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8일 토요일

시청률 0%대, 종편을 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걸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7일자 기사 '시청률 0%대, 종편을 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걸까?'를 퍼왔습니다.
시청률 조사 샘플 가운데 9가구 안팎, 인터넷 매체의 1/10수준 노출

25일 중앙일보 종편 JTBC의 메인뉴스 ‘JTBC뉴스10’의 시청률이 0.090% 나왔다. 1%가 아니라 채 0.1%도 미치지 못했다.
소수점 아래 셋째 자리까지 표기되는 종편 시청률은 가히 현대과학의 승리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정밀한 통계로 표현되는 숫자의 예술인 셈인데 이는 뒤집어서 말하면, 그 자체로 ‘과잉 정보화의 오류’라고 불러도 무방하단 얘기다. 아주 미비한 시청 패턴을 지나칠 정도로 과잉된 방법을 동원해 측정하고, 그럴싸하게 합리적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편 시청률은 통계가 아닌 사회적 상식의 통념으로 말하면, 그냥 사실상 0%라고 하면 된다. 누군가 보고 있지만 굳이 그 누군가들을 측정해 알려줄 필요는 없는 그런 수준 말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종편 4사 프로그램 가운데 그 어떤 프로그램도 케이블 채널 시청률 상위 20위안에 들지 못한다. 종편의 시청률은 흡사 지역 케이블의 자체 방송 시청률과 겨뤄볼 만한 것인데, 지역 케이블 자체 방송의 시청률을 따로 조사해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낭비로까지 보이기도 하는 종편 시청률을 애써 시스템으로 편입시켜 등급과 체계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0.090%의 시청률은 몇 명의 사람이나 보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시청률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가구수로 셈하면 대관절 몇 가구에서나 종편 채널을 틀어놓는 것일지 말이다.
양대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과 TNMS미디어는 각각 3,134가구와 3,000가구를 샘플로 하고 있다. 3,000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1가구가 TV를 켜 놓으면 산술적으론 0.033%의 수치가 나오게 된다. 3가구 정도에서 시청하면 대략 0.1% 정도의 시청률이 잡힌다는 얘기다. 이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0.090%의 시청률이 나온 25일자 JTBC의 메인 뉴스는 2.72가구에서 봤다는 결론이 나온다.
종편 채널들의 평균 시청률은 0.2~0.4% 사이를 오간다. 후하게 쳐서 평균치를 0.3%로 잡으면, 시청률 조사의 모집단이 되는 가구들 가운데 대략 9가구 정도가 각각의 종편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종편 4사를 합치면 대략 35가구 안팎이다. 전체 3000가구 중에 단 35가구만이 종편을 본단 얘기고, 채널을 돌리다 얻어 걸리는 경우를 감안할 때 고정적 시청 가구수는 그 보다도 훨씬 낮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정확한 계산법은 아니다. 시청률 조사기관들은 각 표본의 시청 행태에 성별, 지역별 등등의 가중치를 부과해 최종 시청률을 계산한다. 그래서 산술적으로 시청률의 최저치여야 할 0.033%보다 더 낫은 시청률이 측정되기도 하고, 실제 종편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제법 된다. 우리가 받아 보고 있는 것은 시청률 조사기관의 계산에 따른 ‘시청률 추정치’일 뿐이다. 따라서 모집단 가운데 1가구가 봤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0.033%보다 더 나올 수도 있고 또 덜 나올 수도 있다.
소수점 세 자리 이하 종편 시청률의 맹점은 여기서 발생한다. 소수점 아래 셋째 자리까지 측정하는 정밀한 셈법에 비해 모집단의 수가 너무 적고 계산법 역시 공개된 바가 없다. 숫자로 표기되는 엄밀성에 비해 통계의 기본이 되는 자료의 정밀도는 너무 헐거워 오차 범위를 가늠할 수 없단 얘기다. 그래서 상대적 수치를 보여준단 의미는 충분히 있지만 종편처럼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승부가 갈리는 절대적 수치에선 심각한 오류가 발생될 수 있다.
예컨대, 지금과 같은 모집단 비율이라면 단 1가구만 종편을 틀어놓더라도 시청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결과가 되고, 1등이 뒤바뀔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종편 4사가 소수점 아래 자리를 두고 ‘서로가 1등’이라고 우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계산은 그 자체로 매우 비합리적이다.
예컨대, 1가구만 더 틀어놓더라도 종편의 시청률은 거의 2배로 뛰게 된다. 전 시간대 시청률이 평균 8% 안팎을 기록하는 지상파 방송은 모집단 1가구 차이가 큰 의미를 띄지 않지만 종편의 경우 평균 3가구 안팎이 보는 채널인지라 1가구 차이가 엄청나게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종편사들은 서로 ‘우리가 시청률 1등’이라며 광고사들을 겁박할 텐데, 실제 이 차이가 1가구 차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란 말인가. 
한 가지 더 그렇다면 현재 종편의 시청률을 전체 가구수의 비율로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 서울시 전체 가구수는 대략 360만 가구 안팎이다. 그러니까 시청률 조사 모집단이 전체 가구수의 약 1/1200정도 되는 모형인 셈이다. 따라서 평균 6가구에서 최대 12가구가 종편을 시청하는 모집단의 비율을 따져보면, 대략 시간 당 7200가구에서 최대 14,400가구 정도가 종편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얼핏 감이 오지 않는 이 숫자를 어떻게 봐야 할까. 비교를 위해 몇 개의 다른 숫자를 나열해보겠다. SNS에서 기사 1건당 평균 노출량 1위는 인터넷매체 인데, 건당 평균 10만 5079명이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편의 최대 시청률에 10배에 가까운 노출이다. 프로야구 시즌에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시간당 2만 명을 상회한다. 종편의 최대 시청가구에 최소 2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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