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햘신문 2013-05-15일자 기사 '일주일째 수습 감감… 문제는 ‘1인 청와대’'를 퍼왔습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총체적 ‘자격 미달’ 비판 등 여론 상황은 심각하지만, 지금까지 윤 전 대변인 ‘경질’ 결정 외에 해결된 건 하나도 없다.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 거취도 여전히 매듭짓지 않고 있다. 사건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결국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만 바라보는 ‘1인 청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윤창중 파문’ 이후 내놓은 대책을 보면 관료사회의 ‘전형’으로까지 보인다. 일개 비서관의 일탈 행위라는 규정에 이어 ‘철저한 조사’,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 마련’이란 식이다. 관료들이 문제가 터지면, 윗선 보고를 위해 내놓는 ‘원인 규정-조사-대책 마련’의 형식적 ‘3단계 공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틀에 박힌’ 행보는 박 대통령 한 사람만 의식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만큼 박근혜 청와대가 관료에게 둘러싸여, 정무적인 판단을 빠르게 내리는 사람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면서 직보하지도 못하고,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관료들이 흔히 내놓는 ‘자판기 같은 대책’들에 과연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주미 문화원에서 피해자의 최초 신고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만큼 현지 조사단을 파견할 수 있는 일이다. 대통령 순방 때 공직기강팀이 동행한다는 아이디어도 즉흥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당장 벌어진 문제는 외면하고 ‘앞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인 만큼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근본적 문제는 ‘1인 청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지시 이행’에만 충실한 관료형 청와대를 구성하고 ‘1인 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애초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다. 사소한 것은 물론 급박한 사안까지 대통령 ‘재가’를 우선하고 기다리는 게 지금 청와대 모습이기 때문이다. 때로 참모라도 스스로 책임질 각오로 정무적 판단하에 결정을 하거나, 대통령 결정을 견인하는 참모의 모습은 지금 청와대에서 찾을 수 없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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