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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6일 일요일

민주당의 ‘일베’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적절한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4일자 기사 '민주당의 ‘일베’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적절한가?'를 퍼왔습니다.
대선 전 ‘일베’를 키워준 민주당, ‘부메랑’ 고려해야

민주당의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 대한 운영금지가처분 신청 검토 조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런 문제에 관해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 등은 민주당의 조치를 옹호하고 있다. 반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나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 등은 사이트 폐쇄라는 조치는 과다하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는 편이다.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라는 말도 원론이고 “표현의 자유를 언제나 존중받을 수 없다”는 말도 원론이다. 해당표현이 그 ‘최대한’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고 존중받지 못할 표현이라도 규제방법의 적절성에 대해선 토의해볼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감정이나 서로의 원칙만 내세워서는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규제의 정당성 / 합목적성 / 후과의 문제로 나누어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일간베스트 저장소' 캡처 화면

규제의 정당성의 측면

규제의 정당성의 측면에서는 가처분 신청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할 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교수는 ‘일베’의 문제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반인륜의 문제임을 거듭 지적하고 있다. ‘일베’는 호남을 멸시하고 군사독재나 학살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여성 혐오에도 일가견이 있고 성범죄를 찬양하거나 모의하는 듯한 게시물을 쓰기도 한다. 이런 게시물은 그 자체로도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런 게시물이 전혀 제재를 받지 못하고 추천을 받아 메인화면에도 올라가는 사이트 역시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조국 교수가 언급한 바 있는 방통위 심의규제 등이 그간 진보진영 쪽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나쁜 제도로 비판해 왔던 것이라면 일관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홍성수 교수의 경우 평소 명예훼손에도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만큼 명예훼손 소송을 통해 ‘일베’ 게시물을 규제하는 것에도 회의적이다. 하지만 진보진영이라고 모두가 명예훼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인의 주장 여부에 따라 명예훼손 소송에 충분히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일베' 게시물에 대해 소송을 준비하는 5.18 유족 관련단체들의 경우 사자 명예훼손을 근거로 고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종류의 구제책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소송 취하를 권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규제의 합목적성의 측면 

운영금지가처분 신청의 가장 큰 문제는 규제의 합목적성 차원에서 발생할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 웹상에서 전공자가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5.18 관련된 명예회복이란 법익에 민주당이 주체가 될 수 있는지도 애매하고 ‘운영금지’를 요구하면 운영이 아니라 문제 게시물을 올린 회원이 문제가 아니냐는 항변을 접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민주당이 직접 신청을 할 것이 아니라 5.18 관련 단체들이 신청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은 타당하다.   
사실 ‘일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전땅크 부릉부릉’, ‘홍어’, ‘5.18 폭동’ 등 인종차별적이고 반인륜적인 비하어나 사실왜곡일 것이다. 소수자를 차별하는 혐오표현(hate speech)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람들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5.18 희생자 사진에다 대고 ‘(홍어) 택배 배달’ 운운한 반응이었다. 물론 ‘일베’가 아니라면 그런 게시물은 삭제되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을 하는 이들은 설령 민주당의 의도대로 ‘일베’ 사이트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다른 사이트에서도 덧글 정도는 달 것이다. ‘일베’란 사이트를 없애려는 민주당의 시도가 지나치게 상징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조국 교수의 말대로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민형사소송이 가능하다면 그것부터 진행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일일 수 있다. 실제로 강운태 광주시장이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이후 ‘일베’에선 문제가 될 만한 게시물에 대한 대대적인 자발적 삭제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이용자가 공포를 느끼는 부분은 사이트 폐쇄보다는 개별적 소송의 가능성일 것이다. ‘일베’라는 사이트의 폐쇄는 증오발언을 일삼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규제하지는 못하고 유희적 도발을 일삼는 그들에게 ‘탄압의 서사’를 제공할 뿐이다. ‘일베 민중항쟁’ 류의 ‘짤’이 나돌고 있는 현실은 민주당의 대처가 일종의 우스갯소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규제의 후과의 측면

