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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일 금요일

[사설] 문화방송에 ‘제2의 김재철 체제’ 들어서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02일자 사설 '[사설] 문화방송에 ‘제2의 김재철 체제’ 들어서나'를 퍼왔습니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어제 이사회를 열어 김종국 대전문화방송 사장을 차기 문화방송 사장에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최종 후보군에 오른 4명 가운데 안광한 부사장과 함께 친김재철 전 사장 계열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김 전 사장을 내몬 방문진이 다시 ‘김재철 체제의 연장’을 택한 셈이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김 신임 사장 선임은 김재철 체제 3년 동안 바닥에 떨어진 문화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갈가리 찢긴 조직의 통합을 바라는 문화방송 안팎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문화방송은 김 전 사장 체제 아래서 더 망가질 데가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정권 편향의 보도와 편성으로 공정성과 신뢰도가 방송3사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김 전 사장이 취임한 2010년에 18% 정도였던 신뢰도가 2년 만에 6%로 주저앉은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김 전 사장은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을 해고와 중징계, 부당 전보 등으로 방송 현장에서 축출하고, 그 빈자리를 새 인력으로 채웠다. 이로 인해 문화방송 조직은 ‘한 지붕 두 가족’이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분열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이 김재철 체제에 대한 반성이 돼야 한다는 건 문화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바라는 사람들의 당연한 공감대였다.

방문진이 진주·마산 문화방송을 통합하고 그 과정에서 노조원을 해고하는 등 김재철 체제 유지에 앞장섰던 사람을 신임 사장으로 뽑은 것은 공영방송의 고갱이인 공정성을 유린한 김 전 사장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때보다 권력의 개입이 약했던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이 가장 중시한 기준은 방송의 공정성이라기보다 자신들에 대한 순응 여부인 듯하다. 권력의 입김이 강할 때는 권력의 입맛에 맞추고, 권력의 관여가 약할 땐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런 방문진에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 여야는 앞으로 국회에 설치된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를 활발하게 가동해 이미 효용성을 상실한 방문진의 이사 구조를 개편하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제2의 김재철’이란 평가를 받는 김 신임 사장의 앞날은 매우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8명의 해고자 복직과 징계자의 현업 복귀,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이란 난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 끼우지 못할 경우 김 신임 사장은 안팎으로부터 김재철 전 사장보다 더욱 강력한 비판과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사설] 방송가에 어른거리는 ‘블랙리스트’ 망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08일자 사설 '[사설] 방송가에 어른거리는 ‘블랙리스트’ 망령'을 퍼왔습니다.

배우 김여진씨가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사 2곳으로부터 출연금지를 당했다고 한다.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한국방송 ‘블랙리스트’(출연금지자 명단) 파문이나 문화방송의 ‘소셜테이너 금지법’을 떠올리게 하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척도로 불리는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한지 자괴감마저 든다.김씨가 트위터 등을 통해 전한 출연금지 과정은 매우 구체적이다. 작가와 피디가 섭외를 해 출연을 약속했는데 다시 연락이 와 “윗선에서 안 된다”며 번복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까진 “정치적 색깔이 너무 짙어서 윗선에서 곤란해한다”는 정도로 설명해왔으나, 이번엔 “윗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연관된 분은 안 된다고 한다”고 콕 집어 밝혔다고 한다. 방송사 수뇌부가 텔레비전에서 문 후보 찬조연설 등을 한 김씨의 경력을 문제삼아 기피인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방송사의 이런 결정은 언론의 본분을 스스로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다. 방송사는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탓에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사회·경제 등 여러 영역의 찬반 의사를 자유롭게 소통시키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신장에 기여해야 한다.하지만 이명박 정부 아래서 이런 기본원칙은 휴짓조각이 됐다. 방송사 수뇌부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정치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고, 여권과 생각이 다른 목소리는 후안무치하게 적극적으로 배제했다. 이를 위해 동원한 수단으로 논란을 빚은 것이 김미화씨가 주장한 블랙리스트다. 소셜테이너(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의 고정출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문화방송의 ‘고정출연 제한 심의규정’도 마찬가지다. 이런 터무니없는 기준 아래서 김여진·김미화씨와 방송인 김제동씨, 가수 윤도현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각종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당했다.이번 출연금지 사태의 진상을 밝혀내 방송계에 블랙리스트라는 낡은 망령이 나돌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송사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이겠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히는 것 또한 필요하다. 방송사가 새 정부의 의중을 지레짐작하고 ‘알아서 기는’ 차원에서 출연금지를 결정했어도 국민들은 새 정부의 언론관을 의심하며 추이를 지켜볼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송사가 정치색을 이유로 연예인 출연을 제한하는 것은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대통합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 아닌가.

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김재철, '기세 등등' … 자료제출 거부, 청문회도 불참할 듯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9일자 기사 '김재철, '기세 등등' … 자료제출 거부, 청문회도 불참할 듯'을 퍼왔습니다.
"절반의 청문회" 환노위 청문회 폄하 …야당, "청문회 불참시 고발"

김재철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세 번째 거부한데 이어 청문회 자료제출요구도 거부해, 오는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은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행정실로 자신의 직인이 찍힌 ‘서류제출 요구 관련 사유서’를 보내 "11월 12일로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특별상임위원회 청문회와 관련해 문화방송은 이 위원회가 야당 단독 표결로 의결된 '절반의 청문회'라고 판단하고,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세번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2일 국감 불출석시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바 았다. 하지만 새누리당 환경노동위원들은 지난 2일 보이콧을 선언하며 불참해 야당 단독 표결로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야당 단독 표결 처리된 '절반의 청문회'라며 야당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에 대해 거부한 것이다.
김 사장은 또한 "야당 단독으로 의결한 MBC 노조 파업 관련 청문회는 정략적인 사안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사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해임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재신임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귀 위원회는 공영방송인 문화방송이 건장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국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에 도움이 되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을 거부할 뿐 아니라 사실상 국회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당초 야당 환경노동위원들은 총 85건의 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요구한 자료에는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단체교섭, 인사위원회 등 회의록 일체, 교육발령 근거, 노조 고소고발 사본 일체, 트로이컷 관련 MBC사측의 입장 및 조치사항, MBC 내부 CCTV 설치 현황, 시용기자 선발 현황, MBC 사장 판공비 및 법인카드 사용 내역, MBC 민영화 혹은 지분매각 계획. 청와대 출입 기록 등이 망라돼 있다.
야당 위원들은 김 사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실은 김재철 사장이 불출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차례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청문회까지 거부한 행위에 대해 국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새누리당과 김재철 사장이 의도적으로 야당의 단독 표결을 처리하게 만들어 이를 핑계로 청문회에 불참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국감 출석 3차 불응시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의견에 새누리당 단 한 명의 의원도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면서 "여야가 청문회 개최를 합의한 상황인데 의도적으로 여당이 보이콧을 선언해 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 의결을 처리하게 하고 이를 핑계 삼아서 김재철 사장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국회에서 진행되는 절차에 대해서 정략이라며 공영방송 사장을 손대며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고 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사설] MB·박근혜, 기어이 ‘김재철 체제’ 고집하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8일자 사설 '[사설] MB·박근혜, 기어이 ‘김재철 체제’ 고집하나'를 퍼왔습니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9기 이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인 김재우 8기 이사장이 연임됐다. 김 이사장은 문화방송의 공정성 훼손을 방치한 잘못은 차치하고 논문 표절과 공금 유용 의혹 등 도덕적으로 흠결덩어리였다. 그런 탓에 연임이 가능하겠느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보란듯이 그를 방문진 수장으로 다시 앉혔다. 최소한의 상식조차 내팽개친 임기말 ‘측근 인사’ ‘오기 인사’의 극치다. 그 뻔뻔함에 분노보다 허탈감이 앞선다.김 이사장의 연임으로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문화방송의 공정성 회복이 요원해졌다는 사실이다. 그의 연임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문화방송의 김재철 사장 체제를 12월 대선 때까지 끌고 가겠다는 명시적인 의사표시이기 때문이다. 8기 위원장 시절에 김 사장을 노골적으로 비호했던 그가 이제 와서 새삼스레 김 사장의 책임을 묻고 나설 리는 만무하다. 방문진은 김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가 결론날 때까지 ‘조건부 연임’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소낙비를 피해가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 김 사장 퇴진을 통해 문화방송을 정상화시킬 마음이 있다면 현시점에서 김 이사장을 연임시킬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다.김 이사장 연임을 묵인·방조한 새누리당,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태도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정치권력이 여론을 제 입맛대로 유도·조작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있는지 가늠하는 주요한 잣대다. 그런 점에서 박 후보가 그동안 문화방송의 공정성 상실을 줄곧 외면해온 것은 그의 민주주의적 소양을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의 ‘불공정 문화방송’이 대선 가도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살 소지가 있다. 여권의 일인자나 다름없는 박 후보가 적극적으로 반대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김 이사장의 연임을 밀어붙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김재우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야 할 이유는 이제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여야는 지난 6월 문화방송 파업사태와 관련해 ‘8월 초 구성되는 방문진 새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합리적 경영판단과 법 상식, 순리에 따라 처리되도록 협조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는 김 사장을 물러나게 한다는 사실상의 약속이다. 아울러 여야는 국회 문방위 차원의 언론청문회 개최에도 합의했다. 새누리당은 하루빨리 이 약속들을 이행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면모를 지키기 바란다.

