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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에 진중권 "쓰레기들, 파면시켜야"

이글은 대자보 2013-05-30일자 기사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에 진중권 "쓰레기들, 파면시켜야"'를 퍼왔습니다.
경북 교육청 "작성자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 학부모, 네티즌들 항의 빗발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일베 초등교사 인증 논란'에 대해 돌직구를 날렸다.   
진 교수는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또 일베냐....? 쓰레기들. 이 녀석도 잡아서 파면시켜야 한다. 이런 저질들이 교사로 활동한다니... 한심한 일이죠."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그는 "교과부에서 그 변태 초등교사 녀석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 교과부 장관님, 그 녀석 교사 자격증 번호 아시죠?"라고 일침을 날렸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헐, 경북교육청에서 그 변태 교사 임용할 작정인가 보다. 단체로 미쳤나 봐요. 애들 걱정도 안 되나?"라고 덧붙였다.
경상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용합격하고 발령 대기 중인 그 학생이 '본인은 억울하다'고 했다"며 "당사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되지 않겠나. (그 학생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논란의 상당부분은 사실로 보고 있지만 사실을 가지고 법령을 면밀히 검토해 처리할 생각"이라며 "경찰조사를 해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임용에 합격해도 교사 자격이 박탈되는데 이 행위 자체만 가지고 자격을 박탈하는 건 힘들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과 네티즌들은 경북 교육청 홈페이지에 반발하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네티즌들은 "저런 저질 교사 한 명이 우리 교단을 흐리는게 화가 나요!", "아동성애자가 초등학교 교사라니요!!" 등의 의견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도 "아이들의 선생님이 성매매업소를 다니고, 아이들을 성적대상으로 보는 로린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아이들에게 어떤것을 가르치겠습니까. 끔찍하네요."라며 교육청의 대처방식에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닉네임 '초등교사'를 사용하는 작성자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교사 인증! 초등교사는 일베 못가냐?'라는 제목의 글을 일베 게시판에 올렸다.   
특히 그는 초등학생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4장을 올린 뒤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일컫는 '로린이'라는 표현을 써 물의를 빚었다. 


유원정

2013년 5월 29일 수요일

일베 사이트 폐쇄는 ‘과도한 조치’… 정치적 투쟁으로 남겨놔야

이글은 미디오늘 2013-05-28일자 기사 '일베 사이트 폐쇄는 ‘과도한 조치’… 정치적 투쟁으로 남겨놔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 운영위원장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에 역사를 왜곡하고 반인륜적인 표현들이 올라오면서 폐쇄조치를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문제로 일베 현상을 돌이켜봤을 때 사이트 폐쇄 조치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닐 뿐더러 과도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볼 때 극우적인 의견이 나왔다고 사적영역의 커뮤니티를 제재했을 때 자유로운 정치사상과 정치적 의견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호중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사이트 폐쇄 조치 주장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면서 "이를 허용하면 진보진영쪽에서 정치적 의견을 말할 경우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연합단체인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호중 교수는 정당한 비판 때문에 탄압을 받고있는 사회적 약자편에서 집시법 사전신고제 반대, 국보법 폐지 등 일관되게 표현의 자유를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다음은 이호중 교수와의 인터뷰 일문 일답이다.


일간베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일베 사이트 폐쇄 논란이 한창이다. 사이트 폐쇄에 찬성하나?개별적인 게시물들이 역사 왜곡을 하거나 과도할 정도의 비방적인 표현이 문제가 된다면 게시물을 삭제하는 조치는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사이트 전체를 완전히 폐쇄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런 이유로 폐쇄한다면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개입이 매우 과도해질 우려가 있다.
- 일베 폐쇄 논란에서 핵심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일각에서는 선진국의 판례를 들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인간성을 말살하는 표현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굉장히 어려운 문제지만 결국 표현의 자유 한계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 독일 같은 경우 나치의 경험이 있어서 신나치주의 사람들을 나치 추종 행위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것은 독일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우리의 경우 5.18 문제에 대해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왜곡하고 있는데 이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왜곡문제는 처벌 규정을 만들어서 처벌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편으론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조명할 것인가는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 있는 문제여서 법적인 잣대로 이것이 진실이다 라고 하는 것도 위험한 문제다.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실을 가지고 성격을 달리 규정하는 것에 일률적으로 안된다라고 하는 것도 역사적 진실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너무 제약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 민주당이 나서 일베 사이트의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일베 현상의 논란의 극우주의 논란과 맞닿아 있어 비판을 하고 있지만 진보진영 쪽에서 나오는 정치적 의견도 똑같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친북적인 발언, 사회적 발언과 관련된 게시글 들이 있는 사이트를 규제하자는데 보수쪽이 이번 사건을 이용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정치적 사상에 대해 관용주의를 취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처럼 해서 상대방을 차별적이고 모욕적으로 대하고 팩트를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
- 일베 사이트 폐쇄 조치가 곧 표현의 자유 일반을 축소시키는 행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인가?일베에 반사회적인 게시글이 있다고 해서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인정해버리면 그와 같은 논리가 더욱 많이 적용될 수 있는 쪽이 진보진영 쪽이다.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쪽에서 문제제기를 할 때도 기본적인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폐쇄 조치를 하더라도 근본적인 일베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사실 사이트 폐쇄 조치는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생각해야 될 문제는 우리사회에서 표현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예를 들어서 동성애를 찬성하면 종북이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합리적 토론을 전제인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것이고 특정 집단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무작정 보장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결국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어느 정도 허용될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명예훼손과 모욕죄 등 법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앞서 말했듯이 독일 같은 경우 나치의 경험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형사 처벌이 가능하지만 우리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골라낼 것인지 굉장히 애매하다. 독일의 경우도 나치휘장이나, 상징, 나치식 행태들에 한정해 처벌하는 것이다. 5.18을 왜곡하거나 동성애를 비하했다고 해서 모두 처벌할 것이냐는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혐오적인 비하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규제해야 될 문제지만 정치적 사상과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정치적 투쟁의 영역으로 남겨놔야 한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일베는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8일자 기사 '일베는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다'를 퍼왔습니다.
[권경우의 문화기계] 자본과 권력에 대한 숭배…청년 세대의 단면일수도

요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이는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논란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알 만한 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정작 많은 이들이 일베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거나 자칫 건드렸다가 자신도 ‘산업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듯하다. 최근 일베를 둘러싼 비판적 논의들을 보면 그러한 심증은 더욱 분명해진다.
일베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다. 걸그룹 ‘시크릿’의 효성이 “우린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는 발언한 사례는 일베가 더 이상 일부 특정집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10대 청소년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일베 사이트를 방문한다는 사실은, 그들 세대가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 화면 캡쳐