규제의 후과 문제를 따져 봐도 민주당의 대응이 충분히 숙고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5.18 민주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거나 폭동이었다고 믿는 것을 ‘반인륜적’이라 지적한다면, 한국의 보수우익들은 남침, KAL기 폭파, 천안함 침몰 등이 북한의 행위가 아닌 정부의 공작이라고 오해하는 견해 역시 ‘반인륜적’이라 반박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불과 30년 만에 젊은 세대가 광주를 잊었다고 한탄하지만, 아마도 이는 1980년대에 광주에 골몰하는 대학생들을 보는 보수우익들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들 역시 6.25전쟁의 참상을 30년도 지나지 않아 청년들이 망각한 현실에 경악했을 것이다. 
이런 지점들까지 고려한다면 특정한 표현이나 견해를 처벌하거나 규제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6.25가 북침이라 오해하는 이들은 여론조사마다 몇 %씩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조선일보가 그러하듯 주기적으로 1면에서 개탄해야 할 일은 아닐 수 있다. 어떤 청년들이 광주항쟁의 진실과 의의를 잘 모른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무지는 정치교육이나 역사교육의 문제일 수 있고 무지에서 나온 단순한 의심의 표현까지 규제대상이 된다면 정부 견해에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를테면 논의의 질과 증오표현의 수위가 다르더라도 촛불시위 당시 다음 아고라를 폐쇄하자는 논리와 현재의 '일베' 폐쇄를 말하는 논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규제되어야 할 것이 무지에서 나온 표현 자체가 아니라 종편처럼 책임감을 가져야 할 언론매체의 보도, 과도한 증오나 인종적 편견이 담긴 특정한 표현 등이라면,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측면에서 규제되어야 할 표현의 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논의 및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 되서야...

몇몇 선진국에서 존재하는 혐오표현이나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심대한 왜곡을 제재하는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가처분신청을 찬성하는 이들이나 반대하는 이들이나 긍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에 대한 섬세한 접근은 이 영역을 사회문제화하고, 보수진영의 역지사지를 요구하면서, 국가보안법 문제 등 보수진영이 지나치게 규율하는 표현의 자유 문제도 이끌어내고, 혐오표현 등 보수성향 시민들이 지나치게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 문제도 이끌어내는 것일 게다. 
종편에 대한 문제제기와는 별도로, 현재 민주당의 ‘일베’에 대한 대응은 제1야당의 그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선동적이다. 보기에 따라선 지난 대선에서부터 민주당이 꾸준히 ‘일베’에 대해 대응하며 그들의 담론적 영향력을 더 크게 키워줬다고 비판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일베’는 그 사이트가 탄생한 배경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다른 사이트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나머지’ 정서가 주축이었는데, 민주당은 그들을 수구의 본산인 것처럼 취급하여 더 큰 사회문제로 만든 측면이 있다. 
‘일베’ 유저 몇 명을 잡겠다고 무리한 조치를 들이민다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비아냥을 들으면 어찌할 것인가. 민주주의와 자유와 인권을 말했던 세력이 이러한 가치들에 스스로 예민함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민주당이 내세우는 어떠한 진보적 주장들도 비웃음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2013년 5월 11일 토요일

[SNS 말말말] “두마디로 표현 性와대의 방미性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10일자 기사 '[SNS 말말말] “두마디로 표현 性와대의 방미性과”'를 퍼왔습니다.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 현실은..."색누리당!"윤 씨의 과거 맹비난도 부메랑

오늘 새벽, 늘 조용하던 SNS가 ‘윤창중’으로 떠들썩했습니다. 방미 중이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긴급 경질되어 귀국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주 최대 여성커뮤니티인 ‘미시 유에스에이’를 통해 윤창중이 방미 중 한국대사관의 여성 인턴사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윤창중이 급히 귀국한 이유가 성추행이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검색엔진의 검색어 1위가 ‘윤창중’이고 2위가 ‘경질’이었습니다. 현재 신고를 받은 워싱턴 경찰이 성추행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 


