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7일자 기사 '세상에 이런! 소송… 코오롱 “산에서 불매운동 하지마”'를 퍼왔습니다.
해고자 등 3명에 102개 산에서 불매운동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 “전무후무 엽기 소송”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이사 박동문)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에게 불매운동 산행을 금지해 달라는 ‘불매운동 등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불매운동 노동자들은 “전무후무한 엽기적 소송”이라고 비판했다.
27일 코오롱그룹 홍보팀과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위원장 최일배)의 말을 종합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3일 최일배 위원장, 해고자 김아무개씨,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신환섭 위원장 등 3명에 대해 전국 242개 코오롱 매장과 유명산 102곳에서 1인 시위 등 불매운동을 벌이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불매운동 등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신청했다.
코오롱정투위는 지난 4월부터 코오롱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5월 11일부터는 주말마다 관악산, 도봉산 등지에서 1인 시위 등을 벌였다. 코오롱 그룹 홍보팀 설성한 과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법원에서 정당한 해고라고 판결했는데 (해고자들이) 불복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았지만 영업방해 행위를 계속하고 있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지난 2004년 말부터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430여 명을 정리해고 했다. 앞서 2004년 8월에는 3조 3교대이던 근무를 4조 3교대를 변경했고, 임금은 절반으로 줄이면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05년 2월에는 78명을 추가로 정리해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 2009년 부당해고가 아니었다면서 코오롱의 손을 들어줬다.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안티 코오롱 원정대 시즌1' 포스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최 위원장 등 3인이 불매운동을 벌여 신용과 명예가 훼손되고 매출이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은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불매운동을 계속함으로써 (중략) 당장 제품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신용 및 명예를 훼손하고 있어 그룹 전체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코오롱 측의 신청을 인용한다면 최일배 위원장 등 3명은 전국 매장을 비롯해 북한산 등 유명산 102곳에서 △불매 관련 플래카드를 설치하거나 △피켓을 사용하거나 △유인물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배포하거나 △스티커를 일반 공중이 볼 수 있는 장소에 부착할 경우 하루 100만 원을 법원에 내야 한다. 이밖에도 코오롱은 최 위원장 등이 SNS와 인터넷 등에 관련 내용을 게시할 경우도 금지행위에 포함시켰다.
기업이 공공의 자산인 국립공원 등에서 특정인의 특정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이례적이다. 코오롱은 설악산 북한산 지리산 한라산 등 국립공원 15곳, 무등산 칠갑산 태백산 등 도립공원 16곳, 명지산 천마산 등 군립공원 9곳 등을 신청서에 명시했다. 불매운동이 등산객에게 코오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는 이유다. 코오롱은 제 3자에게 불매운동을 지시할 경우도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다.
코오롱정투위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최일배 위원장은 통화에서 “사업장이나 매장 앞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은 들어봤지만 개인 소유가 아닌 산까지 신청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서 “코오롱이 노동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전무후무할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제 공공화장실 앞에서 불매운동을 진행하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한편 심문기일은 오는 6월 4일로 오전 10시 안양지원 제 407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코오롱정투위는 오는 6월 1일 청계산, 8일 남산을 등반할 예정이다. 등반을 하면서 불매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정투위 측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등산로에서 모여 출발 예정”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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