일베에 대한 비판 혹은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일베와 같은 집단은 상식의 범주를 넘어서는 저열한 수준이기 때문에 상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인터넷 등장 이후 그러한 집단은 약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항상 존재해왔던 것으로서, 굳이 대응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사회적 관심은 오히려 일베라는 존재를 더욱 중요한 것이자 의미 있는 현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대응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건강한 사회적 담론을 위해서라도 더 낫다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일베에 대한 관심 자체를 끊음으로써 사회적 논란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자는 의도가 깔려 있는 듯하다.
다른 하나는 일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심각한 수준의 반인륜적, 반사회적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물리적 방법을 통해 일베 사이트 자체에 대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로 진보적인 입장을 갖는 이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데, 최근 5.18 민주화항쟁의 희생자들에게 가했던 폭력에 대해 분노와 비난 여론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일베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던 이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며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일베사이트 폐쇄와 같은 구체적인 제재 방법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러한 두 가지 입장은 일베에 대한 무시 혹은 과잉이라는 대립적 대응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들은 모두 일베 논란의 사회적이고 문화적 의미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일단 일베의 출현은 과거 인터넷 하위문화 혹은 B급문화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 일단 온라인공간의 하위문화가 자신들만의 게토를 형성함으로써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점에서 공통적 특성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집단적 세력화를 통해 공적 영역에까지 물리적 힘, 즉 권력을 행사하는 점에 있어서는 분명 일베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위문화나 B급문화는 사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향유했다면, 일베의 경우에는 공적 영역에서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들의 힘을 외부로 과시하는 특징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베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자 집단이다. 
아울러 정치권을 비롯한 일부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일베사이트 폐쇄와 같은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제재는 표현의 자유 문제와 더불어 좀 더 복잡한 맥락을 갖게 된다.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보자면, 그들의 행위는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트 폐쇄와 같은 직접적인 제재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 동안 진보 진영에서 인터넷 공간과 디지털 문화를 둘러싸고 숱하게 싸워온 표현의 자유 문제와 충돌하는 지점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게시물이나 회원 등에 대한 명예훼손 등 다양한 제재는 가할지언정, 사이트 폐쇄와 같은 방식은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지점에서 일베에 대한 비난과 분노는 특정한 경향을 띠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한 경향성은 일베의 반인륜성과 반사회성 등 도저히 보편적 상식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한 집단적 분노이다. 그러한 분노는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이라면, 그렇지 않더라도 인간의 보편적 감수성을 공유하는 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향성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일베를 ‘특정한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를 들면, 극우 보수 세력이라거나 아니면 사회적으로, 세대적으로 많은 것들을 박탈당한, 즉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이들의 집단적 광기의 표현이라는 반응이 그렇다. 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등장한 이상한 부류이거나 외계인이나 화성인, 아주 특별한 영역에 위치하는 이들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일베’는 지극히 평범한 사회구성원들 가운데 한 사람일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청년 세대 혹은 청소년 세대의 한 단면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생각에 조금이라도 동의를 한다면, 우리는 일베에 대한 비난과 분노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통계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5월 20일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기준) 중 ‘니트(NEET)족’이 한국의 경우 19.2%나 되었다. 니트족은 학교, 취업, 직업훈련 등 어느 곳에서 속해 있지 않은(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것을 뜻한다. 이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7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전체 평균은 15.8%였다. 가장 낮은 국가는 룩셈부르크 7.1%이고, 일본(9.9%)이나 미국(16.1%), 영국(15.9%), 독일(12%) 등은 우리보다 낮았다. 5명 가운데 1명은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하거나 유사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자료로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학업을 중단한 초중고교생의 숫자가 7만6489명이라고 한다. 국제노동기구 청년층 기준에 속하는 한국의 고등학생의 경우 2011년 한 해에만 3만8787명이 학교를 떠났으며, 이는 하루 평균 106명에 이르는 숫자이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니트족으로 분류된 이들은 어디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것일까?
일베 문제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이고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관점에서 20대 초반의 청년 세대가 정규 교과목에서 ‘역사’가 사라진 세대라고 한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들은 단순히 그들만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이 그렇게 자라도록 방치한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누군가는 노무현이나 문재인을 지지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지지할 것이다. 전자를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그 둘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부각시키며 인권과 민주주의 등 보편적이고 진보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쪽에 자신의 정체성을 위치시킨다. 그들은 자신의 좌표를 통해 남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살아간다. 예를 들어 ‘광주’를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486 세대’는 청년 세대를 무시하거나 조롱하면서 자신들의 보편적 감수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들의 실제 삶은 어떠한지, 나아가 현재 한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핵심은 바로 그들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그들이 자랑하는 좌표는 자신이 극우보수가 아니고, 또라이가 아니고, ‘일베충’이 아니라는 것 외에 과연 무엇을 드러낼 수 있을까? 


▲ 민주당 강기정, 진성준, 최민희 의원이 지난 22일 518 왜곡보도와 관련해 TV조선을 항의 방문했다. ⓒ뉴스1

일베의 중요한 특징은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를 비하하고 공격한다는 점이다. 그 반대편에는 힘(권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 자리잡고 있다. 박정희를 중심으로 전두환, 이명박에 대한 찬양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그들은 보수가 아니다. 최근 조갑제에 대한 ‘디스’는 바로 그들이 어떤 정서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만약 이러한 부분을 인정한다면 일베의 욕망은 실상 오늘날 한국사회가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추구하는 욕망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자본과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숭배이다. 일베가 하는 행태를 가리켜 손가락질 하면서 ‘일베충은 인간이 아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제주도 강정에서, 쌍용자동차 농성장에서, 혜화동 종탑을 비롯한 여러 철탑 위에서,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생명에 대한 무관심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나는 일베와 다르다, 나는 일베가 아니다’ 라고 하는 것은 일베와 구별짓고 싶은 우리의 욕망에 불과하다. 이제 일베에 대한 비난과 분노는 고스란히 나 혹은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로 돌아와야 한다. 일베는 우리가 낳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문화기계; 문화는 모든 사회적인 것들이 작동하는 기계이다. 문화와 문화 아닌 것들 사이에서 각각의 영역이 어떻게 만나고 구분되는지 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다_권경우(nomad70@daum.net)


권경우/문화평론가  |  nomad70@daum.net

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일베’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이글은 레디앙 2013-05-28일자 기사 '‘일베’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를 퍼왔습니다.

‘충격 고로케’를 만들어 언론사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던 개발자 이준행씨가 이번에는 ‘일베 리포트’를 만들어 일베 회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와 가장 비중있게 쓰는 단어를 분석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작성된 46,174개 일베게시물을 자동분석한 결과 5,417번 등장해 1위를 차지한 단어는 ‘씨X, 존나’등 온갖 욕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여자’로 4,321건이 작성됐으면 3위는 ‘노무현’, 4위는 ‘盧(노무현 대통령의 성씨)’ 5위는 광주, 6위는 종북, 7위는 오유, 8위는 민주화, 9위는 섹스이다.



