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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철도, 전기, 가스, 물, 의료...박근혜 정부 총체적 민영화

[출처: 민주노총 노동과세계 변백선 기자]

전기, 상수도, 의료 등 민영화 추진 가속도
진주의료원 폐쇄 예고 등...“민주노총 총력투쟁 나설 수밖에”

전기, 상수도, 의료 등도 민영화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노조에 의하면 전력산업의 경우, 정부의 민영화 정책으로 민자 발전회사의 설비용량은 5개 화력발전 공기업 보유 대비 6.6%에서 19.3%까지 증가해 2013년 현재 화력발전 공기업 1개 규모에 이르렀다. 

설비 증가율에 있어서도 전체 설비용량이 44.2% 증가하고 5개 발전공기업이 31.6% 증가한데 비해, 민자 발전회사의 설비용량은 282% 늘어났다. 전력산업 민영화는 그동안 민자 발전 확대의 방식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온 것이다. 

또한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향후 2027년까지 민자 발전회사는 총 11,760MW 발전설비를 건설한다. 민자 발전은 복합 화력을 포함해서 석탄 화력까지 진출했고 삼성물산, 동양, 동부,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에너지․건설 민간 자본이 대거 진입했다.

김동성 발전노조 정책실장은 “전력산업 민영화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며 “발전산업 공기업이 운전, 유지해 온 것이 민자 발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조는 먼저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자 발전 추진을 최소화하고, 정부가 민영화 정책을 폐기해 한전으로 통합해서 국가 관리, 사회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폐쇄 문제로 불거진 정부의 공공의료 민영화 추진에 대해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사무국장은 “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의료원 재정 적자 운운하다가 이제 노조 존재 자체도 부정하고 있다”며 “공공병원 폐쇄는 서민과 환자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수도 민영화의 심각성을 제기한 이수현 공무원노조 사회공공성위원장은 “2001년 수도법이 개정되고 상수도 민영화에 민간, 외국계 기업도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수도가 민간위탁 되면 요금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자원공사, 환경공단 등으로 상수도 민간위탁이 추진되고 잇는 가운데 2002년 경남 마산 지역을 시작으로 경북 안동․영주․상주, 전북 전주․남원, 충남 부여․당진․예산·․홍성, 충북 진천, 경기 광주 등 12개 지역에서 상수도 민간위탁 추진을 저지한 상황이다. 

이호동 민주노총 비대위원은 “지난 15년 동안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투쟁을 해왔고, 정부는 민영화를 강행해왔다”며 “공공부분을 자본의 이윤 추구 도구로 전락시키는 박근혜 정부를 보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공공부문 민영화가 강력한 국민 저항에 부딪히자 정부와 자본이 우회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부문 민영화를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재은 기자

2013년 4월 24일 수요일

KTX 민영화 밀어붙인 인사가 교통대 총장 1순위 후보?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23일자 기사 'KTX 민영화 밀어붙인 인사가 교통대 총장 1순위 후보?'를 퍼왔습니다.
권도엽 전 국토교통부 장관 거취 논란

이명박 정부 시절 'KTX 민영화'를 밀어붙였던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한국교통대학교 총장 1순위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 각종 부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책임져야 할 권 전 장관이 오히려 새 정부 들어 요직에 등용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TX 민영화 반대 및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23일 성명을 통해 "그동안 권도엽 전 장관이 편협하고 국민 여론을 철저히 무시하는 정치적 행보를 해 온 전례에 비추어 볼 때 향후 한국 교통 정책을 이끌고 갈 인재를 양성하는 곳의 총장으로서 심히 부적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통대학교는 철도, 항공, 항만, 자동차 등과 관련해 교통 정책을 생산하는 곳이다.

대책위는 권 전 장관이 "KTX 민영화를 위한 사전 환경 조성을 위해 2012년 내내 철도 민영화를 위한 연구용역 시행, 역사 및 관제권 회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었다"며 "국민 다수가 수서발 KTX 민영화에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퍼주기 위해 철저히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채 오히려 국가권력 기관을 동원하여 국민 여론을 기만하고자 획책한 장본인이 진리를 위해 학문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 권도엽 전 장관 ⓒ연합뉴스


대책위는 "특히 권도엽 전 장관은 국토해양부의 우월적 관계를 통해 한국교통대학 서○○, 전○○, 이○○ 등과 같은 일부 교수들을 수서발 KTX 민영화 정책 찬성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적극 활용함으로써 학문의 순수성과 학자적 양심을 훼손하게 만들었다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인물이 대학의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는 큰 틀에서 철도 산업의 발전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철도 산업 발전 연구가 편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권 전 장관이 "4대강 사업에 있어서도 안전, 환경 조사 등에 대하여 각계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인사"라며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 등 안하무인 태도와 불통으로, 밀어붙이기로 일관해 왔었다"며 권 전 장관이 부적격 인사임을 강조했다.

민주통합당도 권 전 장관의 한국교통대 총장 임용을 반대하고 나섰다. 정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권도엽 전 장관은 2011년 5월 취임 직후부터 4대강 부실 의혹을 덮는 데 급급하였고, 수서발 KTX 민영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역사 및 관제권 회수 등을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인사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편향된 방향의 철도 연구가 이루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 부대변인은 "특정 권력을 비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해온 인사를 한국교통대학교 총장으로 임명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가 반복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세열 기자

2013년 4월 4일 목요일

KTX만 떼서 ‘제2철도’? 민영화 꼼수인가


이글은 진실의길 2013-04-04일자 기사 'KTX만 떼서 ‘제2철도’? 민영화 꼼수인가'를 퍼왔습니다.
[집중분석] MB의 민영화 계획과 제목만 다를 뿐 내용 똑같아

‘제2철도공사’를 설립하겠단다.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다 반대여론에 부딪혀 포기한 ‘KTX 민영화 계획’의 표지제목만 바꿨을 뿐 내용은 똑같다. 서승환 국토부장관이 곧 박 대통령에게 ‘제2철도’ 계획을 보고하고 서둘러 추진할 모양이다.


