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31일 화요일

론스타 '먹튀' 방조는 ISD 소송 두려워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30일자 기사 '론스타 '먹튀' 방조는 ISD 소송 두려워서?'를 퍼왔습니다.
한미FTA 독소조항… 김진표 “정권 차원의 압력 행사 의혹 있다”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결정이투자자-국가제소제도(ISD)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정부가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한 이유 중 하나가 ISD때문이라는 것이다. ISD는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목되어 왔다.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29일 ‘경제민주화 정책시리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론스타 먹튀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재 우리나라가 89개 국가 투자협정을 맺고 있는 투자협정에 근거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의해 최초로 제소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은 론스타의 형식적 소재지인 벨기에와도 투자협정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ISD를 근거로 정부 정책과 규제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이 가능한 상태”라며 이 경우 오는 4월 총선에서 ISD의 문제점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을 정부가 우려해 “금융당국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의 경제매체인 조선비즈는 지난 16일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받지 못하면 주식시장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해 버리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ISD)에 제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는 이 기사에서 조선은 “론스타로서는 현재 외환은행 주가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도 소송하는 게 유리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론스타가 보유 주식 전량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론스타는 애초 하나금융지주와 합의한 매각 금액인 주당 1만1900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챙기게 된다. 현재 외환은행 주가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7~8천 원대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론스타가 매각 합의금액과 시장 매각 가격의 차액을 배상하라고 우리 정부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 차액은 1조5천억 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 지난 17일, 민주통합당은 김석동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을 불러 론스타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주통합당

조선비즈는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건다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제소할 경우는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가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혔느냐를 따지기 때문에 론스타의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라고 전했다. 또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각한다면 물량 부담 때문에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론스타가 정부에 요구하는 손해배상액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정태인 원장은 “만약 한미 FTA가 발효된 상태라면 당연히 (ISD에) 걸릴 사안일 것”이라며 “실제로 론스타는 한미 FTA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한미 FTA가 빨리 발효되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만 “소송 가능성은 있는데, 그 것 때문에 정부가 그렇게 (인수를 승인)했다는 건 좀 더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론스타 쪽에서 (법적 대리인) 김앤장을 통해 금융위원회 쪽에 (ISD)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압박한다는 이야기가 바깥으로 돌았다”며 “금융위가 가장 무서워했던 게 소송이라는 관측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5조짜리 ‘딜’이다보니 김앤장이 언론과 교수 등을 통해 이런 논리를 전개하는 등 안팎으로 (로비) 작업들이 이뤄졌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실의 관계자는 “공식 확인된 건 아니지만 론스타에서 공공연하게 제재를 가할 경우 소송을 할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며 “정권 차원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매각을 승인)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부유출 론스타 먹튀 매각 승인 규탄대회’를 열어 관련자 처벌과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결의문에서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불법적 국부유출 사태를 ‘론스타 먹튀 게이트’로 규정한다”며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을 일삼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감사원 감사 등 정부의 재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서 철저한 진상을 밝혀내고 가능한 모든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용득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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