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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종편은 5·18 왜곡하는데 공영방송은 수수방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3일자 기사 '종편은 5·18 왜곡하는데 공영방송은 수수방관'을 퍼왔습니다.
5·18 특집방송 전무·광주지역 방송사와 대조… “5·18, 언론이 다룰 수 있는 소재 넘친다”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 개입설’ ‘희생자 비하’ 등 도를 넘은 왜곡으로 그 역사적 진실이 심각하게 훼손 당하고 있다. TV조선, 채널A 등 일부 종합편성채널이 이에 가담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 3사에서도 5·18의 의미 및 진실을 조명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심층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TV조선은 13일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600명 규모의 북한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북한 게릴라다” 등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채널A 역시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북한군이라고 밝힌 한 남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들은 극우사이트로 꼽히는 ‘일간베스트’ 회원들이 5·18을 폭동으로 보고, 당시 희생된 시민들을 ‘홍어’에 비유하는 일부 흐름과 맞물려 비상식적인 역사 왜곡의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5·18에 대한 왜곡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데도, 역사적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리거나 심층적으로 접근한 방송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KBS가 1TV (다큐극장) ‘광주 33년, 5.18의 기억’에서 이 사안을 조명했다. 하지만 (다큐극장)자체가 현대사를 다루는 성격을 띠고 있어 특집 편성이라고 볼 수 없고 ‘5·18 트라우마’라는 소재가 이미 몇 년 전에 제기됐던 터라 새로운 접근방식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무관심은 광주 지역방송사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KBS광주는 17일 (열린 마당) ‘애꾸눈 광대’ 편에서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한쪽 눈을 잃은 후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지현씨를 통해 이 사안을 조명했다. 광주MBC는 ‘왜 5.18을 왜곡하는가’ 등 5·18 특집 토론을 연속 편성했으며 특집다큐 (추기경의 5월)을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18~21일에 걸쳐 심층 리포트를 내보냈다. 지역민방 KBC광주방송 역시 (시사플러스)를 통해 ‘5.18왜곡 역사의식 바로 해야’(11일), ‘5.18트라우마 극복해야’(18일)를 연속적으로 다뤘다. (열린 토론회)에서도 12일과 19일에 걸쳐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과 5월 정신을 주제로 방송했다. 광주평화방송도 18일 5·18 유공자들의 생활고와 정신적 외상스트레스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눈까마스(Nunca Mas), 광주!]를 편성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화면 캡처.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이 다가오면 방송사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조명했는데 이명박 정권 이후 이런 경향이 사라졌다”면서 “제주 4.3사건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방송사의 역할인데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논란에 대해 받아쓰기 하는 정도다. 최근 들어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사라지는 현상에는 공영방송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18 25주년을 맞은 2004년에는 KBS와 MBC가 5·18 프로그램 4편을 내보냈다. 2005년에는 KBS광주가 제작한 (노래로 쓰는 오월)이 전국적으로 방송됐고, MBC 특집다큐 (80년 5월, 두개의 내란)에서 5·18을 다뤘다. 2007년에는 MBC 스페셜 (내 친구 김동관)이, KBS 스페셜 팩션(팩트+픽션의 합성어) 드라마 (오월의 두 초상)이 있었다. KBS는 이명박 정권 이후에도 (KBS스페셜-‘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2009년), (시사기획 KBS 10-‘5월의 노래’)(2010년) 등 5·18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했고, 2011년에는 드라마([드라마스페셜-‘우리 기쁜 젊은 날’])에서나마 이 사안을 조명했다. 

(KBS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를 연출한 안주식 KBS PD는 “5·18 다큐는 역사적 사실이 새로 발굴되는 것이 없어서 제작하기 어려운 특면이 있지만 최근 이 사안이 이념문제로 인식되거나 고유의 역사적 사실이 망각되고 있어서 지상파가 의무감을 가지고 다뤄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보수정권이 이어지고 제작 자체의 애로점이 있다 보니 5·18과 같은 소재가 주목하지 못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아이템을 내도 채택되지 않으리라고 보는 것 같다” 

안 PD도 최근 극우적 시각이 활개 치는 현실에 대한 책임이 공영방송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책임은 KBS에 있다고 본다. 역사교육은 학교에서도 이뤄지지만 상당부분 공영방송을 통해 이뤄진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KBS가 언론사로서의 자율성을 잃어버리면서 이런 역할을 소홀히 했고, 그러다보니 일간베스트 등이 뜨는 것이 아닌가 한다.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와 SBS가 보도를 통해 5·18을 다뤘지만 리포트는 한 꼭지에 그쳤다. 다만 SBS가 18일자 (8시뉴스) 12번째 리포트 (민주화가 왕따라는 뜻?…역사 교육 부실)에서 종편과 일간베스트 등 5·18왜곡 현상과 부실한 역사교육 현장을 비교적 상세히 지적했다. 


경향신문 18일자 1면.

한편 경향신문·국민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 등 신문들도 최근의 5·18 왜곡 흐름을 비롯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을 다뤘다. 하지만 대부분 종편들의 왜곡 보도에 대해 지적하는 것으로 그쳤고 최근 한국사회의 극우 흐름에 대해 심층적으로 짚어주는 신문은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그쳤다. 경향신문은 18일자 1면 머리기사 (괴물’이 되어가는 보수)와 사설 (국민통합 해치는 반역사적 5·18 왜곡 시도)에서, 한겨레는 17일자 2면기사 (민주화운동’ 정당성 흠집내기…저열한 역사인식 노골화)와 18일자 1면 (5·18 왜곡 방송, 일본 극우와 뭐가 다른가)에서 이 현상을 짚었다. 

5·18 기획기사를 준비한 신문사는 단 한 곳이었다. 한겨레는 20일부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크라우드소싱’ 기획 (전두환 비자금을 찾아라) 시리즈를 시작했다. 한겨레는 “올 10월까지 추가로 은닉 재산을 찾아내 추징하지 못하면 시효가 만료된다. 국가가 정의의 이름으로 행할 수 있는 조처는 법률적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한겨레가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 탐사에 나서게 된 이유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화는 완결이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에 5·18은 과거의 사건을 돌아본다는 의미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시의성’이란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에 얼마나 의미 있는지 여부이다. 그렇게 본다면 5·18에 대해 언론이 매년 다룰 수 있는 내용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33년 지났지만 상처 커…언론도 5·18에 무관심”특집 다큐 ‘추기경의 5월’ 제작한 백재훈 광주MBC PD

오는 31일 방송될 ‘추기경의 5월’은 1980년 5월 18일 이후 천주교 사제들의 행적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방송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광주 MBC의 (추기경의 5월)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제들의 활동을 통해 이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한다. 

백 PD는 “천주교 사제들이 당시 수습대책위원회에서 중재나 협상 등의 노력을 했고, 이후에도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면서 “5·18에 대한 오해와 폄훼가 난무한 현실인데,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어르신들을 통해 이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5·18 관련 인터뷰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백 PD는 “김수환 추기경이 용서와 화해를 강조해, 사회적 논란이 될 발언은 자제해왔다”며 “영상물을 지금 공개해도 좋다고 판단해서 광주대교구와 평화방송, 광주MBC 등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백 PD는 “33년이 지났지만 5·18 관련자들의 심리적·정신적 상처는 여전히 깊다. 그런데도 (최근 5·18 왜곡 흐름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큰 아픔”이라면서 “촬영 도중에 만난 5·18 관계자들은 지금의 역사왜곡에 대해 그야말로 공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PD는 또한 “5·18이 역사 교육에서 거의 배제되고 있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지식이 이를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는 언론이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언론이 5·18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3년 5월 16일 목요일

無 신용섭…흔들리는 공영방송 EBS


이글은 PD저널 2013-05-15일자 기사 '無 신용섭…흔들리는 공영방송 EBS'를 퍼왔습니다.
[신용섭 EBS사장 취임 6개월]

