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땅콩 만난 비둘기, 배 채우느라 '무아지경'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2-23일자 기사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를 퍼왔습니다.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땅콩,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노점상위에 내려 앉았다. ⓒ 심명남

사시사철 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지요. 그런데 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에는 공원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깁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비둘기는 요즘 배고픈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그 근거는 '노아의 방주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구약성경에는 이렇게 전해집니다.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세상은 암흑으로 뒤덮여 있을 때였습니다. 노아가 하느님의 심판이 끝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둘기를 방주 밖으로 날려 보냅니다. 방주 밖으로 날아간 비둘기는 어딘가에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와서 심판의 대홍수가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음을 노아에게 알려줍니다.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배가고파 땅콩자루에 고개를 처박고 있다. ⓒ 심명남

▲ 비둘기가 땅콩자루에서 쪼은 땅콩을 물고 있다. ⓒ 심명남

인간으로부터 쉽게 먹이를 얻는 비둘기는 한 겨울에도 알을 낳습니다. 그런데 성질이 고약합니다. 비둘기는 비좁은 공간에서의 자리다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알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비둘기는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여서 키우는 독특한 양육을 하는데, 포유류와는 달리 유두, 곧 젖꼭지가 아닌 젖샘에서 나오는 젖으로 새끼를 키운답니다. 좀 독특하지요?

▲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이 비둘기를 향하고 있다. ⓒ 심명남

▲ 이를 보지 못한 행인이 무심코 길을 지나치는 가운데 비둘기가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 심명남

▲ 이같은 광경을 본 놀란 행인이 신기한듯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다. ⓒ 심명남

22일 배고픔을 참지 못한 비둘기가 직접 먹이를 찾아 나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비둘기는 국내산 생땅콩과 햇땅콩, 약밤,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시장 한 모퉁이에 있는 도로 위 노점차량에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장을 보러간 아내를 내려주고 차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이 같은 광경을 보게됐습니다. 물건을 펴놓은 채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합니다. 물 만난 비둘기는 굶주린 배를 채우느라 작은 입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의식해서인지 가끔 이쪽저쪽을 살피기도 합니다. 지나치는 행인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입니다.

"오우 맛있당. 오늘은 운수대통에 완존 대박이넹, 이렇게 맛날 수가… 아저씨 감사감사 호호호."
  잠시 후 주인 아저씨가 달려옵니다. 비둘기를 바라본 주인은 훠이훠이 하며 비둘기를 쫓습니다. 비둘기는 도망가고 아저씨는 비둘기가 먹던 땅콩자루에 소쿠리를 덮어버립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주인 아저씨가 한마디 쏘아 붙이더니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 뒤늦게 달려온 노점상 주인이 철 소쿠리로 땅콩자루를 덮어 놓고 또 어디론지 자리를 떠났다. ⓒ 심명남

"아따. 비둘기 좀 쫓아주지 사진만 찍고 있소? 훠이~ 훠이~"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와 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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