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27일자 기사 '박근혜정부, 방송장악 어떤 변화있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근혜’의 언론장악, 얼마나 갈까? MBC, ‘김재철 시즌2‘ 시작
[칼럼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이명박(MB) 정권이 심혈을 기울였던 ‘과업’ 중 하나가 방송장악이었다. ‘낙하산 인사’로 제 사람을 사장에 앉혀놓고, 그를 통해 내부의 요직을 ‘충성파’로 채워 나갔다. ‘공정방송’을 주장하며 사측에 맞선 노조에 대한 핍박은 군부 독재시대에 버금갈 수준이었다.

MBC, YTN, KBS 등을 장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표적 보수신문인 조선, 동아, 중앙 등에게 방송 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켜 ‘종편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방송언론은 ‘보수’라는 한 가지 색깔만 갖게 됐다. 정부와 권력을 견제해야 할 방송언론은 공정성을 포기하고 ‘친여 보수’라는 한 가지 제복으로 갈아 입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청와대 주인이 바뀌고 권력지형도 달라진 만큼 MB정권의 방송장악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는 이들도 있었다.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방송언론의 ‘보수화’가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MBC에는 ‘김재철 시즌2’가 시작됐다. 새롭게 MBC의 지휘봉을 잡은 김종국 사장은 편파 보도로 크게 논란이 돼 온 김장겸 정치부장에게 보도국을 맡겼다. 김재철 체제에서 김 국장과 함께 편파보도의 선봉에 섰던 이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MBC, 김재철 보다 더한 ‘김재철 시즌2‘ 시작
편파보도에 대한 MBC 기자들의 반발이 고조되던 2011년 2월, 김재철 전 사장이 김장겸 현 보도국장을 정치부장에 임명한다. 서울시장 재보선, 총선,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거치는 동안 MBC의 정치관련 뉴스는 편파보도로 얼룩졌다. 대표적인 사례를 추려보았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노골적으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편에 섰다. MBC노조가 발간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나경원 후보에 대한 의혹 보도는 65초에 그쳤지만 박원순 후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한달여간 375초 방송돼 무려 6배나 더 많았다.
▲안철수 전 후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검증없이 보도해 물의를 빚었으며, 안 전 후보 사찰 의혹과 관련해 핵심증거인 경찰교육원장의 발언 내용을 누락시킨 채 보도한 바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 기관을 교체했다는 의혹도 있다. 양자 대결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직후 ‘코리아리서치’에서 ‘한국리서치’로 조사기관을 바꿨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위장전입 의혹을 누락시켜 보도했다.
▲최근에도 윤창중 성추행 사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중대한 현안에 대해 핵심적인 의혹 제기를 피하거나 늦게 보도하는 등의 편파보도 사례가 잦다.

▲ MBC 현 상황 © 오주르디
MBC노조는 김 보도국장을 ‘170간 파업 사태’를 촉발시킨 ‘주범’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한다. 또 새롭게 임명된 보도국 정치부장, 경제부장, 취재센터장 등도 편파보도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편파 보도 책임자들이 더 책임있는 자리로 갔으니 편파보도 기조가 더 굳어질 것”이라고 성토했다. 시사프로그램, 라디오, 아나운서 등이 소속돼 있는 편성제작본부의 주요 보직은 ‘김재철 체제’의 사람들이 그대로 눌러 앉았다. 파업에 참여했던 PD와 앵커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육아휴직를 끝내고 복직한 MBC의 대표적 앵커 김주하 기자는 자체 뉴스사이트를 관리하는 ‘인터넷뉴스부’로 발령 받았다. 휴직 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파업에 적극 동참한 데에 따른 보복성 인사로 보인다. YTN, MB의 잔재 그대로 YTN 사태도 달라진 게 없다. YTN노조는 배석규 사장을 “김재철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다. 해직 사태 장기화, 노조에 대한 소송남발, 보복성 징계, 편파 보도, 법인카드 과다 사용 등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또 MB정권이 YTN을 장악하기 해 벌인 불법사찰의 내부 연루자가 보직팀장으로 발령한 것을 두고 YTN 기자회는 “중대 범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소송 절차가 진행중인 당사자를 영상아카이브팀장으로 발령한 것은 최악의 인사”라며 배 사장을 규탄했다.

▲ YTN 현상황 © 오주르디
YTN 영상직군 기자들도 성명을 냈다. “영상아카이브팀장은 YTN사찰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라며 "그런 사람을 보직팀장에 임명한 것은 인사권자인 배석규 사장이 불법사찰의 수혜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직된 노종면 기자가 속해있는 YTN 노조는 지난 3월 서울지검에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YTN 불법사찰, 직권남용,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MB가 불법 비선조직을 만들어 국민 세금을 유용하고, 직권을 남용해 공무원들을 민간인 사찰이라는 불법 업무에 투입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 했다는 게 노조가 밝힌 고소의 이유다. KBS의 우경화, 권력 눈치보기 더 심각해져 KBS도 마찬가지다. 대선 몇 달 전 심야 날치기로 이길영 이사장을 선출하는 등 새누리당 추천이사들이 KBS를 장악했다. ‘새누리당 KBS’가 뽑은 새 사장은 길환영이었다. KBS 노조가 자체 투표를 통해 불신임 결의(88%)한 바로 그 인물이다. 편파보도와 편향적 프로그램을 제작해 KBS의 공영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인물을 사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TV제작본부장과 콘텐츠본부장을 지내며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 제작
▲이병철 삼성 창업자 생일 기념 ‘열린음악회’ 방송
▲방송인 김미화 블랙리스트 파문
▲G20 특집 프로그램 과다 편성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 KBS 현 상왕 © 오주르디
KBS 새노조는 길 사장 취임 이후 “KBS뉴스가 전체적으로 우경화되고 있으며 권력 눈치보기가 심해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현오석 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을 파헤친 탐사보도팀 취재를 불방 시켰으며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야당의 발목잡기’라며 편파적 주장으로 일관했고
▲미래부 출범으로 ‘언론장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숨긴 채 미래부 논란을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몰아간 점
▲MB 퇴임 특집방송을 하며 MB를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미화한 사실 등을 꼽았다. ‘이명박근혜’의 언론장악, 얼마나 갈까? 불공정 인사도 문제다. KBS노조는 길 사장 취임 이후 부적격한 인물들을 보도본부의 핵심으로 기용하고 내부 반발이 심한 이화섭 보도본부장을 교체하지 않고 버티는 등 능력 위주가 아닌 ‘충성심’을 인사의 잣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MB가 떠나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방송은 MB 당시 그대로다. 공정성은 더욱 훼손돼 방송언론의 권력 눈치보기는 더 심각해진 상태다.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은 사라지고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불공정방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MB정권의 ‘방송장악’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박근혜 정부가 그 열매를 힘 들이지 않고 따먹는 꼴이다. ‘이명박근혜’의 방송장악이 얼마나 갈까. 한가지 색깔만 고집하는 저들의 탐욕이 산산조각 나는 때가 반드시 오고 말 것이다. 다양성의 사회다. 한 가지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본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오주르디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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