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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방통위 "최대한 다음 주에 종편 심사자료 공개"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30일자 기사 '방통위 "최대한 다음 주에 종편 심사자료 공개"'를 퍼왔습니다.
대법 판결에도 자료 공개 미룬다는 논란 의식한 듯... 국회·시민단체 "즉각 공개해야"

▲ 대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종편 승인 당시 자료를 공개하라'고 최종 판결함에 따라 종합편성채널 탄생의 비밀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지현

방통위 "오해 불식 위해... 다음주 중 처리하려고 준비 중"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오는 6월 첫 주 안에 종합편성채널(종편) 승인 심사 관련 자료를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종편 승인 심사자료를 일체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사업계획서 등 일부 자료의 공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방통위가 자료 공개 시점을 6월 국회가 종료되는 시점인 20일 이후에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언론보도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방통위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시민단체에서 정보공개 청구한 종편 승인 심사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일 방통위 방송정책지원과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실무 차원에서 (자료 공개 관련) 논의 과정 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 것이지 방통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전혀 없다"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성실하게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해명했다.

김 과장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려 (자료 공개를) 통보하려고 한다"며 "위원회 보고 일정이 안 잡히면 (결정이) 조금 미뤄질 수도 있지만, 최대한 다음 주 중에 위원회 회의에 보고해 처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시민단체 "자료 공개 거부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

이날 국회와 언론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방통위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종편 승인 심사 관련 자료 일체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방통위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방통위는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해왔지만, 이제는 대법원이 정보공개를 명령한 만큼 이를 거부할 명분과 근거를 잃었다"며 "방통위가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자료 제출을 다시 거부할 경우 국회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방통위의 '버티기'가 오는 9월에 있을 종편 재허가 심사를 염두에 둔 꼼수가 아닌지 의심된다, 정보공개를 통해 종편 출범의 불법·부당성과 특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한 종편 재승인은 있을 수 없다"며 자료 공개를 거듭 요구했다.

지난 24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은 '종편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1·2심 판결에 불복해 방통위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언론연대는 2011년 1월 방통위에 '종편 승인 당시 심사자료 일체' '중복 참여 주주·특수관계자 참여 현황 등 자본 출자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들은 곧바로 방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며 언론연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당시 "(방통위의) 심사업무 수행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복 참여 주주·특수 관계자 참여 현황도 "부적절한 출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언론연대는 현재 방통위에 ▲ 심사자료 일체 ▲ 심사위원회 운영·구성 등에 사용한 예산 집행 내역 ▲ 특수관계자 또는 개인 참여 현황 ▲ 중복참여 주주 현황 ▲ 주요 주주 출자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서 내역 등의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한 상태다. 


이주영(imjuice)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극우 확성기 ‘종편’… ‘윤창중’부터 ‘종북좌파 저격수’까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30일자 기사 '극우 확성기 ‘종편’… ‘윤창중’부터 ‘종북좌파 저격수’까지'를 퍼왔습니다.
[해부①] ‘극우’인사 활개치는 종편 프로그램들… “출연자 핑계대지만, 종편 하고 싶은 말 하는것”

최근 시민 사회 및 언론계 일각에서 5·18 왜곡보도를 일삼은 종편 채널A와 TV조선에 대한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종편들 가운데 유독 채널A와 TV조선에서만 사회 보편적으로 수용되기 힘든 말을 하는 극우 인사들을 출연시키며 편향된 내용을 전달해 오고 있다.  
채널A에서 극우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윤창중 전 대변인이 출연했을 때였다. 선거방송심의위가 채널A에 총 8번의 제재를 내렸는데, 그 중 4건이 윤창중 대표가 출연했던 방송이었다. 윤창중은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젖비린내 난다”, “철딱서니 없는 운동권”이라는 막말을 하고 야권단일화를 ‘더티한 작당’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윤여준 등이 ‘정치적 창녀’이며, “문재인의 나라는 정치적 창녀가 활개를 치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언경의 세상만사)에서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를 ‘안빠’라 비하하고 야권단일화를 ‘막장 드라마’라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떠난 (쾌도난마)의 빈자리를 정치평론가 이봉규가 채웠다. 그는 민주당을 일컬어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라고 비난했다. 이봉규의 특기는 아무런 통계도 없이 자신의 기준대로 오적(五賊)을 선정하는 것이다. 그는 에서 ‘종북 부부’ 5명을 선정했다. 또한 ‘역사왜곡 오적’의 하나로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을 꼽으며 “백년전쟁은 꽃뱀” “민족문제연구소는 북한을 추종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시사평론가 이봉규가 선정한 5대 종북 부부

5·18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했던 (김광현의 탕탕평평)도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른 프로그램이다. 종북좌익척결단 조용환 대표가 (탕탕평평)에 출연해 한국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전교조, 우리법연구회,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 5인방으로 꼽은 적이 있다. 그는 민언련 대표를 지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을 종북세력의 핵심으로 지목했다가 최 의원에게 피소를 당했다. 
TV조선도 뒤지지 않는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기획의도를 “종북좌파의 감춰진 뒷모습을 폭로하는 저격수들”이라고 밝힐 정도로 노골적이다. (저격수다)에 출연한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5·18을 폭동이라 부를 수 있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고정패널 변희재는 윤창중에 대해 “청와대에서 잘 나왔다. 의병장으로 새 출발하라”고 말하는 가하면,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안철수 거짓말국민소송은 모든 소송의 꽃”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최박의 시사토크 판)와 (장성민의 시사탱크)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나 극우인사들의 막말을 내보낸 적이 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좌파정부 때 가짜몰이로 쫓겨났고, 방송3사가 편파방송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전한 (시사탱크)는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자극적인 발언을 내보내 제재를 받기도 했다.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종편이 시사토크쇼를 많이 편성하는 이유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남을 통해 하기 위해서다. 사회자는 중립을 지키지 않고 출연자의 자극적인 말을 부추긴다”며 “방심위에 있을 때도 문제가 생긴 프로그램 피디를 부르면 피디들이 그 때마다 출연자 핑계를 대며 발을 뺀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TV조선의 한 관계자는 답변을 거부했다.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원로 언론인 62명 "5·18 왜곡 종편 허가 취소해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27일자 기사 '원로 언론인 62명 "5·18 왜곡 종편 허가 취소해야"'를 퍼왔습니다.
27일 선언문 발표... "언론인으로서 도저히 묵과 못해"