2012년 6월 7일 목요일

파업 KBS새노조 이르면 다음주 업무복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6일자 기사 '파업 KBS새노조 이르면 다음주 업무복귀'를 퍼왔습니다.

김현석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장(왼쪽 두번째)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7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이) 추인을 받으면 파업은 전국 조합원 총회를 거쳐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사쪽과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등 잠정 합의
김인규 사장 퇴진은 관철못해…MBC는 파업 계속

‘공정방송 회복과 김인규 사장 퇴진’ 등을 내걸고 6일로 93일째 파업을 벌여온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가 사쪽과 업무 복귀를 위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새노조가 7일 대의원대회 표결과 8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파업 종결을 확정하면 파업 참가자들은 다음주부터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KBS) 새노조는 6일 파업 언론사 노조원들이 농성하는 서울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나머지 파업 3사((문화방송) (와이티엔) (연합뉴스)) 노조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5일 밤 사쪽과 최종협상을 통해 대통령 선거 공정방송을 보장할 수 있는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탐사보도팀 부활, 대통령 주례 라디오연설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가합의안을 만들었다”며 “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업무 복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장기 파업을 접기로 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식물 방송’이 된 한국방송을 더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은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이라, 현장으로 돌아가 실질적 보도 투쟁과 공정방송 투쟁을 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새노조는 노조위원장과 사장을 대표로 노사 동수로 구성되는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와 탐사보도팀 부활을 이번 파업의 성과로 꼽았다.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은 “기존 공정방송위원회는 부사장이 사쪽 대표여서 한계가 있었지만, 사장과 직접 논의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탐사보도팀 부활로 권력 감시 기능도 복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대통령 주례 라디오연설은 공정성에 위배될 수 있다는 데 노사가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며 “언제 없앨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지만 빨리 없애도록 사쪽을 압박하겠다”고 덧붙였다. 잠정합의안에는 이밖에 파업 참여자 징계 최소화와 각 본부장 신임평가 강화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노조는 핵심 요구인 김인규 사장 퇴진은 결국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조합원이 3000여명인 한국방송 1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1200여명 수준의 새노조가 벌이는 파업은 한계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경제적 부담도 업무 복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대파업 와중에 한국방송 새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면 다른 언론사 파업 동력도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날로 129일째 파업을 이어온 문화방송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접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영하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은 (상황이) 본질적으로 다르며, 김재철 사장은 법인카드 유용 등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하지 못한 부적격 인사”라고 말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한국방송이 보도 기능을 회복해 언론사 파업을 제대로 보도하면 오히려 나머지 파업 언론사에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2012년 6월 4일 월요일

[사설] 김재철 사장, 보복성 징계로 비리 덮겠다는 건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3일자 사설 '[사설] 김재철 사장, 보복성 징계로 비리 덮겠다는 건가'를 퍼왔습니다.

문화방송이 지난 1일 파업중인 기자와 피디 등 35명에게 무더기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수십명이 한꺼번에 대기발령 조처를 당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하는 등 조합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사쪽이 막가파식으로 징계의 칼을 휘둘러 문화방송 파업사태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방송은 대기발령을 받은 노조원들에 대해 징계 방침은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며 겁박하고 있다. 사쪽은 1일까지 파업을 접으라며 업무복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박 기자회장은 제작 거부를 주도했다가 지난 2월 해고 처분을 받은 뒤 재심을 통해 정직 6개월로 징계 수위가 내려갔는데, 이번 파업과 관련해 두번 해고를 당하는 상황이 됐다. 사쪽은 경력기자 채용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뉴스 제작을 방해하고 권재홍 보도본부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료의 해고와 대체인력 투입에 항의했다고 징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노조는 권 본부장이 노조원들에 의한 신체접촉도, 상처를 입은 사실도 없다고 한다.
어느 모로 보나 무리한 징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김재철 사장이 낯뜨거운 개인비리가 속속 폭로되자 무자비한 보복성 징계를 내리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김재철 사장 취임 2년 동안 모두 7명이 해고됐고 106명이 징계를 받았다. 박 기자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에 이어 대규모 인사 조처를 한 것은 압박 수위를 높여 노조를 굴복시키고자 한 듯하다.
하지만 문화방송 파업사태는 징계와 겁박으로 해소될 사안이 아니다. 파업은 70%에 이르는 높은 찬성률로 결정됐으며 지금도 77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절박한 자기반성과 공정방송에 대한 염원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청와대의 낙하산으로 임명된 뒤 문화방송은 입이 있어도 할 말을 못 하는 방송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김 사장은 20여억원에 이르는 법인카드 유용 및 배임 의혹 등 비리와 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막다른 길에 몰리자 적반하장 격으로 무리수를 두는 형국이다.
청와대와 여권에 파업사태를 은근히 즐기는 듯한 그릇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도 그 배경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역대 어떤 정권도 이 정도 개인 비리가 드러났는데 비호하진 못했다. 문화방송 사태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이주의 트윗-주님의 계시로 복귀한 문화방송 아나운서


이글은 한겨레21 2012-05-21자 기사(제911호) '이주의 트윗-주님의 계시로 복귀한 문화방송 아나운서'를 퍼왔습니다.
[크로스] 주님의 뜻대로? 당신의 맘대로! vs 배후는 주님이 아니라 사장님

» 5월8일 파업 100일째를 맞은 문화방송 노조원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시청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00배를 하고 있다. 이런 ‘절’이 싫어서 그들은 떠났을까. 김명진 기자

주님의 뜻대로? 당신의 맘대로!