해당 단어로 가장 많은 글을 작성한 회원의 닉네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노무현’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 일베 회원의 닉네임은 ‘일베둔다헤헤’이고, ‘종북’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 회원은 ‘엘파란’ 등이다.
또한 이씨는 가장 ‘비중있게’ 사용한 단어를 분석하기도 했다. ‘새끼’가 520빈도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일베 회원을 지칭하는 ‘일게이’가 295빈도이다. 이외에도 상위권에는 노무현의 자살을 희화화하는 의미의 ‘운지’가 4위를 차지했고, ‘노짱’도 10위 ‘북한’이 18위 등을 차지했다.
개발자 이씨는 과 통화에서 이같은 사이트를 만든 이유에 대해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무리의 저질 대화에 대해 통계적으로 분석해보고 싶었다”며 “막상 분석해보니 광주, 전라도, 노무현, 민주화, 여성에 대한 욕설과 혐오 게시물이 대다수임을 수치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는 “처음 이 사이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니 주변에서 많이 걱정했다”며 “일베에 집권여당 사람도 있고 정부 고위관료, 검찰, 재벌도 있는데 혹시 신상이 공개되거나 일상에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며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그걸 두려워해야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지 모르겠다”며 사이트 공개의 이유를 전했다.


By 장여진

2013년 5월 27일 월요일

일베, ‘5·18 왜곡 신고센터’에서까지 ‘막말 일탈’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6일자 기사 '일베, ‘5·18 왜곡 신고센터’에서까지 ‘막말 일탈’'을 퍼왔습니다.

'5·18민주화운동 역사왜곡·훼손 사례 신고센터'에 일베 회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올린 글들 /신고센터 화면 캡처

‘5·18은 폭동’ ‘홍어는 이중잣대가 문제’ 등 극언 쏟아내
본인인증 뒤 글 올릴 수 있어 주민번호 도용 가능성도 
광주시 “5·18 왜곡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강력히 대처할 것”

광주광역시가 ‘5·18 역사 왜곡’을 근절하기 위해 설치한 ‘온라인 신고센터’에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광주시가 일베와 종편채널 등의 5·18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24일 개설한 ‘5·18 민주화운동 역사 왜곡·훼손 사례 신고센터(www.gwangju.go.kr/singo.jsp)에는 26일 오후 현재 13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틀 동안 신고된 사례들은 일베, 네이버 뉴스기사 댓글, 다음 아고라, 개인 블로그, 게임사이트 게시판, 카카오스토리 등을 이용해 작성된 5·18 역사 왜곡 게시글과 사진, 동영상 등이다.그런데 이들 게시글 가운데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제목의 글들이 상당수 발견된다. ‘원래 폭동이었던 걸 민주화운동으로 왜곡해놨으니 바로잡으려는 거지’ ‘5·18은 절대로 민주화운동이 아니다. 폭동이다’ ‘홍어(전라도민을 비하하는 일베 회원들의 용어)야 퇴직한 국민 이명박 골프는 욕먹어야 하고 국무총리 시절 이해찬 3·1절 골프는 당연한거지’ ‘홍어 너흰 이중잣대가 문제야. 쥐명박 박근혜 출산 비하는 표현 자유랑케고 홍어 비하는 명예훼손’ 등이다. 신고센터는 실명인증 뒤 글이나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접수된 글은 제목만 볼 수 있으며 내용은 글쓴 이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읽을 수 있도록 잠금처리돼 있다.또 이들 중 일부는 일베에 “광주시청 5·18 신고센터 가서 실명으로 5·18은 폭동이다를 부르짖고 왔음” 등의 인증 글을 올리고 있다. ‘꼴진’이라는 아이디의 이 일베 회원은 “방금 참여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제 글이 안보이네요. 스크리닝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으로 볼 때 많은 참가자들이 5·18 폭동 글 관련 인증 글쓰는 것이 확실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신고센터에 “니 눈 앞에 스파이가 안 보인다고 현실을 외면하냐? 5·18 폭도들아. 니 눈 앞에 적 후방교란부대가 대놓고 임무 수행 안한다고 사실을 모른 체 하냐? 5·18 폭도들아. 눈앞에 전쟁이 없은 지 60년이라고, 감각이 무뎌졌냐? 5·18 폭도들아”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이 올렸다고 밝혔다.

일베 화면 캡처

신고센터에 신고할 때 실명을 사용해야 하고 주민번호나 아이핀으로 본인임을 인증받은 후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했을 가능성도 있다.이들의 이런 ‘막장 행태’를 두고 누리꾼 dhak****은 “예상 못한 것도 아니다. 아마도 명의 도용도 좀 있을 테고, 법적으로 문제 안 된다 생각하는 수준에서 가능한 최대한으로 악행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h715****는 “군사반란과 살인을 자행한 것들을 두둔하고 있는 자체가 제 정신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김선경 광주시 대변인실 뉴미디어팀 담당은 “5·18민주화운동 역사 왜곡·폄하 사례 온라인 신고센터에 또 다시 왜곡·폄하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누리꾼에 대해 법률대응팀에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하하는 행위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민주당의 ‘일베’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적절한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4일자 기사 '민주당의 ‘일베’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적절한가?'를 퍼왔습니다.
대선 전 ‘일베’를 키워준 민주당, ‘부메랑’ 고려해야

민주당의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 대한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검토 조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런 문제에 관해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 등은 민주당의 조치를 옹호하고 있다. 반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나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 등은 사이트 폐쇄라는 조치는 과다하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는 편이다.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라는 말도 원론이고 “표현의 자유를 언제나 존중받을 수 없다”는 말도 원론이다. 해당표현이 그 ‘최대한’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고 존중받지 못할 표현이라도 규제방법의 적절성에 대해선 토의해볼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감정이나 서로의 원칙만 내세워서는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규제의 정당성 / 합목적성 / 후과의 문제로 나누어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화면

