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일 월요일

‘제압’도 모자라 ‘확 제압’이라니요


이글은 시사IN 2012-12-03일자 기사 '‘제압’도 모자라 ‘확 제압’이라니요'를 퍼왔습니다.

“촛불시위를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사진)이 한 말이다. 두 가지 의미에서 기가 찬 말이다. 하나는 유신이나 5공 시절의 독재 본능을 드러낸 것이요, 하나는 처참하게 제압하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어서다.

2010년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15만명이 가입한 대규모 인터넷 카페 운영진이 불법 모금을 하고 모금액을 술값으로 유용했다는 사건이었다. 

ⓒ뉴시스

문제의 카페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일명 ‘안티MB’로 유명한 ‘촛불’ 카페였다.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 신문과 KBS·YTN 등 방송이 일제히 이 사건을 보도했다. 상당수 언론이 확인된 사실이라고 보도했고, 일부는 ‘좌파의 파렴치’([문화일보]), ‘적나라한 부도덕’([헤럴드경제])이라 질타했다. 촛불도 끄고, 촛불에 대한 테러도 덮고, 선거 표심도 흔드는 사건이었다.

2년을 훌쩍 넘긴 지난 9월, 법원은 기소된 안티MB 운영진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조·중·동도, KBS도 무죄판결을 보도하지 않았다. YTN은 기자가 기사를 송고했지만 방송하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연합뉴스) 정도에만 기사가 실렸다.

다시 김무성. 오리발 내밀 수는 없게 되었다. 다만 그냥 제압은 성에 안 차서 ‘확 제압’이라고 한 것이리라. 선거를 앞두고 뒤지고 잡아가고 가두고 기소한 검·경, 그리고 무고한 이들을 파렴치범으로 만들고는 입 꾹 다물고 있는 언론. 게다가 이를 능가하는 ‘확 제압’까지, 그들이 꿈꾸는 정권에 소름이 돋는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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