‘기도에서 방송 복귀 응답’ 운운한 이의 혹시 모를 신성모독을 걱정하다

@mindgood종교적 계시 때문에 복귀했다는 문화방송 양승은·최대현 아나운서. 차라리 힘들어서 복귀했다고 하지. 신을 동료들까지 배신하라고 계시까지 내리는 삼류 싸구려로 만들었네요.

당사자의 ‘신심’(信心)에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것은 단연코 내가 올해 들은 얘기 가운데 가장 재밌었다. 얼마나 재밌었느냐면 그 얘기를 처음 듣는 순간 근육이 통제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돌이켜보니, 내 생애 그런 순간은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규하며 내면의 콧소리를 분출하던 ‘맹구’를 처음 봤을 때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선배, 문화방송 아나운서 2명이 파업을 접고 직장으로 복귀한다고 하네요.”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아니 반드시 오리라 생각했지만 정작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그 순간이 오는구나 싶었다. 긴 병엔 효자 없다. 문화방송 파업이 100일에 육박하며, 언젠가부터 이 파업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은커녕 겨울밤 곶감 빼먹듯이 대오만 산산이 부서지는 날이 오는 것은 아닐까 늘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정말, 그 순간이 온 것이다.
“그래, 이유가 뭐래?” 편집장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문화방송을 출입하는 동료 기자의 대답에 약간의 정적, 순간적인 망설임이 감지됐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사장의 사람이 되겠다는걸.’ “선배, 그게… 그 아나운서가 주말에 기도를 올렸는데, 하느님이 방송에 복귀하라는 응답을 주셔서…” 말끝이 흐려졌다. 남보다 빨리 사실을 알아온 기자의 보고엔 이례적인 멋쩍음이 묻어 있었다.
그 아나운서의 이름을 따로 밝히진 않겠다. 그는 이후 ‘영접’인지 ‘호의’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대단한 회사의 환대를 받으며 화려하게 모든 아나운서가 선망해 마지않는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이쯤 되면 가히 영화 도 한국에선 다큐멘터리 장르라고 해야 할 판이다. 한 아나운서의 간절한 응답을 들으신 하늘이 그에게 메인 자리를 내려주시니, 이 묵시록이야말로 ‘공영방송이고 뭐고 난 스펙 좋아 입사한 것뿐인데’ 파업을 하고 싶지 않은 모든 박해받은 자에게 하늘이 내리는 가장 극렬한 위로이자 격려가 아니라 할 수 없고, ‘신의 직장’의 영속과 안락한 회사원 생활의 영위에 한 줄기 빛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 아나운서는 분명, 훗날 한국 기독교사의 가장 빛나는 간증인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파업이 길어지면 당연히 지치고 힘들어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그 나약함이야말로 생활인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존재감이고, 왜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며 사는 자들을 세상이 용기 있다고 하는지 확인시키는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공영방송 사수’의 슬로건을 내걸고 파업에 임하던 자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건만 단지 어느 순간 하늘의 계시를 받고 원래 자리보다 더 빛나는 자리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마음으로 이해하거나 믿을 수 없는 무당파이다. 그래서 나는 다만 이 일대의 간증 이후 한국 기독교가 짊어져야 할 어떤 악영향이 그저 사회적으로 우려스러울 뿐이다. 그가 받은 계시는 정말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에 입각한 것이었을까? 그가 혹시 하늘의 뜻을 팔아 일신의 영달을 좇으려 한 것이라면, 그건 정말 그의 그 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를 안기는 행위가 아니겠느냐 말이다.

김완 (미디어스) 기자

배후는 주님이 아니라 사장님

아나운서 향한 손가락질보다 김재철 사장의 신종 통치술 깨뜨릴 행동 시급해

@cbsshow @cbsshow ‘정세진의 의자 vs 양승은의 주말 의자’를 보며 히브리서를 묵상합니다. “믿음으로 모세는…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11:24-25)

양승은씨의 문화방송 노조 탈퇴와 앵커 승진은 확실히 스캔들이다. 화려한 변신이다. 파업에 대응하는 사 쪽의 꼼수를 반영한다. 제작 인력의 공백을 채우고 파업 대오를 흩뜨려놓으려는 이중의 노림수다. (일밤-나는 가수다)에 복귀한 김영희 PD나, 월급은 물론이고 현지 체재비까지 끊길 상태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은 특파원들의 사례와 구별되는, 예측 불가 김재철 사장의 신종 통치술이 또 한 개 나왔다. 즉효가 나타났다. 누군가는 그 개인기를 ‘신의 계시’로 읽었다. 어처구니없는, 그렇다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닌 일이 벌어진 셈이다.
네티즌들의 분개는 당연하다. 파업 중인 노조나 연대하는 다른 방송노동자들도 사 쪽의 추가 공작, 유사 행태를 경계하는 게 맞다.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다. 더 이상 그녀를 두고 ‘배신’이니 욕하지 말자. 대단치 않은 아나운서의 파업 이탈과 노조 탈퇴 때의 발언에 대해 욕설을 퍼붓는 것은, 한마디로 시간 낭비고 하나 마나 한 짓이다. 그런 시비로 지금 당장의 현실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문제는 ‘신의 계시’ 어쩌고 한 아나운서가 아니다. 그녀를 그렇게 방언하게 만든 들뜸의 간계, 그 배후 음모적 권력이 여전히 문제의 본질이다. 추궁 대상이다.
양씨에 대한 말뿐인 비난이나 험담이 아닌, 사장과 배후 권력을 향한 조직적 분노와 적대적 행동이 여전히 다급한 것이다. 100일 넘게 파업 중인 문화방송 내부 노동자들의 처지에서도 그렇다. 어이없고 민망한 일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개념 상실의 작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파업의 분위기를 해치거나 투쟁 대세에 지장을 줄 일은 아니니 안심하란다. 글을 쓰기 직전 서울 여의도광장 희망텐트 농성 현장에서 만난 노조위원장의 표정에서도 그녀가 가담한 환상적 모사의 그 어떤 파장을 읽어내기 힘들다. 변함없는 태도다. 신뢰 가는 자세다.
개인적으로 평생 다시 안 올 운명적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을 게다. 진짜 우주적 계시를 따른 신자의 처신이었더라도 상관없다. 그렇게 천상을 헤매면 된다. 지상의 우리에게는 ‘낙하산 사장’ 퇴출을 위한 파업의 과제, 이들과 연대해 공영방송을 복구할 현실의 역사가 한 치 변함없이 실재한다. 그러하니 떠난 그녀를 향한 유감을 접고, 남은 현실의 문제풀이에 실천적 공력을 모아야 한다. 파업에서 승리해야 양씨 같은 희비극적 존재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 아니겠나. 결국 파업은 기회주의 권력에 맞서 인간에 대한 예의, 노동자로서의 자존을 지키는 핵심 공사가 된다.
말단의 양씨에 대해 키보드로 열변하는 것으로는 사장이 교체되거나 방송이 해방되는 미래가 오지 않는다. 뜨거운 관심과 비판적 의식, 열정적 행동을 파업 중인 노동자, 투쟁 중인 해고자들에게 돌려야 한다. 여의도가 아니어도 좋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연쇄자살, 삼성반도체 출신 노동자들의 반복되는 죽음이 또 다른 막중한 현실이다. 그 야만적 연쇄를 깨트리기 위해, 가벼운 한 아나운서의 처신을 향한 마찬가지로 가벼운 손가락질을 접자. 대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선한 동심, 강한 일체가 되어보기. 저 위 신의 계시가 아닌, 바로 지금 현실의 주문이다. 훨씬 힘든 사업이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012년 5월 19일 토요일

김재철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18일자 기사 '김재철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를 퍼왔습니다.
시용 사장이어서 시용 기자 뽑으려는가?