규제의 정당성의 측면

규제의 정당성의 측면에서는 가처분 신청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할 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교수는 ‘일베’의 문제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반인륜의 문제임을 거듭 지적하고 있다. ‘일베’는 호남을 멸시하고 군사독재나 학살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여성 혐오에도 일가견이 있고 성범죄를 찬양하거나 모의하는 듯한 게시물을 쓰기도 한다. 이런 게시물은 그 자체로도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런 게시물이 전혀 제재를 받지 못하고 추천을 받아 메인화면에도 올라가는 사이트 역시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조국 교수가 언급한 바 있는 방통위 심의규제 등이 그간 진보진영 쪽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나쁜 제도로 비판해 왔던 것이라면 일관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홍성수 교수의 경우 평소 명예훼손에도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만큼 명예훼손 소송을 통해 ‘일베’ 게시물을 규제하는 것에도 회의적이다. 하지만 진보진영이라고 모두가 명예훼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인의 주장 여부에 따라 명예훼손 소송에 충분히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일베' 게시물에 대해 소송을 준비하는 5.18 유족 관련단체들의 경우 사자 명예훼손을 근거로 고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종류의 구제책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소송 취하를 권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규제의 합목적성의 측면 

운영금지가처분 신청의 가장 큰 문제는 규제의 합목적성 차원에서 발생할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 웹상에서 전공자가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5.18 관련된 명예회복이란 법익에 민주당이 주체가 될 수 있는지도 애매하고 ‘운영금지’를 요구하면 운영이 아니라 문제 게시물을 올린 회원이 문제가 아니냐는 항변을 접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민주당이 직접 신청을 할 것이 아니라 5.18 관련 단체들이 신청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은 타당하다.   
사실 ‘일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전땅크 부릉부릉’, ‘홍어’, ‘5.18 폭동’ 등 인종차별적이고 반인륜적인 비하어나 사실왜곡일 것이다. 소수자를 차별하는 혐오표현(hate speech)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람들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5.18 희생자 사진에다 대고 ‘(홍어) 택배 배달’ 운운한 반응이었다. 물론 ‘일베’가 아니라면 그런 게시물은 삭제되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을 하는 이들은 설령 민주당의 의도대로 ‘일베’ 사이트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다른 사이트에서도 덧글 정도는 달 것이다. ‘일베’란 사이트를 없애려는 민주당의 시도가 지나치게 상징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조국 교수의 말대로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민형사소송이 가능하다면 그것부터 진행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일일 수 있다. 실제로 강운태 광주시장이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이후 ‘일베’에선 문제가 될 만한 게시물에 대한 대대적인 자발적 삭제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이용자가 공포를 느끼는 부분은 사이트 폐쇄보다는 개별적 소송의 가능성일 것이다. ‘일베’라는 사이트의 폐쇄는 증오발언을 일삼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규제하지는 못하고 유희적 도발을 일삼는 그들에게 ‘탄압의 서사’를 제공할 뿐이다. ‘일베 민중항쟁’ 류의 ‘짤’이 나돌고 있는 현실은 민주당의 대처가 일종의 우스갯소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규제의 후과의 측면

규제의 후과 문제를 따져 봐도 민주당의 대응이 충분히 숙고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5.18 민주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거나 폭동이었다고 믿는 것을 ‘반인륜적’이라 지적한다면, 한국의 보수우익들은 남침, KAL기 폭파, 천안함 침몰 등이 북한의 행위가 아닌 정부의 공작이라고 오해하는 견해 역시 ‘반인륜적’이라 반박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불과 30년 만에 젊은 세대가 광주를 잊었다고 한탄하지만, 아마도 이는 1980년대에 광주에 골몰하는 대학생들을 보는 보수우익들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들 역시 6.25전쟁의 참상을 30년도 지나지 않아 청년들이 망각한 현실에 경악했을 것이다. 
이런 지점들까지 고려한다면 특정한 표현이나 견해를 처벌하거나 규제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6.25가 북침이라 오해하는 이들은 여론조사마다 몇 %씩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조선일보가 그러하듯 주기적으로 1면에서 개탄해야 할 일은 아닐 수 있다. 어떤 청년들이 광주항쟁의 진실과 의의를 잘 모른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무지는 정치교육이나 역사교육의 문제일 수 있고 무지에서 나온 단순한 의심의 표현까지 규제대상이 된다면 정부 견해에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를테면 논의의 질과 증오표현의 수위가 다르더라도 촛불시위 당시 다음 아고라를 폐쇄하자는 논리와 현재의 '일베' 폐쇄를 말하는 논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규제되어야 할 것이 무지에서 나온 표현 자체가 아니라 종편처럼 책임감을 가져야 할 언론매체의 보도, 과도한 증오나 인종적 편견이 담긴 특정한 표현 등이라면,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측면에서 규제되어야 할 표현의 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논의 및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 되서야...

몇몇 선진국에서 존재하는 혐오표현이나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심대한 왜곡을 제재하는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가처분신청을 찬성하는 이들이나 반대하는 이들이나 긍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에 대한 섬세한 접근은 이 영역을 사회문제화하고, 보수진영의 역지사지를 요구하면서, 국가보안법 문제 등 보수진영이 지나치게 규율하는 표현의 자유 문제도 이끌어내고, 혐오표현 등 보수성향 시민들이 지나치게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 문제도 이끌어내는 것일 게다. 
종편에 대한 문제제기와는 별도로, 현재 민주당의 ‘일베’에 대한 대응은 제1야당의 그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선동적이다. 보기에 따라선 지난 대선에서부터 민주당이 꾸준히 ‘일베’에 대해 대응하며 그들의 담론적 영향력을 더 크게 키워줬다고 비판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일베’는 그 사이트가 탄생한 배경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다른 사이트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나머지’ 정서가 주축이었는데, 민주당은 그들을 수구의 본산인 것처럼 취급하여 더 큰 사회문제로 만든 측면이 있다. 
‘일베’ 유저 몇 명을 잡겠다고 무리한 조치를 들이민다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비아냥을 들으면 어찌할 것인가. 민주주의와 자유와 인권을 말했던 세력이 이러한 가치들에 스스로 예민함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민주당이 내세우는 어떠한 진보적 주장들도 비웃음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5·18 ‘북한군 개입설’ 퍼뜨린 종편의 뿌리는 신군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5일자 기사 '5·18 ‘북한군 개입설’ 퍼뜨린 종편의 뿌리는 신군부'를 퍼왔습니다.
5·18 왜곡 담론 신군부 태동 후 신문·종편 타고 일베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5·18 정신을 훼손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목소리가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됐다. 

지난 5·18 기념식을 앞두고 TV조선과 채널A 등 일부 종편은 잇따라 극우 논객들과 탈북 인사들을 패널로 초청해 5·18 관련 ‘북한군 개입설’을 일방적으로 퍼뜨려 큰 반발을 샀다.