“교육에 대한 이해도 없고, 방송에 대한 전문성도 없으며, 덕(德)도 없다.”
요즘 EBS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른바 ‘사장 3무(無)설’이다. 웃고 넘어가기에는 조금은 씁쓸한 ‘사장 3무설’에는 취임 6개월을 맞는 신용섭 사장에 대한 EBS 구성원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다큐프라임) 제작 중단은 물론이고 이를 규탄하는 노조를 향해 프로그램 폐지까지 거론한 신 사장의 태도는 지난해 12월 내부 구성원들에게 제작 자율성을 약속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 신용섭 EBS 사장 ⓒEBS

■제작 자율성·소통 약속은 어디로= 신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식에서 “EBS의 독립성 강화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잘 알고 있다”며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구성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는 이를 무색케 한다.
신 사장은 지난 4월 초 해방 정국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를 다룬 (다큐프라임)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편이 제작 중단된 이후 사태 해결은커녕 “시위를 접지 않으면 (다큐프라임) 폐지 확률 90% 이상”이라는 발언으로 EBS 안팎을 뒤흔들었다.
폐지 발언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신 사장은 간부회의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외부 강연·근태 등을 문제 삼으며 감사실에 감사를 요청했다. 신 사장은 지난 10일 노조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다큐멘터리 제작 부서에 대한 복무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표적 감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구성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신 사장이 단체협약 파기를 의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신 사장이 몇몇 간부들에게 “단체협약을 혁파하겠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지부장은 “신 사장의 발언은 단협을 파기하겠다는 뜻이자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감사’ 통보에 이어 단협 파기까지 거론되자 EBS 안에서는 신 사장의 ‘김재철 따라잡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MBC 사측이 김재철 사장 당시 외부매체에 회사를 비판하는 인터뷰나 글을 쓴 직원들을 제재하고 단협을 파기한 상황이 현재 EBS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EBS 한 PD는 “사장이 방송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꾸 문제를 확산시켜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며 “조직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본인 의사만 관철하려다 보니 김재철 전 MBC사장과 비교하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사장 임명 당시 예견된 결과= 지금의 상황은 이미 신 사장 임명 당시부터 예견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명 당시부터 관료 출신에 방송통신위원회 ‘낙하산 사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온 신 사장에 대해 EBS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방송통신위원을 역임했지만 신 사장은 통신 전문가로 방송은 물론 교육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당장 사장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EBS지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신 사장은 교육과정평가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수능은 대학에서 출제하는 것이 아니었나’, ‘평가원이 교과부의 산하기관이 아닌가’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EBS지부는 “사장이 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마저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인 신 사장의 일방적 소통 스타일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방송사 조직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마찰이 많다 보니 간부들까지도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또 노조에 대한 적대적 발언도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신 사장은 노조위원장을 ‘너’, ‘당신’으로 표현하거나 노조를 향해 “(다큐프라임) 폐지 확률 90%” 등의 협박성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EBS 한 PD는 “사장이 정통부 출신 관료라 방송 전문성도 부족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부족한 것 같다”며 “사장이 못하는 것이 80%이고 잘한 것이 20%라면, 그 20%는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높여준 것뿐”이라고 비꼬았다.
■공영방송 EBS 정체성 최대 위기= ‘사장 3무설’이 나올 정도로 내부에서는 사장에 대한 우려를 넘어 EBS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 사장의 조치가 공영방송 EBS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 EBS지부는 지난 10일 상임 집행위원회를 열고 신 사장에 대한 자체 평가를 진행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이기로 의결했다.
한송희 지부장은 “‘김재철 학습효과’처럼 박근혜 정부 들어와 공공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리가 불안한 사장이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한다”며 “이미 사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신 사장하고 같이 가면 EBS가 망하겠다는 생각이 든 만큼 이제부터는 사장 평가와 거취 문제까지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BS 한 PD는 “EBS의 미래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오는데, 사장은 소통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고 지금까지 패턴으로 봐서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며 “모두가 사장이 생각하는 방송과 우리가 생각했던 방송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2013년 5월 12일 일요일

윤창중 KBS 보도지침 두고 “종박언론” 질타 봇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1일자 기사 '윤창중 KBS 보도지침 두고 “종박언론” 질타 봇물'을 퍼왔습니다.
“공영방송의 추악한 저널리즘…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 원하나”

KBS가 10일 윤창중 전 대변인 보도 시 청와대나 태극기 등 정부와 관련돼 있는 자료화면을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을 두고, 트위터리안들은 “공영방송이 권력의 나팔수임을 증명하는 것”, “공영방송의 추악한 저널리즘”이라며 비판했다. 

▲ KBS가 1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게시했던 윤창중 전 대변인 관련 지침 ⓒKBS 새 노조 제공

KBS는 윤창중 전 대변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일정 중 현지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오후, 신관 3층 보도영상편집실에 ‘공지사항’이라는 문건을 게시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 그림 사용 시 주의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청와대 브리핑룸 브리핑그림 사용금지, 뒷 배경화면에 태극기 등 그림 사용금지’라는 내용과 함께 ‘윤창중 그림 쓸 경우는 일반적인 그림을 사용해 달라’는 권고 사항이 들어 있다. 

해당 소식을 1보로 전한 (경향신문)에 따르면, 보도영상편집실의 기자가 문제제기를 하자 KBS 측은 3시간 만인 오후 6시쯤 게시물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KBS 홍보팀은 “영상편집부 데스크가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화면을 빼라고 구두로 지시한 것이 의사전달 과정에서 와전됐다”, “윤창중 그림 관련 지시는 태극기 배경화면이 불쾌하다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영상편집부 자체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새 노조)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정부의 ‘신 보도지침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창건 보도본부장이 취임한 지 3일 만에 일어난 일임을 들어, “임창건 보도본부장이 취임하자마자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고 청와대나 권력의 안위를 감싸려는 행태를 보여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창건 보도본부장은 이 지침이 어떤 과정을 거쳐 기자들에게 전달됐는지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보도국 간부들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전했다. 새 노조는 사측에 ‘윤창중 보도지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다.

“공영방송의 추악한 저널리즘…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을 원하나”

노종면 기자(‏@nodolbal)는 (경향신문)의 기사를 링크해 KBS의 보도지침 소식을 전했다. “윤창중이 청와대 브리핑 하던 장면이나 태극기가 배경에 나오는 화면 사용 금지.. 이는 청와대 대변인을 일반인처럼 화면 구성하라는 지시”라는 노종면 기자의 트윗은 155회나 리트윗되며 알려졌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choijinsoon)는 “KBS ‘청와대·태극기 사용 말라… ‘윤창중 보도지침’. 공영방송의 추악한 저널리즘.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을 원하나?”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BHJun)은 “도대체 유신의 부활인가! 5공의 부활인가?~ KBS 청와대·태극기 사용 말라… ‘윤창중 보도지침’”이라는 트윗을 올려, 언론 보도 방향에 대해 일상적으로 지침을 내렸던 70~80년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냈다.