KTX 떼서 ‘제2철도공사’ 만들다는 새 정부


이명박 정권은 지난해 4월 KTX민영화 계획을 발표한다. ‘서울역-부산’(경부선) ‘용산역-목포’(호남선)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KTX노선에 ‘수서발 부산·목포’ 노선을 추가하고, 이 ‘수서발 노선’을 민간기업이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게 계획의 골자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방만한 운영과 적자 누적의 원인이 시장 독점에 따른 경영의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보고, KTX 노선을 민영화해 코레일과 경쟁을 붙이겠다는 게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KTX 민영화’의 이유였다. 기존 노선을 떼서 민간기업에게 주자니 코레일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고육책으로 생각해 낸 게 ‘수서발 노선’ 신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MB정부가 주장한 ‘수서발 KTX’의 타당성을 그대로 물려받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대기업 특혜 논란’을 비껴가기 위해 ‘민영화’라는 말을 ‘제2철도공사 설립’으로 바꾼 것뿐이다. 새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2015년부터 철도운행은 두 개의 공사에 의해 운영되게 된다.


정부의 주장, 타당성 있는 건가?


민영화가 아니라면 복수의 공사 체제를 가동해서라도 코레일의 시장독점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코레일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훌륭한 처방’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정부의 주장이 얼마큼 타당한지 한번 살펴보겠다.



‘제2공사’가 설립을 찬성하는 측은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KTX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해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거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제2철도’를 설립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다. 초기 투자비용만 3000~4000억원(코레일 주장)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적 산업이 바로 철도산업이다. 승차권 예매발매 시스템 구축, 기관사 등 인력 양성, 사옥 마련, 초기 영업준비금 등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비용도 부족할 것이다.



새로운 공사 출범 비용은 일종의 투자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승차요금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승객 1인당 대략 5000~6000원 정도의 요금 상승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제2공사’에게 요금을 크게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별반 없을 거라는 얘기다.


인천공항과 서울지하철이 모델? 잘못 짚었다


국토부가 복수의 철도공사 설립을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모델이 있다. 한국항공공사와 별도로 설립했던 인천공항공사의 경우와,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양분해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사례가 그것이다. 크게 잘못된 비교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항공공사가 각각 운영하는 공항과 노선이 중복되지 않는다. 시장이 달라 얼마든지 영업확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지하철도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철도의 경우는 다르다. 여러 열차가 동시에 같은 선로를 달려야 하기때문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수서발 KTX’와 현재 운행되고 있는 경부선·호남선KTX의 노선이 90% 가까이 중복된다. 운행시간에 따라 ‘나눠먹기’는 가능할지언정 경쟁방식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차로를 확장하는 것처럼 선로를 2복선, 3복선으로 깔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외려 ‘제2공사’가 비효율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현재 코레일의 설비와 인력 등과는 별도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력, 설비, 기술, 장비, 시스템 등을 따로 마련하는 데에 따르는 비효율성이 상당할 것이다. 외국에 비해 선로의 총 길이가 짧은 편인 상태다. 나눌 게 아니라 나뉜 것도 합쳐야 할 판이다.


‘제2공사’, 비효율의 함정에 빠질 수도


코레일의 적자가 누적되는 원인이 단지 경영부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용객이 적은 지방노선, 저가운임 열차와 화물운송 분야가 적자를 가중시키는 주범들이다. KTX에서만 흑자가 난다. 코레일에서 KTX사업을 떼어내면 코레일의 부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하는 KTX 사업권은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분야다.



정부는 KTX민영화 사례로 이탈리아의 NTV를 꼽는다. 2012년부터 국영철도인 FS와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고속철도 사업 진출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NTV가 FS의 경쟁체제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말한다.


NTV는 출발부터 달랐다. 이탈리아 정부는 2003년부터 화물노선에 민간업체를 참여시켜 점진적인 방법으로 경쟁을 유도해 오며 시행착오를 줄이려 노력했다. 우리처럼 단박에 경쟁체제를 도입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민영화 비용 톡톡히 치르고 재공영화한 영국철도


사전 충분한 준비 없이 철도를 민영화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도 있다. 영국의 경우가 그렇다. 신자유주의에 심취해있던 마가렛 대처가 수상이 되자마자 철도 민영화를 추진한다. 영국철도공사가 1개의 선로 회사, 25개의 여객운행 회사, 3개의 화물 운동회사, 3개의 열차임대 회사, 13개의 유지보수 회사로 쪼개진다.


이 과정에서 영국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고, 참여한 기업들 일부는 돈벼락을 맞았다. 선로시설을 독점 운영했던 ‘레일트랙’은 역간 7000~9000억원을 벌어 들였고 여객운송회사들도 큰 돈을 챙겼다. 1997년부터 2010년까지 5개의 대표적 여객운송회사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무려 4조원에 달했다.



정부와 몇 개 기업이 ‘잭팟’을 터뜨리는 동안 국민들은 치솟은 열차요금과 잦은 철도사고에 시달려야 했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사망사고가 6면 발생해 56명이 희생됐다.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비용절감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민간기업이 인력과 시설을 줄였기 때문이었다. 철도요금도 올라 2배로 튀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영국정부는 다시 ‘네트워크레일’이라는 공기업을 만들어 철도시설을 재공영화하기에 이른다. 원상복구가 이뤄진 셈이다. 재공영화의 효과는 컸다. 사고가 크게 줄었고, 유지보수를 관장하는 기업이 챙겨가던 이윤이 사라지자 비용도 크게 감소했다. 민영화 당시보다 연간 80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철도 운행 부문을 여전히 민간기업이 맡고 있어 ‘철도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라는 지탄을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제2공사‘는 KTX 민영화를 위한 꼼수?


KTX만 떼어내 ‘제2철도공사’를 설립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에 석연치 않는 점이 여럿 발견된다. 공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코레일과 경쟁을 붙이기 위해 또 다른 공기업을 만들겠다니 황당할 뿐이다. 동일 노선과 같은 선로위에서 공기업 끼리 경쟁한다? 웃지 않을 수 없다.