▲ 미시유에스에이에 올라온 글 캡처. 이 글은 현재 미시 유에스에이 사이트에서는 삭제됐으나 온라인 공간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SNS에는 윤창중을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충격이라는 의견과 미국으로 돌려보내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네요. 또한 이번 일로 인해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오점이 남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국격을 높였다느니, 한미공조가 더 강화됐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SNS에는 윤창중을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충격이라는 의견과 미국으로 돌려보내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네요. 또한 이번 일로 인해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오점이 남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국격을 높였다느니, 한미공조가 더 강화됐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애초부터 논란이 많았던 인사를 대변인에 임명한 것부터가 잘못되었으며,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을 귀국시킨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이네요. 어찌됐든 윤창중이 박근혜 정부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 같습니다.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박근혜 '국정원 댓글' 선공, 불법 선거운동으로 부메랑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6일자 기사 '박근혜 '국정원 댓글' 선공, 불법 선거운동으로 부메랑'을 퍼왔습니다.
양자 TV토론 성사…국정원·불법 선거운동 의혹 공방

16일 열린 3차 TV토론은 18대 대선 막바지에서야 처음으로 마련된 유력한 두 후보의 양자토론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 토론에서 최근 뜨거운 이슈인 국가정보원 직원, 새누리당 관계자의 불법선거운동 의혹 등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박근혜 후보는 국정원 직원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문 후보가) 어거지를 부린다"고 힐난하는 한편, 새누리당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문재인 후보는 "박 후보는 왜 피의자를 두둔하면서 수사에 개입하냐"고 역공을 펼치는 한편, 새누리당 관계자의 불법 사실을 인정하냐고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朴 "민주, '국정원 직원' 증거도 못 내놓아" vs 文 "수사 개입 발언으로 유감"

 
▲ 16일 열린 3차 TV토론에 참여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정원 직원의 불법선거운동 의혹 건은 박근혜 후보가 먼저 들고 나왔다. 박 후보는 "문 후보는 스스로 인권 변호사라고 하면서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씀도 사과도 없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2박 3일 동안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하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물도 밥도 못 먹게 한 것은 인권침해 아니냐"며 "증거주의, 영장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등 절차적 민주주의가 모두 실종됐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문 후보는 이런 주장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에 개입하는 발언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왜 국정원 여직원을 변호하는 것이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문 후보는 "경찰이 문을 열어 달라고 했는데도 오히려 (여직원이) 문을 걸어 잠궜으며 그 사이 증거인멸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덧붙였다.

"밖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한 것이 경찰인데 그것이 무슨 감금이냐"는 문 후보의 반박에 박 후보는 "그렇게 드러난 사실까지 아니라고 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해당 직원이) 댓글을 달았다고 하는데 하나도 증거를 못 내놓고 있지 않냐"며 "캡쳐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못하면서 자꾸 어거지로…"라고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文 "새누리당 불법 선거운동 인정하냐" vs 朴 "그건 수사 중"

문재인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가 "(박 후보가) 새누리당 관계자가 운영한 불법선거 사무실과 SNS 조작 사건을 덮기 위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인권침해 주장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불법 선거 사무실은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가 사무실 비용을 댔으니 선대위에서 운영한 것인데 한 마디 인정도 사과도 안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가 8명을 고발한 불법선거 사무실을 인정하느냐"는 문 후보의 계속된 질문에 박 후보는 "당 주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유감스럽지만 그 부분은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 수사는 배후를 캐기 위한 것이고 이미 선관위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돼 고발됐다"며 "선관위도 국가기관인데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는 것인가, 안 하는 것인가"라고 재차 재촉했지만, 박 후보의 답변은 똑같았다.

朴 "文, 변질된 전교조와 계속 유대 강화할 거냐"

박근혜 후보는 또 문 후보가 과거 전교조 해직 교사 변호를 맡고, 최근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색깔론'을 펼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념교육, 시국선언, 민주노동당 불법 가입 등으로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트린 전교조와 (문 후보가) 유대관계를 계속 강화하는 것이 문제가 없냐"고 몰아 세웠다.