채널A는 지난 15일 오후 생방송 (김광현의 탕탕평평) 프로그램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으로 남파된 특전사가 있다는 내용의 이주성 한반도평화국제연합 대표 인터뷰를 방영했다. 하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북한군이었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출연하지 않았으며 이 대표가 그의 말을 대신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베 사이트의 5·18 희생자 비하 게시물

이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특수부대원 50명은 1980년 5월 19일 오후 평양 부근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21일 새벽에 광주 인근 바닷가에 도착했다. 이후 이들은 광주 시민군 행세를 했으며 27일 오전 9시 상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고 후퇴하면서 남한 특전사 3명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88년 신동아 12월호에 공개된 1980년 5월 27일 당시 국군 내부 기록을 살펴보면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진압부대로 투입된 육군 보병 제20사단 및 이에 배속된 공수여단의 진압작전기록에는 27일 새벽 계엄군이 광주 재진입 작전을 실시해 새벽 5시 20분 전남도청을, 새벽 6시 20분 YMCA 건물을 점령하고 무장 시위대를 체포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진압을 완료했다고 나와있다. 27일 국군 사망자는 2명이었으며, 새벽 6시 30분 이후에는 전투 기록이 전혀 없다. 

앞서 지난 13일 TV조선 생방송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도 북한 특수부대 장교가 출신임을 내세우는 임천용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는 “5·18을 전후로 북한 특수부대 1개 대대 약 600명이 광주에 내려왔다”며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라고 주장했다.


13일 조선 TV에 출연한 임천용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

하지만 임 대표의 주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침투 인원과 침투 방법 등 설명 내용이 달라 일관성이 없었다. 그는 지난 2006년 11월 보수 월간지 한국논단과 인터뷰에서 “북한군의 5·18 침투 인원은 450명이고 모두 서해안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TV조선 인터뷰에서 밝힌 ‘북한 특수부대 600명 침투설’과 다르며 3차에 걸쳐 해상과 땅굴로 들어왔다는 주장과도 배치된다.

종편 ‘5·18 북한군 개입설’은 오락가락·거짓투성이

이와 함께 5·18유족회 등 5·18 관련 단체에 대해서도 일베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이버 테러와 명예훼손이 자행됐다. 5·18유족회가 법적 대응을 위해 수집한 명예훼손 자료를 보면 5.18 희생자 시체 사진을 두고 ‘홍어 말리는 중’이라고 비하하거나 희생자 관 앞에서 울고 있는 유족 사진을 보고 ‘홈쇼핑에서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라고 하는 등 모욕적인 표현이 많았다. 여기서 불리는 ‘홍어’는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은어이다. 

사실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를 폭도라고 왜곡·비하하거나 5·18 당시 북한의 지령을 받은 특수부대가 개입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식의 주장은 새로울 것이 없다.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국회 광주청문회를 거쳐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5·18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에도 폄훼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을 뿐이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만들어 유포한 것은 5·18 항쟁의 강경 진압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이었다. 신군부는 5·18 왜곡의 최초 생산자로서 5·18 항쟁 이전부터 북한의 남침 위협을 강조하는 한편, 5·17비상계엄령 전국 확대의 명분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오 교수는 “신군부는 5·18 항쟁이 발발하자 이를 불순분자의 선동에 의한 시민폭동으로 규정하고 계엄군의 살인적인 진압은 은폐했으며, 시민들의 정당한 저항은 왜곡했다”며 “실제로 현재 보수 세력들이 주도하는 5·18 왜곡 담론들은 북한 특수부대 침투를 제외하면 대부분 1980년 5·18항쟁 당시 신군부가 생산·유포했던 내용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세력의 5·18 왜곡은 신군부의 5·18항쟁 왜곡을 정교화하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5·18이 발생하고 상황이 악화되자 보안사령부는 광주 현지로 보안사 요원들을 파견했다.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전남합동수사단에서는 ‘광주내란 및 소요사건 수사결과보고 시나리오’를 남겼다. 합동수사단은 5·18의 배경을 △김대중 추종세력의 음모 △주민들의 빈부격차와 지역적인 소외의식에 따른 정부에 대한 비판 △전통적인 야경(野傾)적 기질 등을 배경으로 “10·26 이후 사회혼란과 시위가 난무하자 이를 정권 쟁취의 호기로 판단한 김대중이 광주 학생을 자극해 내란을 유발토록 한 것”으로 호도했다. 

신군부 세력은 남파 간첩으로 내려온 이창용(본명 홍종수)도 광주에서의 시위와 연관시켰다. 신군부는 5월 24일 서울역에서 체포된 이창용을 북한이 5·18을 선동하기 위해 남파한 간첩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방부 보고서에는 간첩 이창용 사건에 대해 “이창용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에 의하면 (이창용은) 5월 16일 전남 보성을 통해 침투했으며, 광주에서의 시위와는 상관없이 남파됐다. 5·18과 관련한 임무나 광주로 잠입하기 위한 시도도 발견할 수 없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 보고서는 “신군부 세력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과 연관된 것처럼 여론조작을 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히고 있다. 

신군부가 유포한 5·18 왜곡이 언론·인터넷 통해 확산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은 방송과 신문 등 기성 언론을 통해서도 이뤄졌다. 언론은 신군부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불순분자의 조종을 받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시위 학생들을 ‘폭도화된 청년들’로 묘사했고(조선일보 1980년 5월 24일자), 경향신문은 시민 항쟁을 ‘불순분자의 난동(조선일보 1980년 5월 26일자)’으로, 동아일보는 광주시민들에게 이성을 찾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동아일보 1980년 5월 26일자).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곤봉으로 제압하는 공수부대

1995년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199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에도 보수 언론이나 극우 논객 등이 중심이 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을 주도했다. 5·18특별법 위헌 논란, 전두환 정권 정통성 옹호, 간첩 침투 등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색깔론 제기가 대표적이다. 

이후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온라인을 통한 보수 세력의 5·18 왜곡이 확산됐다. 2009년 5·18연구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운영하는 시스템클럽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씨는 2008년 시스템클럽 게시판에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글을 올려 검찰로부터 기소됐으나 올 1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5·18은 민주화운동이 맞지만 지씨의 비방 행위는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아 명예훼손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승용 교수는 “1980년 5·18 항쟁 당시 언론의 왜곡보도를 제외한다면, 1990년대 중반까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담론의 주요 생산자는 신군부 인사의 개인적 발언이나 일부 보수언론의 근거를 확인하기 힘든 왜곡 보도에 국한돼 있었다”며 “그러나 컴퓨터 통신의 발달과 인터넷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왜곡 담론의 생산은 신군부 세력이나 기성 보수언론에 국한되지 않고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3년 5월 25일 토요일

[시론]일베와 국가보안법, 차별금지법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25일자 기사 '[시론]일베와 국가보안법, 차별금지법'을 퍼왔습니다.