코레일이 돈 안 되는 지방노선과 화물노선을 내려놓고 KTX만 운영한다면 어떨까. 수익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져 단박에 짭짤한 흑자기업이 될 것이다. 코레일과 경쟁을 붙여서 요금을 낮추겠다는 정부의 주장도 일종의 ‘꼼수’다. 정부에게 가격 통제권이 있다. 굳이 경쟁을 통하지 않고도 KTX운임 인하는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을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뭘까. 눈속임까지 하면서 말이다. 정부가 ‘제2공사’ 설립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영화’에 따른 ‘대기업 특혜논란’을 비켜가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2공사’는 ‘민영화’의 전단계일 수 있다.


MB정부와 수법이 많이 닮았다. 대운하 구상이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우회하기 위해 운하 수준의 공사를 강행하면서 ‘4대강 정비사업’으로 위장하지 않았던가. 수심 6m와 댐 수준의 보가 그 증거다.


박근혜 정부도 KTX 민영화 반대여론을 우회할 목적으로 ‘제2공사’ 설립을 들고 나왔다. 민영화로 가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건가.

육근성

2013년 3월 22일 금요일

제2철도공사, 민영화 가는 우회로


이글은 레디앙 2013-03-22일자 기사 '제2철도공사, 민영화 가는 우회로'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제2철도공사 설립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출발해 부산과 목표로 가는 KTX의 운영을 제2철도공사를 신설해 위탁하는 방안이 이달 말 확정된다.
국토해양부는 수서발 KTX운영을 코레일이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맡겨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1인당 인건비가 7천만원에 육박해 국민 부담이 커진다며 경쟁체제로 인한 요금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제2철도공사 신설이 사실상 KTX 민영화라며 반대하고 있다. 철도노조 또한 반대 입장이다.

기존 노선과 중복만 되는 제2철도공사, 이게 경쟁체제?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실이 공개한 코레일의 ‘제2철도공사 설립 검토 의견’을 보면 “수서발 KTX는 기존 서울·용산발 KTX와 주된 이용객이 달라 경쟁은 발생하지 않고 지역 독점으로 귀결”된다며 “경쟁 도입 목적 상실”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계의 철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 모습(참세상 자료사진)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서울메트로(1,2,3,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6,7,8호선)의 경우,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기관별 시장영역이 다르고 기능과 역할이 명확이 구분돼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제2철도공사는 기존 노선과 중복되어 상호간 역할이 중복되어 경쟁체제가 아닌 중복 기능으로 거래비용만 과다해진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만약 제2철도공사를 추진한다면 신규 설비 투자 및 중복비용으로 산업 전체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국가재정을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객 1인당 평균 5500원 운임 부당 증가 예상

초기 투자비용으로 3~4천억원 소요가 예상되며,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매년 약 6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낭비될 것이라는 것.
또한 동일 차량을 편성 운영하게 되면 제2공사는 코레일 대비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해 연간 850억원의 국가재정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1인당 평균 약 5500원의 운임 부당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철도 및 KTX) 민영화가 어려워지자, 철도 운영 효율성과 장기적인 철도 산업 발전 방향과는 관계없이, 조직의 연명과 산업 내 주도권 장악을 위해 ‘제2공사’를 통한 운영 부문 세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결국, 제2공사화는 철도 산업 상하 분리를 고착화시키고 운영자의 세분화를 초래, 향후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수현 의원은 “제2철도공사 설립은 민영화에 따른 재벌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결국 민간 사업자 진입을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고, 인천공항과 같이 공사 설립 이후 지분 매각이라는 방법으로 민영화를 시도할 수 있다”며 “결국 제2철도 공사 설립은 장기적 측면에서 철도 민영화로 가는 우회로”고 비판했다.
한편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코레일이 독점 운영하는) 지금 체제에도 문제가 있고 민간에 맡기는 것도 문제”라며 “제3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민영화와 경쟁체제가 한국 철도의 미래일 수 없다


이글은 레디앙 2013-03-13일자 기사 '민영화와 경쟁체제가 한국 철도의 미래일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제3의 길은 없다 - 제2공사 추진은 우회적 민영화

3월 11일 새 정부의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명되었다. 이제 철도 정책은 박근혜정부의 몫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였던 지난 한 해는 수서발 KTX 민영화를 둘러싼 문제로 많은 사회적 갈등을 빚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그동안 추진됐던 철도 정책이 갖는 문제가 무엇인지 심도 있게 분석하고 철도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 임명된 서승환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내용과 이에 따른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면 정부가 미래지향적 철도 발전 전망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사 청문회에서의 KTX 민영화 관련 답변에서 민영화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철도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새 정부의 입장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어서 덧붙인 현재의 체제도 문제가 있는 만큼 제3의 길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철도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우려를 주기에 충분하다.

철도 경쟁체제의 도입….이게 박근혜 정부의 정책?

