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3일자 사설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를 퍼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등의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총 4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두 회사는 2년 전에도 광주시교육청 등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등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과 물량 공급을 담합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로서 그동안 입만 벌리면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외쳐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가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두 회사가 담합을 서슴지 않는 것은 공정위의 제재가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다. 담합으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과징금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이라 늘 담합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은 시장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다. 공정위가 담합을 단속하고 있지만 담합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징금 부과액이 관련 매출액의 1~2%에 그친다는 데 있다.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문제다. 공정위가 이번에 삼성전자에는 258억원, LG전자에는 18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지만,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한 LG전자는 한푼도 내지 않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절반을 감액받는다. 과징금 부과가 하나마나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담합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도덕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팔려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대기업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담합이 회사 차원이 아니라 담당 부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담합으로 가격을 높게 조작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두 회사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서는 시장 독과점 기업들이 담합으로 장난을 쳐도 막을 수 없으니 국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액을 대폭 올려야 한다.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손질해야 한다. 담합 행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도 있다. 선진국처럼 담합하다 한번 걸리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을 정도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담합 유혹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이라도 담합을 일삼는 독과점 대기업들이 진정으로 자성해야 한다. 대기업 총수가 나서서 담합 절대 금지를 선언하길 바란다. 담합은 소비자를 속이는 비겁하고 더러운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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