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사설]사내하청 남용이 빚은 공항철도 선로 참변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1일자 사설 '[사설]사내하청 남용이 빚은 공항철도 선로 참변'을 퍼왔습니다.
서울역과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코레일공항철도에서 지난 주말 작업 중이던 노동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공항철도의 선로작업을 하청받은 코레일테크(주) 소속으로, 원청인 코레일공항철도(주)의 사내하청 비정규직이다. 참변의 원인은 막차 운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사내하청 노동자가 선로 보수 작업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안전과 직결된 선로 보수·유지 업무까지 사내하청에 떠넘긴 코레일공항철도의 안전불감증에 이번 참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코레일공항철도는 이번 참변에 대해 발빼기로 일관하고 있다. 선로작업의 모든 책임은 코레일테크에 있고, 사고 원인은 노동자들이 승인도 없이 작업을 개시한 탓이라는 것이다. 무책임하고 뻔뻔하다. 진상규명이 남아있지만 정황은 코레일공항철도의 안전불감증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선로작업 10~20년 관록의 희생자들이 지시 없이 작업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더구나 코레일테크의 안전책임자는 사고 현장에 없었고, 희생자들은 야광 반사판 같은 보조장구도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원청인 코레일공항철도가 마땅히 해야 할 하청업체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를 손 놓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참변은 구조적으로 예견된 사고다. 선로의 유지·보수는 철도의 핵심업무에 속한다. 하지만 코레일공항철도는 안전을 위한 핵심업무조차 사내하청으로 돌리고, 비정규직을 통한 인건비 줄이기에만 골몰해왔다. 코레일공항철도의 하청노동자 참변은 ‘사고철’의 별명을 얻은 고속철을 비롯해 안전보다 비용절감을 우선하는 코레일의 잘못된 철도경영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고밖에 할 수 없다. 사내하청을 남발한 원청이 사고 땐 오리발 내밀 궁리만 하는 한 ‘철도 안전’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선로 참변은 두 가지 숙제를 남겼다. 우선 원청인 코레일공항철도의 안전불감증을 낱낱이 밝히는 일이다. 희생자의 진혼을 위해 필수적이다. 재발 방지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다. 철길과 철마의 운행을 책임지는 노동자가 안전하지 않다면 승객의 안전은 보장할 길이 없다. 철도 노동자의 산업재해 위험을 가중시키는 사내하청의 남발을 억제하고, 안전 관리에 관한 한 원청에 직접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이는 결국 정부의 몫이다. 노동자의 생존권은 물론 철도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사내하청 문제에 대해 정부의 정책대안이 시급한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