최근 “종북주사파”는 “국가보안법에 따라 현실적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호칭의 허위사용은 그 대상을 범죄자로 칭하는 것이라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판결이 이정희 전 의원과 전교조가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나왔습니다. 몇 달 전 대법원은 “대머리”라는 허위호칭에 대해 대머리로 알려진다고 해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지 않는다며 명예훼손 무죄 판결을 내렸는데, 이에 비춰보면 “주사파” 등의 칭호도 평소 같으면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묘사 정도로 인정되었겠지요. 실제로 1980년대 “주사파”라는 말은 폄하 의도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상 “주사파”가 처벌 대상이 되니 주사파가 아닌 사람을 “주사파”라고 칭하는 것은 그 사람의 평판을 범죄자 수준으로 부당하게 저하시키는 것이 되어 명예훼손이 성립되는 것이죠. 결국 국가보안법 좋아하실 분들이 국가보안법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것이죠. 국가보안법의 역습입니다.

그런데 재역습을 당할 수도 있어요. “종북주사파” 호칭 사용이 그 대상을 국가보안법 처벌대상으로 칭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손배·유죄 대상이 되어버리면, “매카시즘” “종북몰이”라는 호칭 사용도 똑같은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대상이 됩니다.


최근 들어 일간베스트(일베)를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분들이 많은데 만약 일베에 대해 명예훼손 판결이 내려지면 “일베충”이란 호칭을 썼다고 해서 명예훼손 책임지는 분들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법으로 말을 규제하는 건 신중해야 합니다. 명예훼손은 무한순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의 연장선상에서 약자에 대한 차별과 피해를 초래할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을 가진 언사를 법으로 규제하는 건 찬성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이미 “장애를 사유로 장애인을 모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5·18 피해자들을 포함한 학살 피해자들은 아직도 보호대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실 학살이 아니더라도 살인, 강간 등의 범죄 피해자들도 모두 보호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말이 단순히 허위라고 해서 그 허위주장이 어떤 피해를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말을 규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지만원씨 무죄 판결은 좋은 예입니다. 5·18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공고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만원씨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고 5·18 피해자들의 평가가 낮아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타인들이 가지는 평판을 보호하려는 명예훼손 법리로 보아 올바른 판결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적인 언사가 약자들에게 명백하게 끼칠 정신적 피해를 방지하는 차별금지법입니다. 예를 들어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차별금지 사유에 “국가범죄 피해 사망 사실”도 포함한다면 지만원씨의 5·18 왜곡은 달리 평가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차별금지법을 만들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베의 5·18 왜곡에 대해 법적 규제를 하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잡으려다가는 무한순환 속에서 공적 사안에 대한 토론이 어려워집니다. 당장 천안함 사망자들과 천안함 의혹 제기의 관계도 위험해집니다. 이번에 일베의 일탈에 대해 법적 규제를 하고 싶다면 차별금지법부터 멋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자, 공짜는 없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조항을 폐지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6·25전쟁 때 인민군에게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북한 입장에 대한 동조는 학살자 찬양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태인들 앞에서 나치를 찬양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결국 차별금지법으로 ‘국가범죄 피해 사망자 혐오발언’을 금지시킨다면 국가보안법 7조 찬양고무 조항을 폐지하기도 어려워질 겁니다. 어떤 길을 갈지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충분히 논의한 뒤에.


박경신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경민 "원세훈 지시후 '일베' 수차례 초청강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4일자 기사 '신경민 "원세훈 지시후 '일베' 수차례 초청강연"'을 퍼왔습니다.
"간첩 신고한 국민이 어떻게 이리 많이 모았나"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24일 지난 2010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지시후 국정원이 극우사이트인 '일베' 등을 수차례 초청 강연했다며 국정원이 '일베'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베’ 초청안보강연에 대해서 여러 가지 확인된 사실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2010년 11월 5일에 첫 강연이 있었고, 연 몇 차례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원세훈 원장 지시가 7월쯤에 있었고 이것은 지방선거 직후"라며 원 전 원장 지시후 '일베' 초청강연이 조직적으로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간첩신고한 국민에 대한 감사라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라며 초청 강연은 111 콜센터에 간첩을 신고한 국민에 대한 감사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국정원 해명을 일축하며 "간첩적발을 얼마나 했는데, 어떻게 간첩신고를 한 국민들을 이렇게 많이 확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라고 비판했다. '일베' 초청강연에는 회당 80여명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런 것에 대해 국정원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회피하고 있는데,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에 즉각적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이밖에 "우리가 ‘일베’에 대해 운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하니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한다"라며 일각의 반발을 일축하며 "이것은 표현의 자유와 관계가 없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최소한의 악의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지 않는다"며 관련 판례와 법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병성 기자

충격적인 고등학생들 "저도 민주화를 몰라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24일자 기사 '충격적인 고등학생들 "저도 민주화를 몰라요"'를 퍼왔습니다.
일베도 문제지만 고등학생들도 걱정입니다

# 장면1. "저도 민주화를 몰라요"

"야, 요즘 시크릿 전효성이 민주화시킨다는 발언을 해서 난리가 났잖아. 넌 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알지?"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고등학생) 한 명을 수업이 다 끝난 후 조용히 데려와 함께 수다를 떨다가 던진 질문이었다. 이 정도는 당연히 알겠지 기대했었다.

"아... 저도 잘 몰라요....""어, 그래? 그럼 요즘 5.18도 말이 많잖아. 5.18은 알지?""그거 알았었는데,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생각이 안 나요.""아....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5.18이 어디서 일어난 사건인지는 알지?""갑자기 물어보셔서 그것도 생각이 안 나네요."

유머 사이트에서 퍼온 농담도 아니고,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다. 학생과 대화를 나누다 내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다.

# 장면2. 예능이 걱정하는 한국사 교육


▲ 묵직한 질문을 던진 무한도전의 한 장면 ⓒ MBC

지난 20일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컬투의 베란다 쇼'에서 '역사교육의 현실' 편을 방송했다. 중간에 중학교 하나와 대학교 하나를 각각 방문해 학생들에게 다짜고짜 역사 퀴즈를 내는 장면이 있었다. "고려를 세운 사람은 누구인가?", "삼국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역대 왕조를 써라" 등 초등학교 수준의 간단한 문제였다. 그런데, 꽤 여러 명의 학생들이 이 초등학교 수준의 문제에 정답을 말하지 못했다. MC와 게스트들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며 걱정을 했다.

지난 18일,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한국사 특강을 했다. 멤버들이 전문가에게 배워 아이돌에게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사실 전달에 그칠 수밖에 없었고, 이미 한국사를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이 프로그램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 역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심어주었다는 점에서였다. '무한도전' 측에서는 한국사를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 같은데, 예능에서도 걱정할 만큼 젊은이들의 역사 지식이 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 장면3. 5.18에 북한군 개입? 