문 후보는 이에 "저는 한국교총하고도 관계를 맺어왔고 변호도 했다"면서 "박 후보는 전교조가 했던 참교육과 촌지근절 같은 것도 부정하는 것이냐"고 역공을 펼쳤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도 나이스(NEIS) 문제 때문에 전교조와 갈등을 빚었었던 것처럼 옳은 주장은 받아들이고 옳지 않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이런 역공에 "전교조가 처음에 참교육은 잘했지만 변질됐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18대 대선후보 3차 TV토론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참여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낮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여정민 기자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검찰의 역습… 자기 무덤 판 의원님들


이글은 시사IN 2012-08-14일자 기사 '검찰의 역습… 자기 무덤 판 의원님들'을 퍼왔습니다.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던 여야가 검찰의 공세에 허둥지둥하며 불체포 특권 포기 논란을 벌이고 있다. 남용도 문제지만 포기하면 검찰이 입법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멀리 던진 줄 알았던 ‘쇄신’의 부메랑이 너무 빨리 되돌아왔다. 그것도 칼이 되어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해 ‘불체포 특권’ 포기 또는 보완 등 ‘각종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던 여야는 그 틈새를 파고든 검찰의 공세에 허둥지둥하고 있다. 

7월31일 오후, 국회는 어수선했다. 새누리당과 검찰에게는 말 그대로 ‘기습’이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민주당) 처지에서는 ‘신의 한 수’였다. 저축은행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는 세 차례나 검찰 출석을 거부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음으로써 팽팽히 조여오던 긴장의 끈은 맥없이 풀려버렸다. 

박 원내대표가 출석하지 않았을 경우, 다시 한 번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해야 할 상황이었다.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불어닥친 비판 여론 때문에 여야는 불체포 특권을 방패로 삼기 어려운 처지였다. 

ⓒ뉴시스 7월31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대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불체포 특권은 헌법 제44조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에 명시되어 있다. 1948년 제헌헌법 이래 10차 개정헌법인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내용으로 유지돼온 조항이다. 다시 말해 불체포 특권은 의원 개인이나 특정 정당이 마음대로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헌법 개정사항인 셈이다.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대통령이 권력 유지를 위하여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킨 전례를 알고 있는 우리 헌정사에 비추어 보면 불체포 특권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27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차 회의에서 내놓은 6대 쇄신안 중 하나로 불체포 특권 포기가 포함됐다. 새누리당은 △검찰의 소환조사에 언제든지 응할 것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지체 없이 처리할 것 △방탄 국회를 열지 않을 것, 세 가지 원칙에 동의했다. 물론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정했다고 해도 헌법에 규정된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체포 특권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 값’에 불과했다. 민주당 역시 7월6일 국회의원 특권 개혁방안 공청회를 열었다. 국회의 윤리특별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불체포 특권의 오·남용을 보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한규 민주당 전문위원은 “선거를 앞두고 분위기에 편승하여 꼭 필요한 제도를 약화시키는 것은 한국 현실에서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검찰, 박근혜에게 대놓고 줄섰다”

이 틈새를 검찰이 고약하게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불체포 특권 포기를 검찰이 원할 때 무조건 국회의원을 구속시킬 수 있다는 걸로 해석하면 안 된다”라는 한 새누리당 중진 의원의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인 7월15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득권 포기의 명분에 따라 무조건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게 되면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가 검찰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라면서, 법적인 부분을 고치지 않고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약속한 지도부는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당직자는 “요즘 여의도에서는 검찰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대놓고 줄섰다’라는 게 정설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 소수파로 전락한 친이계 정두언 의원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19대 국회 들어서자마자 검찰의 표적이 된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는 의미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도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불체포 특권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를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데 이를 정쟁의 도구로 쓰고 있다”라며 검찰과 박근혜 후보 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한명숙 시즌2’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민한 기류가 느껴진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검찰의 정치성이 논란이 되는 한, 불체포 특권 포기가 여당보다는 야당 탄압의 도구로 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결국 무죄판결이 난다고 해도 검찰에 소환해 포토라인에 세우고 대서특필하는 것만으로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라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검찰의 칼날 앞에 무력하기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의 한 지역구 초선의원은 “검찰을 의식하면서 발언하게 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몰아친 역풍 탓에 체포동의안이 다시 상정될 경우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휘두르는 칼날을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입법부가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제헌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사례는 44건 중 9건에 불과하다(부결 12건, 철회 1건, 폐기 22건). 특히 2003년에는 불법자금 수수·공금횡령 등 중죄로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을 비롯한 7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면서 국회의원들의 ‘눈물겨운’ 동료애가 도마에 오른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불체포 특권이 논란이 되는 것은 ‘특권’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국회의원들이 제구실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곧 제도를 악용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지 무조건 ‘포기’가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홍재우 교수(인제대·정치외교학)는 “의원 윤리와 국회 내부 규율에 관한 제도를 보완해야지 이를 특권이라는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의회를 지나치게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장일호 기자 | ilhostyle@sisain.co.kr