트위터리안들은 KBS의 보도지침을 두고 “공영방송이 권력의 나팔수임을 여실히 증명하누나.. 퉤퉤~”(@fo***********), “‘윤창중 보도지침’이라고 하는데 만일 사실이라면 ‘명불허전 캐백수’ 완벽한 5공으로 회귀”(@oo****), “한심한 KBS… 박근혜 보호가 중요?”(@ju*****), “KBS 보도지침 끝내 주네요. 밑에 ‘국가 혁명 위원회’라고 쓰면 더 대박일텐데…”(@TC********), “역시 종박언론”(@ga****)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트위터리안(@v1*****)은 “성범죄자 윤창중을 보도함에 있어서도 KBS가 보도지침을 내렸다면 청와대나 박근혜 같은 자들의 보도에는 어떤 보도지침을 내리겠는가? KBS는 국민이 직접 내는 돈으로 운용하는데 왜,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 되었는가”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트윗도 있었다. 한 트위터리안(@pe******)은 “보도지침에 셀프사과에 덮기 급급하고 향후 5년 정말 그림이 그려지네요. 매트릭스 카피가 막 생각납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트위터리안(@ba*******)은 “지금 청와대에선 사실 당장 너무나 쪽팔려서 무언가로 덮기 위해 앵무새 언론에 보도지침 내려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공발연에선 공영방송 노조가 지배구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0일자 기사 '공발연에선 공영방송 노조가 지배구조'를 퍼왔습니다.
MBC 민영화 주장까지…노조 때문에 공영방송 위기?
9일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보수 성향을 지닌 (사) 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대표 박종보, 이하 공발연)가 주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이제는 바꾸자’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각기 다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일부 토론자는 ‘공영방송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KBS 여당 추천 이사를 맡은 바 있는 최선규 명지대 교수가 1부 ‘KBS 지배구조’ 발제를 맡았다. 최선규 교수는 “민주적 여론 형성, 양질의 서비스 제공 등 방송의 공적 가치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공영방송 KBS는 아주 중요한 임무를 지닌 매체”라며 “제대로 작동하는 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미디어스


최선규 교수는 현 KBS 이사회를 독립시켜 각각 ‘한국방송 위원회’와 ‘경영이사회’를 각각 외부, 내부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 일상 경영을 관리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선규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 제고’, ‘시청자에 대한 책무성 제고’, ‘프로그램의 공영적 성격 강화’ 등의 목표를 고려해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자적 예산권과 인사권을 쥐고 있는 ‘한국방송 위원회’를 감독할 만한 기구가 없다는 점, 늘 문제가 되어 온 여야 비율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한 점 등에서 한계를 보였다. 매번 무산된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최선규 교수는 “광고 축소, 경영효율화를 전제로 4,0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1부 토론자들은 현재 KBS의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을 개선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KBS 여당 추천 이사 출신인 정윤식 강원대 교수는 “거버넌스에서 정치적 독립을 논할 때에는 보수와 진보가 페어플레이할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 제도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이사회는 현재보다 자격요건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국민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야 하며, 방송법을 개정해 이사회의 설명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항제 부산대 교수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실현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장 임면에 관해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 하나만 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교수는 “이사를 뽑을 때 사회 저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게 하자”며 “서울 수도권뿐 아니라 광역자치단체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전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연합뉴스


지배구조 개선 논의보다는 ‘노조’ 이야기 더 많아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이사 출신인 문재완 교수가 2부 ‘MBC 지배구조’의 발제를 맡았다. 문재완 교수는 “MBC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과연 MBC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며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 채널 경쟁력, 경영수지, 노사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로서의 본성을 살려 민영화 단행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 △방송 독립성 및 경영 독립성 동시 추진 △방문진 공적 책무 담보기관으로 기능 재조정 등을 지배구조 개선방안으로 내 놓았다. 문재완 교수는 또한 MBC의 공영성 감독기능 강화를 위해 ‘방문진 기능 강화’, ‘방문진 구성의 전문성·정치적 중립성·민주적 다양성 확보’,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중다수결 방식 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부는 본래 ‘MBC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토론자들은 지난해 170일 파업 등 노조의 활동에 대해 논박하면서 열띤 토론을 진행해 분위기가 한층 더 뜨거웠다. 
 
MBC 노조는 강성이며, 특정 정치세력 집권 시기에 주로 파업을 했다는 발언을 두고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오랜 파업을 하면서도 해고, 징계 당한 노조의 어디가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다”며 “기본적으로 공영방송 노조는 공공부문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진보적인 측면이 있는데 ‘진보적이어선 안 된다’고 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채수현 언론연대 정책위원장 역시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김재철 사장 시기의 경영성과가 나쁘지 않다고 했는데 장기 파업으로 인해 인건비가 절감된 부분이 있다. 또 광고 판매를 맡은 코바코가 경영성과에 기여한 바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성노조라고 하지만 파업도 제한적이며, 사측은 언제든지 손배가압류를 걸 수 있다. ‘불공정 보도’ 때문에 파업이 시작됐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수 강릉원주대 교수는 MBC 노조의 파업에 대해 “방송은 편집, 경영, 제작자의 권리가 혼재하기 때문에 일반기업처럼 꼭 근로조건만을 가지고 파업해야 한다고 볼 순 없다”며 “근로조건 향상의 의미를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방송사 노조들이 ‘공정 보도 수호’를 내걸고 진행한 파업을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오갔다. 발제 이후 질문 시간에 최선규 교수는 “KBS, MBC의 장기 파업에도 시청자들은 파업 후유증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지배구조 논의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에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파업은 88년부터 있었지만 그때에도 대다수가 파업에 관심을 덜 두었다. 또 시청이 파편화되면서 대안 매체가 많아진 점도 있다”며 “이런 점들을 노조 파업 자체를 폄하하는 논리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채수현 정책위원장도 “이미 외주제작이 많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간부들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에 파업 효과는 없어 보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습관성 시청자들을 위해 바른 정보를 주어야 한다”고 ‘공정 보도’ 관련 파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MBC 지배구조 개선 방안 중 하나로 꼽힌 ‘민영화’에 대한 의견도 두 편으로 나뉘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MBC는 공적 콘텐츠가 거의 없으며 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주식회사라는 특성에 맞게 민영화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항제 교수는 “MBC의 구조를 기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지만, 광고로 운영되지만 공적 책임이 강한 형태의 방송들이 90년대 이후에도 늘어나고 있다”며 “호주, 캐나다를 보면 나라 돈을 받으면서도 정부 비판이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민영화로 달성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 내에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위원장 전병헌, 이하 방송공정성특위)를 운영하고 있다. 9월 30일까지 활동하는 한시적 조직인 방송공정성특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 △SO·PP의 공정한 시장 점유를 위한 장치 마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KBS, 수신료 올리면 공공성 어떻게 보장할지 비전 제시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20일자 기사 '“KBS, 수신료 올리면 공공성 어떻게 보장할지 비전 제시해야”'를 퍼왔습니다.
20일 공영방송 공공성 제고 토론회 열려

▲ 왼쪽부터 강혜란 여성민우회 위원, 김광호 서울과기대 교수, 주정민 전남대 교수, 조항제 부산대 교수, 한진만 강원대 교수,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강재원 동국대 교수, 윤석민 서울대 교수,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 ⓒ미디어미래연구소