▲ 원로 언론인 분노 "TV조선·채널A 허가 취소하라"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 TV조선>과< 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언론계 원로들이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 TV조선>과 <채널A>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이 계획한 폭동'으로 허위사실 날조하며 폄훼시킨 것은 명벽한 역사부정 행위이고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이다"며 두 종편채널의 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 유성호

일부 종편 방송의 5·18민주화운동 왜곡에 대해 당시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원로 언론인들이 나섰다. 동아투위와 조선투위 관계자가 중심이 된 원로 언론인 62명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TV조선)·(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두 종편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종편 방송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차원을 넘어 저희들 입맛대로 날조했다"며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국민들을 정면으로 능욕한 짓을 언론인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방송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마지못해 사과 시늉만 하고 있다"며 "이들 종편 방송은 언론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흉기'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언에는 김동현, 김종철, 문영희, 신홍범, 윤성옥, 이명순, 이부영, 이영록, 이종욱, 임채정, 임학권, 조양진, 허육 등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와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관계자가 참여했다. 고승우·이경인 80년해직기자협의회 공동대표, 정연주 전 KBS 사장 등도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히틀러 시대, 일제감정기, 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보도행태"


▲ 원로 언론인 분노 "TV조선·채널A 허가 취소하라"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 TV조선>과< 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5.18 왜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코미디"라며 "히틀러 시대, 일제강점기, 독재 시대나 있었던 보도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 유성호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당시 광주에서 취재한 바를 보면 열흘 동안 강도사건 등 불미스런 일이 하나도 없었다"며 "오히려 정부나 특수기관에서 북한 공작원이 침투했다는 선전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33년이 지난 2013년 5월, 5·18 왜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코미디"라며 "히틀러 시대, 일제강점기, 독재 시대나 있었던 보도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TV조선)과 (채널A)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그동안 많은 왜곡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5·18을 왜곡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방송 아닌 방송을 허가해 준 정권을 규탄하고 방송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선언문을 발표한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번 일이 일어난 근본 이유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이 '언론악법 날치기'를 통해 조중동 방송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라며 "보수정권과 새누리당은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 "종편채널 출연 금지를 아무런 정당성도 없이 해제한 것도 모자라, 지도부들이 종편 출연에 열을 올린 사실에 대해 사과하라"며 "명분 없는 야합에 불과한 종편 출연 허용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말했다.

( TV조선)과 (채널A)는 올해 5·18 33주년을 앞두고 '5·18 북한군 개입설'을 방송했다가 사과를 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월 4단체(5·18기념재단, 5·18유족회, 부상자회, 구속 부상자회)는 두 종편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성호(hoyah35)
소중한(extremes88)

2013년 5월 27일 월요일

너도나도 음모론을 던지는 세상, 종편의 음모론에 정색해야 하는 이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6일자 기사 '너도나도 음모론을 던지는 세상, 종편의 음모론에 정색해야 하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김낙호의 만화 톺아보기]

올해 5.18 광주항쟁을 앞두고, 종편방송인 채널A와 TV조선 두 채널이 무척 당혹스러운 내용을 내보냈다. 한국현대사의 나름 오래된 인기 음모론 가운데 하나인 북한군 배후 침투설을 특정인 증언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뿌린 것이다. 정식 언론 기업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어떤 부류의 하위문화 온라인 게시판들에서 종종 발생하는, 강렬한 논란으로 조회와 추천을 잔뜩 모아 관심을 끌어보려는 사용자들의 모습에 가까웠다. 이런 한심한 모습에 대해, 2013.5.22자 기자협회보 만평이 잘 나타내준다. 

쥐꼬리만큼의 “팩트(?)”와 빨간 페인트통을 들고, 천둥벌거숭이마냥 무언가를 떠벌리고 다니는 어린 아기의 모습이 있고, 그들이 뿌리는 종이 쓰레기에 시민들은 불편해한다. 이런 모습을 심지어 그 아기의 부모마저 외면해버린다. 최소한의 성숙함도 없이 관심을 위해 아무 것이나 뿌리면서 민폐를 끼치는 행위에, 해당 방송사의 모기업 언론사의 중심 신문들마저 거리감을 두고 나선 모습에 대한 풍자다. 그런데 이 만평이 무엇보다 깔끔하게 풍자해내는 현실은, 치밀하게 기획된 악의로 시대착오적 군사독재정권 옹호와 반공이념이나 호남차별을 강행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막 뛰어다닌다는 것이다. 사회적 성숙을 조금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자기 마음대로 가장 타고난 본성에 가깝게 관심을 갈구하기에 모두를 곤혹스럽게 한다. 시청자의 관심을 얻고자 가장 날 것 그대로의 우익 판타지를 뿌렸다.