2012년 6월 22일 금요일

“박근혜, 명부유출 파문 이정희‧유시민처럼 책임져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22일자 기사 '“박근혜, 명부유출 파문 이정희‧유시민처럼 책임져라”'를 퍼왔습니다.
그리 ‘융단폭격’ 하더니 은폐‧축소‧물타기 ‘급급’…‘부메랑’

당원명부를 불법매입한 업체의 도움을 받아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이 당초 1명에서 15명으로 불어나면서 부정선거 의혹 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론이 당 안팎으로 높아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 당시 새누리당은 연일 논평을 쏟아내며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부정으로 앞 순번을 받은 비례대표 당선인들도 모두 사퇴하라”며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해 부정행위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이상일 대변인은 “부정을 저지른 걸로 알려진 당권파의 이정희 공동대표는 물론 비당권파의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이정희 공동대표에게 “이 대표와 당권파는 국민의 눈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그들의 꼼수를 국민이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고 이 대변인은 충고했다. 

이 대변인은 “때는 늦었지만 신뢰의 추락을 조금이라도 막으려면 이 대표의 정계은퇴, 당 대표단 총사퇴,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 총사퇴, 검찰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고 연일 비판했었다.

‘침묵공주’로 불릴 만큼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갔던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제명해야 한다”고 적극 발언을 했었다.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 사태 때 쏟아냈던 비판들이 이번에 그대로 자신들에게 꽂히는 ‘부메랑’이 됐다. 

그러나 다른 당에는 엄중한 책임을 요구했던 새누리당이 당사자가 되자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민주통합당을 끌어들이는 등 물타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원명부를 빼낸 문자발송업체에게 선거 홍보 업무를 맡겨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의 수도 1명에서 5명→12명→15명으로 연일 불어나고 있다. 

당원명부 유출 사건 대책팀장인 박민식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여야 구분없이 상당수의 입후보자가 총선 당시 이 업체를 이용했다”며 물타기를 동원한 면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 “여당 당원명부에 있는 사람이라고 꼭 여당을 지지하라는 법은 없다”, “당원명부는 분실했다”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정당국도 “4·11총선 당시 새누리당 당원명부를 넘겨받은 문자발송업체 A사를 이용한 후보가 180여 명(예비후보 포함)에 이르며 절반은 새누리당, 절반은 민주통합당 소속이다”(22일자 동아일보 보도)고 언론에 흘리는 등 통합진보당 사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새누리당 안팎에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낙천한 친이계 전 의원 10여명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돕고 있는 김용태 의원이 21일 성명을 내고 철저한 조사와 당시 지도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명부 유출 관리 책임이 있는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권영세 사무총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재오 의원도 22일 트위터를 통해 “남의 당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고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이중잣대를 꼬집으며 “당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 전 위원장을 압박했다. 

이 의원은 “은폐 축소 왜곡할수록 당은 망가지고 대선은 어려워진다”며 검찰 수사의뢰를 요구했다. 

김문수 지사도 CBS라디오에서 “다 그만뒀기 때문에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되는지 모르겠으나 마땅히 책임이 있다”고 박 전 위원장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있기까지 출마선언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 11명이 당원명부 불법유출과 부정경선 의혹에 대해 당 지도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며 의혹 덮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 부대변인은 “친박근혜계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을 덮기 위해 오죽 총력을 다하고 있으면 의원들이 검찰의 철저한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섰겠는가”라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원명부 불법유출과 부정경선에 대한 축소·은폐를 당장 중단하고, 29명 총선 후보자와 당선된 국회의원 5명의 명단을 즉각 공개하라”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 전 위원장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답하라”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welovehani)는 트위터에 “통합진보당은 부정경선 파문으로 대표들이 다 물러났습니다”라며 “새누리당도 같은 파문입니다. 하지만 경선 당시 당대표였던 박근혜는 정계에서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새누리당에게 저 정도 더러움은 허물도 아니니까요. 대한민국 수준이지요”라고 꼬집었다. 