최근 TV조선과 채널A 등 일부 종편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고,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라는 극우사이트에서  5.18은 폭동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극우 보수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 조갑제씨가 북한군 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비판하자, 이번에는 "조갑제도 좌파종북이다"라고 몰아붙이는 웃지못할 일도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사이트가 10대, 20대 젊은이들도 많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사이트라는 점이다. 어떻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주장을 믿고 퍼 나르고 있는지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집중이수제의 허실... 중간고사 시험 범위, 구석기-강화도조약 


▲ 한국사 인물위주의 특강을 준비하고 있는 무한도전 멤버들(유재석,길,하하)과 설민석 강사 ⓒ MBC

장면 1, 2, 3은 모두 젊은 세대가 역사를 잘 몰라서 벌어진 사건들이다. 젊은이들이 역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한국사도 제대로 안 가르치고 뭐했느냐는 비판 여론도 높아진다. 역사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잘못했다고 석고대죄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역사 교사들만 그 책임을 오롯이 뒤집어쓰기에는 억울한 구조가 있다. 

문제의 시작은 2009 개정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였다.  집중이수제란 생물, 한국사, 윤리, 경제 같은 교과를 1주일에 5시간씩 한 학기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한 후,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배우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배우니 제대로 완전하게 이해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1학년 때 한국사를 배운다. 수업 시간은 1년간 일주일에 2시간이다. 작년까지는 집중이수제를 선택했지만, 문제가 많아서 올해는 집중이수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집중이수제를 시행했던 작년에는 한 학기 동안 1주일에 4시간 한국사를 가르쳐서 한 학기 내에 한국사 과정을 끝냈었다. 

1주일에 4시간이나 한국사 수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5일제 수업이기 때문에 하루를 빼고는 매일 한국사 수업이 들어야 한다. 어제 배운 내용도 아직 다 소화도 하지 못했는데, 오늘 또다시 방대한 내용의 한국사를 배워야 한다.

이제 막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얼떨떨한 기분으로 3월 첫 주에 조금 정신을 놓고 있으면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를 거쳐 고조선 시대, 초기 국가 시대가 끝나버린다. 3월 둘째 주에 아차 싶어서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 삼국시대를 시작해서 끝나버린다. 3월 셋째 주가 시작되면 고려 시대를 시작한다. 

4월이 되면 이미 조선시대 중반을 지나 임진왜란을 배우고 있다. 이렇게 수업을 하면 1학기 중간고사의 한국사 시험 범위는 70만 년 전에 시작되는 구석기 시대부터 1876년에 체결된 강화도 조약까지가 된다. 실제로 재작년 중간고사를 이렇게 치렀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고 있지만, 교사로서의 솔직한 심정은 이 엄청난 내용을 공부해서 시험 보는 학생들이 신기할 정도다. 그래서 아주 많은 학생들이 방대한 분량에 질려서 한국사 공부를 포기하고 한국사 시험을 포기해 버린다. 공부해야 한다고 애써 강조는 하고 있지만 포기하는 학생들을 뭐라고 다그치기 힘들다. 

1/3 토막이 난 수업 시수 vs. 변함없는 교과서 분량


▲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한국사 교과서(자료사진) ⓒ 김우진

집중이수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1년동안 1주일에 2시간씩 한국사를 배우게 된다. 필자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인 20년전 시절과 비교해 보아도, 수업 시간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1학년 때 1주일에 2시간 씩 국사 상권을 배우고, 2학년 때 1주일에 2시간 씩 국사 하권을 배웠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의 수업 시수와 현재의 수업 시수를 비교해 보면 상황은 더 슬프다. 그 시절에는 국사를 1년 동안 1주일에 2~3시간, 한국근현대사를 1년 동안 1주일에 3~4시간에 걸쳐 배웠다. 그 때와 비교하면 현재의 한국사 수업 시수는 1/3 토막이 난 셈이다.

물론 시수가 이렇게 줄어든 만큼 교과서의 페이지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과서를 읽어보면 가르칠 분량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과거 교과서에서 10줄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하던 것을 1~2줄에 압축해서 써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학생들은 이 압축된 교과서 문장을 더 이해할 수가 없게 되고, 교사들은 그 압축파일 같은 교과서 문장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줘야 한다. 차라리 교과서 분량을 늘려서 자세하게 설명하기라도 했으면 수업하기 수월하련만, 분량을 줄이기 위해 많은 내용을 압축해 놓았으니, 책을 읽고 이해해야 할 학생들도, 가르쳐야 할 교사들도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많은 이들은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이야기하면서 외국처럼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화하며 수업을 해 보라고 한다. 교사인 나도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학생들이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화두를 던져주면서 수업을 해 보고 싶다.  그러나 현실의 나는 가르쳐야 할 많은 내용과 엄청나게 부족한 시간 때문에 내용을 체계적으로 요약해서 정리한 후 강의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나도 정말 수업다운 수업을 해보고 싶다. 

양날의 칼 서울대... 이과는 필요없는 한국사 

최근 수능 시험을 준비할 때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으로 한국사를 택해서 공부하는 학생이 드물다. 서울대에 진학할 생각이 있는 학생이거나 한국사를 매우 사랑하는 역사 마니아가 아니면 선택하지 않는다. 

한국사를 선택하면 서울대에 진학할 생각으로 공부하는 우수한 학생들과 경쟁해서 등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대는 한국사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다. 필수 선택으로 지정해 주어 고마운 면도 있지만,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방대한 분량과 부족한 수업 시간 때문에 한국사에 질려서 점점 멀어지는 이들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생들이다. 그래서 이런 터무니없는 의심이 고개를 든다. 역사는 천하를 통치할 제왕들이 공부하는 학문이었으니, 서울대를 갈 학생들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나마도 모두 문과에 한정된 이야기다. 이과 학생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이과 학생들도 한국사를 1학년 때 배우기는 한다. 하지만, 수능을 볼 때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 왜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어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 이과 갈 거예요. 그러니까 한국사 들을 필요 없잖아요?"

1990년대 말, 이과 학생들도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시험보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이과 학생 하나가 내게 한국사 문제를 물어보러 온 적이 있었다. 모든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던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그 학생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한국사가 선택 과목이었다면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단 한국사뿐만이 아니다. 이과 학생들도 교양으로 사회 교과를 배우지만, 수능 시험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작년 겨울,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었다. 저자는 진화론을 전공한 생물학자라고 하는데, 생물학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는 책이 아니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에 대한 저자의 해설, 성경에 대한 심오한 분석과 평가도 담겨 있었다. 서양에서는 이과생들에게도 심도 깊은 인문학적 내용을 가르치는 것일까? 