일부 언론은 벌써 제2의 철도공사를 통한 경쟁체제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장관이 밝힌 방침은 이명박정부에서 추진했던 철도정책의 연장선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현재의 체제란 철도공사가 철도운영을 독점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철도의 부실이 경쟁의 부재에 있다는 진단에서 시작하는 논리다. 지난 십 수 년 간 철도개혁이란 이름아래 민영화를 추진해왔던 세력들이 일관되게 유지했던 입장이다.
한국철도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일은 정부 정책부서에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는 잣대가 협소하거나 한국철도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서는 철도현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의 아전인수식 진단과 대안으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기까지 했다.
지난 시기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수서발 KTX 민간경쟁체제 도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이 사회가 지향해야할 가치의 문제로서의 민영화 문제이다. 아무리 시장만능주의가 대세라고 해도 한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공공부문 갖는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사회기반시설인 철도의 공공적 유지는 시장경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도 또 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시민 친화적인 보편적 복지로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이런 사회적 자산을 일부 재벌과 그들에 투자한 외국 투기자본의 몫으로 넘기는 것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는 반사회적 정책이다.
다른 하나는 철도산업의 진정한 발전 전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철도의 경영부실이 경쟁의 부재로 인해 발생했다는 잘못된 판단에서 시작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경쟁만이 살길이다”는 것은 그동안 누적돼온 정부의 정책오류까지 교묘하게 철도운영기관에게 떠넘기고 있다.
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교통시스템은 사회의 변화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800년대 하루에 340여 편에 달했던 영국 각지로 떠나는 런던 발 우편마차는 철도의 등장으로 소멸해 버린다. 영국 주요 도시의 운하를 이용한 화물 운송도 철도에 밀려 사라졌다. 세계 각국에서 철도가 등장한 이래 철도는 부설된 나라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고 절대적인 수송 분담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의 등장과 도로교통의 발달은 철도를 한물간 교통수단으로 전락시켰고 나라 전체에 깔린 선로와 역사를 갖고 있는 이 거대한 사회적 장치는 돈 먹는 하마가 되어버렸다.
전 세계적 흐름이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무시하고 경쟁을 안 해서 철도가 부실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철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도로 중심으로 교통체제가 전환되는 시점에서는 철도에 경쟁에 경쟁을 더해도 더 큰 손실만 양산할 뿐이다.
사양산업으로 몰려 애물단지가 되는 듯 했던 철도를 기적적으로 환생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철도를 몰락시켰던 도로교통이다.

도로교통의 대안으로 철도교통이 재부상한 것

한 때 선진사회의 상징이었던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로 변했고 그 대안으로 철도를 소환하게 되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도로교통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높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KTX가 개통되면서 국내선 항공편이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항공사들이 경쟁을 치열하게 하지 않았거나 갑자기 경영이 부실해 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입장을 보도하는 언론에 따르면 수서발 KTX를 제2공사에게 맡기는 것은 한국 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예나 서울지하철의 서울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와 같은 경쟁체제를 말한다고 한다.
이것이 제3의 길이라면 꽉 막힌 길이다. 네트워크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거점형으로 운영되는 공항시스템을 철도와 비교하는 것은 정책당국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를 증명할 뿐이다.
과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개혁의 대안으로 통합을 선택했다. 유사기능과 중복기능의 비효율을 통합을 통해서 극복하겠다는게 그 이유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유사기능과 중복기능이 아니라 동일기능이다. 똑같이 서울에서 지하철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굳이 분할하지 않아도 되고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견해도 전문가들에 의해서 제기된다.
서울의 지하철이 분리되었던 이유는 경제논리가 아니었다. 정치논리와 노조무력화의 한 방편으로 시도된 것으로 당시 강성노조로 이름을 떨쳤던 서울지하철공사노조에 대한 견제책이었다.
더구나 이 두 기관은 경쟁하지 않는다. 요금도 동일하고 서비스 수준도 비슷하며 무엇보다 각 노선은 독자성을 갖고 있어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 수유리에서 과천을 가는 시민은 서울 메트로의 4호선을 타야하고 천호동에서 김포공항을 가는 승객은 도시철도공사의 5호선을 타야한다. 경쟁의 전제인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례를 경쟁사례라고 소개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현재 서울지하철의 발전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두 서울지하철 운영기관의 통합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두 기관으로 나뉘어진 고위 경영진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이 절감되고 현장인력 중심의 운영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기 지하철인 도시철도 공사의 경우 깊은 지하 심도만을 운행하는 노선이 많아 기관사들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양기관의 통합을 통해 순환 근무 시스템을 만든다면 일정부문 해소 될 수 있는 문제다.
제2공사를 설립해 수서발 KTX운영을 맡겨 경쟁을 통한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민간경쟁체제에서 앞의 두 글자만 지운 것으로 기본적으로 수서발 KTX가 갖는 여러 가지 특혜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쟁의 최소한의 전제는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전국의 철도 운영을 책임지는 철도공사와 수익성이 보장된 고속철도만 운영하는 제2공사는 애초에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철도에서 진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려면 똑같은 노선을 하나 더 건설해 두 운영기관의 우열을 가리는 것인데 천문학적인 철도 건설비용을 생각한다면 말도 안되는 발상이다.
제2공사가 철도공사와 공정한 경쟁을 하려면 현재 철도 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일반철도의 적자 노선을 똑같이 나누어 운영하거나 적자선만 운영하는 또 다른 공사를 만들어야한다. 철도 네트워크의 특성을 교란시키는 이런 체제가 효율적인 것인가?
제2공사 추진은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민간경쟁체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비판한 비효율적인 공기업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도로공사를 효율화 시키겠다며 똑같은 기능을 하는 도로공사 하나를 더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추진과정과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은 중복투자에 따른 예산낭비, 기관간의 갈등과 책임 떠넘기기 등 무엇 하나 국민들에게 이로울 게 없는 구조다.

수도권집중 여객을 분산시켜야, 철도의 편의성이 증대

정부는 수서발 KTX 노선이 왜 계획되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 되새겨 봐야한다. 한국철도의 비효율을 가중시킨 이유 중의 하나는 수도권 중심의 철도네트워크 때문이다.
KTX 수익의 80%, 수송량의 70%가 수도권 이용객이다. 일본의 여러 고속철도 노선 중의 하나인 도카이도 신간센 노선만 해도 도쿄-나고야-오사카라는 거점 대도시를 운행하면서 각각의 도시들이 품고 있는 일반철도 노선의 이용객들을 흡수하고 있다. 하루 이용객만 해도 40만명이 넘어 한국 고속철도 전체 이용객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독일의 베를린-프랑크프르트 노선이나 이와 유사한 유럽의 도시 간 고속노선도 적절하게 이용객이 분산되어 있다.

