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9일자 기사 '곽노현 교육감 직무에 복귀한다'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법원 “단일화 과정, 일관되게 금품거절”… ‘벌금 3천만원’판결
“곽노현 피고인은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제공을 거절했다. 박명기 피고인이 상황이 어려워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9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구속 상태가 해제되면서 풀려나게 됐다.
곽노현 교육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서울시민과 가족들에게 걱정과 충격을 안겨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다행스럽게 1심 판결에서 검찰의 주장들은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그럼에도 대가성 관련에서 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 2심 등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서 앞으로 무죄를 입증해나겠다“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 서울교육감을 둘러싼 1심 판결의 관전 포인트는 유죄냐 무죄냐, 유죄일 경우 실형을 선고할 것인가로 모아졌다. 실형을 선고받지 않고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경우 ‘유죄’가 되더라도 서울시교육감 업무복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 내용은 벌금 3000만원이었다. 유죄로 판단했지만, 징역형을 요구했던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법원은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금품제공을 일관되게 거절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금전지급과 관련해 합의한 사실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박명기 교수의 딱한 처지를 고려해 선의의 도움을 줬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곽노현 교육감이 윤리적 책임감에 의해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점에 공감했지만, 법적으로 볼 때는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벌금 3천만원을 선고한 배경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유죄 판결은 받았지만, 판결 내용을 종합해보면 법원 상고심 판단을 기다릴만한 내용이다. 대가성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타당한지를 놓고 2심의 판단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곧바로 직무 복귀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명박 정부 ‘낙하산 체제’이던 서울시 교육감 운영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쪽에서는 내심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징역형 선고를 기다리면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을 경우 ‘서울시 교육청’에 더욱 강한 입김을 불어넣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이러한 구상은 무너진 셈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 입장에서 이번 판결은 양날의 칼이다. 직무에 복귀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대가성 인정에 따라 유죄를 받았다는 점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수진영 쪽에서 ‘유죄’ 부분을 각인시키면서 공격을 해올 경우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1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교육감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선거 과정에서 소요된 선거 비용 수십 억 원을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검찰의 기소 이후 보수언론 등의 집중 공격을 받을 때도 자신의 무죄를 확신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었다.
여론재판에 따라 등 떠밀려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곽노현 서울교육감 구속과 함께 이명박 정부 친정체제가 구축되고 서울시 교육행정의 ‘색깔’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곽노현 교육감을 둘러싼 사건의 발단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와 함께 서울시장직을 물러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지난해 8월 26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검찰 수사 소식이 언론에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정치 검찰’의 계산된 행보로 바라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에 기소되고 구속까지 됐음에도 진보진영에서 그에 대한 변론의목소리가 이어진 것도 이러한 원인이다. 곽노현 교육감이 정말로 죄를 지었는지 아닌지 냉정히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은 “직무복귀 이후 곽 교육감은 그동안의 공백을 채우기위해서 더욱 열정적으로 서울 교육혁신을 위해 뛰어주기 바란다. 덧붙여 고교선택제 수정, 혁신학교 확대 등 곽 교육감의 진보적 교육혁신 공약을 완성하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 드린다”고 말했다.
박은지 부대변인은 “후보단일화 문제에 있어서 '대가'나 '매수'의 성격이 아니더라도, 선의에 의한 단일화에 응한 후보가 선거비용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현행 정치자금법에 대한 수정이 검토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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