이트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대리점주들이 적시한 남양유업 측의 횡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오죽하면 피해자들이 커피제품인 ‘악마의 유혹’에 빗대 ‘악마의 기업’이라고 부를까.
▲‘밀어내기’ 강매. 대리점의 전산발주가 마감된 이후에도 본사의 매출목표 등에 맞춰 주문 데이터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주문량보다 많은 제품을 내려 보냈다.
▲떡값 요구. 명절이 되면 각 대리점에게 10~30만원을 떡값으로 요구했다.
▲리베이트 요구. 남양유업 측이 판매장려금, 육성지원금 명목으로 대리점주에게 10~30%의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임직원 퇴직위로금까지 내놓으라고 했다.
▲유통기한 임박한 제품 강매. 유제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70%까지 차면 제품을 출고하지 않지만, 남양유업은 이런 제품도 대리점에게 떠넘겼다.
▲일방적 계약해지. 사측의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겁박했다. 실제로 계약이 해지된 사례가 다수다.
▲‘찢어버리기’ 겁박. ‘남양유업 피해자 협의회’에서 활동하는 등 사측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다른 대리점에 물량을 몰아줘 도태시키는 방법을 썼다.

‘밀어내기’ ‘겁박’... 대리점 영업망 둔 기업들의 공통된 관행
‘밀어내기 강매’ ‘리베이트 요구’ ‘계약 관련 겁박’ 등 본사가 대리점주에게 자행하는 부당행위는 남양유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리점 영업망을 두고 있는 제조업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단지 제품과 시장의 특성 때문에 유제품 업계에서 더 심각할 뿐이다.
우유와 분유, 유가공품 등은 유통기한이 짧다. 생산된 제품을 빨리 소화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밀어내기 강매’를 부추기게 된다. 게다가 시장도 포화상태이고 경기도 좋지 않아 업계는 수년 동안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대리점이 주문한 제품 금액(상), 남양유업이 일방적으로 수정한 주문금액(하)
대리점수가 많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대리점 영업망을 갖춘 업체들은 보통 100여개의 대리점을 개설한다. 반면 유제품 업계는 1500여개에 달하는 대리점을 갖추고 있다. 영업확대를 위해 본사가 대리점의 매출구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리점수를 늘려온 결과다.
‘갑과 을’의 계약관계에서 ‘갑’의 잇속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는 게 ‘강매’다. 얼마 전 롯데백화점 판매직 파견사원이 관리직원의 매출 압박에 못 이겨 투신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 농심도 지난해 특약계약을 체결한 도매상인에게 매출목표를 정해주고 이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남양유업, 어떤 기업이기에...
논란이 된 남양유업은 어떤 업체일까. 증권가에서는 가장 폐쇄적인 업체 중 하나로 손꼽는다. 통상적으로 상장사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기업현황과 경영목표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다. 남양유업은 이런 행사를 거부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주식 배당도 인색에하다.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는 기업이다 보니 소액 주주의 이익을 생각할 턱이 없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된 최근 3년간 주식 배당현황을 보면 어떤 업체인지 짐작이 간다. 상장사 평균 배당률이 2%인데 반해 남양유업의 주식 현금배당률은 0.1~0.2%에 불과하다. 배당률은 바닥인 대신 업체의 현금보유액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회사부채가 0%다.

과도한 매출 드라이브로 유가공업계에서 악명이 높다.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 측은 남양유업의 ‘악랄한 영업 방식’의 실례라며“15% 매출이 상승하면 그 다음달에는 20%나 많은 물량을 떠넘기는 식으로 대리점주들의 피를 빨아먹었다”고 주장한다.
남양유업의 민낯... 군대식 기업문화, 경쟁사 ‘비방·헐뜯기’
남양유업의 기업문화가 경직돼 있고 거칠다는 평이 있다. 정승훈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총무는 군출신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 ‘상명하복식 군문화’가 기업내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임원들 가운데 해병대, 기무사, 특전사 등 군 출신이 많아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대리점주들에게 물량을 밀어 넣어 불법적으로 착취해 왔다.”
경쟁사를 비방하고 헐뜯기를 잘하는 기업으로 소문 나 있다. 2008년 멜라민 파동 당시 타사 제품을 모함하는 듯한 광고를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 “다른 회사 제품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남양유업 유아식의 원료와 제품의 품질은 100% 안전하다”라는 신문광고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멜라민 파동 당시 남양유업의 경쟁사 '모함 비방광고'
2010년에는 커피믹스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사를 누르기 위해 ‘카제인나트륨’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는 식의 광고를 해 경쟁업체인 ‘네슬레’ 등에게 타격을 줬다. 이 비교광고로 식약처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남양유업의 커피믹스는 단박에 시장점유율 13.5%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갑’의 부당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홍원식 회장의 한마디가 남양유업의 이런 행태를 대변해 준다. (경향신문)은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 관계자 말을 인용해 “올해 초 무슨 자리에선가 홍원식 회장이 ‘어떻게 일일이 법을 다 지키면서 회사 경영을 할 수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불법행위 없이 경영이 불가능하단다. 이게 한국 굴지의 유제품회사의 ‘민낯’이다.
남양유업의 실태처럼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해도 본사가 대리점에게 자행하는 각종 부당행위가 유통업계에 만연돼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대리점 피해자들은 이런 부당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두 가지 사실을 지적한다.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다. 부당행위를 고발해도 본사에게 주어지는 처벌은 공정거래위의 시정명령과 과태료 1500만원 뿐이다. 이렇다 보니 본사의 횡포가 계속되는 거다. 또 다른 이유로 공정거래위 등 관계당국의 ‘대기업 편들기’를 꼽는다. 공정위의 행태와 관련해 이번 남양유업 사태에 대해서도 대리점주의 불만이 크다.
“공정위가 제 역할을 다 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충분한 자료를 제출했는데도 계속해서 부족하다는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갑'의 횡포 막고 ‘을’을 보호하는 것, 이게 경제민주화
계약관계에서 갑과 을은 평등해야 한다. 갑이 우월하고 을이 불리한 계약은 계약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는 '노예계약'도 존재한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힘있는 대기업이 힘없는 대리점인 ‘을’에게 각종 횡포를 부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갑’과 ‘을’이 계약상 평등해 지는 것, 이게 경제민주화다. 대기업의 횡포에 가슴을 치며 눈물 흘리는 ‘을’을 보호하는 게 경제민주화의 기본이란 얘기다. 남양유업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
육근성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