일본 신칸센의 자료사진

그러나 한국철도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서울-금천구간의 고속선과 일반선이 만나는 지점의 선로 포화상태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병목구간으로 인해 늘어나는 고속열차의 승객을 감당할 수 없어 통로마다 입석으로 가득 찬 KTX가 달린다.
일반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대폭 줄어든 일반열차의 운행편수가 불만이다. 또 수도권으로부터 연결되어야 탑승률이 높아지는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 등의 비수익노선도 선로용량 한계로 열차편수를 늘일 수 없고 이것은 열차이용의 편의성을 떨어뜨려 열차이용을 외면 하게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안을 찾다가 최종 선택된 방안이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노선을 신설해 체증구간을 우회하여 철도의 선로용량을 대폭 확대하는 안이었다. 서울 동남부와 수도권 동부 지역의 철도이용을 확대하고 서울역으로 집중된 승객을 분산하게 되면 한국철도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열차좌석공급부족이 상당히 해소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서-평택 노선은 한국의 사회적, 역사적 특성 때문에 기형적으로 발달한 한국철도를 제대로 세우는 일이고 철도네트워크의 자기 완결성을 갖도록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수서-평택간 노선으로 선로용량의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답보상태에 빠졌던 일반철도노선의 준고속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속140km가 최고인 서울-대전 구간의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의 일반열차 운행시간은 1시간 55분 정도 걸리는데 이것을 시속 180km~200km 정도로 올리면 1시간 20분 내외로 운행할 수 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KTX 보다는 느리지만 150~200km 이내의 중단거리 노선은 일반열차를 이용해도 빠르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KTX의 좌석보유율을 높여 쾌적한 장거리 여행을 보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소득과 운임수준이 아니라 기능과 용도에 따른 선택 보장해야
한국철도가 낙후된 일반철도와 고급형 고속철도로 분리되고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적 열차선택이 아니라 열차의 기능과 용도에 따른 철도 선진국형 이용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시점이다.
철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부재와 정부의 도로중심 교통정책, 선로용량의 한계로 인한 열차운용의 탄력성을 발휘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고 이제야 철도운영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는 단계에 와있다. 식민지 철도로 시작한 한국철도가 비로소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경쟁체제를 통한 효율화를 명분으로 제2철도공사를 추진하는 것은 한국철도의 앞길에 쐐기를 박는 일이다. 철도공사와 제2철도공사의 경쟁구도는 수익성 높은 고속선을 독점한 제2공사와 철도공사의 무리한 경쟁만을 촉발하게 된다. 철도공사는 현재처럼 고속철도 운영위주의 편성으로 일반열차와 고속열차의 동반성장은 요원하게 된다.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한국철도의 노선을 제2공사체제로 나누기에는 너무도 협소한 규모라는 사실이다. 철도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네트워크의 유기적 완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5천 키로미터의 운영노선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3500여 키로미터의 영업거리를 가지고 있는 한국철도를 경쟁을 빌미로 잘게 쪼개는 것은 국가의 장기적 발전전망에 비추어 보아도 부적절하다.
특히 제2공사가 문제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가 밝히고 있는 미래 철도 정책에 따른 신설 노선들에서 광범위한 민영화를 도입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5년간 철도에 투자될 예산은 22조원이 투입되었다는 4대강 예산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한 강원권 노선을 비롯한 많은 철도노선도 신설될 계획인데 이 노선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도입이나 운영권 임대를 통한 민영화는 진작부터 고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권시절 무리하게 추진하다 제동이 걸린 관제권에 대한 회수 시도도 제2공사가 설립되면 공정경쟁을 이유로 손쉽게 성사시킬 수 있다.
지금 한국철도에 필요한 것은 잘못된 진단을 근거로 한 경쟁체제의 도입이 아니라 철도 네트워크가 철도 안에서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과의 조화를 통해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제2공사로 얻는 이익은 국토교통부의 산하기관이 늘어 몸집을 불리는 것 외에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새로 채워 내야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감사자리 등 고위 관료들의 퇴직 후 일자리 창출이나 정치인들의 영전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바라는 국민은 없다.
박근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고 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누누이 밝혀왔다. 대통령의 뜻이 제대로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도 부처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 여론을 비롯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

By 박흥수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저들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


이글은 레프트21 2013-02-18일자 제98호 기사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저들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거의 모든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는 이를 이끈 대표 사례일 뿐이다.
민영화는 1970년대 이후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조처로 여겨졌다.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정부한테 민영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민영화 조처에도 경제 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경기 회복이 있기는 했지만, 세계 자본주의는 여전히 1970년대 이전 수준의 이윤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민영화 추이 민영화는 거대한 도둑질이나 다름 없다. ⓒ자료 The PB Report 2011. KPMG

무엇보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이 경제 위기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이런 물음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수십 년 동안 민영화가 체제 전체에 진정으로 끼친 영향은 무엇이었는가? 도대체 저들은 왜 여전히 민영화를 추진하려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을 얻으려면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제 전체를 봐야 한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부터 ‘장기 호황’ 시기(제2차세계대전에서 1970년대 초까지)에 이르기까지 약 50년 동안, 대세는 민영화가 아니라 국유화였다. 히틀러뿐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가 주요 산업을 국유화했다. 
각국 정부들은 1930년대 대공황을 겪으면서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중 하나는 거대 자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 시장에서 국민국가의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지배계급이 낱낱의 사적 소유주로서 착취하기보다 그들이 장악한 국가를 이용해 집단으로 착취할 때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는 흐름은 1970년대까지 계속됐는데, 구소련과 동유럽 같은 나라들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서방 자본주의의 보루 구실을 한 한국과 대만에서도 국가가 통신ㆍ정유ㆍ항만ㆍ조선 등 주요 산업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세계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이런 믿음은 현실로 뒷받침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지적한 것처럼 이윤 추구 드라이브는 자본주의에 연속적인 변화를 낳는다. 한때는 당연시되던 것들이 의문시된다.
1960년대 말에 체제 전체의 이윤율이 추락하면서, 자본가들이 기존 투자에서 거두는 이익이 줄었다. 새로 투자할 곳도 찾을 수가 없었다. 정부는 즉각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라는 압력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조세 수입 자체가 줄었지만, 실업자가 늘면서 복지 지출은 오히려 늘었다. 
그 결과 나라 빚(재정적자)이 늘면 이는 다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감세와 복지 삭감, 공공부문 민영화 등으로 이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됐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라고 알려진 정책들이 주류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다.
민영화는 한편에서는 국가 지출을 줄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본에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졌다.