더는 추락할 일이 없는 사람이 있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는 시지푸스처럼 끊임없이 추락하는 일을 일삼는다. 17일에는 기자들이 모이는 것을 막겠다고 보도국을 폐쇄했다. 기자들이 모이려 한 그 까닭을 해소하려 하지 않고 모임 자체를 막아보겠다는 꼼수 발상이다. 이는 그 순간은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허섭스레기임을 만천하에 인정하는 것이다.
김재철 사장과 그에 빌붙은 몇몇 측근들이 최근 몇 달 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추잡하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으면 입과 귀를 더럽힐 것만 같고 그에 대한 글을 쓰면 한글과 손을 더럽힐 것만 같아 글쓰기 자체가 망설여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보도국을 폐쇄시켰다는 소식을 듣고 말하는 입과 글을 쓰는 손이 더럽혀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판을 두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망가져도 고! 정상인과 다른 사고


▲ 김재철 MBC 사장. 경찰 소환 조사 당시 각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한 사진. MBC 노조 측은 MBC 현직기자를 시켜 사진을 찍게 했으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가지 사진을 찍게했다고 비난했다.
문화방송은 이미 대한민국 최장기간 방송파업이란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매일 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눈 한 번 꿈쩍하지도 않고 후배 기자들의 목을 잘라 파업 직원들을 겁박하려 했다. 하지만 기자와 피디 등 대다수 직원들은 강철대오로 굳세게 파업을 이어갔다.
그는 마침내 일반 대중은 물론 오랜 언론인 생활을 해온 필자도 처음 들어보는 시용(試用) 기자 채용이라는 왕꼼수를 두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보도국 폐쇄라는 자살골까지 차 넣었다. 도대체 그는 어떤 사고를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그의 뇌 구조를 해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범죄학자들은 연쇄살인범이나 사이코패스의 뇌 구조는 정상인과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요즘에는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해 만든 fMRI(functional MRI)와 같은 특수 자기공명영상장치로 인간의 뇌 연구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극악무도한 이들 범죄자들의 뇌 모습과 구조를 연구해 이들의 뇌는 정상인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뿐만 아니라 게임중독에 빠진 사람이나 치매 환자의 뇌, 그리고 정신분열증 환자 또한 정상인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도 드러났다.
상식과 이성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문화방송 사태(KBS나 YTN, 국민일보 파업 사태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비정상적인 것이 집약돼 나타나고 있는 곳이 MBC여서 여기에서는 문화방송 사태에 집중함)의 전개 과정을 줄곧 살펴보면서 과연 김재철 사장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 나의 의심을 풀어보기 위해 fMRI로 그의 뇌를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정상적인 뇌를 가지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기자와 피디, 그리고 기술직 직원들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두 달 넘게 파업을 벌이는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절절이 느껴 설혹 청와대의 버티기 명령이 있었다 하더라도(실제로 그런 명령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자 정신이 약간이나마 남아 있었더라면 사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의 목을 치는 ‘망나니’의 길을 택했다. 그가 휘두른 ‘망나니’ 칼에 분노해 방송사 간부까지 나서서 그에게 저항했다. 이쯤 되면 사퇴하는 것이 도리다. 사실상 게임이 끝났는데도 그는 계속 게임기의 버튼을 누르고 있다. 막가파식이다. 고스톱 판에서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사람이 있듯이 그는 자신의 몸과 정신, 그리고 문화방송 조직이 망가져감에도 고를 외치고 있다. 이런 그를 두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 이가 과연 있을까?
보도국 폐쇄를 자초하는 공영방송 사장 
법인카드를 사용(私用)으로 사용(使用)하고 서로 어떤 관계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여자 무용수에게 서민들이 평생 모아도 쥐기 힘든 거액을 주고 출연시키는 등의 치부가 양파껍질처럼 하나씩 드러났다. 이때부터 이미 그의 사고 구조가 정상이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임시직 기자 채용 시도에 이어 시용 기자 채용과 보도국 폐쇄 명령까지 내린 그를 정상적인 방송사 사장으로 여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오로지 방송장악에만 눈을 부라리는 부라퀴 같은 이명박 정권이 필요에 따라 시험 삼아 써본 시용 사장이란 이름이 딱 어울린다.
수습기자나 견습기자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다. 실제로 필자는 30년 전 신문사 기자 입사시험에 합격한 뒤 경찰기자부터 시작하면서 몇 달간 신문사에서 그런 수습기자 생활을 한 적이 있어 그 뜻을 잘 알지만 시용(試用) 기자라는 말은 과문한 탓인지 이번에 처음 들어보았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뒤져 ‘시용’을 찾아보니 ‘물건 따위를 시험 삼아서 써봄’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시용 기자 발상은 시험 삼아서 기자를 한 번 써보고 사장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들을 것처럼 보이면 정식 기자로 채용하겠다는 것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방송사는 물론이고 언론계를 뒤흔드는 발상이다. 문화방송 기자들이 집단반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기록적인 장기간 파업으로 문화방송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뉴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제대로 굴러가는 것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설혹 지금 파업 문제가 해결되어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더라도 그가 방송사에 뿌린 피와 재앙의 씨앗들은 이미 독초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들 독초를 제거하려다 제거하는 쪽도 독의 화를 당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화방송 종사자들은 이미 심장, 폐, 뇌 등 주요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들의 몸과 마음이 더 망가지기 전에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이제 김재철 사장이나 청와대가 이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19대 국회가 여야 가리지 않고 나서야 한다. 가장 빠른 사태 해결의 열쇠는 사실상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쥐고 있다. 19대 국회가 열리는 즉시 김재철 사장의 뇌를 해부하라. 그의 뇌에는 비정상적인 사고가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안종주 기자  |  jjahnpark@hanmail.net

2012년 5월 13일 일요일

“두고두고 후회하리라” 박경추, 배현진에 쓴소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12일자 기사 '“두고두고 후회하리라” 박경추, 배현진에 쓴소리'를 퍼왔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
양승은 아나운서에 이어 파업 이탈해 
‘나꼼수’ 김용민 등 동료들 비판 이어져

지난 11일 의 파업 대열을 이탈해 방송에 복귀한 배현진 아나운서를 두고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 김용민씨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명분 없는 행동할 때에는 철학자 코스프레하는 이들이 많지요. 주로 노회한 정치인에게서나 볼 수 있는데 요즘엔 젊은 언론인도 따라하나 봐요. 진실과 사실의 촘촘한 경계라...”고 말했다. 배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하며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빗댄 것이다. 지난 11일 9시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한 배 아나운서는 앞서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 길고도 짧은 시간(파업 기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라며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습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료 아나운서·기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이날 새벽 트위터에서 “몇몇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밝힙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5월11일은 두고 두고 오랫동안 기억할 날. 당신의 선택, 후회가 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하리라”라고 적었다. 전종환 기자는 “그녀는 애당초 앵커 자리를 비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며 “시청자의 권위에 안겨 앵커석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커밍아웃의 후련함마저 느낀다”라고 비꼬았다.


