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11-30일자 기사 '새누리 재외국민 공보물에 “정치야 노~올자”만…정책은?'을 퍼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교민 ㄱ씨(29)는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e메일로 ‘제18대 대통령선거 정당·후보자 정보자료’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전해왔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선거공보물 때문이었다.
공보물은 각 후보별로 후보의 인적사항과 재산내역을 담은 흑백문서와 후보 이미지 및 공약을 담은 포스터 형식의 컬러문서 등 2장으로 구성 돼 있었다. 박 후보의 포스터에는 후보 이미지 및 ‘정치야 노~올자’ ‘분열과 대립의 증오정치는 싫어!’ ‘원칙을 지키는 쇄신정치랑 놀래^^’ 등의 구호만 있었다. 정당 후보 중 공보물에 공약을 넣지 않은 후보는 박 후보가 유일했다.
그는 “명색이 제 1당이고 선거를 한두번 해 본 것도 아닐텐데, 공약도 없이 공보물을 만들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다른 후보들은 세세하지는 않더라도 공약이 다 담겨 있다.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법적·정책적 지원 확대’ ‘재외동포 교육지원 확대’ 등 원론적 수준이라도 4가지의 공약을 제시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도 ‘한글학교 지원’ ‘재일조선인학교 지원 강화’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박 후보의 공보물에는 “어느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여러분은 소중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는 메시지만 있을 뿐, 정책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새누리당은 대선을 20일 앞둔 30일까지 공약집을 내지 않고 있다.
황당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재외국민 투표 기간은 현지시간으로 12월 5일부터 10일까지다.대선후보 TV토론은 한국시간으로 각각 4일, 10일, 16일 오후 8시에 열린다. 재외국민들로선 TV토론을 한 번도 못 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도 있을 수 있다. ㄱ씨 역시 TV토론은 못 보고 투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선은 재외국민들도 참여하는 첫번째 대통령 선거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제 18대 대선에 참여하는 재외국민은 22만2389명. 전체 재외국민의 10%에 해당하지만 지난 4·11 총선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자 수인 12만300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그런데도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선거전에서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근혜 후보가 재외국민들에게 보낼 방송연설 녹화를 마쳤고 12월 2일부터 방송이 나간다”며 “후보가 직접 공약을 발표해 정책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차원으로 이같은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철 재외국민위원장이 현지에 나가 간담회 등을 하고 있다”며 재외국민 홀대론에 대해 해명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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