미디어미래연구소는 20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 오키드홀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공영방송 수신료 현실화 및 산정체계 개편방안’ 등 2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열었다. 사회는 KBS의 이사이기도 한 한진만 강원대 교수가 맡았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나 수신료 현실화는 둘 다 끊임없이 이야기되는 단골 주제다. 특히 지난해 취임한 길환영 KBS 사장이 취임사, 신년사,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신료 현실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해 왔기에 수신료 현실화 논의에 큰 관심이 쏠렸다.
발제를 맡은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구매력 수준을 고려해도 국내 수신료는 해외의 1/10 수준이고, 공영방송이 수신료 등 공적 재원이 아니라 광고수익에 의존하게 되면 공영방송이 사적재가 된다”며 공영방송 재원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종관 연구위원이 꼽은 수신료 현실화의 쟁점은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 수신료 인상 시점과 수준, 수신료의 사용 및 배분의 합리성, 수신료 인상에 대한 여론 수렴의 적정성, 수신료 인상 절차 및 기구 등 5가지.  이종관 연구위원은 KBS의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수신료 산정의 기본 원칙과 방식 명문화 △수신료 제도 개선을 위해 중장기 로드맵 마련 △수신료의 결정 및 처리 기구를 KBS, 정부, 정치권과 독립된 기관으로 설립 △수신료 결정 처리 관련 방송재정 분산 및 권한과 역할을 명시 △KBS 회계제도의 개선과 투명화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회의 패널들도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가 광고가 아닌 수신료 등 공적 재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하고,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수신료 현실화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각종 이해관계에서 독립된 수신료 산정위원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수신료 현실화 방안에 대해서는 약간씩 각을 달리했다.  강재원 동국대 교수는 “(수신료 현실화 등 공적 재원 마련은)공영방송의 비효율성 때문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등 경영적인 측면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방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공영방송위원회를 만들어 경영현황을 평가해 적정 수신료를 결정하고, 결산뿐 아니라 예산 보고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항제 부산대 교수는 “외국 사례는 추종할 것이 아니라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BBC나 유럽 공영방송들이 정상이고 우리가 비정상이라는 가정에서 벗어나, 우리 기준 위주로 따져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신료가 조세가 아닌 특별부담금으로 돼 있는 것은 충분한 동의 없이는 인상이 어렵도록 ‘국민적 저항’을 가능케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수신료 현실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동의”라며 “KBS는 수신료 현실화 이후 공공성과 공익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과기대 교수는 “그간의 수신료 인상 시도가 정치 쟁점화된 경향이 있다”며 “수신료 결정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입법부와 행정부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위원은 “국민 대표성이 강조되는 다수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며 “수신료 징수 체계, 납부대상 개편 논의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 패널들은 선 수신료 현실화 후 공익성 보장과 선 공익성 보장 후 수신료 현실화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공익성 보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기울었다. 또한 그간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충분한 공적 가치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데 뜻을 모았다. KBS는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면서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보다는, 정치권의 동의를 구하려고 구애하지 않았느냐는 설명이다.   하지만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수신료가 공영방송 역할을 다했기에 주어지는 상금 형식이 돼선 안 된다”며 “공영방송이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신료를 국민이 부담하는 것이 기본이며, 그래야 공영방송에 대한 책임을 물 수 있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한편 공영방송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에서는 공영방송 이사의 자격요건 강화, 회의록 공개, 쟁점 사안에 대한 특별다수제 도입, 공영방송의 역할 및 책무를 명시한 공영방송법 제정, 공영방송 이사 수 확대, 정기 감사 실시 등의 제안이 나왔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공영방송의 '인적 청산'을 위하여,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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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대선 이후는 공영방송을 고민해야 할 때

 

18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운동 기간 내내 MBC와 KBS가 보여준 공영방송의 편향적 보도 행태는 사상 최악의 대선보도로 평가할만 하다. 저녁 9시 시보가 끝나기가 무섭게 전두환 대통령의 소식부터 전했던 “땡전 뉴스”보다 더 최악이란 말인가? 그렇다. 그 시절에는 “엄혹한 군사독재시절”이라는 최소한의 핑계가 있었다.
지금은 그 핑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공영방송은 주체적으로 편향적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의 상당부분은 공영방송 자신에게 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며 중립(의 모양새)을 지켜왔던 공영방송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처음으로, 제 발로, 어느 한 진영의 선수로서, 주도적으로 활약했다. 특정 정당의 논평과 공영방송의 기사가 구분되지 못했다. 남 탓 할 수가 없다.  
특정후보를 편 들며 정치적으로 개입하려했던 나쁜 보도의 수많은 예를 여기서 새삼 나열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많은 지면(가령, 언론연대의 대선보도비평이나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선보도모니터링을 참고하라)을 통해 소개되어있기에 이를 다시 적는 것은 지면의 낭비라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는 왜 공영방송의 대선 개입이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 공영방송 스스로에게 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논의를 집중한다.  
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결과의 원인을 MB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낙하산 사장 투하와 그에 따른 정권의 언론장악이 사실무근이란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는 행태적 원인은 될 수 있어도 구조적 원인은 될 수 없다. A와 B의 다툼에서 누가 먼저 폭력을 사용했는가도 중요하지만 폭력을 야기한 A와 B 사이의 채무관계나 치정관계를 밝히는 일이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MB의 공영방송장악은 공영방송이 어떻게 MB의 언론장악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가에 비하면 부차적이다. 공영방송은 MB의 출현을 기다렸다고 보는 편이 옳다. 시청률을 인상하기 위해, 혹은 권력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지레로 삼기 위해 공영방송은 오히려 MB와 같은 인물의 도래를 반겼다. 기자 출신 정치인을 뜻하는 폴리널리스트란 말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진단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권언유착은 언론의 자발적 호응이 뒤따르지 않고는 결코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다. 
둘째로, 흉내에 그쳤던 인적청산의 문제다. 우리는 지난 5년간 시대의 뒷켠으로 퇴장했으리라 여겼던 구태 언론인의 부활을 목도했다. 전두환 대통령을 민족의 지도자로 칭송한 기자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그 대표적 예이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그는 당시의 정치적 보도에 책임을 지고 언론계에서 퇴출되었어야 할 인물이었다. 비단 수장뿐만이 아니다. 구태 수장이 등극하니 그가 임명하는 간부도 초록이 동색이다.
불분명한 과거사의 정리로 촉발된 한국 현대사회의 비극이 공영방송에서도 되풀이되어 나타났다. 궁금한 것은 왜 공영방송이 지난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며 이런 인물들을 거르지 못했냐는 것이다. 어설픈 동료의식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인지상정 때문이었는지, 혹은 이미 기득권을 가진 그들에게 감히 쓴 소리를 못했기 때문이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어찌 되었든 분명한 것은 성역 없는 취재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가 스스로 자신의 조직 내에서 성역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기자를 기사로서 평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셋째로 언론인의 샐러리맨화와 영혼 없는 언론인의 일반화를 들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의 사회적 관계는 대체로 임노동 관계로 구성된다. 샐러리맨은 임노동 관계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임노동관계가 건조하게 돈을 매개로 맺어지지는 않는다. 자신의 생산물과 그에 따른 임금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는 스스로의, 조직의, 사회의 몫이다.
뉴스가 자판기 상품이 아니고 뉴스란 다름 아닌 기자 자신의 시각이 반영되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기자의 샐러리맨화는 스스로의 노동과 노동 생산품에 대한 책임 부정이자 영혼 없는 기자로서의 자기비하에 불과할 뿐이다. 기자 또한 여느 임노동 노동자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은 겸손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권한은 갖되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기회주의의 발로다.
여전히 공영방송에 거는 사회적 기대는 차고 넘치는 반면에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언론인은 점차 늘고 있다.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KBS와 MBC가 자신의 조직원에게 어떠한 자긍심을 전해주었던가 진지하게 반성할 대목이다. 
이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영방송의 적극적 권언유착, 인적청산의 부재, 조직 정체성의 약화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극적으로 도드라졌다. 지난 5년간 MB의 이름 때문에 가려진 공영방송의 맨살이 가감 없이 드러난 셈이다. 스스로의 개혁을 거부하는 수구적 발악은 극에 달했다. 그러므로 정권이 교체되면 공영방송 역시도 시나브로 제 역할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는  헛된 희망고문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누가 정권을 잡는가와 상관없이 공영방송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해, 권언유착의 고리를 끊고, 과거 정치적 행태를 보였던 인사를 조직으로부터 축출하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조직 정체성을 견고히 다질 수 있을 때에만 공영방송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새로운 정권의 탄생은 비록 결정적이지 않을지언정 공영방송을 개혁하기 위한 작은 모멘텀은 될 수 있다.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모아져야 한다. 이번 대선 보도를 통해 확실해진 것은 공영방송 스스로가 이를 수행하기에는 지나치게 먼 길을 돌아갔다는 점이다. 