앞서 배 아나운서의 뉴스데스크 복귀 선언 직후 김완태 아나운서는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치는구나. 혹시나 혹시나 하고 믿었던 우리가 순진하고 바보였던건가”라는 글을 남겼고, 서인 아나운서도 “가진 힘을 모두 써가며 마친 일일주점 탓인지 홀연히 떠나버린 동료 탓인지 아니면 그저 황량해진 내 심신 탓인지 몸살감기에 기침이 잦아들지가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배 아나운서에 앞서 양승은·최대현 아나운서는 지난 7일 ‘종교적 이유’를 들어 노조를 탈퇴한 뒤 업무에 복귀했고, 특히 양 아나운서는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 발탁돼 12일부터 진행석에 앉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아침 햇발] 김구라의 하차 / 정재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24일자 기사 '[아침 햇발] 김구라의 하차 / 정재권'을 퍼왔습니다.

정재권 논설위원
방송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압축판
이라면 그곳에도 고결함과 천박함, 
천사성과 악마성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미 다 지난 일이지만, 모른 체하고 그냥 지나치기엔 뒤끝이 개운치 않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라진 방송인 김구라 말이다.
김구라는 분명 ‘비호감’이다. 케이블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 나에겐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전부다. 그는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지상파에서조차 ‘구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악동 기질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김구라가 (문화방송) ‘라디오스타’에서 느물거리며 출연자를 향해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 쥐거나(수입이 얼마냐?), 야유와 무시를 담아 상대의 말을 불쑥 자를 때 솔직히 낯이 화끈거린다. 하지만 그는 막말과 속물근성을 대놓고 상품화하고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밀어붙인다. 유재석 같은 ‘범생이과’가 되기엔 애당초 그른 캐릭터이지만, 뚜렷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했다. 방송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압축판이라면 그곳에도 고결함과 천박함, 천사성과 악마성이 공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구라가 그 가운데서 담당한 것은 남들이 꺼리는 천박함과 악마성이었다.
그런 김구라가 막말 파문으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비록 10년 전 무명시절에 인터넷 방송에서 한 말이라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유흥업소 여성종업원들을 싸잡아 비속어로 비하한 것은 잘못이었다. 백번을 양보해도 사려깊지 못했다.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다. 논란이 인 직후 “반성하고 자숙하겠다”며 물러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럼에도 가슴 한편이 씁쓸하다. 그의 하차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우울한 단면을 함께 목격한 느낌 때문이다. 우선 한번 걸리면 누구든 살아남기 어려운 엄숙주의 혹은 순결주의에 겁이 난다. 김구라의 무기는 두말할 필요 없이 구라다. 속은 썩고 곪았는데도 깨끗한 척 점잔을 빼는 세상을 비트는 게 임무다. 그런 모습에 혀를 차면서도 은근슬쩍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막말이 알려진 순간 세상은 온통 엄숙함으로 그를 비난하기에 바쁘다. 방송을 완전히 순백색으로 물들일 기세다. 그렇다고 세상이 맑고 깨끗해질까.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대통령의 ‘멘토’라는 인물이 4년여 동안 국정에 개입해 분탕질을 치던 와중에 자신에게 불법 로비자금을 전달한 브로커의 운전사에게 꼬리를 잡혀 2억원을 뜯기는 것이 현실이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가장 두려웠던 존재는 대통령도, 야당 의원도, 성난 국민도 아니라 바로 운전기사였을 테니, 블랙코미디도 이런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런 가짜 양들보다 악역을 자처한 김구라는 오히려 솔직한 존재였다. 그런데 우리는 늑대들에게 상대적으로 너그러웠던 건 아닌지 자문해본다.
표적을 정했다 싶으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공격성 또한 두렵다. 김구라가 물러난 뒤 그의 행적을 쫓기 위해 취재진이 아들 동현군이 다니는 중학교에까지 몰려든 모양이다. 등교하는 동현군을 붙잡고 아버지의 거처를 묻고, 같은 반 학생에겐 동현군의 상태를 물었다고 한다. 16살 소년에게 너무 가혹하다.
무엇보다 자신을 스스로 검열하게 하고, 발언보다는 침묵을 선택하게 하는 ‘감시’체제가 공포스럽다. 10년 전이든 5년 전이든 과거에 했던 발언이나 글 하나가 난데없이 튀어나와 목을 조르고, 지금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린 얘기 한마디가 미래의 어느 날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흉기가 된다. 더욱이 그 얘기가 누군가를 조롱하고 풍자하거나, 다수의 생각과 차이가 나는 것이라면 위험의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혹시나 김구라를 위한 ‘변명’으로 비칠지 모르는 이 글도 그래서 겁이 난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사설] 박근혜 위원장, 언론 대파업 해결로 신뢰 지켜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7일자 사설 '[사설] 박근혜 위원장, 언론 대파업 해결로 신뢰 지켜야'를 퍼왔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언론 대파업이 끝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 오늘로 80일째이고, 도 40일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언론 노동자들이 내건 공영방송 회복과 ‘낙하산’ 사장 사퇴 요구가 실현돼 방송이 정상화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언론 대파업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방송사들은 ‘대학살’이라 부를 만한 징계와 소송 사태, 경찰의 파업현장 투입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문화방송의 경우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간부 3명이 해고됐고,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당한 사람도 30명에 가깝다. 회사 쪽이 제기한 3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노조 집행부 상당수가 집과 통장까지 가압류당했다. 한국방송에선 4·11 총선 이틀 뒤 서울 여의도 농성 현장에 경찰과 구청 철거요원이 투입돼 농성 천막이 철거되기도 했다.
부실해진 방송 프로그램으로 국민이 입는 피해 또한 심각하다. 국민예능으로 손꼽히는 문화방송 ‘무한도전’은 11주째 결방이고, 일요일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은 전국 시청률이 1.5%(4월15일, 에이지비닐슨 집계)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낙하산’ 김재철(문화방송)·김인규(한국방송)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방송사 구성원들의 고통도, 국민의 시청권 훼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특히 김재철 사장은 여성 무용가에게 10여억원의 특혜성 지원을 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졌지만 “사실무근”이라며 버티고 있다. 두 사람을 내려보낸 이명박 대통령이 비호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묵인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기다렸다는 듯 한국방송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방송 대파업에 대한 여권의 인식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다른 누구보다 문제해결의 열쇠를 쥔 사람은 여권의 최고권력자 자리를 굳힌 박근혜 위원장이다. 이제 국민은 ‘무한도전’이 방영되지 않는 텔레비전을 지켜보며 박 위원장을 떠올릴 것이다. 총선 기간 내내 그는 “과거와 깨끗이 단절하고 미래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의 낙하산 사장 임명과 방송장악이야말로 두말할 필요 없는 구태 중의 구태다. 박 위원장이 계속 언론 대파업을 외면한다면 과거 단절과 미래 지향의 약속은 한낱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신뢰의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박 위원장은 낙하산 사장 퇴출과 공영방송 회복에 당장 나서야 한다.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사설] 공영방송 파업에 대한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9일자 사설 '[사설] 공영방송 파업에 대한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을 퍼왔습니다.
한국방송,문화방송,와이티엔,등 방송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가 터무니없는 음해를 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어제 사설에서 공영방송 파업사태를 “민주당과의 합작(품)” “총선·대선 정치판에서 일꾼이 되려 한다”고 풀이했다. 방송사 파업을 야당의 선거전략처럼 인식시켜 정치적 비판을 부추기고 본질을 흐리게 만드는 전형적인 견강부회다.
방송3사 노조가 밝힌 파업의 공동목표는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 등 크게 세 가지다. 따라서 이 요구들이 타당하고 합리적인지 여부가 파업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잣대일 수밖에 없다. 우선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은 이명박 후보 대선캠프 방송전략실장과 대통령당선자 비서실 공보팀장을 지냈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이 대통령이 임명한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조차 “(이명박) 캠프 인사보다 더 캠프적”이라고 밝힌 인물이다.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취임 이후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축소보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의 편파보도, 4대강 사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판 실종 등 공영방송이 외면한 정치·사회적 의제는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비록 낙하산이더라도 언론의 본령인 권력비판 기능을 압살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대파업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파업은 공영성 상실과 굴종으로 켜켜이 쌓인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비참함과 분노가 폭발한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느닷없이 를 노무현 대통령의 ‘좌청룡 우백호’ 노릇을 했다고 끌어들인 것은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언론의 공적 기능보다 제 잇속 차리기가 우선인 조선일보로선 정권의 속성에 따라 갈지자걸음을 걸었을지 모르나, 는 창간 이후 줄곧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대, 사회적 약자 보호, 남북간 적대감 해소와 평화통일 추구 등의 한길만을 걸어왔다. 이런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느냐가 정권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이라크 파병 등 핵심 정책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언론이 한겨레였음은 조선일보도 잘 알 것이다.
조선일보의 공영방송 파업 비판은 이 문제가 총선 쟁점화하는 것을 호도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는 파업사태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5일자 사설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언론사상 유례가 드문 방송사 총파업이 눈앞에 닥쳤다. 노조의 파업이 한달을 훌쩍 넘긴 가운데 새노조는 오늘 파업에 들어간다. (YTN) 노조는 오는 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 방송사 노조는 어젯밤 공동파업 선포식을 열고 연대와 승리를 다짐했다.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이 공동의 목표다.
세 노조가 밝힌 목표에서 확인되듯 이번 방송 대파업의 뿌리는 하나,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무리한 언론장악에 있다. 이 대통령은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방송사에 투하했고, 이들 ‘낙하산 사장’은 무리한 인사와 편파 보도를 밀어붙여 정권 입맛에 맞는 ‘앵무새 방송’을 만들었다. 국민의 알 권리에 봉사하는 것이 제1의 책무여야 할 공영방송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지는 오래다. 노조가 박정찬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영통신사