신자유주의

오늘날에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자들이 가장 큰 명분으로 삼는 것은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다. 그들은 국영 기업이 노동자를 필요 이상으로 고용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민영화의 효과를 평가한 국내외 연구에서 민영화로 생산성과 효율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얻은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2011년 12월 한국조세연구원이 발표한 ‘공기업 민영화 성과 평가 및 향후과제’를 보면  “실증분석 결과 공적지분율이 높을수록 노동생산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즉 공적소유권 기관의 경우 노동 투입 대비 효율성이 좋다.” 
또 민영화를 통해서 수익성을 올린 경우는 정부 통제를 벗어나 가격을 맘대로 올려서인 경우가 많다. 통신사와 석유 등 에너지 기업 민영화가 대표적이다.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민영화를 위한 매각 준비 단계에서 대규모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을 통해 수익성을 올린 경우도 많다.
그런 효과는 대개 4년을 넘기지 못했다. “11개 기업 중 7개는 경제 전체 성장률보다도 성장률이 낮았다.”
결국, 민영화는 경제를 살리지도 못했고 효율을 높이지도 못했다.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수익성 향상조차 민영화의 결과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동강도를 높여 얻은 것일 뿐이다.
노동자들이 민영화 정책에 맞서기 시작하고 자신을 지킬 방법을 습득하면서 이런 효과는 더욱 반감됐다. 반대로 KT처럼 정부와 사측이 노동조합을 체계적으로 파괴해 노동조건이 크게 후퇴한 경우 다른 민영화 사례보다 더 큰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민영화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지적한 이윤율 저하 경향을 거스르지 못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정부는 여전히 민영화를 추진하려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본가들의 ‘근시안적’ 태도 때문이다. 위기가 체제 전체로 확산될수록 자본가들은 장기적 계획보다 즉각적 대응에 매달린다. 개별 자본이나 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지속가능성보다는 그 자신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 이후 재생에너지 사업이 하향세로 접어들고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하는 현상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체제 전체를 위해서는 자본가들도 기후변화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나서서 십자가를 짊어지려 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국내외 대자본들은 국유 부문에 돈벌이 기회가 없는지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과 수천 가닥의 연줄로 연결된 국가 관료들과 주류 정치인들은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인다. 철도나 전력 기업을 나누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 일거양득이다.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다면 재벌ㆍ부자 감세도 더 늘리거나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배계급 전체로 보자면 이데올로기적 필요도 중요하다. 지배자들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아니라 공공부문을 경제 위기의 원인처럼 보이도록 하려 한다. 이런 속죄양 삼기를 통해 시장과 경쟁이 최선이라는 믿음을 퍼뜨리려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노동계급에는 재앙이다. 민영화를 막아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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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은 후에 다음 연결 기사를 읽기 바랍니다 : [정부의 철도 민영화 속도전] “관제권 환수는 안전을 위협하는 미친 짓입니다”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전력산업은 ‘판도라의 상자’인가?


이글은 레디앙 2013-02-13일자 기사 '전력산업은 ‘판도라의 상자’인가?'를 퍼왔습니다.
[에정칼럼] 환경과 민주주의 고려해 전력산업구조 개편해야

‘또’다시 한국전력공사 민영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월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전력산업 위기의 원인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가 경쟁체제를 주장하면서 ‘땔감’을 제공하더니, 녹색성장위원회가 2월 4일 전력 소매 경쟁 등 민영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불’을 지폈고, 대기업 화력발전을 대거 허용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기름’을 부었다.
박근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지는 이러한 동시다발적 시도는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는 준비된 ‘기획’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한 번 전력산업구조개편을 둘러싼 ‘4차’ 논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7일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전력산업구조 개편 논의는 1990년 들어 정부독점 구조였던 전력산업에 신자유주의 논리가 영향을 미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997~1998년 김대중 정부시절 IMF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기사업법’ 개정과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전기위원회와 한국전력거래소가 설립되고 한전의 발전부문이 6개의 자회사로 나뉘게 된다. 이 중 남동발전소가 우선매각대상으로 선정돼 민영화가 추진되었으나 시장여건의 악화와 노동조합의 반대 투쟁으로 인해 무산되면서 1차 논쟁은 임시 봉합된다.
2차 논쟁은 한전에서 배전회사를 분리하는 개편단계에서 발생했고, 참여정부 시절 시민단체와 노조의 반대, 외국의 전력산업자유화에 따른 가격 불안정성 등이 드러나면서 중지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집권 초기 여론 악화에 따라 공공 산업에 대한 민영화 추진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9년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효 만료 예정에 따라 3차 논쟁이 시작되었고, 한전 재통합을 요구하는 근거와 주장들이 노조와 국회를 통해 강하게 제기되면서 구조개편안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KDI는 경쟁과 효율을 높이는 방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력산업개편 방향을 제안하게 된다.
전력산업구조 개편 문제는 이처럼 지난 20여 년 동안 논쟁을 거듭해왔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꺼내 들었으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상자를 열 때마다 혼란만 계속될 뿐, 상자 안에 남아 있어야 하는 한 줄기 ‘희망’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것 같다.

싸고 풍부한 전력공급을 위한 정부와 시장의 경쟁?

지금까지의 전력산업구조 개편 논의는 어떤 구조와 소유방식이 전력산업의 효율과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가능하게 하는가에 집중돼 있다. 싸고 풍부한 전력의 공급이라는 정책목표를 실행하는 데 공공과 대기업 중 누가 우월한가를 따지는 이분법적 논의에 국한된 것이다. 이번 제6차 전력수급계획 발표와 이에 따른 논란도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전력산업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력산업은 왜 애초에 공기업이 되었을까? 전력은 전체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공재이고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국가든지 초반에는 정부가 ‘자연독점’으로 전력산업을 관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즉 대기업이 성장하면서 공공재의 관리를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부-시장의 이분법적 논의는 가렛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 담론에서 제기된 바, 공공자원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으로 관리하거나 개인소유권을 확립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 같다.