홍성일 /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  mediaus@mediaus.co.kr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공영방송 권력형 불량서비스에 대한 총평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3일자 기사 '공영방송 권력형 불량서비스에 대한 총평'을 퍼왔습니다.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후보 지지선언, ‘기계적 중립’ 보도의 정치공작

“나훈아 짝퉁 너훈아도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호소.”
네이버에 ‘박근혜 지지’라는 검색어로 치자 나오는,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업데이트 정보. 12월 12일 박후보가 도착하시기 전 울산 유세장에서는 그렇게 나훈아 아닌 너훈아씨가 나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엔)이 그렇게 보도하고 있다. 재미나다. ‘공영방송’ 뉴스가 아니어서 다행이라 해야 하나? 트로트 부르는 설운도가 있고, 한물 간 개그맨 김종국도 있다. 누군들 빠질 소냐. 모두 다 나와라. 신바람 나는 한판이다. 노래하고 까불고 춤추면서, 모두가 선거판에 뛰어든다. 연예인, 스포츠맨, 작가 가릴 것 없다. 정치의 시간은 그렇게 도래했다. 한참 오래된 일이니, 세삼 놀라운 일도 아니다. 정치의 대중(이벤트)화. 아니면, 일찌감치 크라카우어가 간파한 사이비 정치판의 ‘대중장식(mass ornament)’화? 
어떻게 읽든지 간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충성을 약속하는 꼴은 이제 한국 선거정치의 명백한 현실로 자리 잡았다. 일종의 유행이고, 피하기 힘든 유혹이다. 온갖 인기인들과 각종 단체들의 지지로 대중여론을 장악하라! 확실한 공작정치다. 막바지에 이른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연출되는 반복적 현상. 이런저런 간판을 내세운다.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울 것이다. 뭐라 쓴 플래카드를 걸고는, 나란히 카메라 앞에 도열한다. 그리고 엄숙하게 선언한다. ‘우리’는 어쩌고저쩌고 해고 그(녀)를 지지한다! 이런 지지의 정치(공)학에서는 무엇보다 카메라에 잡히고, 방송을 타며,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지지를 표한 들, 아무도 봐주지 않으면 도루묵. 그래서 지지자들은 불나방처럼 카메라를 찾는다. 
행사 주최 측도 국회와 같이 기자들이 모일 장소만 노린다. 저녁 방송 선거보도에 온갖 지지 선언 뉴스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이제, 거꾸로 뒤집어, 줄줄이 이어지는 많고 많은 지지 선언 기자회견 중 대체 어떤 것들이 왜, 어떤 기준에 기초해서 보여주는지, 방송 뉴스 구성의 방법론과 현실 생산의 메커니즘을 한번 살펴보자. 텔레비전은 어떻게 대선후보자 지지선언을 재현하나? 외설 종편은 논외로 하자. 문제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하나마나한 소리일 듯싶어 그러하다. 하기야 지상파 TV에 대해서도 말해봐야 입만 아픈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공영방송’의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다. 저널리즘의 최소 요건 준수를 기대해야 하고, 이에 비춰 문제를 살펴보고 위반의 사항을 단호히 고발해야 한다. 문제가 보일 시, 그 시정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이다. 

▲ 11일자 SBS 8뉴스 화면 캡처.

얼마 남지 않은, 그렇지만 더 이상 여론조사가 발표되지 않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KBS와 MBC는 어떻게 후보자 지지선언의 헤게모니 정치학을 매개하고 있는가? 선한 정치를 행하는가, 아니면 악한 공작에 가담했나? 답을 찾는 것은 간단하다. 다음과 같은 원칙에 비춰 비교 분석해 보면 된다. KBS와 MBC 공영방송은 후보자 지지 선언을, 뉴스의 가치에 비춰, 정치적 판단과 토론에 도움 주는 방식으로 보도하고 있는가? 11일에 있은 정운찬씨 등 전직 장관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예로 해서 살펴보자. 공영방송은 이 이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 게 맞나? 과연 실제로는 어떻게 다루었을까? 참고로 부터 먼저 살펴보자. 비교를 위해서다. 첫 번째 박근혜 후보 동정 기사에 이은 두 번째 문 캠프 유세 관련 뉴스 말미에 다음과 같이 갖다 붙이고 있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총리는 동반성장에 공감하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이수성 전 총리도 지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재미난 것은, 박후보 관련 첫 번째 기사 말미에서도 SBS는 다음과 같이 절묘한 형평의 미덕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천하장사 출신인 이봉걸 씨를 비롯해 전국씨름연합회 천하장사단 18명은 씨름 중흥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감탄사가 절로 난다. 이 얼마나 절묘한 기계(체조)적 균형감인가? 한물 간 천하장사 18명의 무게감으로 정운찬 등 전직 정치인들의 중량과 밸런스를 맞춰준다. 기막힌 정치적 감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똥찬 평형감각에 비춰, 그렇다면 당일의 MBC 저녁 메인뉴스는 어떠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의 100% 싱크로다. 아니다. 다르다. 꼼꼼히 기사를 들여다보시라.

▲ 11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디테일에서는 여전히 미묘한, 의미심장한 차이가 발생한다! 똑 같이 첫 번째 박 후보 유세 뉴스에서 기자는 “또 이봉걸씨 등 씨름연합회 천하장사단과 전직 대사, 해양수산계 인사들이 박근혜 후보 지지대열에 합류했습니다.”라고 쓴다. SBS 뉴스보다 좀 더 풍성해졌지 않은가? 전직 대사도 합류했고, 해양수산계 인사들도 모였다. 그렇다면 두 번째 문 후보측 관련 뉴스에서는? 기자는 다음과 같이 딸랑 한 줄로 정리하고 말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운찬 이수성 전 총리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그걸로 끝이다. SBS의 기술보다 더 뛰어난 고 난이도의 플레이라 할 것인가? (SBS8뉴스)에게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10점 만점을 준 당신은, 이렇듯 실력 발휘한 MBC (뉴스데스크)에게는 대체 얼마나 높은 점수를 주실 텐가? 지지선언 보도는 이렇듯 박을 띄우고 문을 깎는 용도로도 쓰인다.  
이제 마지막으로 점검할 채널은 KBS. 악명의 낙하산 사장이 날아가고 대신에 무명의 듣보잡 사장이 들어선 우리의 ‘국가기간방송’ ‘국민의 방송’. 같은 날 뉴스를 까보자. “이봉걸씨 등 천하장사단 19명과 전직대사 모음 등 박 후보지지 선언은 잇따랐습니다.” “막판 세 불리기도 가속화 돼, 보수 성향인 정운찬․이수성 전 총리가 문 최고 지지에 동참했습니다.” 어떠하신가? SBS의 판박인가? MBC보다 나은 듯해 다행인가? 그 정도의 ‘중립성’이면 됐다고 봐줄 것인가? 박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은, 그게 누구든 거의 빠트리지 않고 카메라로 잡고 뉴스로 내주던 채널이다. 그런 정황에 비춰볼 때, 균형은 한창 무너진 것 아닌가? 공정한 플레이, 균형감 있는 퍼포먼스라고 평가할 수 없다. 기계적 중립의 교묘한 잣대는 KBS 대선보도를 치명적으로 옥죄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공적 기능을 억압한다. 
요컨대 내용이나 의미와 관계없이 그냥 (정운찬 이든 누구든) A는 (이봉걸이라도 괜찮으니) B로 맞춰주는, 기계체조적인 균형 감각의 대선 보도를 우리는 지상파 TV에서 지켜보고 있다. 모른다. 이러다가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너훈아 같은 이가 지상파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이유와 명분으로 온갖 사람과 단체들이 이미 저녁 뉴스를 타지 않았나? 기계적 균형조차 포기한 공영방송은 특정 후보에 대한 특정 세력의 일방 지지를 뉴스로 포장해 중계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보수권력 선전에 음모적으로 가담한다. 줄줄이 이어지는 지지 선언의 단순 중계, 일방 뉴스, 기계적 보도는 이 땅의 정치가 얼마나 반동적으로 돌아섰는지를 반증할 뿐이다. 지금의 단순 기계적 지지 선언 관련 뉴스는, 대선이라는 정치적 대사에 임하는 한국 방송의 정치적 무능과 무책임을 그대로 드러낼 따름이다.    
중립의 기계주의는 단순히 후보자 지지 선언 보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영방송’ 뉴스의 대세이고 지상파 TV의 보편현상이기 때문에 위험하며, 더욱 교묘한 편파방송과 연동되어 있기에 매우 불순하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현 정권 들어 철저하게 붕괴된 공영방송 뉴스의 최악의 서비스를 선거라는 결정적 국면에서 비극적으로 목도하고 있다. 해체된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대미! 우울하고 두려운 미래의 전경이기도 하다. 파탄에 이른 공영방송 뉴스는 대의민주주의의 중대한 정치과정마저 얘 장난 같은 유아적 게임으로 변질시켜 버렸다. 정치 진보의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결국 이번 대선 보도는 종편에서의 외설적 정파 저널리즘 탄생과 더불어,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공영방송’의 권력형 불량서비스를 총평으로 정리되고 마는 것인가?   