(연합뉴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파업 사태의 진원지가 이 대통령인 탓에 갈등을 풀 당사자 역시 이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 166명이 집단 사직을 결의하며 몸을 던져도 요지부동이다. 청와대는 그저 “우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의 ‘거수기’나 다름없는 방송문화진흥회가 문화방송의 대주주로서 김재철 사장을 물러나게 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독려하고 나서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꽃피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치권이 수수방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방송 대파업에 개입해야 할 이유다. 사회적 갈등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일이야말로 정치권이 떠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 아닌가. 더욱이 방송 대파업은 4월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이미 부각된 상태다.
특히 다른 어느 누구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분명한 태도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 박 위원장은 여권의 중심축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 정치·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방송은 결코 권력이 장악해선 안 되고 장악할 수도 없다’는 민주사회의 명제를 천명한다면 방송 대파업은 파국을 피할 길이 열릴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조속한 태도 표명을 기대한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

[사설] 언론파동으로 치닫는 엠비의 언론 장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1일자 사설 '[사설] 언론파동으로 치닫는 엠비의 언론 장악'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장악한 공영매체들이 잇따라 분규에 휩싸이고 있다. 제각각 낙하산 인사와 보도의 공정성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졌지만, 이제 모든 매체가 일제히 궐기하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대규모 징계, 제작거부, 고소·고발, 총파업 등 사실상 언론파동으로 치닫고 있다. 결국 정권의 낙하산 사장 문제인 만큼, 이들이 퇴진하고, 정권이 공영매체의 보도와 인사에서 손을 떼야만 해결될 사안이다.
이미 한달 넘게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은 현재 간판 앵커 등 보직 간부만도 135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은 오늘 기자회의 제작거부에 이어 6일부터 새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다. 보도채널 도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영통신사인 도 이례적으로 기자 230여명이 연가투쟁을 벌였다. 쟁점은 같다. 김재철(문화방송)·김인규(한국방송) 사장의 퇴진과 배석규(와이티엔)·박정찬(연합뉴스) 사장의 연임 반대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권은 공영매체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놓기는커녕 더욱 조이려 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의 경우 지난 2년간 법인카드로 명품가방, 보석, 화장품 등을 매입하고 호텔 마사지를 받는 등 7억원 가까이를 썼다고 한다. 어지간한 인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는 노조 간부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기자회장을 해임하는 등 중징계를 남발했다. 정권의 비호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배석규·박정찬 사장도 대다수 종사자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연임이 내정됐다. 게다가 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사장 인선에까지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의 음덕을 입은 이들이 불안한 임기말을 보호해주리라 기대할지 모른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환상이다. 공영매체의 언론파동은, 5공 언론통폐합처럼 그와 이 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손을 떼야 한다. 그래야 오히려 심판의 부담도 덜 수 있다.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사설] 방문진, MBC 사장 퇴진시켜 파업 해결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4일자 사설 '[사설] 방문진, MBC 사장 퇴진시켜 파업 해결해야'를 퍼왔습니다.
지난달 25일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시작된 (MBC)의 ‘공영방송 회복’ 투쟁이 오늘로 한달을 맞았다. 그사이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총파업으로 가세해 문화방송의 내부 진통이 한층 격렬해졌다. 보도국 기자의 90%가 마이크를 놓아 6개의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3개가 아예 없어졌고, 나머지도 단축방송으로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는 처지다. 국가적 대사인 4·11 총선 선거방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은 이런 전례없는 위기상황을 “노조의 불법파업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무책임한 자기변명이 아닐 수 없다. 수없이 누적된 공정성을 상실한 편파보도, 그에 따른 신뢰도·시청률 추락, 전례없는 파업 열기 등은 문화방송의 위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영방송 엠비시를 ‘엠비(MB·이명박)씨의 방송’이라고 조롱받게 만든 김 사장 자신이 바로 위기의 진원지다.
얼마 전 문화방송의 20~35년차 간부급 사원 135명이 김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낸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김 사장이 내부 구성원들을 이끌 리더십을 잃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다. 급기야 그저께는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인 최일구 부국장과 ‘뉴스와 인터뷰’ 앵커인 김세용 부국장이 보직에서 사퇴하고 파업에 참여했다. 간부들마저 김 사장에게 등을 돌린 것이 이 방송의 현주소다.
그런데도 김 사장은 완전히 귀를 막은 채 요지부동이다. 어제는 회사 바깥을 떠돈 지 20여일 만에 서울 여의도 사옥에 나와 퇴진 불가를 선언했다. 오히려 파업 참가자들에게 오는 27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에 불응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문화방송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기는 요원하다. 김 사장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선이겠으나, 그의 고집스런 태도로 미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적극 나서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상황이다. 이미 방문진 이사 중 야당이 추천한 세 명의 이사는 김 사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한 상태다. 게다가 김 사장은 경영 상황을 보고해야 할 방문진 이사회에 일방적으로 두 차례나 불참한 바 있다. 문화방송 안팎의 지지를 잃고 방문진에조차 안하무인격 처신을 보인 김 사장을 방문진이 감싸고돌 이유는 조금도 없다.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사설] 여야가 따로 없는 미디어렙법 ‘종편 특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09일자 사설 '[사설] 여야가 따로 없는 미디어렙법 ‘종편 특혜’'을 퍼왔습니다.
‘조·중·동’ 종편과 를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언론 생태계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고 여론시장의 보수·기업화를 가져올 문제투성이 법안을 여야가 18대 국회 막바지에 쫓기듯 처리한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어제 처리된 미디어렙 법안은 종편과 에스비에스 특혜의 완결판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종편의 민영 미디어렙 위탁을 승인 시점부터 3년 동안 유예해 직접영업을 보장했다. 민영 미디어렙의 방송사 지분 소유 한도를 40%로 정해 사실상 ‘1사1렙’ 체제를 용인했고, 동종매체간 크로스미디어 영업까지 허용했다. 법안의 취지인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 및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한마디로 누더기다.
이제 종편과 에스비에스는 방송사 안에 광고국을 갖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보도와 광고의 칸막이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그 결과, 방송사간 이전투구로 공공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중소 언론이 위기를 맞게 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여야는 당리당략에 매몰돼 법안 처리를 서둘렀다. 새누리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 종편의 미디어렙 소유 한도가 10%로 돼 있는데도 이를 40%로 높이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고 밀어붙였다. 당 이름을 바꾸고 쇄신을 추구한다는 주장은 한낱 구두선에 불과하며, 보수 일변도의 종편과 한편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옛 한나라당과 색깔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민주통합당의 태도는 어이없고 황당하다. 미디어렙 법안을 놓고 말과 행동이 전혀 일치하지 않아 정책 능력과 전략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지난해엔 종교방송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연내 처리’만 강조하며 여당에 끌려다니더니, 어제는 새누리당의 수정안 처리를 지켜보기만 했다. 이를 소수당의 한계로 둘러대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민주당이 어제 낸 수정안은 면피용이라 비판받아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비록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법안의 취지에 맞게 반드시 손질돼야 한다. 방송 공영성을 위해 방송사는 직접 광고영업을 해선 안 되며, 미디어렙은 특정 방송사의 지배가 불가능하게 지분이 나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할 방안은 과 이 공영 렙 체제에 들어가고, 에스비에스와 종편이 최소 숫자의 민영 렙을 만드는 것뿐이다. 여야가 이럴 뜻이 없다면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이런 원칙을 실천할 정치세력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2012년 2월 7일 화요일

