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1일 토요일

[사설]두 공영방송에서 동시에 터진 불공정 보도 비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20일자 사설 '[사설]두 공영방송에서 동시에 터진 불공정 보도 비판'을 퍼왔습니다.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뉴스 제작 최고 책임자들이 불신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새 노조)와 KBS 노조는 엊그제 고대영 보도본부장 등을 대상으로 신임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 불신임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고 보도본부장에 대해서는 재적조합원 710명 중 595명이 투표해, 595명 전원이 불신임표를 던졌다. 재적인원 대비 70.7%의 높은 불신임률로, 노조는 불신임률이 3분의 2를 넘으면 단체협약에 따라 직접 해임건의를 할 수 있다. MBC는 기자회가 최근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해 90% 이상이 퇴진 찬성표를 던졌다. 기자들은 두 사람이 자진 사퇴하지 않자 어제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25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두 공영 TV의 보도책임자들이 어쩌다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한마디로 편파, 불공정 방송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왔기 때문이다. KBS 새 노조는 이번 투표결과가 “그동안 고 보도본부장이 행한 온갖 불공정, 편파보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자, 김인규 사장 체제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명확한 항의”라며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사장 퇴진 운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MBC 기자회는 그간 MBC 뉴스가 4·27 재·보궐 선거, 장관 인사청문회, KBS 도청 의혹 등에서 행한 축소·편파보도 사례를 발표하고, 그 결과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에게 촉구한다. 두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젠 언론 노동자들, 기사 쓰고 마이크 잡는 것을 업으로 삼는 기자들까지 이대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양 방송사에서 동시에 이런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을 젊은 기자들이 “정파적 시각에 기운 탓”이라거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은 분노의 불길만 확산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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