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1일 일요일

1%만을 위한 대통령 후보를 반대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1-12-05일자 기사 '1%만을 위한 대통령 후보를 반대한다'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유럽에서 잠시나마 일을 해본 유학생. 학업을 마친 후의 미래는 오리무중.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살며 일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사람. 세계에서 살고 싶지만, 아직 한국말도 잘 못하는 사람. 트위터: @TellYouMore


최근 종합편성채널(종편)개국에 맞춰 한나라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 박근혜 의원이 모든 종편사와 연쇄 인터뷰를 했다. 지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이후 4년 4개월 만의 언론 인터뷰. 박근혜 의원은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유권자의 욕망을 의식한 듯, 청년 실업 문제와 자신의 사생활을 터놓으며 시민에게 한발 짝 더 다가서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인터뷰에서 FTA 날치기에 대한 해명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최근 정운찬 전 총리가 주류 보수 언론의 외면에 한겨레에 직접 기고까지 하며 목놓아 주장하는 대기업의 자원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한 침묵을 지켰다. 콘텐츠 없이 원론과 원칙만을 되풀이하는 박근혜식 화법이 계속된 것이다.
종편사의 기자와 앵커들도 박근혜 의원에 말에 고개만 끄떡거릴 뿐, 단 한 번도 반박하지 않았다. 이런 보수 언론과 정치인의 행태를 두 글자로 ‘공생’이라고 한다.
물론 보수 정치인이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에 상처받고 싶은 사람은 없다. 피해 갈 수 있는 비판이라면 피해 가는 것이 현대 정치인의 ‘능력’이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라면 달라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로서 모든 시민을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박근혜 의원이 등장한 조선TV 의 시청률은 1%에 못미친 0.8%였다.
박근혜 의원은 몸소 자신이 대한민국 1%만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것을 증명한 꼴이다.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 막스베버는 지도자가 없는 민주주의에선 파벌적이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도당(徒黨)세력들이 득세한다고 경고했었다. 시민에게 주권이 있는 민주주의에서 막스베버가 이야기하는 지도자의 중요성은 역설적이다. 또한,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탈권위가 대세가 된 현실에서, 한 나라의 시민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논하는 일은 자칫 권위적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시민의 마음속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지도자를 바라는 간절한 열망이 있다.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지배는 받고 싶지 않되 책임은 위임하고 싶은 시민의 욕망이 꿈뜰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사회가 바라는 지도자의 자질이란 무엇인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출간한 저서 에서 대통령의 자질로 공적 헌신성, 민주주의 정신, 정당정치 실행력을 들었다. 그는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의원이 “국가적인 이슈나 국민적 관심사가 생겼을 때마다 비켜가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그녀의 공적 헌신성과 민주주의 정신에서 낙제점을 준 것이다. 또한 윤 전 장관은 최근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의원에게 “청사진 없이 어떻게 국가 지도자가 되겠느냐?”라고 일갈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비전과 역사의식”을 들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도자의 비전은 자신의 희망 사항이 아닌 “역사의 법칙과 맞닿아” 있어야 하며 한국 사회에서 역사의 진보란 “친일과 독재의 청산”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의원은 지난달 고 박정희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었다. 그녀에게 역사의식과 비전은 아버지라는 과거로부터만 비롯되는 것일까?
21세기 유럽과 미국이 몰락하고 중국이 솟아오르는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한국의 청년들은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종편에 출연한 박근혜 의원의 모습은 2005년 기득권을 대표해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며 촛불을 들었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변하지 않는 정치인. 1%만을 위한 대통령 후보 박근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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