나름 정상궤도를 밟고자 하는 민주제 사회이기에 표현의 자유라는게 하나의 핵심가치로 인정받고, 미디어기술의 발달으로 인해 세상에 발언을 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별로 없어진 세상이다. 이런 환경에서 명백히 역기능적인 발언들에 대해서 - 예를 들어 허위와 모욕 등의 방식을 통해 특정 사회 집단에 대한 혐오를 키워내어 부당한 차별을 조장한다든지 -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울 것인지는 복잡 미묘한 문제다. 뉴스 댓글란의 무명씨가 뱉어놓은 한마디 욕설에 대해서까지 진지하게 제도적 절차에 의한 정정을 요구해야할 것인가. 만약 아니라면, 같은 내용을 매일 10만명쯤 방문하는 인기 게시판 서비스의 첫 페이지 대문에 걸어놓는다면 어떨까. 혹은 그 내용을 정식사업체로서의 언론사가 지면과 방송시간에 그대로 인용하여 퍼트려준다면 어떨까.

이럴 때 기준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 만화 [스파이더맨]에서 유래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격언이다. 그런데 이것을 미디어와 담론의 세계로 끌고 오면, 이렇게 변형해야할 듯 하다: “큰 발언력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어떤 매체에서 문제 내용을 다루어낸 방식이 더 많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더 진지한 정보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면, 그만큼 더 많이 비판하고 그에 대한 불이익을 받도록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힘이 크면 잘못에 대해 크게 댓가를 치루는 것이 마땅하기에, 그만큼 더 신중하게 내용을 검증하고 조율해야 한다. 그런 것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그런 힘을 누리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음모론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것을 가장 인간 존중이 결여된 형태로 풀어낸 담론쓰레기 또한 그렇다. 그런데 그것을 쓰레기통 바깥으로 찍어 나르는 이들은,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그것도 더 이슈화 능력이 강할수록, 더 강하고 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합당하다. 진영으로서의 마찰이 아니라, 지상파보다는 영향력이 적은 것으로 간주되지만 여타 전문 케이블채널보다는 더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나름 접근성 좋은 확성기, 그러니까 방송언론사로서 제 기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민사소송에서 방송국 재승인 심사 반영까지, 옵션은 적지 않다. 버릇 없는 아기를 고쳐놓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감정적 욕설이나 손찌검이 아니라, 엄격하고 일관적인 행동 제약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만 계속 명심해야할 따름이다.


김낙호·만화 칼럼니스트 |capcold@capcold.net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5·18 ‘북한군 개입설’ 퍼뜨린 종편의 뿌리는 신군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5일자 기사 '5·18 ‘북한군 개입설’ 퍼뜨린 종편의 뿌리는 신군부'를 퍼왔습니다.
5·18 왜곡 담론 신군부 태동 후 신문·종편 타고 일베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5·18 정신을 훼손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목소리가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됐다. 

지난 5·18 기념식을 앞두고 TV조선과 채널A 등 일부 종편은 잇따라 극우 논객들과 탈북 인사들을 패널로 초청해 5·18 관련 ‘북한군 개입설’을 일방적으로 퍼뜨려 큰 반발을 샀다.

채널A는 지난 15일 오후 생방송 (김광현의 탕탕평평) 프로그램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으로 남파된 특전사가 있다는 내용의 이주성 한반도평화국제연합 대표 인터뷰를 방영했다. 하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북한군이었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출연하지 않았으며 이 대표가 그의 말을 대신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베 사이트의 5·18 희생자 비하 게시물

이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특수부대원 50명은 1980년 5월 19일 오후 평양 부근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21일 새벽에 광주 인근 바닷가에 도착했다. 이후 이들은 광주 시민군 행세를 했으며 27일 오전 9시 상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고 후퇴하면서 남한 특전사 3명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88년 신동아 12월호에 공개된 1980년 5월 27일 당시 국군 내부 기록을 살펴보면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진압부대로 투입된 육군 보병 제20사단 및 이에 배속된 공수여단의 진압작전기록에는 27일 새벽 계엄군이 광주 재진입 작전을 실시해 새벽 5시 20분 전남도청을, 새벽 6시 20분 YMCA 건물을 점령하고 무장 시위대를 체포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진압을 완료했다고 나와있다. 27일 국군 사망자는 2명이었으며, 새벽 6시 30분 이후에는 전투 기록이 전혀 없다. 

앞서 지난 13일 TV조선 생방송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도 북한 특수부대 장교가 출신임을 내세우는 임천용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는 “5·18을 전후로 북한 특수부대 1개 대대 약 600명이 광주에 내려왔다”며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라고 주장했다.


13일 조선 TV에 출연한 임천용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

하지만 임 대표의 주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침투 인원과 침투 방법 등 설명 내용이 달라 일관성이 없었다. 그는 지난 2006년 11월 보수 월간지 한국논단과 인터뷰에서 “북한군의 5·18 침투 인원은 450명이고 모두 서해안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TV조선 인터뷰에서 밝힌 ‘북한 특수부대 600명 침투설’과 다르며 3차에 걸쳐 해상과 땅굴로 들어왔다는 주장과도 배치된다.

종편 ‘5·18 북한군 개입설’은 오락가락·거짓투성이

이와 함께 5·18유족회 등 5·18 관련 단체에 대해서도 일베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이버 테러와 명예훼손이 자행됐다. 5·18유족회가 법적 대응을 위해 수집한 명예훼손 자료를 보면 5.18 희생자 시체 사진을 두고 ‘홍어 말리는 중’이라고 비하하거나 희생자 관 앞에서 울고 있는 유족 사진을 보고 ‘홈쇼핑에서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라고 하는 등 모욕적인 표현이 많았다. 여기서 불리는 ‘홍어’는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은어이다. 