전규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mediaus@mediaus.co.kr

2012년 12월 8일 토요일

[사설]“공영방송 망치고 기자정신 모욕하지 말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07일자 사설 '[사설]“공영방송 망치고 기자정신 모욕하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대선 후보 검증은 매우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각 후보의 정책과 공약, 과거 행적 등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공영방송 후보 검증 작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KBS에서 후보 검증 프로그램 하나가 편파성 시비에 휘말려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결의하는 등 사달이 벌어졌다.

전말은 이렇다. KBS는 지난 4일 을 통해 ‘대선 특별기획-대선 후보를 말한다’란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이튿날 KBS 임시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은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편파방송이었다고 공격했다. 이 자리에는 본부장이나 임원도 아닌 김진석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책임자로 불려왔다. 길환영 신임 사장은 편파 시비의 소지가 있다,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다며 동조 발언을 했다. 이튿날 김 단장은 사의를 표명하고 잠적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날 기자총회를 열어 압도적 비율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이유는 대선후보진실검증단에 대한 부당 개입 규탄, 대선 보도의 공정성 확보와 제작 자율성 수호였다.

KBS, MBC 두 공영방송의 선거 관련 보도가 공정성을 잃고 특정 후보에 치우친 것은 새로운 게 아니다. 때마침 그 편파방송 때문에 사상 초유의 대선 직전 제작거부 결의 사태까지 초래됐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 편파성 문제가 거꾸로 여당 추천 이사들로부터 제기됐다는 부분이다.

문제는 그들이 제기한 편파성의 설득력이다. 이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증 편이 문재인 후보에 비해 너무 속속들이 파헤쳐졌다는 것 등을 질타했다고 한다. 이는 이사회의 권한을 크게 넘어선 방송 편성과 내용에 대한 간섭이다. 본디 이 후보 검증 방송은 길 사장 등의 부정적 태도로 보류되는 곡절 끝에 나간 것이었다. 방송 내용도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등 관련 의혹과 역사관 등을 다뤘고, 문 후보의 경우 한·미 FTA 등에 대한 말바꾸기 논란을 조명하는 등 사실에 기초해 양측의 문제들을 균형있게 다루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편파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달 새누리당 문방위원들이 방송사들에 몰려가 ‘편파보도’에 항의했던 일을 떠올리게 만든다.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은 이날 낸 성명에서 “무엇이 편파적이며 게이트키핑을 못했다는 게 무슨 말인가”라고 물었다. 또 “(이 프로는) 평균 14년차의 기자들이 고민과 토론을 하며 내놓은 기획물”이라며 “정치적인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해소해야 할 '사회적 병리 현상', 공영방송 둘의 편파 보도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0일자 기사 '해소해야 할 '사회적 병리 현상', 공영방송 둘의 편파 보도'를 퍼왔습니다.
[분석]'기계적 균형'으로 위장된 '특정 후보 만들기' 역편향

이른바 ‘기계적 균형’은 선거 국면에서 방송 뉴스의 금과옥조다. ‘기계적 균형’이란 개념의 근원이 언제부터 어디에서부터 연유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방송 뉴스는 거의 모든 사안을 인위적으로 5:5의 상황으로 재구성해낸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방송 뉴스는 여권 후보 1꼭지, 야권 후보 1꼭지의 배열을 맞춘다. 물론, 최근 들어 MBC뉴스가 ‘기계적 균형’ 감각 마저 상실된 모습을 연출하지만 기본적인 틀은 유지된다.
하지만 기계적 균형은 때론 교묘한 역편향의 보도 태도일 수 있다. 가치나 정보 값이 상이한 이슈들이 나란히 배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의 기능을 ‘전달, 해설, 전망, 기획’이라고 할 때 기계적 균형은 ‘전달’의 형평성 이외에 나머지 단계를 모두 왜곡시키는 태도일 수 있다.
최근 방송 뉴스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매일 새로운 사실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일상적인 활동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비교적 잠잠한 국면을 보이고 있다.  

▲ 19일자 KBS 뉴스9 편성 순서

대중과 여론의 관심이 ‘문-안 단일화’에 집중된 가운데 이번 대선의 전체 향방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시기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이 국면에 대한 적극적 해설과 전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시기에 단순한 ‘전달’ 역할에만 머무르는 것은 결과적으로 단일화의 의미와 가치를 축소 지향적으로 바라보는 것 밖에 안 된다.   
19일 방송 뉴스가 그렇다. 외형적으론 ‘기계적 균형’에 충실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 ‘문-안 단일화’와 ‘박근혜 공약 발표’를 1:1의 구성으로 보여준 방송 3사의 보도 행태는 이슈에 대한 가치 평가나 대선 국면에 대한 전망을 완전히 상실한 보도 태도였다.
19일 방송 뉴스를 보면, KBS 뉴스9은 ‘문재인-안철수, 21일 ’단일화 TV토론회‘ 실시’를 전하고 ‘박근혜, 4대 농업 공약 발표’를 이어 배치했다. 심층 보도로 편성된 ‘대선 D-30...여야 전략은?’ 보도에서도 역시 여야 5:5의 구성은 이어졌다. SBS도 그렇다. SBS는 ‘“양보는 없다”...문-안 21일 단일화 TV토론’ 리포트에 이어 ‘박, 농업 5대 공약 발표...새누리 단일화 공세’ 보도가 이어졌다. MBC의 경우에는 아예 ‘박근혜 “농업 육성”...단일화 대응책 마련’ 보도를 먼저 내보내고 이어 ‘단일화 방식 협상 재개...모레 TV토론 합의 양보없다’ 리포트를 뒤에 배치했다. MBC 보도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박근혜 출산 그림’ 전시 논란에 대해 별도의 리포트를 편성해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공세에 예민한 모습을 보였단 점이다.

▲ 19일자 SBS 8뉴스 편성 순서

18일 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전격 회동이 있었다. 회동은 저녁 8시에 진행됐고 방송 뉴스를 제작, 편성하는 시간차를 감안하면 19일 뉴스에선 회동의 의미와 재개된 단일화 협상에 대한 심층적 해설과 전망이 뒤따랐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방송 3사는 나란히 이 기능을 발휘하지 않았다. 18일 보도에서 단일화 회동의 의미가 어느 정도 설명됐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 의미 역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반응이 포함된 5:5 구성이었기에 이런 해명은 겸연쩍다.
결국, 방송 뉴스는 단일화의 파장과 의미를 ‘기계적 균형’의 틀에 가둬 교묘하게 축소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나아가 이런 보도를 통해 야권 대선 후보의 움직임을 단일화 신경전으로 제약해 보여주고, 박근혜 후보는 안정감 있게 공약 발표를 이어가고 있단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는 박 후보의 슬로건에 결과적으로 부합하는 이미지 창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 19일자 MBC 뉴스데스크 편성 순서

