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0일자 기사 '박근혜의 한나라당 장악 시나리오는'을 퍼왔습니다.
전략 공천 통한 물갈이
정당은 수권을 목표로 하며 국회의원 수가 바탕이 된다. 아직까지는 한나라당에서 유력한 대권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다.
비대위 쇄신 1호 '공천기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의원총회와 중진연석회의를 거친 뒤 공천기준을 지난 19일 의결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오는 4월 총선이 끝난 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우호적인 의원은 과반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로 잡아도 전략공천 49명, 비례 10명 등 총 59명은 넘을 것이다.
과반 기준은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웠던 2004년이다. 2004년 한나라당은 차떼기란 오명과 탄핵역풍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역구 100석, 비례 21석 등 121석을 얻었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략공천 20%의 대상은 영남 34석과 수도권 15석이라고 한다. 전략공천 49명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김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지역구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적지 않은 수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우호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한나라당의 한 축인 친이계는 당내에서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04년 지역구 100석은 박근혜 위원장의 총선 평가 기준이 될 확률이 높다. 한나라당이 100석을 넘는다면 야권 연대 정도에 따라 제 1당도 가능한 숫자다. 한나라당이 100석이 안 돼 김문수, 정몽준 등 당내 대권후보들과 경쟁의 판을 벌이든, 100석을 넘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일인 대권후보체계로 가든, 중요한 것은 당내 국회의원 중 따르는 사람이 몇 명이냐이다.
초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박 위원장의 입장보다는 공천문제를 언급했다는 게 중요하다.
일의 순서는 사람의 의중을 반영한다
이러한 정황에는 2, 3일간의 공천 토론을 거치며 나온 이야기와 배경이 연결된다. 정몽준의원의 '뺄셈의 정치', 차명진 의원의 ‘정책 쇄신 이후 공천 기준 마련이 제대로 된 순서이며 비대위의 순서는 잘못 됐다’는 비판. 비대위가 정책 쇄신을 위해서 내놓은 게 보수 삭제 논란이라는 말장난과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당은 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영남이나 서울, 강남 등으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아직도 뺄셈의 정치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몽준 의원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 발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인 차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생각하는 순서는 한나라당의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묻고 과거를 비판하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게 먼저다. 공천기준을 포함한 당내 구조와 당의 구체적인 정책방향은 두 번째라는 얘기다.
“그 부분(보수 삭제 관련)에 대해 나름대로 견해와 생각이 있지만 그것도 이 자리에서 논하긴 시간이 안 맞는 것 같고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현재의 과제에 대한 얘기가 우선이다” 차명진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 중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말을 아끼는 박근혜 위원장이지만, 초기에는 당명 개정보다 내용이라는 말과 인적 쇄신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정책 쇄신이 본질 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의 표현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다. 합하면 박 위원장이 보기에는 사람과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국민들에게 이렇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이야말로 정책 쇄신의 본질” 박근혜 위원장의 비대위 발언 중
사실 MB와의 차별과 과거와의 단절은 다르다. 과거와의 단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존재한다.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들의 활용법을 잘 아는 이는 박 위원장이다
지금 칼끝은 친이계를 겨누고 있으며 검찰이 대신하고 있다. 정치 쇄신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발언하고 언론이 받으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보수 삭제 논쟁처럼 내부 분위기 나쁘면 박 위원장이 정리하고 아니면 그냥 내버려둔다. 그러면서 박근혜 위원장은 한쪽으로는 사람을 바꾸고,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오기를 기다린다.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처럼 보는 듯하다.
윤희목 의원은 자신의 의원총회 발언을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비대위는 전략공천을 고집하고 있다. 전체 245개 지역구 중 20%인 49개 지역구를 전략 공천하겠다고 한다. 영남권 68개 지역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34개, 그리고 수도권에서 강남 3구, 양천, 용산, 분당 등 15개 지역구를 전략공천 하겠다는 것 아닌가? 소위 강세 지역이다.
비대위가 이처럼 전략공천을 고집하는 것은 ‘물갈이’를 명분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략공천을 통한 물갈이는 ‘인위적인 인적쇄신’이다. 전략 공천은 ‘단독 공천’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누구나 다 동의하는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참여경선’이 그것이다. 국민참여경선은 물갈이를 ‘국민 손에’ 맡기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금 물갈이 중에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