사실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를 폭도라고 왜곡·비하하거나 5·18 당시 북한의 지령을 받은 특수부대가 개입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식의 주장은 새로울 것이 없다.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국회 광주청문회를 거쳐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5·18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에도 폄훼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을 뿐이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만들어 유포한 것은 5·18 항쟁의 강경 진압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이었다. 신군부는 5·18 왜곡의 최초 생산자로서 5·18 항쟁 이전부터 북한의 남침 위협을 강조하는 한편, 5·17비상계엄령 전국 확대의 명분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오 교수는 “신군부는 5·18 항쟁이 발발하자 이를 불순분자의 선동에 의한 시민폭동으로 규정하고 계엄군의 살인적인 진압은 은폐했으며, 시민들의 정당한 저항은 왜곡했다”며 “실제로 현재 보수 세력들이 주도하는 5·18 왜곡 담론들은 북한 특수부대 침투를 제외하면 대부분 1980년 5·18항쟁 당시 신군부가 생산·유포했던 내용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세력의 5·18 왜곡은 신군부의 5·18항쟁 왜곡을 정교화하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5·18이 발생하고 상황이 악화되자 보안사령부는 광주 현지로 보안사 요원들을 파견했다.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전남합동수사단에서는 ‘광주내란 및 소요사건 수사결과보고 시나리오’를 남겼다. 합동수사단은 5·18의 배경을 △김대중 추종세력의 음모 △주민들의 빈부격차와 지역적인 소외의식에 따른 정부에 대한 비판 △전통적인 야경(野傾)적 기질 등을 배경으로 “10·26 이후 사회혼란과 시위가 난무하자 이를 정권 쟁취의 호기로 판단한 김대중이 광주 학생을 자극해 내란을 유발토록 한 것”으로 호도했다. 

신군부 세력은 남파 간첩으로 내려온 이창용(본명 홍종수)도 광주에서의 시위와 연관시켰다. 신군부는 5월 24일 서울역에서 체포된 이창용을 북한이 5·18을 선동하기 위해 남파한 간첩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방부 보고서에는 간첩 이창용 사건에 대해 “이창용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에 의하면 (이창용은) 5월 16일 전남 보성을 통해 침투했으며, 광주에서의 시위와는 상관없이 남파됐다. 5·18과 관련한 임무나 광주로 잠입하기 위한 시도도 발견할 수 없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 보고서는 “신군부 세력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과 연관된 것처럼 여론조작을 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히고 있다. 

신군부가 유포한 5·18 왜곡이 언론·인터넷 통해 확산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은 방송과 신문 등 기성 언론을 통해서도 이뤄졌다. 언론은 신군부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불순분자의 조종을 받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시위 학생들을 ‘폭도화된 청년들’로 묘사했고(조선일보 1980년 5월 24일자), 경향신문은 시민 항쟁을 ‘불순분자의 난동(조선일보 1980년 5월 26일자)’으로, 동아일보는 광주시민들에게 이성을 찾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동아일보 1980년 5월 26일자).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곤봉으로 제압하는 공수부대

1995년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199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에도 보수 언론이나 극우 논객 등이 중심이 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을 주도했다. 5·18특별법 위헌 논란, 전두환 정권 정통성 옹호, 간첩 침투 등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색깔론 제기가 대표적이다. 

이후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온라인을 통한 보수 세력의 5·18 왜곡이 확산됐다. 2009년 5·18연구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운영하는 시스템클럽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씨는 2008년 시스템클럽 게시판에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글을 올려 검찰로부터 기소됐으나 올 1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5·18은 민주화운동이 맞지만 지씨의 비방 행위는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아 명예훼손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승용 교수는 “1980년 5·18 항쟁 당시 언론의 왜곡보도를 제외한다면, 1990년대 중반까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담론의 주요 생산자는 신군부 인사의 개인적 발언이나 일부 보수언론의 근거를 확인하기 힘든 왜곡 보도에 국한돼 있었다”며 “그러나 컴퓨터 통신의 발달과 인터넷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왜곡 담론의 생산은 신군부 세력이나 기성 보수언론에 국한되지 않고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광주시의 ‘5·18왜곡 경고’에 종편-일베 사과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23일자 기사 '광주시의 ‘5·18왜곡 경고’에 종편-일베 사과'를 퍼왔습니다.
종편의 사과나 정정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 24일 사법대응 수위 결정

[광주 전남=플러스코리아] 이수현 기자=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폄하와 왜곡에 대한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의 강력한 경고가 통했다.


강 시장은 지난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채널a, tv조선 등 종편과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에서 이번 주 말까지 5·18 왜곡 폄하의 내용을 자진 삭제하고 사과·정정하지 않으면 모두 사법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종편은 잇따라 사과방송을 내보냈고, 일베사이트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폄하 글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지키려는 강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광주시는 종편의 사과나 정정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 24일 법률대응팀에서 세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사법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강 시장의 이번 경고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5·18에 대한 왜곡된 내용이 인터넷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보= webmaster@pluskorea.net 


이수현 기자 

5.18 짓밟은 TV조선·채널A, 단죄할 방법 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23일자 기사 '5.18 짓밟은 TV조선·채널A, 단죄할 방법 있다'를 퍼왔습니다.
[게릴라칼럼] 종편 '의무전송' 폐지해야 하는 이유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한국방송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의 자산이자 국민이 주인인 전파가 공공과 공익이라는 공적(公的) 울타리를 벗어나 방송사 또는 방송 종사자의 정치적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허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국가 안위가 걸린 상황이 닥쳤을 때 현재와 같은 전파관리 체제로는 나라의 기반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2004년 3월 18일 (조선일보)가 '국민의 전파를 되찾아야 할 때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뜬금없이 강조한 대목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며, 공공성과 공익성을 생명으로 해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지만 이어지는 행간 속에 의도하는 바가 숨겨 있었다. 