이런 구성은 ‘기계적 균형’의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 단일화+공약의 축으로 대선 보도를 끌고 가고자 한다면 단일화 관련한 여야의 상황을 1:1로 편성하고, 세 후보가 일상적인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는 공약 발표에 대해서도 1:1로 보도를 해야 합당하다. 
하지만 방송 3사는 여야 1:1의 단순 도식을 바탕으로 야권은 단일화 보도를, 여권은 공약 보도를 주로 하고 있다. 이는 박 후보 이상으로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야권 후보들의 활동은 감추고, 박 후보의 경우, ‘말 따로, 행동 따로’의 공약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 왜곡, 편향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방송 뉴스를 보냐’는 냉소가 횡행한지 꽤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뉴스의 영향력과 공론장으로서의 파급력을 외면할 순 없는 노릇이다. 방송 뉴스의 보도는 여전히 유권자들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방송 뉴스가 대선 상황을 임의적인 균형으로 포장해, 여론 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은 단일화 문제만큼이나 이번 대선에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특히나 공영방송 둘이 ‘특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는 이 상황은 반드시 해소해야 할 사회적 병리 현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11월 2일 금요일

역시 MB, 역대 정권 언론 통제 3위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01일자 기사 '역시 MB, 역대 정권 언론 통제 3위'를 퍼왔습니다.
1위 박정희, 2위 전두환, 노태우보다 높아…공영방송 훼손 요인은 정권

공영방송의 공정성 훼손 요인은 ‘언론관련 법·제도’ 보다 ‘정부·정치권력’이다.
1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주최한 (이용자 관점에서 본 차기정부의 미디어 정책) 토론회에서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공정성 침해는 과거회기적인 황당한 수준이었다”며 “(미발표)방송기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언론통제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이명박 정권이 3위를 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1위는 박정희 정권이었고 2위 전두환 정권, 3위 이명박 정권, 4위 노태우 정권이었으며 1~4위 점수 차는 거의 없었다.

▲ 11월 1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소장 윤정주) 주최로 '이용자 관점에서 본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미디어스

강형철 교수는 이날 ‘차기정부 공영방송 정책기조 제안’ 발제에서 “공영방송의 재창조를 통한 PSM(Public Service Media) 모델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강형철 교수는 ‘공공방송’ 개념을 “사회로부터 희소한 채널이나 재원을 제공받거나 뉴스보도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차별적인 방송 서비스의 의무를 지는 방송”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문제를 담당하는 독임제 정부부처 ‘소통매체부’ 신설과 공공방송을 규제하는 독립행정위원회 ‘공공방송위원회’를 별도로 두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공영방송과 관련해 서비스 운영권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공공서비스 조건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차별적 서비스 의무를 지도록 했는데 ‘고품질 방송 프로그램’, ‘방송 프로그램 내 다양성과 프로그램 간 다양성’, ‘보편적 서비스를 통한 수용자 플랫폼 선택권 확대’ 등이 그것이다.
공영방송 사업자가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영국 BBC 공적 가치 테스트(PVT)를 차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강형철 교수는 최근 ‘유료화’ 논란을 안고 있는 지상파 pooq 서비스와 관련해 사업의 공적 가치와 시장 영향 평가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밖에 강형철 교수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한 채널에서 5~6개 채널이 가능해진다”며 “다채널서비스(Multi Mode Service, MMS)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캠프와 안철수 캠프의 미디어 정책 엿보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문재인 캠프 고삼석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권력에 의한 MB정부 방송장악은 반드시 원상회복이 필요하다”며 “문 후보는 여러 차례 언론 독립에 대해 확실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고삼석 교수는 “이명박 정권에서 440여명의 언론인에 대한 징계가 진행됐는데 그들에 대한 원상복구와 보상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또한 재발방지 차원에서도 언론장악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삼석 교수는 또한 “공영방송 정상화와 관련해 정부의 도구로 기능해온 방송통신위원회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억압해온 방통심의위위회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정보통신부 부활을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ICT 정책에 대해서는)아직 결정된 바 없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캠프 정인숙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과 관련한 강형철 교수의 발표한 내용은 안 캠의 미디어정책 내용과 싱크로율 100%”라고 말했다.
정인숙 교수는 ICT 전담부처에 대해 “방송부문의 공공성과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임제 또는 합의제로의 시스템 재편에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의 생각으로 발표돼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정인숙 교수는 MMS와 관련해서는 “보편적 서비스 범주 확대를 허용돼야 한다”면서도 “지상파 공영방송이 그동안 시청자를 위해 존재해왔었나 생각한다면 서비스 확대가 사업자의 이익을 오히려 더 생각해주는 측면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두 캠프는 검열 논란의 ‘통신심의’에 대해 폐지를 주장했으며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사회적 기구를 통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선임될 KBS 사장 어떻게 할 것인가

이날 문재인 캠프 고삼석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KBS 사장 선임절차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차기 정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삼석 교수는 “정상적인 정권교체기라면 (차기 정부로)넘어가는 게 옳다”며 “후임 대통령이 국책사업의 중요한 인사를 다 미루는 계 관례”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현재 시스템에서 적임자를 선임할 수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현 정부에서 공영방송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비판한 뒤, “차기 정부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진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삼석 교수는 또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수용되지 못했고 야권 추천 이사들이 특별다수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여권 이사들이 반대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강형철 교수는 “정권과 공영방송사 사장이 함께 가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 교수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KBS 사장은 무색무취의 사람”이라며 “이번에 선임하는 게 맞고 차후에 파열이 생기지 않도록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MBC노조에게 민영화를 묻는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9일자 기사 'MBC노조에게 민영화를 묻는다'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공영방송 MBC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김재철 사장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는 판단이다.
매각 대상이 주체가 돼 민영의 옷을 입으려고 한다. MBC 김재철은 이를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지배구조 개편은 과정을 설명하는 것일 뿐 목적한 바는 어디까지나 민영화다. 성장의 밑바탕이었던 공영방송 체제는 이제 MBC에게 시효가 지나도 한참 지난 구시대의 산물인 셈이다. ‘이게 비단 김재철 사장뿐이겠는가’라고 MBC 구성원 모두에게 묻는다. 
MBC 출신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적대로 김재철의 민영화는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얄팍한 꾀’다. 하지만 동의하면서도 덧붙일 내용이 상당하다. 김재철은 MBC 내면에 숨겨져 온 민영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것뿐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그와 추종세력에게 공영방송 체제는 이제 MBC가 먹고사는 데 귀찮고 버거울 뿐이다. 그럼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공영방송 피로감’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난 12일 MBC노조는 ‘MBC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로 추진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영화 반대가 아니라 국민들의 합의를 내세웠다. 민영화가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만 김재철이 추진하는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으로 보된다.
“김재철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다. 현재의 방문진 체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만들었다. 그런데 온갖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김재철이 최필립 이사장과 밀실에서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MBC노조 성명의 한 대목이다. MBC노조의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재철의 밀실 추진은 안 된다는 얘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방문진 체제를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MBC 방문진 체제가 87년 민주화의 성과라는 점은 인정한다.
국민들의 뜻을 여야가 받들었다는 강조점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다. KBS가 보유한 MBC 주식 지분을 방문진을 만들어 갖게 하는 게 방문진 체제의 핵심 골자다. 물론 민주화라는 열린 공간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당시 MBC의 바람은 KBS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것이고, 그것이 방문진 체제로 이어진 것이다. 그때와 비교해 지금 MBC노조의 바람은 국민 합의에 의한 민영화 추진이다.
이런 방문진 체제도 약효를 다했는지 MBC노조는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철과 MBC노조, 서로 서있는 위치만 다를 뿐 생각이 엇비슷했던 적이 이번 한 번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디어렙법 논란에서 노조를 비롯한 MBC 구성원은 공영렙에 지정되면 죽는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파업 영향으로 MBC, 시청률이 하락했는데 먹고사는 데 끄떡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영렙 때문이다. 공영렙에 지정되면 죽는다고 했는데 공영렙 때문에 먹고사는 처지다. 이게 무슨 웃지 못할 해프닝인가.
현재 김재철을 떠받치고 있는 MBC 체제는 끄떡없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MBC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를 빌 뿐이다. 잘못 개척하면 비판의 화살을 MBC를 향해 날리는 많은 시민들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안현우 기자  |  adsppw@mediaus.co.kr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10월 18일 뉴스는 SBS가 위너!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9일자 기사 '10월 18일 뉴스는 SBS가 위너!'를 퍼왔습니다.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재차 분명히 입증된 공영방송의 타락

편집자주> 미디어스가 언론연대와 함께 오늘부터 대선보도 감시 기획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를 시작합니다. 매주 월-금, 대선보도를 점검·비판하는 칼럼을 발표합니다. 이번 기획의 필진은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 이기형 경희대 교수,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홍명교 한예종 영상원생입니다. 매주 한 차례 주간 대선보도 모니터 보고서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언론의 평향성과 자질에 대한 논란이 그 어느 선거보다 흉폭한 때에, 이번 기획이 대선을 이해하고 대선 보도의 지형을 파악하는데 큰 보탬이 되길 바립니다.

