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정연주 무죄 판결과 독립성 위한 KBS이사 선출 방안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6일자 기사 '정연주 무죄 판결과 독립성 위한 KBS이사 선출 방안'을 퍼왔습니다.
[유영주의 급발진미디어]


▲ 정연주 KBS 사장 해임에 찬성했던 당시 KBS이사들 명단
대법원은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2008년 8월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KBS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에 서명한 시점으로부터 3년 5개월이 지났다.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제청은 11명으로 구성된 KBS이사회의 과반수 의결로 성립됐다. 이명박 정권은 6명의 과반수 이사를 채우기 위해 신태섭 전 이사를 내쫓는 기동전을 감행했다. 2009년 새 이사진은 여야 7:4 비율로 구성됐고, 이병순, 김인규 사장이 공영방송을 이끌게 되었다.
KBS가 도청 논란을 부른 건 6월 국회 때였다. 수신료 1000원 인상안 처리를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567명의 조합원 가운데 97%가 KBS가 연루됐다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 민주당은 7월 1일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11월 2일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도 연말 정국을 틈타 한선교 의원과 KBS에 면죄부를 주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과 결과를 신뢰하는 시민이 몇 명이나 될까. 정당한 수사가 이뤄질 거라 생각한 시민은 몇 명이나 될까. 공영방송의 규제.감독기구인 이사회가 일정한 역할을 해주길 바랐으나 역시 기대보다는 체념이 앞섰다.
KBS이사회는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된 공사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이다. 방송법 제49조는 이사회의 기능 15개항을 나열하고 있으며, 1항이 공사가 행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이고, 2항이 공사가 행하는 방송의 기본운영계획이다. 공사가 형사고발되는 사건에 연루됐다. 더군다나 도청이라는 희대의 사건이었다. 이사회는 공적 책임과 기본운영계획을 들어 진상 조사는 물론이거니와 결과에 따라서는 경영 책임까지 물어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었다. 야당추천이사 일부가 진상조사를 촉구하긴 했으나 제스추어에 그쳤다. 이윽고 8월에 야당추천이사 4명은 핀란드와 러시아 해외 시찰을 다녀왔고, 여당추천이사들은 황우여 대표를 만나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촉구하는 실력 행사를 하였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김인규 사장은 다시 18대 국회 회기 내 수신료 인상을 들고 나왔다. 공사의 최고의결기관 이사회의 존재감은 이런 정도다.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대법원 판결, 희대의 도청 해프닝과 경찰.검찰 수사가 주는 교훈은 하나로 모아진다. KBS에 관한 정치독립적인 조건을 갖춤으로써 KBS가 시민이 기대하는 방송사로 거듭나느냐,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정치권력과 권력화된 KBS로부터 동시에 휘둘리고 말 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다. 올 9월이면 다시 새 이사회가 구성된다.
주지하듯이 현재 KBS이사회는 여야 정치권력이 직접 개입해 구성한다. 그래서 정치독립적인 규제감독기구의 구성과 역할을 기대하는 시민사회와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이해와 충돌한다. 동시에 KBS이사회는 경영진에 의존한 채 독립적인 집행기능을 담보하지 못한다. 그래서 KBS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원활한 규제감독을 수행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현 이사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 KBS이사회 모습 ⓒ KBS
이사회 구성에 있어 여당과 야당이 7:4(KBS), 6:3(방문진)으로 추천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집권여당이 이사진의 다수를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양립한다. 후자는 많은 폐해가 지적된만큼 새로운 개선안이 필요하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하는 방식을 국회 추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방통위 추천이 아닌 국회 추천은 3:2 구조의 방통위가 추천하는 7:4 구성 대신 국회 추천을 통한 방식으로의 개선을 꾀하고자 함이다. 11명의 이사 선출시 과반인 6인에 대해서는 여당과 야당 추천 인사 3:3 동수로 하고, 5인에 대해서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국민을 대의하는 여야 정치권의 이해를 반영하면서도 지역의 유권자와 시청자의 이해도 반영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사회의 역할 중 사장 선출 문제는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자를 거르고, 2/3 특별다수제로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11명의 이사 중 최소 3인 이상은 상임을 담당하고, 규제감독의 민주적 집행 능력을 갖추기 위해 사무처를 둔다. 이사회의 공식 회의는 온라인 생중계하고, 이사회 운영에 소요되는 모든 예산과 경비는 공개한다.
물론 이보다 더 좋은 개선 의견이 많을 것이다. 9월 새 이사회 구성 이전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논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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