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2일자 기사 '인순이 딸 뉴스를 모든 국민이 다 봐야 할까'를 퍼왔습니다.
[미디어창] 반저널리즘적 행위… 최시중 광고 압박 기사는 왜 찾아볼 수 없나
국내 대부분 주요 매체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인순이 딸미국 명문 스탠포드 입학’ 기사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최시중 방통위원장 대기업 광고 책임자에게 광고 증액 요구‘ 기사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미디어 소비자들은 보편적으로 ‘인순이...’ 뉴스를 검색해도 ‘최시중...’ 뉴스는 쳐다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조중동에는 ‘최시중’ 뉴스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한두 신문만 편식하는 미디어 소비자들은 그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제목을 보더라도 어느 쪽이 더 흥미로울까를 생각하면 역시 ‘최시중...’뉴스가 밀립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뉴스소비는 현명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특정 매체들이 입맛대로 골라주는 것만 보게 되면 판단력도 흐려지고 균형잡힌 정보획득에 실패하게 됩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뉴스는 정보적 가치의 유무를 판단해야 합니다. ‘인순이 딸...’ 뉴스는 보지않아도 됩니다. 정보적으로 별 가치가 없기때문입니다. 요즘 미국 명문대학교 한국학생들 많이 가는 편이고 많이 중도탈락하기도 합니다. 합격을 축하해줄 정도이지 뉴스감이 될만한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동아일보 12월12일자 31면.
중앙일보 12월12일자 32면.
'최시중...’ 뉴스는 정보적 가치가 높습니다. 우선 종편에 대해 대기업이 광고 지출을 높이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 즉 우리들에게 전가됩니다. 인순이 아들의 유학비는 인순이가 걱정하면 되지만, 최시중의 종편 광고 걱정은 바로 시청자들의 주머니를 털게 되기때문입니다.
두 번째, 뉴스의 접근성입니다. 한마디로 ‘인순이...’ 기사는 남의 이야기입니다. 남의 이야기는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입니다. 그냥 재미로 봤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됩니다. 그러나 최시중의 이야기는 절대로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 내 주머니 사정’과 직결되는 이야기입니다. 왜 그런가요.
최 위원장은 정치적 판단으로 한국의 방송시장 및 방송광고 시장의 여건을 무시하고, 한꺼번에 4 개의 종합편성 채널을 선물 주 듯 안겨줬습니다. 언론학자들 가운데는 종편을 신문사에 줘서는 안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줘도 된다는 일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꺼번에 4개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것 자체가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산업논리, 미디어 업계의 논리가 정치논리에 압도되면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었습니다. 최 위원장이 지난주에 출범한 종편에 대해 황급하게 대기업 광고 임원들을 불러 ‘종편이라 언급하지 않고’ 광고 증액을 요구하며, 광고를 산업의 관점에서 보라는 요구를 했다는 것.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지막으로 뉴스의 교육적 영향력입니다.
미디어가 앞장 서서 일류를 조장하는 것은 한국사회를 실력보다는 일류대 졸업장 문화를 고착화시키는 결과가 됩니다. 그가 어느 대학 들어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대학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특정 대학 법대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했다고 대문짝만하게 보도한 당사자가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로 전락하여 우리사회 짐이 되는 시대입니다. 미디어가 능력보다껍데기를 중시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입니다.
저는 국가의 정책이 잘 정착되도록 돕고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또한 과정, 과정을 거치면서 보여준 정치적 집념과 정치적 판단의 결과물, 종편은 결국 미디어 소비자들, 국민 개개인의 주머니를 털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한국의 세계적 미디어 그룹의 탄생을 설혹 가져온다하더라도 다수의 희생으로 일부 언론재벌 배불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국가의 방송통신정책 최고 책임자가 특정 기업 광고 책임자들을 불러 광고비 지출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업계에 대한 압력이나 부당한 개입,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 사항을 알면서도 굳이 이런 모임을 갖는 것은 그만큼 사정이 절박하다는 신호가 아닐까요.
다시 KBS 수신료 인상이나 의약품 등 방송광고금지품목에 대한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오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특정 언론사, 특정 권력집단의 이익을 위해서인지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는 언론사들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입니다. ‘국민이 몰라도 될 정보’를 보도하는 것은 친절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과 관심을 뺏는 반저널리즘적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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