사설은 "만약 방송이 공공성과 공익성의 핵심인 정치적 중립의무를 정면으로 거슬러 특정 정파의 대변인처럼 행세한다면 그 허가의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파는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마땅한 일"이라며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탄핵정국을 보도하는 방송사들의 보도행태를 비판한 내용이다. 

방송은 공공성과 공익성 전제돼야 한다더니 


▲ TV조선은 5.18때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출연시켰다. ⓒ TV조선

그러더니 정권이 바뀌자 (조선)은 기어이 방송을 소유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 신설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산업 성장을 촉진한다'는 명목 아래 거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2009년 미디어 관련법을 여당과 합작하여 뜯어고쳤다. 

그 결과 MB정부는 (조선)을 비롯한 국내 과점 보수신문들에게 종합편성채널(종편)을 안겨주었다. 이 바람에 국내 언론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돼 황폐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전파관리 체제는 더욱 허약한 형세로 치닫고 말았다. 

"국가가 주파수를 할당하고 무선국을 허가한 것은 공영이든 민영이든 공공성과 공익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그토록 외쳐대던 (조선)은 방송의 날개를 달고 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가 돌변하고 만다.

계열사인 TV조선은 최근 5.18 민주화운동 33주년을 앞두고 마치 북한의 기획과 작전으로 일으킨 폭동인 것처럼 5.18 민주화운동을 날조하여 방송함으로써 공공성과 공익성과는 전혀 먼 방송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5.18 정신을 폄훼하고 신군부 총칼 앞에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과 유가족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주었다. 비판이 고조되자 사과를 했지만, 사과보다 검증의 정당성을 강조한 발언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계열사인 채널A는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탈북자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 5.18 민주화운동의 사실과 의미를 왜곡해 공분을 샀다. 

오죽했으면 (채널A)기자들이 메인뉴스 사과방송을 요구했을까.  


▲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화면 갈무리 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은 1980년 5월 광주에 남파되었다는 전 북한군 특수부대원 김명국(가명)씨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 채널A 화면 갈무리

2011년 1월 1일 방송의 날개를 달자마자 (동아일보)는 '미디어 빅뱅, 방송문화 선진화 계기 돼야'란 제목의 사설에서 "동아일보의 종편 사업자 선정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빼앗긴 동아방송(DBS)을 31년 만에 회복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신군부에 의해 피를 흘리며 죽어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인 것처럼 날조하여 방송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 극우세력과 다를 바 없는 궤변 

국내 보수신문들과 그들의 종편이 지면과 전파를 통해 내뿜는 후안무치 궤변과 이중적인 행태는 틈만 나면 역사를 날조하고 왜곡하려드는 일본의 극우세력 궤변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보수논객 조갑제 조차도 두 종편과 보수 인터넷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제기된 '북한군 5·18 광주민주화운동 개입' 주장을 '허위 날조'라고 지적하며 정면 비판할 정도다.

이 모두가 따지고 보면 이명박 정권 출범에 기여한 보수신문들에게 종편을 선물로 안겨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이나 보도·종편 진출을 규제하던 것을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빗장을 풀기 시작하더니 결국 법률까지 개정하면서 '조중동'과(매일경제)를 종편 사업자로, (연합뉴스)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 선정해 주었다.  

당시 방통대군으로 불렸던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위세로 종편은 채널번호까지 시청접근성이 좋은 번호들을 받아냈다. 이명박 정권 출범 과정에서부터 친정부, 친여성향의 보도태도를 수미일관되게 보여 왔던 '조중동'에게 종편을 안겨준 데 대한 특혜논란과 여론의 획일화·독과점 우려는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이 종편의 각종 특혜를 없애는 '방송법' 개정안과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정안은 종편을 의무재전송에서 제외시키고 직접 광고영업 특혜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국한 지 1년이 넘도록 종편은 각종 특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민영미디어렙의 등장 등 급변한 방송환경으로 어려운 지역방송과 중소방송사들은 차별적 규제로 직·간접적 피해를 보고 있는데 반해 종편들은 광고와 편성 등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 

지상파 수준의 광고규제와 편성규제의 적용 및 승인 당시 부과된 조건의 이행여부를 방송통신위원회가 점검하고 공개함으로써 재승인시 반드시 이런 문제 지적을 반영하도록 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광고와 방송으로서 최소한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외면하는 행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2014년 3월 예정된 재허가 심사 주목해야


▲ TV조선앞 1인 시위 "5.18 왜곡 보도 사과하라" 민주여성지방의원협의회 소속 한명희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종편) 사옥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출범 1년을 넘은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1% 내외(4월 기준)다. 재방송비율도 4사 평균 50%를 넘기며 콘텐츠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종편은 이처럼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지상파와 비슷한 광고단가를 요구하는 등 시장의 왜곡을 가져오며 방송 생태계를 교란시켰다. 그들에게 더 이상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공정성조차 갖추지 못한 이런 채널에 대해 시청자들이 안 볼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종편에게 주어진 채널의무편성의 특혜부터 폐지해야 한다. 방송법 시행령 등 미디어 관련법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적으로 제창하게 해 달라는 광주시민사회의 들끓는 목소리와 함께 상식 수준을 넘은  5·18 민주화운동의 왜곡이 보수종편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을 치고 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국회가 나서야 한다. 5·18 단체들이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방침을 밝힌 것과 별도로 언론시민단체들도 2014년 3월로 예정된 재허가 심사에서 두 종편사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      종편을 '안 볼 권리'를 위한 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시민들의 힘을 모아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종편채널이 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반사회적, 반역사적 흉기로 변해가고 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뼈아픈 지적을 이제라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박주현(parkjh)

