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종교·지역방송이 죽어간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2일자 기사 '종교·지역방송이 죽어간다'를 퍼왔습니다.
[시론]시간이 없다


▲ 지난해 11월 22일 여의도에 위치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언론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디어스
여야 정치권의 정치놀음에 치여 미디어렙 법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회 본회의를 소집하려는 여야의 노력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임시국회의 회기는 사실상 13일이면 끝난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본회의 소집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자를 통해 2월 국회 운운하고, 원내대표는 19일 열 것을 야당에 제의하며 본회의 소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민주당도 선관위 디도스 공격 특검법과 미디어렙 법안 이외의 다른 의안을 고집하며 국회 본회의 소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것이 이른바 정치놀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주당이 13일에 본회의를 단독으로라도 소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한나라당에 넘겨졌다. 야당 단독의 국회 본회의 소집이라는 비상한 상황을 집권 여당이 어떻게 대처할 지를 많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즉 한나라당의 쇄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 노릇에 길들여져 있지 말고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국회상을 마지막으로 보여줘야만 4월 총선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디어렙 법안을 KBS 수신료와의 연계하려 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한나라당은 야당의 국회 본회의 소집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그 길만이 정치놀음에 죽어나가는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을 살리는 길이다. 
현재 미디어렙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는 바람에 불교방송과 원음방송의 경우 이달 방송광고가 일 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지역방송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방송광고가 절반으로 축소됐다. 방송광고는 방송국의 생명줄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링거액에 비유하자면, 지금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은 링거액이 점차 줄어들어 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인 것이다. 
이처럼 법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독자영업을 시작한 SBS의 미디어 크리에이트측은 자신들의 방송광고만 신경 쓸 뿐, 그동안 연계판매를 해왔던 불교방송과 원음방송, 그리고 지역민방 등에 대해서는 신경을 끈 상태다. 실무자 접촉을 통해 법 시행과 관계없이 기존의 연계 판매해 온 물량을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말만 무성할 뿐 정작 실행은 없다. 
이달 들어 열흘 이상 SBS측이 불교방송이나 원음방송에 대해 연계 판매한 실적은 제로다. 한 푼도 없다. 미디어 크리에이트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의 경우 SBS가 종교방송에 대해 연계 판매할 광고는 한 푼도 없다고 한다. 당장 미디어렙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연계 판매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사실상 연계 판매할 물량은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달에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끼여 있다. 모두가 즐거워해야 할 설 명절이 종교방송과 지역방송 등에게는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고통을 선험적으로 느끼고 나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린다.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은 특히 임금 지급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어서 직원들은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종교방송사의 급여는 동결되어 왔다. 연 4%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며 최근 5년 동안 최소 20% 이상의 임금이 줄어든 셈이다. 지역방송은 거듭된 구조조정에 심한 몸살을 앓았다. 임금감소와 구조조정이 다반사가 되어버린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의 현실은 방송의 공공성이 죽어가는 것을 반증한다.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이 죽어가면서 여론의 다양성이 사라져가고, 방송의 공공성마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간이 없다. 한나라당은 즉각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하라. 그것만이 총선에서 그나마 야당과 싸워볼 기력을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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