칼럼과 보고서는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 (http://www.facebook.com/bodo1219)와 블로그(http://bodo2012.tistory.com/)에서도 구독할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대선보도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를 모아 제시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하루의 뉴스를 갖고도 우리는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중대한 차이를 간파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해, 통일이 될 때까지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0월 18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 오늘의 주요 뉴스는 이렇게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두 번째 톱으로 올린다. 데스크는 혹 이렇게 쓸 수도 있었지 않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합니다.” 물론 그렇게는 절대 쓸 수 없는 MBC이기에, 뉴스는 “북방한계선 NLL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다는 되풀이 말로 끝난다. 

▲ 18일 KBS 뉴스9 화면 캡쳐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고 안보의 태세를 다지는, NLL의 사수를 강조하는 이런 보안의 뉴스와 대선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분위기 조성도 여론의 형성에, 그래서 궁극적으로 후보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이런 뉴스 서비스가 지금의 대선 정국에서 누구를 이롭게 하고 거꾸로 누구를 불리하게 할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 그래서 보도 방식을 심각하게 시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KBS (9시뉴스)를 봐도, 여전히 고개는 심각하게 갸우뚱해진다. 이상하고 불편하다. 헤드라인부터가 무척이나 살벌하다. “백배, 천배 보복…NLL, 목숨 걸고 지켜야.” 섬뜩하고 선정적인 제목이다. 그렇게 잔뜩 긴장감을 조성하는 대통령 동정의 뉴스를 KBS는 톱뉴스로 때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방한계선, NLL에 대해서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와 똑같이,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육성을 충실게 전달하고 있다. 명백히 “대선 정국 개입”이며 “이번 방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민주통합당 대변인의 말을 짧게 옮겨, 그래서 나름의 공정성과 균형감은 지킨 기사라 할 것인가? NLL 논란을 갖고 새누리당이 죽은 대통령을 저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문재인 후보를 연일 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통령의 발언을 목청 높여 옮기는 뉴스의 의미를 시청자들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 18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대통령이 연평도를 가니 기자도 쫒아가는 게 마땅하고, 현직 대통령의 첫 방문이니 톱으로 뽑는 게 당연하며, 대통령이 실제로 “목숨” 어쩌고 했으니 카메라도 그 입을 고스란히 비춰야 했다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보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할 것인가? 그렇다면 공영방송이 아닌 민영방송 SBS의 같은 날 뉴스를 한번 보자. 놀랍게도 같은 아이템이 (8시 뉴스)에서는 ‘오늘의 주요뉴스’ 다섯 번째로 밀려 있다! KBS와 MBC와 달리, SBS는 평상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반감이 있는 채널인가? 현직 대통령의 첫 연평도 방문이 지닌 뉴스 가치를 모르는, 싸가지 없는 저질의 상업채널이어서 그랬을까? 정수장학회와 대선후보의 동정에 관해 세 번째와 네 번째로 다룬 뒤, SBS는 다음과 같이 연평도 방문을 보도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18일) 연평도 군부대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통일이 될 때까지는 NLL, 즉 북방한계선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계했습니다.” 언뜻 보면, MBC나 KBS의 뉴스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중대한 차이가 있다. 대통령의 발언이 지닌 정치적 뉘앙스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기에, 데스크는 그 의도를 의심하는 야당의 반응을 갖고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려 한다. 공정한 뉴스 제공의 노력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연평도를 방문했다면 대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대변인의 인용도 KBS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대체 이런 서비스의 차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해할 것인가? 
2012년 10월 18일 저녁 뉴스의 결정적 일례는 공영방송이 얼마나 퇴락했는지를 재차 분명히 입증한다. 민영방송인 SBS가 대선 상황임을 고려해 최대한 뉴스 처리에 신중하고 공정하려는 모습이 역력한 반면에, 공영방송이라는 MBC와 KBS의 뉴스 취급은 한 마디로 낙제점 그 자체다. 저질이다. 자신들에게 위임된 공론매개의 책임 대신에, 권력선전의 의무에 더 많은 열의를 보인다. 선거와 무관한 뉴스를 통해서도, 선거에 깊숙이 개입한다. 그렇기에 더 위험하다. 대선 기간 내내 이렇게 불량 서비스로 일관할 것인가? 예리하고 기민한 비평의 칼날들이 대선 끝까지 당신들을 악착같이 추적할 것인데? 날카롭게 비리를 폭로하고 주저 없이 부정을 베어내는 비평의 플레이를 시작한다. 당신들, 어찌 두렵지 않은가?

전규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mediaus@mediaus.co.kr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MBC노조 "재벌사 출신들이 매각협상 주도"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15일자 기사 'MBC노조 "재벌사 출신들이 매각협상 주도"'를 퍼왔습니다.
"김재철, 공영방송 매각으로 누구 배 불리려는가 방증"

MBC노조는 15일 정수장학회와 MBC사측간 MBC지분 매각 비밀협상과 관련,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음모라며 특히 재벌사 출신들이 매각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15일 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은 최근에는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박근혜 후보에게 애타게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 MBC매각 계획도 바로 그 부산물일 뿐"이라며 "실제 최필립-이진숙 대화록에 따르면 이 모든 계획을 주도한 것은 김재철"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서두른 것도 김재철이다. 당장 수천억 원이 생긴다는 말에 최필립 이사장이 화답한 것"이라며 "요컨대 국민재산을 갖고 박근혜 후보 측의 선거운동을 도와, 그 공로로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한 구속수사를 회피하려고 한 꼼수"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매각협상을 재벌사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배경을 둘러싼 또다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내에서도 '김재철 사장 등 핵심 서너 명만 공유'를 했다고 이진숙이 밝히고 있다"며 "MBC 매각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 이상옥 전락기획부장이 주도가 되어 민영화 방안을 검토한 것은 노동조합이 업무복귀를 결정한 직후"라고 전했다.

노조는 특히 "삼성 출신의 이상옥 부장은 지난 7월말 채용한 TV조선과 CJ 출신의 시용직원들을 중심으로 비공식적인 TF팀을 만들어 민영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은 전략기획부를 이끌던 기존의 조합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비밀리에 진행되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결론적으로 "민영화 방안을 연구한 핵심 멤버들이 재벌기업 및 보수언론에서 수혈받은 용병부대라는 사실은 김재철의 MBC가 그동안 친재벌 보수편향적 보도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것도 모자라, 과연 김재철이 공영방송의 매각으로 누구 배를 불리려고 했는가를 방증해주는 것 같다"며 배후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향후 대응과 관련, "이제 저희들은 최후의 결사투쟁에 나선다.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저희들의 모든 것을 건 싸움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저희들은 당장 오늘부터 MBC 주변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을 하는 등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한 대투쟁에 나선다. 투쟁 수위는 파업재개를 향해 점점 고조될 것"이라며 재파업 돌입을 강력 경고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