종편의 ‘5·18 왜곡보도’ 파문, 조중동 분화의 신호탄 될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3일자 기사 '종편의 ‘5·18 왜곡보도’ 파문, 조중동 분화의 신호탄 될까?'를 퍼왔습니다.
동아 ‘오락가락’ 조선 ‘외골수’· 중앙·JTBC ‘중도’ 인상… “자금력 차이에 따른 마케팅 방식 차이일 뿐”

종편의 ‘5·18 왜곡보도’를 계기로 보수언론인 조선·중앙·동아일보(조중동)와 TV조선·JTBC·채널A 사이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가 왜곡보도 파문의 중심에 서면서 중앙일보와 JTBC가 상대적으로 점수를 따는 양상이다.  

파문이 발생한 이후 채널A와 동아일보는 발 빠르게 사과했다. 반면 TV조선은 ‘5·18 북한군 개입설 전면부정’과 자신들의 보도로 북한군 개입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처럼 보도해 후안무치란 비난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조선·동아와 일정하게 거리두기를 하는 반면 동아일보는 파문진화에 나서고 있고, 조선일보는 ‘외골수’로 가는 모양새다. 

‘5·18 왜곡보도’와 관련, 가장 주목받는 언론사는 중앙일보와 JTBC다. TV조선과 채널A가 ‘5·18 왜곡방송’ 파문의 중심축으로 등장할 때 JTBC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방송 자체가 없었다. 오히려 중앙일보는 TV조선과 채널A의 ‘5·18왜곡보도’ 파문이 발생한 직후 지면을 통해 두 방송사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조선 동아와는 차별화를 꾀했다.  

중앙일보, 5·18 왜곡보도 관련 TV조선·채널A 연이어 강도 높게 비판 

중앙일보는 지난 20일자 14면 (“5·18 북한개입” 여과 없이 방송…역사 왜곡 논란 확산)에서 “일부 TV방송이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란 내용의 탈북자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한 데 이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극우성향 인터넷 사이트가 이를 퍼나르면서 ‘역사왜곡’ 논란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2013년 5월20일자 14면

중앙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른바 ‘북한군 개입설’을 처음 제기한 건 19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신군부였다”면서 “역사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소문 수준의 주장들이었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당시 광주에는 전군에 비상이 걸린 계엄상황이라서 북한군이 침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군사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중앙은 같은 날 사설 (5·18에 대한 근거 없는 왜곡을 규탄한다)에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즈음해 근거 없는 북한 개입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신분이 불명확한 몇몇 탈북자의 주장이 걸러지지 않은 채 일부 방송과 인터넷으로 전파된 결과”라며 TV조선과 채널A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중앙은 “세월이 흐르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5·18의 진상과 사실관계에 대해선 이미 정리 작업이 이뤄졌다”면서 “그런데 난데없이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은 희생자와 유족들을 모욕하는 패륜행위다.
정신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민주적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중앙은 “그 같은 악의적인 비방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벗어난다”면서 “자발적인 정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제재와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2013년 5월20일자 사설

중앙은 또한 지난 22일자 ‘중앙시평’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김진국 논설주간)에서도 TV조선과 채널A의 ‘5·18 왜곡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진국 논설주간은 “이제 와 웬 뜬금없는 북한군일까”라고 반문한 뒤 “특정지역에 대한 모욕적 표현도 아무 거리낌 없이 쏟아낸다. 그날의 공포와 절망, 눈물을 안다면 같은 국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 통합 노력을 아는 보수세력이라면 해서는 안 될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와 사설 비교 기획… ‘중도 포용’ 노선으로 가는 중앙일보의 차별화 전략 

전문가들은 ‘5·18 왜곡보도’를 계기로 중앙일보가 조선·동아일보와는 확실히 차별화 된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 출신 이강윤 시사평론가는 “중앙일보는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확실히 차별성을 획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강윤 평론가는 “이번 건도 그렇고 한겨레와 사설교류를 하는 것도 중앙일보가 조중동 대열에서 이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 이번 5·18 보도에서 너무 세게 나갔다. 심하게 말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TV조선과 채널A에서 방송된 내용은 극우인사의 비상식적이면서 몰역사적인 망언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망언을 하는 사람을 방송에 출연시켜서 아무런 근거도 없는 주장을 그대로 내보내는 건 언론으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팩트 체크’와 근거 제시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최 교수는 “이번 ‘5·18 왜곡보도’ 파문을 계기로 조중동의 분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복지정책이나 경제민주화 등에 대해선 앞으로도 조중동이 사안별로 연대가 가능하겠지만, 5.18 민주화운동의 경우는 그런 사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 종편 로고와 사옥.

최 교수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것인데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국기’를 뒤흔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종편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찌라시 방송’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중앙은 이런 이미지를 상당히 희석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교수는 “조중동의 분화는 사안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손석희 체제’의 JTBC … 보도 부문 변화로 이어질까 

일각에선 최근 중앙일보와 JTBC의 변화를 손석희 사장 체제와 연결 짓기도 한다.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JTBC는 개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보수색채를 강화하기보다 젊은 층과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전략을 취해왔는데 ‘5·18 보도’도 그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향후 JTBC가 손석희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손석희 사장이 JTBC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실제 JTBC의 변화를 일정 부분 이끌어 낼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중앙일보와 JTBC는 조선·동아 및 TV조선·채널A와는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광고주들 입장에서도 실제 구매력이 있는 세대나 계층들이 보는 프로그램· 채널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을 감안하면 60대 이상 중장년층에 타깃을 맞추는 TV조선과 채널A 전략은 머지않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별화 된 지면변화 선보였던 동아일보… 이번 건으로 ‘신뢰도 추락’ 
채널A ‘공정방송위’ 설치 등 후속대책 마련 분주 

반면 올 들어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박근혜 정부 내각에 참여할 인사들의 공직자 검증에 적극적이었던 동아일보는 이번 ‘5·18 왜곡보도’로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다. 