요즘 읽고 있는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도 그랬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생물학자인데, 사회학, 역사학, 인문학 등에도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과학자이지만, 과학과 인문학을 두루 섭렵했기에 요즘 트렌드가 되고 있는, 전체를 아우르는 통섭의 개념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두 과학자가 쏟아내는 화려한 인문학적 지식의 향연을 바라보며,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우리나라의 이과 학생들도 20~30년 후 이런 통섭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황홀한 작품을 쓸 수 있을까? 혹시 우리나라는 이과 학생들에게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 교육을 소홀히 하여 결코 이런 저작을 쓸 수 있는 학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사 교육 강화, 가능할까 


▲ 할머니를 위한 시에 '눈물바다' 4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68차 수요집회'에서 한 시민이 할머니를 위한 시를 경청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함께 일본 위안부 범죄의 진상규명과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 유성호

젊은 학생들이 역사에 무지한 것은 어찌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한국사 수업 시수를 늘리고, 수능 시험에서 문과와 이과 모두 필수로 한국사 시험을 치르게 하면 된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러려면 중요한 교과인 영어와 수학, 국어의 수업 시수를 줄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국, 영, 수 과목을 제외한 다른 교과는 이미 수업 시수를 줄일 만큼 줄여서 더 이상 줄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독도 문제, 종군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 신사 문제 등을 가지고 역사를 왜곡한다고 하니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자는 여론이 높아졌고, 정부도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다. 그런 발표가 처음도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생각도 든다.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으니, 정부도 뭔가 하고 있다며 여론을 달래기 위해 한국사 교육 강화 발표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나가다가는 역사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몇 년 전 수능에서 한국사 시험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 과목이 되었을 때,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역사 수업 시수가 확 줄었을 때, 이미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제야 현실로 드러난 것뿐이다. 우리 정부의 과거 행태를 통해 예측해 본 미래는 이렇다. 

젊은이들이 우리 역사를 모른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여론이 안 좋아지면 정부는 또다시 한국사 교육 강화를 발표만 할 것이다. 그리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모두가 잊어버릴 것이다. 어쩌면 7차 교육과정(2009년 집중이수제 이전 과정)으로 한국사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아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김태희(ew4203)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일베 논란 아랑곳 않고... 국정원 오늘도 안보강연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24일자 기사 '일베 논란 아랑곳 않고... 국정원 오늘도 안보강연'을 퍼왔습니다.
[현장] 서울역·양재역서 버스타고 이동... "12건 신고했더니 초청됐다"

[현장취재팀]  
취재 : 이주영 기자
사진 : 권우성·유성호·이희훈 기자

▲ 2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국정원 안보교육 참가자들이 국정원이 준비한 버스에 줄지어 탑승하고 있다. ⓒ 이희훈

▲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역에서 국가정보원 안보 특강에 초청된 시민들이 국정원에서 준비한 차량에 올라타며 국정원 직원에게 신분 확인을 받고 있다. ⓒ 유성호

[기사 수정 : 24일 오후 2시 35분]

24일 오전 8시 10분께 서울역광장 앞에 대형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광장에서 서성이던 사람들이 버스 쪽으로 다가갔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6명 정도가 버스에서 내리더니 흩어져 주변을 살폈다. 

그중 한 명이 버스 앞에 모인 사람들을 일렬로 세웠다. 이 남성은 손에 든 종이와 사람들의 주민등록증을 일일이 대조한 뒤 가슴 쪽에 '국정원 마크'가 새겨진 스티커를 붙여주고는 탑승시켰다. 버스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 한 명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국정원 초청행사에 간다"고 답했다.

결국 국가정보원은 논란 속에서도 초청행사를 강행했다. 앞서 국정원은 '안보 위해 사범' 등을 신고한 사람들을 안보 강연에 초청한 바 있다. 초청자 중에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으로 도마에 오른 일베 회원 등이 초청자 명단에 포함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역·양재역서 버스 이동... 대부분 20대 초중반, 경남 김해서 오기도


▲ 24일 오전 국정원 안보교육 참가자들이 버스에 타면서 국정원 직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서울역광장 앞에서 국정원 초청행사 버스에 오른 30명 정도의 참가자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여성 참가자도 10명 정도 됐다. 

참가자 중에는 일베 등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도 있었다. 일베 회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20)은 "12건 정도 국정원에 신고했더니 강연에 초청됐다"며 고 말했다. 

경남 김해에서 올라온 참가자도 있었다.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배아무개(20)씨는 인터넷에서 도는 (정치 관련) 비방글을 고발했더니 휴대전화 메시지와 이메일로 "국정원 초청행사에 초청됐다"는 연락이 왔다. 배씨는 일베 회원이기도 하다.

배씨와 동행한 그의 어머니는 "뭔가 불안해서 같이 (서울로) 올라왔다"며 "오후 5시까지 강연한다고 했는데, 세뇌교육 시키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서울역과 비슷한 시각, 양재역 인근에서도 국정원 안보강연 참가자들이 결집했다. 오전 9시 국정원 버스가 도착하자 주변에서 서성이던 참가자 20명 정도가 우르르 몰려와 버스 앞에 일렬로 섰다. 여성 2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대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20대 대학생 김아무개씨는 "트위터에서 어나너머스가 해킹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을 국정원에 계속 신고했다"며 "초청행사에 뽑힐 줄 기대 안했는데 우연히 초청됐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베 회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국정원 행사에 초청된 사람을 모두 일베로 모는 기사들이 많아 기분이 나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베 회원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국정원의 초청장에는 "북한 대남공작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에 보답하고자 초청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기술됐다.

"'해마다 하는 안보행사'라면서..." 기자들 취재활동 방해도


▲ 2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국정원 안보특강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버스 탑승 모습을 한 기자가 촬영하자 국정원 직원이 기자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이희훈

행사 참가자 인솔을 맡은 국정원 직원들은 취재진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참가자 인원 규모 등을 물어도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서울역에 도착한 국정원 버스는 방송기자가 영상카메라로 촬영하자 참가자들을 태우다 말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정상적인 취재활동도 제재하려 했다. 사진 촬영을 하는 기자에게 쫓아가 "사진을 지우라"고 따졌고, 기자가 취재 내용을 수첩에 적으면 "왜 메모하냐, 뭘 메모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해마다 하는 안보 행사'라면 떳떳하게 굴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취재를 제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서울역·양재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도착했다. 강연은 오후 5시에 끝날 예정이다. 

앞서 국정원 초청행사에 참가했던 일베 회원들이 올린 후기에 따르면, 안보 강연은 보수 인사탈북자 특강, 사격 훈련, 안보전시관 견학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 2월 열린 안보 강연 때는 당시 강사를 맡은 변희재씨가 "전교조와 박원순 서울시장도 종북이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국정원이 실시하는 안보특강에 극우보수 성향의 인터넷사이트 '일베저장소(일베)' 회원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역(위)과 양재역(아래)에서 안보특강 참석자들을 태운 버스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현장취재팀(imju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