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5-22일자 기사 '“영화·만화로 현대사 배워”… 5·18은 알고 5·16은 ‘깜깜’'을 퍼왔습니다.
ㆍ서울 고3생 한 학급 설문
“5·18 민주화운동은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주에 모여 민주화운동을 한 사건.” “5·16 군사쿠데타는 박정희 독재정권에 반대하여 일으킨 쿠데타.”
경향신문은 22일 서울 시내 한 고교 3학년 1개반을 대상으로 한국 현대사에 대해 설문조사 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최근 일부 언론과 인터넷에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 논란이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한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5·16 군사쿠데타’와 ‘87년 민주화항쟁’ 등에 대해선 거의 답하지 못했다.이는 5·18이 최근 논란으로 여러차례 언론보도가 된 데다 지난 몇년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나 웹툰 등 대중 문화의 소재로 쓰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5·18이나 5·16, 87년 항쟁 모두 역사 교과서 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대중매체의 소재로 많이 다뤄진 5·18에 대해서는 기초적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5·16이나 87년 항쟁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영화나 만화 가 학생들의 ‘역사 선생님’인 셈이다.
설문조사 결과 이 반 학생 33명 중 5·18에 대해 맞게 서술한 학생들은 23명이다. 이들은 5·18에 대해 “부당한 정권에 맞서 광주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으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수많은 사상자와 부상를 냈다”고 서술했다. 잘못된 답변 중에는 “유신정권이나 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운동”이라는 것들이 많았다.

▲ 화려한 휴가·26년 등 영화·웹툰서 접한 5·18 사실관계 제대로 파악 5·16은 엉터리 답변 많아… 87년 민주항쟁도 잘 몰라
5·16과 87년 항쟁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변을 쓴 이들이 각각 9명, 7명에 불과했다.5·16은 무응답과 오답이 각각 12명이었다. 학생들은 5·16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기 위해 군대 를 이끌고 들어와 일으킨 사건”, “박정희가 전두환 대통령을 상대로 일으킨 쿠데타” 등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전두환이 5월16일에 군사를 이끌고 사람들을 무참히 죽인 것” 등 5·18과 혼동한 내용을 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87년 항쟁에 대해선 무응답이 25명에 달했다. 어느 정도 제대로 된 답을 쓴 7명도 “도시 사람들이 행진하던 영상 , 휴지를 던지던 화이트칼라들의 모습”, “직선제”, “민주화” 등 단편적인 키워드를 아는 수준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5·16, 87년 항쟁에 비해 5·18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이유는 대중매체 영향으로 분석됐다. 절반가량의 학생들은 5·18에 대한 내용을 학교 외에 영화 (화려한 휴가)와 만화가 강풀의 웹툰 (26년)이나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26년), 인터넷, TV 뉴스 등에서 접했다고 답했다. 2007년 개봉해 7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려한 휴가)는 5·18 당시 상황을 소재로 했다. 최근 상영된 (26년)은 5·18 피해자 유족들이 26년이 지난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암살을 모의한다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다.
반면 5·16이나 87년 항쟁에 대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들었거나 읽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학생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 혹은 “경제발전에 많이 기여했지만 긴 시간 동안 독재를 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 등에 많이 등장하는 “통장 에 몇십만원밖에 없는 사람” 등으로 답한 학생들이 많았다. “사람들을 억압하고 자기 뜻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사람”이라고 쓴 학생들도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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