환경과 민주주의로 공유의 비극을 넘어

하지만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이 를 통해 밝혔듯이, 수많은 사례들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자치적으로 관리하는 세계 도처의 공유자원 관리체계에서 나타나는 정교한 제도적 장치들”을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의 역할과 준시장적인 요소가 제도적으로 결합된 해결책들이다.
또한 정부의 전제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 번째는 공유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 또한 한정된 자원이고, 전력생산을 위한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싸고 풍부한 전력공급이 목표인 상황이다. 두 번째로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있다. 국민들이 전력이라는 공공재를 관리할 수 있는 진정한 ‘주체’임에도 이들을 그저 전력 ‘소비자’로 한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되는 과정에서도 ‘환경’과 ‘민주주의’를 고려하지 않은 행태는 계속됐다.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주민에 대한 고려 없이 대기업 석탄 화력발전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였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본적인 절차조차 수행하지 않은 채 계획을 발표했다.

7일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 입구를 막아선 경찰

현행 전기사업법에 공청회나 설명회 규정이 없어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바, 국민과 해당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추가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과정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환경적 검토가 계획수립과정에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만큼 사전 환경성 검토 등을 첨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공공성을 위한 노동과 환경의 연대 필요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한 논의 역시 국민의 의견을 묻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가 1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력산업을 공공성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응답(63.9%)이 시장 논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26.5%)보다 많았고, 발전사 민영화 반대가 71.3%로 찬성보다 높았다. 물론 한 번의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논의를 어떤 방향으로 시작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다.
이제 전력산업을 공공성 중심으로 환경과 민주주의를 고려하면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구’와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우선 민영화를 반대하는 노동조합과 석탄화력을 반대하는 환경단체가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대규모 발전설비와 송전설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 ‘만남’이 판도라의 상자에 남아 있는 ‘희망’일 것이다.

권승문/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제2의 론스타'로 가는 지름길 민영화, 박근혜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8일자 기사 ''제2의 론스타'로 가는 지름길 민영화, 박근혜는…'을 퍼왔습니다.
[연속 기고 – 론스타 ④] 박근혜, ISD 본질 왜곡하고 있다

11월 22일, 론스타가 결국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했다. 10년간 지속된 론스타 문제가 왜 생겼는지, 제2의 론스타 사태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짚어봐야 할 대목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 공학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듯한 대선에서 론스타와 ISD는 주요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론스타 문제는 그렇게 적당히 묻어버려도 좋을 만큼 만만한 사안이 아니다. 찬찬히 쟁점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에 은 론스타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김익태 변호사의 글들을 게재한다. 김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로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통상교섭본부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다. 지난 8월 한미FTA와 ISD 문제를 다룬 (소송당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책도 펴냈다. (편집자)


[연속 기고 - 론스타]① "론스타 소송, 패소하면 전 국민이 5만 원인데…"② ISD,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 투자금 내놓으라는 격③ 전두환 정부는 미국 무기 회사에 얼마를 건넸을까?


2011년 중국 칭화대에서 한중FTA를 주제로 논문을 쓰며 중국 법을 연구했다. 일 년 동안 중국에 살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바로 물이다. 온 국민이 물을 사 마신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가난한 도시 노동자부터 벤츠를 타고 다니는 부자까지 모두 그렇다. 나도 당연히 사서 마셨다. 물 한 병 값이 그리 비싼 건 아니었지만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중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상수도 시설조차 국민에게 만족스럽게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서민 정책의 일환인 값싼 수도세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전 국민이 물을 사서 마시는 마당에 성공한 서민 정책이라고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국민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단지 외침을 막고 도둑만 잡으라고 내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생활하기에 가장 기초적인 골격을 만들고 유지하라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돈 있으면 택시 타지만 돈 없어도 버스 타고 지하철 탈 수 있어야 하며, 돈 있어서 에비앙 사서 마셔도 돈 없으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어야 한다. 나도 한국에서는 종종 수돗물을 마신다. 그래도 국가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 속에서 국가는 운영된다.


그런데, 합법적인 국가의 공공 정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바로 외국인 투자자가 제기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때문이다. 론스타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가의 정당한 조치가 간접수용이라는 이름으로 소송의 도마 위에 오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 TV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론스타의 ISD는 한미FTA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사회 협정에 있어 거의 모든 국가가 ISD를 기본으로 갖고 있다"며 ISD가 표준약관처럼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제도라는 주장을 했다. 앞선 기고에서 밝힌 바와 같이 ISD 소송이 FTA의 등장과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한 마당에 이러한 해명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제2, 제3의 론스타 사건은 한미FTA의 체결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소송 대상은 국가의 정당한 공공 정책이다. 공공 정책에 대한 위험성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니 새삼 재론하지 않겠다. 다만, 이러한 위험성의 불꽃에 자발적으로 휘발유를 붓는 일이 민영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기존의 ISD 소송을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다.

▲ 박근혜 후보. ⓒ연합뉴스

론스타 ISD는 한미FTA와 무관? 진실이 아니다


최초의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www.citizen.org)이 2012년 1월 미국과 맺은 FTA를 통해서 발생한 ISD 사건을 요약한 자료(Table of Foreign Investor-State Cases and Claims Under NAFTA and other U.S. Trade Deals)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NAFTA 유형의 ISD 소송은 총 72건이다. 이 중 15건은 기각으로서 국가의 승소이며, 10건은 투자자 승소 사건이다. 나머지는 소송 미개시, 취하, 병합, 혹은 계류 중인 사건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 승소 10건이 모두 미국인 투자자의 사건이라는 점이다. 미국 투자자는 캐나다를 상대로 4건, 멕시코를 상대로 5건,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1건을 각각 승소하였다. 퍼블릭 시티즌이 정리한 모든 소송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고 싶으나, 지면의 한계로 이 중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민영화의 부작용에 대하여 살펴보자.