동아는 지난 1월 말, 김용준 당시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 관련 의혹을 적극 검증한데 이어 언론의 공직자 검증취재를 ‘신상털기’라고 비판한 조선일보를 지면을 통해 비판하는 등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당시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됐던 ‘애국적 핵무장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채널A종합뉴스 사과방송 화면 갈무리.

하지만 이번 채널A의 ‘5·18 왜곡보도’ 논란으로 이 같은 변화의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동아일보가 지면을 통해 채널A 방송을 비판하고, 파문이 발생한 이후 채널A 기자들이 비판 성명서를 내며 사과방송을 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강윤 시사평론가는 “동아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지면 변화를 선보이는 등 나름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채널A의 경우 동아일보와는 완전히 다른 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전언에 따르면 동아가 채널A에 대해서 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동아일보가 아무리 지면변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아일보가 지금과 같은 혼선을 보이지 않으려면 채널A와 동아일보 지면을 함께 컨트롤 할 수 있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 평론가는 “그나마 채널A 기자들이 내부에서 반발을 한 것이 TV조선과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이고 나름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동아가 박근혜 정부 초기 여러 변화를 시도했지만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실 종편사 가운데 가장 생존이 위험한 방송사는 채널A”라면서 “만약 채널A의 내부반발이 없었다면 동아가 이런 식으로 사과를 했을까 하는 의문도 있다. 젊은 층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나름 노력을 했으나 이번 건으로 무색하게 됐다 ”고 지적했다. 

채널A는 ‘공정방송위’에 준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등 사과방송 이후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황순욱 기자협회 채널A 지회장은 “재방방지 대책으로 공정방송위에 준하는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지회장은 “편성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 형식으로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으며, 기자들이 참여해서 방송이 되기 전에 아이템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지회장은 “편성위원회는 사후 기구지만 ‘공정방송위’는 사전에 문제가 될 만한 아이템을 제어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차이”라면서 “기자들이 4명 정도 참여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사측도 공감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조중동의 분화? 일반화로 보긴 어렵다. 특수한 상황일 뿐” 

하지만 ‘조중동의 본격 분화’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조중동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응 양상이 다를 뿐 본격 분화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13일 방송된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갈무리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사무처장은 “조중동의 ‘5·18 왜곡보도’에 대한 후속조치를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나는 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중앙은 삼성이나 기업, 경제문제 등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조선·동아처럼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진 않았다”면서 “JTBC도 드라마나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자금력도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에 동아·조선처럼 ‘노이즈 마케팅’ 하지 않아도 승산이 있다. 이런 점이 ‘5·18보도’에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5·18 보도와 관련, JTBC가 TV조선·채널A처럼 무리수를 두지 않은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일 뿐 본격적인 분화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 사무처장은 “동아일보의 경우 워낙 여론이 좋지 않고, 5·18단체들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니 진화에 나서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특히 채널A의 경우 자금력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 이번 파문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경우 운영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방송을 하면 방송통신심의위에서 제재를 받더라도 ‘정상참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동기 기자 |mediagom@mediatoday.co.kr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종편은 5·18 왜곡하는데 공영방송은 수수방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3일자 기사 '종편은 5·18 왜곡하는데 공영방송은 수수방관'을 퍼왔습니다.
5·18 특집방송 전무·광주지역 방송사와 대조… “5·18, 언론이 다룰 수 있는 소재 넘친다”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 개입설’ ‘희생자 비하’ 등 도를 넘은 왜곡으로 그 역사적 진실이 심각하게 훼손 당하고 있다. TV조선, 채널A 등 일부 종합편성채널이 이에 가담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 3사에서도 5·18의 의미 및 진실을 조명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심층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TV조선은 13일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600명 규모의 북한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북한 게릴라다” 등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채널A 역시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북한군이라고 밝힌 한 남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들은 극우사이트로 꼽히는 ‘일간베스트’ 회원들이 5·18을 폭동으로 보고, 당시 희생된 시민들을 ‘홍어’에 비유하는 일부 흐름과 맞물려 비상식적인 역사 왜곡의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5·18에 대한 왜곡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데도, 역사적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리거나 심층적으로 접근한 방송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KBS가 1TV (다큐극장) ‘광주 33년, 5.18의 기억’에서 이 사안을 조명했다. 하지만 (다큐극장)자체가 현대사를 다루는 성격을 띠고 있어 특집 편성이라고 볼 수 없고 ‘5·18 트라우마’라는 소재가 이미 몇 년 전에 제기됐던 터라 새로운 접근방식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무관심은 광주 지역방송사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KBS광주는 17일 (열린 마당) ‘애꾸눈 광대’ 편에서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한쪽 눈을 잃은 후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지현씨를 통해 이 사안을 조명했다. 광주MBC는 ‘왜 5.18을 왜곡하는가’ 등 5·18 특집 토론을 연속 편성했으며 특집다큐 (추기경의 5월)을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18~21일에 걸쳐 심층 리포트를 내보냈다. 지역민방 KBC광주방송 역시 (시사플러스)를 통해 ‘5.18왜곡 역사의식 바로 해야’(11일), ‘5.18트라우마 극복해야’(18일)를 연속적으로 다뤘다. (열린 토론회)에서도 12일과 19일에 걸쳐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과 5월 정신을 주제로 방송했다. 광주평화방송도 18일 5·18 유공자들의 생활고와 정신적 외상스트레스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눈까마스(Nunca Mas), 광주!]를 편성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화면 캡처.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이 다가오면 방송사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조명했는데 이명박 정권 이후 이런 경향이 사라졌다”면서 “제주 4.3사건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방송사의 역할인데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논란에 대해 받아쓰기 하는 정도다. 최근 들어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사라지는 현상에는 공영방송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18 25주년을 맞은 2004년에는 KBS와 MBC가 5·18 프로그램 4편을 내보냈다. 2005년에는 KBS광주가 제작한 (노래로 쓰는 오월)이 전국적으로 방송됐고, MBC 특집다큐 (80년 5월, 두개의 내란)에서 5·18을 다뤘다. 2007년에는 MBC 스페셜 (내 친구 김동관)이, KBS 스페셜 팩션(팩트+픽션의 합성어) 드라마 (오월의 두 초상)이 있었다. KBS는 이명박 정권 이후에도 (KBS스페셜-‘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2009년), (시사기획 KBS 10-‘5월의 노래’)(2010년) 등 5·18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했고, 2011년에는 드라마([드라마스페셜-‘우리 기쁜 젊은 날’])에서나마 이 사안을 조명했다. 