‘관영스럽고, 종편스러운’ 문화방송은 가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06일자 기사 '‘관영스럽고, 종편스러운’ 문화방송은 가라''을 퍼왔습니다.
[한줌의 미디어렌즈] ‘공영방송 사수’ MBC 파업 이제 끝장 내주길

▲ MBC노동조합은 총파업 돌입 5일째인 3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MBC노제'를 열었다. ⓒ곽상아
2월 6일자 신문에 광고로 실린 ‘문화방송 시청자들께 드리는 글’을 읽어봤다. MBC 뉴스 안본 지는 꽤 됐지만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나 ‘무한도전’은 더러 챙겨보는 처지라 나도 시청자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읽다보니 기시감이 팍팍 들었다.
‘노조가 근로조건과 하등 상관없는 명백한 정치파업, 불법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국민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관련자들을 엄정히 다스려 하루빨리 정상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충 이런 거다. 행정안전부 담화 보는 줄 알았다. ‘여러분들 지금 불법집회 중입니다. 조속히 해산하시기 바랍니다. 해산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거리에서 경찰의 경고방송을 듣는 것도 같았다. 이게 공영방송 ‘MBC 문화방송’ 명의로 나간 입장인가. 참으로 관영스럽다.
정부 담화와 다를 바 없는 MBC의 신문광고
“이번 파업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복지나 해고 등 근로조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사장의 퇴진과 임원 및 국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불법”이라고 했다. 법규정은 전문가들이 따져줬으면 좋겠고, 적어놓은 한 마디, 한 마디 어찌 그리 공영의 풍모는 통편집해버렸는지 모르겠다. 오늘의 MBC답다.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간부들에게 MBC 직원은 그런 존재인 거다. 시사 프로그램 만들고 취재·보도하는 기자·PD들에게 취재 아이템이 날아가건, 보도가 축소·왜곡되건, 불방되건 그런 건 그들의 근로조건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적어도 ‘그동안 안팎에서 시키는 대로 다 해왔는데 왜 월급 더 안 올려 주냐’는 정도는 돼야 적법한 요구겠다. 공영방송 기자·PD이기에 앞서 사원이다, 사원. 이게 국민의 방송이라는 공영방송사 경영진의 ‘직원관’인가. 참 불쾌하다.
시청자로서도 대단히 언짢다. 서두에 밝혔듯이 MBC 뉴스나 시사프로 안본 지는 꽤 됐다. 왜 안 봤을까. MBC가 ‘담화문’에 내세운 것처럼 드라마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붙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공영방송으로서 위상과 신뢰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내가 ‘하이킥’의 왜곡을, ‘무한도전’의 편파를 문제 삼았나? 시청자를 뭘로 보는 건가. 그 와중에 ‘담화문’에서는 ‘해를 품은 달’이 시청률 40% 넘었다고 자랑이다. 참으로 종편스럽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기네끼리 시청률 최고라고 내세우는 그들의 행태와 뭐가 다른가. 종편 시청률이 앞으로 2%가 넘으면 그 많은 문제가 다 면제되나.
‘큰집 쪼인트’ 사장이 여태까지 건재한 이유
MBC 경영진의 인식만큼 놀라운 건 김재철 사장의 건승이다. 취임 직후 ‘큰집 쪼인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장이 명확한 진상도 밝히지 않고 책임을 묻지도, 물지도 않고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왔는가. 지금껏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버티는 그 비위가 정말 놀랍다. 그 정도는 소화해줘야 공영방송 사장할 자격이 있는 건가.
2년 전 이맘 때 MBC 노조는 방문진의 이사 선임 강행 직후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에게 MBC는 마지막 눈엣가시지만, 국민들에겐 마지막 희망”이라며 “어떤 인물이 새로운 사장으로 오든 그는 정권에 무릎 꿇은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 1분도 자리에 앉아보지 못하고 쫓겨나는 MBC의 첫 낙하산 사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사장이 왔다. 회사의 담화문을 인용하자면 “지난 2010년 4월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불법파업에 나섰다가 39일 만에 파업을 접은 지 1년 8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MBC는 이번 ‘담화문’에서 “조직과 시스템을 점검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2년 전 결의를 다지던 성명에서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언론자유를 이뤄냈듯, MBC 조합원은 강고한 총파업 투쟁으로 정권의 낙하산 부대를 몰아내고 MBC 장악 기도를 박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시청자로서 보기에 공영방송 MBC가 지켜야 할 약속은 2년 전의 그것이다. 1월 16일 MBC기자회가 공개한 지난 1년의 ‘침묵, 왜곡, 편파사례’는 지키지 못한 약속의 결과이고 침묵과 순응의 궤적이기도 했다. ‘국민들의 마지막 희망’이 아니었단 말이다. 그렇게 누적된 실망과 불신이 ‘MBC를 안아주세요’라는 퍼포먼스로 씻겨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거리로 나선 MBC 구성원들도 알 것이다.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2년 전 약속 지킬 때다
이번 파업은 ‘MB 편이냐, 아니냐’ ‘김재철 편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2월 6일 ‘담화문’에서 확인하듯 공영방송임을 포기하느냐, 다시 일으켜 세우느냐의 문제다. 공영방송의 위상과 신뢰를 복원하고 제고하는 길은 지난한 만큼 일관해야 한다. 미디어렙을 비롯한 언론 생태계의 여러 현안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지향과 가치는 거듭 검증받고 확인받아야 할 일이다.
그 초입에 지금 MBC 파업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MBC의 다섯 번째 파업이라고 한다. 그동안 정권은 임기 5년차에 접어들었다. ‘담화문’과 뜻을 같이 하는 대목 하나, 계속되는 파업은 나 역시 더 보고 싶지 않다. 이제 끝장을 봤으면 좋겠다. MBC를 지키겠다는 2년 전의 약속을 완수했으면 좋겠다. MBC가 언제부터 ‘뉴스타파’ 정도의 보도도 못하는 방송이 되었는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부디 끝을 보길, 사원이 아니라 공영방송 종사자인 그들을 응원한다.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사설] 제작거부와 불신임 대상으로 추락한 MBC·KBS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24일자 사설 '[사설] 제작거부와 불신임 대상으로 추락한 MBC·KBS'를 퍼왔습니다.
(문화방송)(MBC) 기자들이 오늘부터 일제히 마이크를 내려놓고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편파·불공정 보도의 책임자를 퇴진시키라는 기자들의 일치된 요구를 사쪽이 거부하자 ‘최후의 선택’으로 단호한 투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뉴스 등에서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되지만, 이런 파행의 근본적 책임은 일손을 놓은 기자들이 아니라 잘못된 방송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문화방송 경영진에 있음이 자명하다.
문화방송 기자들은 지난 18~19일 전영배 보도본부장 등의 퇴진과 보도부문 인사 쇄신을 요구하는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벌였고, 투표에 참여한 137명 가운데 84%인 115명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정했다. 투표 참여율도 92%로 대단히 높았다. 이런 압도적인 제작거부 결정은 문화방송 보도가 침묵과 왜곡, 불공정으로 얼룩진 데 따른 필연적인 귀결이다. 앞서 문화방송 기자회는 4·27 재보선과 10·26 재보선, 장관 인사청문회, 케이비에스 도청 의혹,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등의 보도에서 국민 눈높이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 결과는 (에스비에스)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추락한 뉴스 시청률에서 쉽게 확인된다.
(한국방송)(KBS) 역시 문화방송 못지않은 강한 내부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국방송의 기존 노조와 새노조가 지난 12~18일 실시한 신임투표 결과, 고대영 보도본부장에 대해 보도본부 재적 조합원의 3분의 2가 넘는 70.7%가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한국방송 새노조는 높은 불신임률과 관련해 “김인규 사장 체제에 대해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는 명확한 항의이며, 그동안의 온갖 불공정·편파 보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고 밝혔다.
두 공영방송에 대한 불신은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식 사장 임명과 연관이 깊다. 두 방송 구성원들의 움직임을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확보 차원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하지만 책임을 져야 할 두 방송의 최고 경영진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제작거부를 이끌고 있는 박성호 기자회장 등에 대한 징계를 강행중이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두 방송의 사장은 당장 구성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뉴스를 제자리로 돌리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더 이상의 신뢰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12년 1월 6일 금요일

