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2-04일자 사설 '[사설]결국 우려했던 비리 터진 미소금융'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친서민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랑해온 미소금융이 비리문제로 수사받고 있다. 미소금융 중앙재단의 간부가 거액의 뒷돈을 받고 미소금융 복지사업자 단체에 서민대출용 자금으로 35억원을 지원했고, 이 단체의 대표는 대출재원 중 상당액을 횡령한 혐의다. 문제의 복지사업자 단체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을 지원했던 뉴라이트 계열로 사업자 선정 때부터 특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미소금융은 금융권 휴면예금과 대기업 기부금을 재원으로 한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사업이다.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담보없이 창업·운영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줘 자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은행 문턱에도 못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빌려주도록 기부받은 돈을 빼돌리고, 자금 지원을 미끼로 뇌물을 챙겼다면 죄질이 아주 나쁘다. 문제는 이런 비리가 이번에 드러난 것뿐이겠느냐는 것이다.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사업은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금융업이 아니다. 지원 대상자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사업이 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도덕적 해이도 막고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사업자의 도덕성뿐 아니라 공동체적 희생정신이 긴요하고, 비정부단체 중심의 지역 밀착형 운영이 강조되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밀어붙이기로 추진할 사업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민간 중심으로 서서히 뿌리내리던 이 사업을 하루아침에 2조원 재원의 초대형 ‘관제사업’으로 만들었다. 이 바람에 오히려 민간 쪽 사업이 위축되는 결과도 낳았다.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등을 떼밀어 무리하게 재원을 끌어모으고 단기간에 사업을 초대형으로 키우면서 부실과 도덕적 해이는 예고됐던 바다.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사업자가 급하게 선정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복지사업자 단체는 관련 사업 경험이 없는 곳이었다. 미소금융 출범 당시부터 이처럼 사업 경험이 없는 친정부 단체의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정부가 친서민정책 치적을 의식해 대출실적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사후관리도 부실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소금융 실적이 지난해의 두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사건을 ‘예고된 비리’나 ‘빙산의 일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긴급점검에 나섰다지만 사안의 성격상 크게 기대할 바 못된다. 검찰이 사업자 단체 선정, 자금 배분을 비롯한 재단운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해야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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