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7일자 사설 '[사설]지상파·케이블의 밥그릇 싸움과 방통위의 무능'을 퍼왔습니다.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 사이의 재송신료 분쟁으로 벌어진 KBS 2TV의 송출 중단 사태가 만 하루 만에 끝났다. 어제 협상에서 양측이 가입자당 요금 수준과 부과 범위 등에 대해 합의함에 따라 중단됐던 KBS 2TV 재송신이 저녁부터 재개됐다. 이로써 송출 중단 사태 및 시청권 침해의 장기화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럽다. 케이블TV가 그제 오후부터 KBS 2TV 송출을 중단한 것은 케이블TV 전국 가입자 1500만가구 중 1200여만가구가 이 채널을 볼 수 없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는 근본적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봉합의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방송 사업자들 사이의 갈등과 유사한 사태 진전이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펴야 한다. 문제가 된 재송신료는 지상파 채널을 케이블TV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케이블TV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사에 지불하는 돈이다. 지상파와 케이블은 이 재송신료 문제로 5년 동안 공방과 소송까지 벌여왔다. 법원이 지난해 10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지상파가 낸 간접강제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CJ헬로비전이 지상파 방송 3사에 지불해야 할 이행강제금이 100억원 넘게 누적됐다. 케이블 측이 지상파 재송신 중단이란 강수를 둔 것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렇게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기대할 것은 제도 개선안 제시 등 방통위의 중재력 발휘였다. 그러나 재송신료 분쟁 초기부터 방통위가 보인 것은 중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블랙아웃 사태에서도 케이블 측이 지난주부터 방송 중단을 경고했음에도 방통위는 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사태가 터지자 부랴부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을 출범시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 것과 대비된다. 최 위원장은 지난주 국회 법사위를 찾아가 미디어렙법 지분 관련 조항에 대한 의견을 냈다. 그러나 그가 업계의 첨예한 재송신 분쟁을 타결하기 위해 나섰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케이블 측이 재송신 중단을 예고한 그제 그는 강원도의 군부대를 방문했다. 그의 신경이 온통 ‘조·중·동 종편 살리기’란 정치적 사안에 쏠려 있을 뿐 시청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음을 보여준다. 이런 방통위가 지난해 정부 업무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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