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5일 월요일

[기고]한미FTA와 김종대 이사장, 위협받는 건강보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4일자 기사 '[기고]한미FTA와 김종대 이사장, 위협받는 건강보험'을 퍼왔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 정책실장 송상호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은 지난 달 16일 취임식에서 "재정을 통합했으면 보험료 부과 기준도 단일화해야 한다는 기본적이 생각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한미FTA 법안의 여당 날치기 통과와 이명박 대통령의 서명. 우리나라의 경제, 보건, 의료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미국의 원칙과 기준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식되는 순간이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한미FTA가 끼칠 악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적 논리가 가장 강력하게 지배하는 국가다. 이는 건강보험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미국은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전체 국민을 커버하는 공적 의료보험이 없는 국가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상품에 가입해야 하며, 보험료는 가구당 월평균 150만원에 이른다. 그리고 값비싼 보험료 때문에 6천만명이 무보험자다. 또한 개인파산 신청의 첫 번째 이유가 의료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30조원 규모의 민간보험시장, 이미 기형적으로 비대화

민간의료보험의 천국인 미국을 제외한다면 우리나라처럼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기형적으로 거대한 국가는 없다.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규제도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의료보험 규모를 30조원 정도로 파악한다. 이는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 때문이다. 큰 병에 걸리면 본인 부담이 너무 높아 불안하기 때문에 너도나도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 본인부담은 전체 진료비 중 10% 안팎이다. 때문에 굳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고 민간의료보험 시장도 성형, 요가 등 극히 제한적이다. 

정부는 한미FTA 협정에서 건강보험은 사회공공부 서비스로 유보했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민간의료보험은 금융분야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민간의료보험사가 정부의 정책 즉, 보장성 강화 등으로 상품판매에 장애가 생길 경우 투자자 국가 제소제도(ISD)를 통해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건강보험에서 미국과 우리의 기준은 확연히 다르다. 암에 대한 보장성을 대폭강화하면 암보험 시장이, 중대상병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면 이른바 중대상병 보험(CI 보험)의 시장이 대폭 축소된다. 이 경우 한미FTA 협정에 따라 보험회사들이 시장 축소를 정부의 간접수용으로 간주하여 투자자-정부제소 제도에 호소하고 보장성 강화를 막으며 손해배상 청구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 2009년 미국의 영리병원 기업인 ‘센츄리온’(centurion health)기업을 대표해 멜빈 호워드(Melvin Howard)는 캐나다정부가 자신의 기업이익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캐나다 정부를 북미FTA(NAFTA)의 ISD를 통해 국제중재재판에 제소했다. 센츄리온 기업은 캐나다 연방법이 캐나다 정부가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과 무상인 건강보험서비스를 시행하도록 규정해 센츄리온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는 정부가 결정한 의료비 외에 환자에게 별도의 의료비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와 동일한 것이다. 즉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도 ISD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조선일보조차 비판한 부적격자, ‘MB 낙하산’ 김종대 이사장

이러한 한미FTA 논란 속에 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11월15일 전격 취임했다. MB가 아무리 막가는 보은인사를 해왔어도 그 조직을 끝까지 부정한 인물을 조직의 수장으로 앉힌 사례는 없었다. 대부분의 언론, 심지어 조선일보조차 사설에서도 부적격자라고 비판했지만 MB는 임명을 강행했다. 김종대 신임 이사장은 현재 공단에 대해 일관되게 의료시장주의 세력들과 동일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민영화와 분권화를 주장했으며, 현재의 공단이 위헌이니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어떤 언행에서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 대목은 찾아볼 수 없다. 

60%에 불과한 낮은 보장성은 영리병원 설립과 민간의료보험 확대로 대표되는 의료민영화의 가장 큰 자양분이다. 정당․노동․시민단체가 한결같은 목소리로 김종대의 이사장 임명을 반대한 이유이다. 우리나라 사회보험 중 유일하게 성공한 제도로 평가받는 건강보험이 머지않은 미래에 어떻게 피폐해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사회보험지부 지난 2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김종대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 정책실장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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