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9일 일요일

대선방송,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나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08일자 기사 '대선방송,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나섰다'를 퍼왔습니다.
편파보도 갈수록 기승… 영상 편집도 박근혜 후보에 유리

대선 보름을 앞두고 방송사들의 선거보도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홍보뉴스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운동 개시 이후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면서 이 같은 편파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MBC는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홍보 방송이 아니냐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보도에서 노골적인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MBC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첫날 박근혜 후보 유세 현장 리포트 마지막에 “‘박근혜 약속펀드’는 출시 하루 만에 가입자 1만 명, 모급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방송한데 이어 다음날에도 “250억 원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모금액 소식을 이틀 연속으로 중계보도한 것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캠프 해단식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 지난 3일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안 후보의 발언 가운데 “새정치를 바라는 시대 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는 말만 전했을 뿐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육성에서 뺐다. 다만 이 대목은 기자가 멘트로 처리했다.

이와 관련, 애초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는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를 밝히는 육성을 리트에 넣었으나 데스크와 부장이 뺐다고 MBC 노조 민실위는 전했다. KBS와 SBS는 모두 리포트에서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 육성이 포함돼 있다. 또한 KBS와 SBS는 해당 소식을 각각 톱뉴스로 배치했으나 MBC는 ‘박근혜 후보의 보좌관 빈소 방문’소식을 톱으로 올렸다.

이날 안 전 후보 기자회견에 대해 KBS뉴스도 특정 표현을 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KBS의 (뉴스9) 톱뉴스에 실린 안 후보 육성에는 ‘문 후보 성원’ 관련 언급만 있을 뿐 안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라는 대목은 빠졌다. 이를 두고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4일 “안철수씨의 후보직 사퇴의 핵심적 이유는 ‘새정치와 정권교체’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서 2번이나 언급한 ‘정권교체’는 리포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18대 대통령선거 첫 TV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4일 저녁 7시께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로 들어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맞이한 것은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들고 있는 ‘MBC 정상화 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피켓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는 지난달 27일 (뉴스9)에서 홍보성 토론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박근혜 후보의 전날 단독TV토론 내용을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은 채 재탕하는 수준으로 보도해 ‘박 후보 홍보 수단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KBS는 “국민 70%를 중산층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비빔밥을 잘 만든다는 이력서”, “가계부채와 사교육비 등을 해결하겠다는 정책 비전” 등 일방적인 박 후보 주장을 나열한 반면, 뉴스 말미엔 “NLL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과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잘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주장을 실었다. 박 후보 홍보로 시작해, 야권 후보 비난으로 끝난 것이다.

이날 YTN은 전례 없이 박 후보 토론회에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동식 방송장비인 ‘지미집’을 2대나 투입하고 박 후보 공약을 담은 비디오파일까지 제작해 삽입하도록 했다.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는 “YTN 토론회 중계방송 역사상 지미집 2대가 투입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타방송사에서 주는 화면에만 의존하며, 막판까지 생중계 여부마터 불투명했던 문재인-안철수 토론회 때의 소극적인 모습과 비교할 때 분명히 대비된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등으로 구성된 ‘공정보도를 염원하는 시민사회·네티즌단체’는 4일 오후 잇달아 서울 여의도 KBS 본관과 MBC 방송센터 앞에서 “KBS MBC가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과거 독재 정권시대에나 있음직한 방송의 행태들이 연일 쏟아진다”며 “화면배치와 이미지 조작 등 고전적인 편파의 수법부터 기계적 중립마저 무시한 특정후보 띄우기와 죽이기, 특정후보에 대한 검증 없는 중계 보도 등 달라도 너무 다른 불공정 보도들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도 내용 뿐 아니라 화면 영상에서도 박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는 부감샷(위에서 아래로 보는 화면)과 리액션 샷이 많은 반면 문재인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는 관중이 비어있거나 무표정한 군중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박 후보는 클로즈업 샷이 많은 반면 문 후보는 거리를 두고 찍는 롱샷이 상대적으로 많아 여야후보 간 영상 비대칭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선거보도준칙에 따르면 선거보도는 후보자의 최고조에 이르는 상태를 보도하도록 돼 있다. 종합편성채널도 ‘뉴스쇼’라는 형식을 통해 출연자들이 노골적으로 박근혜 후보의 편에 서서 조언까지 해주는 방송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폭스뉴스처럼 노골적인 편파뉴스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완수 교수(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는 “이번 선거 구도는 보수통합과 진보연합이라는 대립 구도가 갖춰지면서 보수 매체들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경향이 노골적으로 재연되는 정황들이 발견된다”고 비판했다. 조항제 교수(부산대 신문방송학과)는 “권력을 창출하기 위해 미래를 착취하는 행태로 시스템상 언론장악이 되면서 나타난 편파보도가 대선 국면에서 부각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