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일 토요일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2일자 기사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를 퍼왔습니다.
김하늘 부장판사 "한미FTA 불평등... TF구성해야" 순식간에 동의 100명 넘어서

한미FTA가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재협상 해야 한다는 주장에 사법부가 들썩이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가 1일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법주권을 침해한 불평등 조약일 수 있다"며 재협상을 위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자 하루도 되지 않아 100명이 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법관이 정부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글은 법관들이 최근 SNS 등에 FTA 비판글을 잇따라 올려 개인적 소신과 견해를 밝힌 것과 달리 협정을 법리적으로 분석하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는 등 사법부의 구체적 대응방안까지 제시했다.

김하늘(43·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한미FTA에 관한 기획토론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여러 독소조약을 품고 있고 특히 우리 사법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는 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FTA도 하나의 계약이고,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영역이고,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 역진방지 조항,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을 근거로 한미FTA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해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법원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들이 있다면 댓글을 기재해달라며 한 달 안에 100명을 넘어서면 태스크포스(TF) 구성 청원문을 만들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직접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이미 100건 이상의 찬성 댓글이 달렸다.

김 부장판사는 "TF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할지 등이 될 것"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고, (나도) 한 치 이의 없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법관의 SNS사용 논란, FTA정당성 검토로 이어져

김 부장판사의 이같은 글은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관은 모든 언동이나 처신에서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임 법관들의 임명식에서 한 발언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판사의 SNS 사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조경력자 신임법관 26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재판 규범으로서의 양심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양심이 아니라 보편적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으로서의 직업적·객관적인 양심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하고 다른 법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관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거나 실체를 왜곡해 부당한 방향으로 재판을 끌고 가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자리를 빌려 판사의 SNS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명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SNS 사용 기준과 관련해 "신중한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러지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법관의 SNS 사용이 논란이 된 것은 지난달 22일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45·연수원22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한 보수언론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2·연수원23기)가 최 부장 판사를 적극 옹호한 사실이 28일 알려지면서 논쟁이 격화됐고, 결국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까지 나섰다.

이 부장판사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최 판사를 맹 비난하면서 법복을 벗으라고 압박을 가하자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과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킨 구국의 결단. 그런 결단을 내리신 국회의원님들과 한미안보의 공고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며 "이것도 정치편향적 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판사는 이어 "진보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된다는 말이겠지"라며 "그럼 보수편향적인 판사들도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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