(KBS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를 연출한 안주식 KBS PD는 “5·18 다큐는 역사적 사실이 새로 발굴되는 것이 없어서 제작하기 어려운 특면이 있지만 최근 이 사안이 이념문제로 인식되거나 고유의 역사적 사실이 망각되고 있어서 지상파가 의무감을 가지고 다뤄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보수정권이 이어지고 제작 자체의 애로점이 있다 보니 5·18과 같은 소재가 주목하지 못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아이템을 내도 채택되지 않으리라고 보는 것 같다” 

안 PD도 최근 극우적 시각이 활개 치는 현실에 대한 책임이 공영방송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책임은 KBS에 있다고 본다. 역사교육은 학교에서도 이뤄지지만 상당부분 공영방송을 통해 이뤄진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KBS가 언론사로서의 자율성을 잃어버리면서 이런 역할을 소홀히 했고, 그러다보니 일간베스트 등이 뜨는 것이 아닌가 한다.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와 SBS가 보도를 통해 5·18을 다뤘지만 리포트는 한 꼭지에 그쳤다. 다만 SBS가 18일자 (8시뉴스) 12번째 리포트 (민주화가 왕따라는 뜻?…역사 교육 부실)에서 종편과 일간베스트 등 5·18왜곡 현상과 부실한 역사교육 현장을 비교적 상세히 지적했다. 


경향신문 18일자 1면.

한편 경향신문·국민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 등 신문들도 최근의 5·18 왜곡 흐름을 비롯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을 다뤘다. 하지만 대부분 종편들의 왜곡 보도에 대해 지적하는 것으로 그쳤고 최근 한국사회의 극우 흐름에 대해 심층적으로 짚어주는 신문은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그쳤다. 경향신문은 18일자 1면 머리기사 (괴물’이 되어가는 보수)와 사설 (국민통합 해치는 반역사적 5·18 왜곡 시도)에서, 한겨레는 17일자 2면기사 (민주화운동’ 정당성 흠집내기…저열한 역사인식 노골화)와 18일자 1면 (5·18 왜곡 방송, 일본 극우와 뭐가 다른가)에서 이 현상을 짚었다. 

5·18 기획기사를 준비한 신문사는 단 한 곳이었다. 한겨레는 20일부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크라우드소싱’ 기획 (전두환 비자금을 찾아라) 시리즈를 시작했다. 한겨레는 “올 10월까지 추가로 은닉 재산을 찾아내 추징하지 못하면 시효가 만료된다. 국가가 정의의 이름으로 행할 수 있는 조처는 법률적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한겨레가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 탐사에 나서게 된 이유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화는 완결이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에 5·18은 과거의 사건을 돌아본다는 의미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시의성’이란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에 얼마나 의미 있는지 여부이다. 그렇게 본다면 5·18에 대해 언론이 매년 다룰 수 있는 내용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33년 지났지만 상처 커…언론도 5·18에 무관심”특집 다큐 ‘추기경의 5월’ 제작한 백재훈 광주MBC PD

오는 31일 방송될 ‘추기경의 5월’은 1980년 5월 18일 이후 천주교 사제들의 행적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방송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광주 MBC의 (추기경의 5월)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제들의 활동을 통해 이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한다. 

백 PD는 “천주교 사제들이 당시 수습대책위원회에서 중재나 협상 등의 노력을 했고, 이후에도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면서 “5·18에 대한 오해와 폄훼가 난무한 현실인데,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어르신들을 통해 이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5·18 관련 인터뷰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백 PD는 “김수환 추기경이 용서와 화해를 강조해, 사회적 논란이 될 발언은 자제해왔다”며 “영상물을 지금 공개해도 좋다고 판단해서 광주대교구와 평화방송, 광주MBC 등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백 PD는 “33년이 지났지만 5·18 관련자들의 심리적·정신적 상처는 여전히 깊다. 그런데도 (최근 5·18 왜곡 흐름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큰 아픔”이라면서 “촬영 도중에 만난 5·18 관계자들은 지금의 역사왜곡에 대해 그야말로 공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PD는 또한 “5·18이 역사 교육에서 거의 배제되고 있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지식이 이를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는 언론이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언론이 5·18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