트위플 ‘wind****’은 “박근혜도 책임 져야지. 통진당 때처럼.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처럼 책임지라. 언론은 통진당 털 때만큼만..”이라고 비판했다. 

‘oneze****’은 “유시민은 통진당 내부의 편법경선을 책임지고 대표직과 비례후보를 스스로 내놓았다. 새누리는 금전거래까지 오고간 편법경선을 감추고 통진당을 욕하고 나리를 쳤다. 불법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박근혜도 의원직 내놓고 관련자들을 출당시켜라”라고 일갈했다. 

‘sunbo***’은 “이정희는 사퇴했는데, 과연 새누리는 누가 어떤 책임을 질까?”라고 꼬집었고 ‘cc50****’은 “통진당은 공동대표 3인이 책임지고 물러났습니다. 정도를 외치며 그렇게 헐뜯은 새누리당은 어떤 책임을 지는지 왕 긍금?”이라고 힐난했다.

민일성 기자

2012년 6월 4일 월요일

“박근혜, 김일성 생가 방문…국민들 불안”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3일자 기사 '“박근혜, 김일성 생가 방문…국민들 불안”'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국가관 잣대로 제명?…박근혜 민주의식에 ‘부메랑’
“5·16 쿠데타 생각 밝혀라” “국가주의·메카시즘 떠올라”

뉴스분석 이석기·김재연에 제명 거론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선 안 된다”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논란과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지지율 1위인 유력 대선주자가 생각하는 ‘국가관’이란 무엇이고, 국가관을 이유로 대의기관인 국회의원의 거취를 결정하자는 발상이 과연 옳은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 “국회라는 곳이 국가의 안위를 다루는 곳인데,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두 의원이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이 이런 발언을 한 건 최근 통합진보당이 ‘종북 논란’에 휩싸여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보수 후보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또한 이렇게 하는 게 12월 대선을 치르는 데 유리하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진보정당과 연대를 한 민주통합당까지 ‘이념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 당시 “이 사태에 민주통합당도 큰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많은 국민이 통합진보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태도에 대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건 틀림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 전 위원장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꾸로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은 대선에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서, ‘양날의 칼’ 성격도 지니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몇년간 줄곧 지지율 압도적 1위의 대선주자였지만, 여전히 그의 당선 가능성엔 회의를 품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유는 그가 내세우는 가치가 2012년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보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과, 그의 리더십이 개발독재를 이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권위주의적이고 일방통행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탓이 컸다. ‘국가관’을 이유로 대의기관인 국회의원 거취를 결정하자는 박 전 위원장 발언은 이런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킬 개연성이 크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국가관’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건,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게 하던 1970년대 개발독재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정치권 인사의 발언은 이런 부분과 맥이 닿아 있다.
‘국가관’을 이유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이, 박정희 정권 시절이던 1979년 ‘반국가주의적 언동’을 이유로 당시 야당 총재이던 김영삼 의원을 제명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국가관을 얘기한다면 곧장 ‘그럼 박 전 위원장은 5·16 군사쿠데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반격이 나올 수 있다”며 “국가관 발언은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박 전 위원장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5·16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자는 “구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국가관’ 발언이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더라도 박 전 위원장의 신념과 외연의 한계처럼 느껴진다는 측면에서 박 전 위원장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계와 정치권 인사들은 또 박 전 위원장의 국가관 발언이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일부 의원들의 대북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상의 자유와 관련한 부분이므로 그것을 근거로 의원직을 뺏어야 한다는 것도 적절치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통합진보당 일부 의원들에게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비례대표 선발 과정의 적법성, 공정성 여부”라며 “이 문제는 강제로 국회에서 내쫓기보다는 민주적 토론과 절차 속에서 유권자, 국민들이 알아서 결정하고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이석기 의원 등의 최근 발언이나 행동에 공안적인 것이 전혀 없는데도 제명 운운한 것은 매카시즘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의회에 들어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게 보인다면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국회 입성이 안 되고 제명하자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자칫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직 의원은 “그 사람들이 스스로 ‘나는 종북주의자다. 우린 이것을 실천할 거다’라고 얘기한 것도 아닌데 국가관을 내세워 제명까지 언급한 것은 오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김외현 기자 phill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