[사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06일자 사설 '[사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했나'를 퍼왔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나.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오늘 열릴 예정인 민주통합당의 대표 경선 토론회를 생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1야당의 대표 경선 토론회는 국민의 중요한 알권리에 해당한다. 두 방송이 에스비에스와 함께 약속한 방송3사 생중계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두 방송의 생중계 취소는 뉴스 가치나 공평성 등 어떤 잣대로도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는 국민적 관심사다. 대표 선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시민 선거인이 벌써 40만명을 넘은 상태다. 방송사로선 과거 어떤 정당의 대표 경선 토론회보다 ‘흥행’이 예상되는 자리다. 게다가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 경선 토론회는 생중계가 관례였다. 지난해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토론회를 중계했으니 민주당 토론회도 중계하는 게 순리다.
하지만 두 방송은 ‘회사 사정’을 이유로 생중계를 취소했고, 생중계 취소보다 더 놀라운 것이 ‘회사 사정’이다. 한국방송 안팎에선 민주당이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법안과 함께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을 처리해주지 않아 생중계를 취소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한국방송 보도본부장이 방송사 새노조 쪽에 “민주당이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했다가 오락가락했다. 한국방송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상 분풀이를 한 듯하다. 문화방송도 자신을 민영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형태로 법안을 고치거나, 아니면 아예 법안을 처리하지 말라고 민주당을 압박해 왔다.
두 방송의 생중계 취소는 공공재인 전파를 사유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한국방송은 새노조의 지적처럼 방송 편성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야바위꾼 같은 짓을 저질렀다.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인상해줄 아무런 명분과 도덕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켰을 뿐이다.
방송사들의 자사 이기주의적 행위는 근본적으로 ‘조·중·동’ 종편에 일방적 특혜를 주려는 미디어렙 법안에서 비롯됐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이런 미디어렙 법안을 어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이 법안을 ‘방송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 원칙에 맞게 손질하지 않은 채 공영성을 상실한 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길은 없다.

2011년 12월 2일 금요일

[사설] 종편의 조폭적 광고사냥, 미디어렙 규제 서둘러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01일자 사설 '[사설] 종편의 조폭적 광고사냥, 미디어렙 규제 서둘러야'를 퍼왔습니다.
어제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종편) 4곳이 약탈적 광고 직접영업으로 시장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한다. 종편이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체제를 거부하고 지난달 직접영업을 본격화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나, 그 행태가 조폭이 무색할 정도로 도를 넘은 모양이다.
종편은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과도한 광고액을 요구하고 있다. 방송의 경우 시청률에 비례해 광고액을 정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는데, 종편은 이런 과학적 방식을 무시하고 연간 일정액의 광고비를 책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력 그룹에 “연간 200억원을 달라”는 식이다. 그 규모도 지상파의 70%가 보통이고 많게는 110%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최소한의 잣대인 시청률조차 없는 상태에서 그야말로 막무가내식 요구다. 반면 기업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종편 광고액은 지상파의 10%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종편이 생떼를 쓰는 것은 ‘조·중·동·매’라는 위협수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신문을 등에 업고 있으니 자신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라는 사실상의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종편은 손사래를 치겠지만, 기업들은 한결같이 종편 뒤의 신문을 의식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광고영업은 공공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로서 할 짓이 아니다. 종편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제 살을 깎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경쟁 지상파나 신문사들의 공격적인 광고영업을 부추겨 언론 전체의 사회적 신뢰도까지 추락시킬 소지가 크다.
하지만 종편은 스스로 자율적 규제를 할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인다. 결국 유일하고 현실적인 방안은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켜 제도적으로 직접영업을 막는 것뿐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를 둘러싼 언론사 간 무한경쟁이 줄어들뿐더러 방송의 보도·편성·제작과 광고가 분리돼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정치권은 입으론 미디어렙 법안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도 차일피일 처리를 미루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네 종편을 와 함께 하나의 민영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조·중·동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것이다. 정치권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하루라도 빨리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