FTA 사건은 아니지만, 미국인 투자자가 개입된 사건 중 유명한 볼리비아 수돗물 사건이 있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직접 FTA를 맺지 않았지만, IMF 재정 지원을 받는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실제로 대부분의 공공 서비스, 자원 산업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였다. 그중 상수도는 IMF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의 다국적기업 벡텔사에 장기 시설운영권을 넘겼다. 수도가 민영화된 후에 수돗물 값이 4배 가까이 상승하자 국민들이 빗물을 받아쓰려 했고, 투자자의 항의에 경찰은 빗물받이 단속까지 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민영화의 부작용이다. 공공산업이 민영화되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운영될 때 국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피해 사례이다.

NAFTA와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공공 산업의 민영화로 인해 발생한 ISD 사건들이 다수 존재한다. 2008년 발생한 탬파 일렉트릭(Tampa Electric Company Guatemala Holdings, LLC) 사건의 경우, 과테말라의 전력 공급 시스템을 사들인 미국 회사가 과테말라 정부의 전기세 인하 명령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이다. 전기 사업의 민영화로 빚어진 사건이다.

2007년 사건인 레일로드(Railroad Development Corporation) 사건의 경우, 과테말라의 철도 운영권을 사들인 미국 회사가 당초 약속한 5단계 시스템 재건 중 1단계를 시행한 후 추가 이행을 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한 과테말라 회사가 운영권을 매도할 것을 요청하였고, 미국 회사가 매도를 거부하자 과테말라 정부는 미국 회사의 행위가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미국 회사는 미국인 투자자의 자격으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공공 교통의 민영화로 인한 사건이었다.

앞의 두 사건은 현재 계류 중인데, 합의가 된 사건도 있다. 2007년 티시더블유 그룹(TCW Group et. al) 사건의 경우, 도미니카공화국으로부터 국가의 전력 시스템 지분을 사들인 미국 회사가 간접수용 소송을 제기하자 도미니카공화국은 한화 약 270억 원에 합의했다. 소송을 더 진행하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공공 교통 민영화, 제2의 론스타 사건 발생시킬 가능성 많다


이들 피소국들이 대부분 상대적 빈국이므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면 다른 예를 들어보자. 선진국인 캐나다 또한 민영화로 인해 미국인 투자자로부터 ISD 소송을 당했다. 2007년 캐나다 정부는 "국제 교량과 터널에 관한 법(International Bridges and Tunnels Act)"을 제정하였다. 미국과 인접한 국가로서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다리와 터널의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법은, 교량의 소유권 이전이나 구조 변경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통행료 부과를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자 2010년, 미국 투자자인 디트로이트 국제 교량 회사(Detroit International Bridge Company)가 캐나다 정부를 제소하였다. 국제 교량인 앰배서더 국제 교량에 대한 회사의 투자자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국책 사업의 민간 이양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송의 또 다른 예이다.

민영화로 인한 이러한 ISD 소송에 대해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2012년 봄에 발생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 발표가 한 예이다. 당시 서울시는 요금 인상 신고를 허락하지 않았다.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한 9호선 운영 회사인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은 인상을 보류하는 대신 두 차례에 걸친 요금 인상 신고를 반려한 서울시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민영화로 인해 지방자치 정부의 요금 정책 안정을 위한 어떠한 규제도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현실이 된 것이다. 당시 맥쿼리의 주식 매각 등을 들어 ISD 소송 가능을 일축한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ISD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다. 다만, 서울시 메트로 9호선 측이 국민 여론에 대한 부담과 소송비용에 대한 손익 계산 때문에 ISD 소송 대신 국내 행정소송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공공 교통의 민영화는 특히 한미FTA 체결로 우리에게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공공 교통에 대한 투자의 경우, 한미FTA 부속서 11-나에 의하면, ISD 소송 예외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ISD 소송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공공 교통의 민영화가 지금과 같이 진행될 경우, 제2의 론스타 사건은 이 분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최근 논란이 있었던 인천공항 민영화 논의도 마찬가지이다. 49%의 지분을 매각하고 정부가 51%의 지분을 쥐고 있으면 경영권 행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49%의 주식 중 일부라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각될 경우, 인천공항의 미래는 외국인 투자자의 손아귀에 놓이게 된다. 비록 소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의거하여 51% 대주주인 정부의 정책 변화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민영화에 대한 태도에서 MB와 궤를 같이하는 박근혜

MB 정부의 실정과는 일정한 선긋기를 하며 당명까지 바꾸고 대선가도를 달리는 박근혜 후보의 정치공학의 기술은 일정 정도 설득력을 얻은 듯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박근혜 후보의 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CEO 출신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과 그 궤를 같이하는 것 같아 우려가 크다.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수 정당의 정책이니 그 한계는 이미 노정되어 있으나, 다소 무차별적 경향성을 보인다.

청주공항을 민영화하겠다고 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인천공항은 슬그머니 면세점부터 민영화에 착수했다. KTX 민영화에 대해서 입을 다물자 오히려 국토부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영리병원 도입에 찬성하며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물 민영화와 관련해서 (시사IN)에 보낸 답변서에 의하면, "상수도 민영화 정책은 현재 검토한 바가 없으나 지방 상수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현재의 민간 위탁 제도 등을 비롯해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면적인 민영화가 국민적인 반대에 부딪히자 MB 정부가 단계적 추진으로 선회한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막히자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재추진하는 MB 정부의 대표적인 옷 갈아입히기 사업 방식이 현재 진행 중인 민영화 사업의 특징이라고 볼 때, 박근혜 후보 역시 그 연장선장에 있다고 보인다.

무엇을 위한 민영화인지는 둘째 치고, 그 폐해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자본은 국적이 없다. 얼마 전 한전이 전기세 인상과 관련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ISD 소송을 검토한 사실이 입증하는 바와 같다. 외국인 투자는 국내 기업의 주식 소유 형태로 이미 상당 부분 국내 진입이 완료되어 있으며, 그 지분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소송 당사자의 적격성을 인정받는다. 혹세무민(惑世誣民)하여 집권해도 그 기간은 유한하다. 하지만, 실정(失政)의 책임은 무한하며 그 책임은 결국 국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김익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