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제작거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제작거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3일 금요일

한국일보 기자들, “장재구 회장 출근 저지·파업 불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2일자 기사 '한국일보 기자들, “장재구 회장 출근 저지·파업 불사”'를 퍼왔습니다.
인사 전면 거부, 퇴진 촉구…제작거부는 일단 유보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상원)가 1일 단행된 사측의 인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장재구 회장을 비판하는 편집국 기자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편집국 간부 등 비조합원을 포함한 편집국 구성원 등 150여명은 이날 오전 편집국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해 인사 명령을 거부하고 기존 명령체계에 따라 지면을 제작하기로 결의했다. 
 
한국일보 62, 64, 66, 66.5, 67, 68, 69, 70, 71기 기자들은 2일 잇따라 성명을 내 장재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62기 기자들은 “우리는 한 줌 양심도, 한 톨 상식도 없는 장재구를 온 몸으로 거부한다. 10년간 분을 삭이며, 돌이켜보면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인사에게 일말의 기대를 품고 용서했던 그 수많은 나날의 인내를 이제 접는다”고 밝혔다.
▲ 5월2일 오후, 한국일보 편집국에 각 기수별 기자들의 성명서가 붙어 있다. ⓒ허완 기자


64기 기자들도 “지난 10여년 간 회장은 배가 어디로 갈지, 선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식량과 항해에 필요한 연료가 있는지 걱정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식량을 빼돌리고, 배를 뜯어 연료로 쓰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왔다”며 “출근 저지 투쟁,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장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66기, 66.5기 기자들은 “장재구 회장은 상식을 가진 기자라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인사를 했다”고 비판하며 편집국 인사를 거부하는 한편, 장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명분도 없고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았다. 단지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보호막을 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규정한 것이다.

(관련기사: [한국일보 노조, 장재구 회장 배임 혐의로 고발])
 
67기 기자들은 “몇 달째 밀린 취재비와 출장비, 미지급 임금 등은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기자실비도 제때 납부하지 못해 기자단에서 쫓겨날 위기마저 처했다”며 “회장은 더 이상 노조원들을 조롱하며 기약 없는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5월2일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열린 비상총회 모습. (출처: 한국일보 공식 트위터)


68기 기자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명백한 보복인사”이자 “노노갈등을 부추겨 회장직을 유지하려는 회장의 구차한 꼼수이자 발악”이라며 인사 철회 및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인사 대상에 오른 선배들도 인사 거부 대열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각각의 기자들이 한 마디씩 보탠 성명서를 낸 69기의 송옥진 기자는 “기자들이 원고료 독촉에 시달리고 사비로 출장을 다닙니다. 운짱 형님들 편집국 행정직원들 월급 밀린다는 하소연도 이제 지긋지긋합니다”라며 “장재구 회장 1인 때문에 언제까지 수백 명의 한국일보 구성원들이 이리 힘들어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70기 기자들은 “젊은 기자들은 회사가 겨우 몇 만원의 기자실비를 못 내 출입처에서 모욕을 당한다. 출장비 통신료는 고사하고 월급이 나올지 매달 걱정한다”며 “회장은 보복인사를 거두고 당장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 보복인사를 고수하면 우리는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막내 기수인 71기 기자들은 “한국일보를 바닥 직전까지 추락시킨 장 회장은 당장 과욕을 버리고 경영권을 내놓아야 한다”며 “더불어 위태로운 회사의 사태를 관망하고 인사에 동참하는 선배 기자들 또한 정당한 변혁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회장의 불법 인사를 거부한다'는 비대위의 성명이 게재된 5월2일자 한국일보 1면. ⓒ허완 기자


한편 이날 비상총회 결과, 이영성 편집국장을 비롯한 간부 및 기자들은 1일자 인사 명령을 거부하고, 기존 체제에 따라 지면을 제작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1일 편집국장에 임명된 하종오 사회부장을 비롯해 승진 발령된 간부들의 편집국 진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일보의 공식 트위터(@hankookilbo)는 이날 자사 기사를 트윗하는 대신, 비상총회 소식과 비대위의 인사 거부 소식 등을 보도한 기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영성 편집국장은 이날 신문 1면에 비대위의 성명서가 게재된 것에 대해 “1면에 성명서를 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후배들이 가져 왔기에, 좋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행’한 거라고 보면 된다”며 “사주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회사 미래를 걱정하는 기자들과 구성원들의 뜻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KBS 기자들이여, 지금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10일자 기사 'KBS 기자들이여, 지금은…'을 퍼왔습니다.
[미디어창] 제작거부라는 명분이 차고넘치더라도 기자는 기사로 말해야 할 때

‘KBS 기자들, 제작거부는 유보돼야 한다’
방송의 자율성과 중립성이 훼손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가를 한국의 공영방송 KBS, MBC는 국민을 상대로 학습시키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미디어 선거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공영방송사의 퇴행과 공정성 시비는 그 존재감을 무색케하고 있다.
이번에는 KBS에서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미디어오늘에 의하면, ‘KBS 방송에 대한 이사회와 사장의 박근혜 감싸기식 태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사상처음으로 제작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낙하산 사장의 부당한 간섭이나 불공정 보도 시비는 종종 사회적 논란거리였는데, 이제는 KBS 이사회까지 나서서 방송제작에 간섭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물론 제도적으로도 이사회가 방송제작에 간여·간섭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키지 않은 이사회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방송한 KBS 대선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에 대해 총책임을 지고 있는 김진석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이사회에 불려갔다온 후 사의를 표명한 것은 그동안 불만을 참아온 일선 기자들의 분노를 더 키운 결과가 됐다.
이번 사안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한국의 공영방송 제작과정과 결과, 그 대처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누가 집권하든 대수술이 필요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지난 4일 밤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대선 특별기획 1부-대선후보를 말한다'

우선 공정성 시비에 대한 문제 대처 방식이다.
‘대선후보를 말한다’라는 보도에 만약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만들어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이를 문제시 할 것이다. 더구나 내부적으로 몇차례 심의를 거치고 제작, 방영된 사안에 대해 이사회와 사장이 나서는 문제는 방송 자율성 훼손 시비에 휘말릴 소지를 스스로 제공한 셈이다. 사장이나 이사회 등 어떤 부당한 내외부 세력도 공영방송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칠 수 없다. 이사회에서는 ‘공정성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사회는 외부의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을 막아주는 울타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거꾸로 제작에 대해 ‘공정성’ 운운 하는 것조차 스스로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위가 된다.
설혹 이사회는 ‘의견제시’ 정도로 표현했다하더라도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나 일선 제작 기자들이 ‘압력·간섭’으로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공영방송 내부 심의실과 외부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역할을 존중해줘야 한다. 사장과 이사회가 월권행위를 하게 되면 공영방송은 과거로 퇴행하게 된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다.
또한 공영방송의 선거시 포지셔닝에 대한 자기점검 부분이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공영방송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제작거부라는 극단 선택은 미디어 선거를 퇴행시킨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벌써 잊었는가. ‘고비용 저효율’의 후진적 선거문화를 근절하자면서 강화한 것이 바로 ‘미디어 선거’였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는 방식의 선거는 안된다면서 도입한 것이 바로 미디어 선거였다.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제목으로 대문짝만하게 보도한 과거를 벌써 잊었다는 말인가. 미디어 선거의 핵심은 바로 TV 토론의 활성화, 공영방송의 후보 검증 보도 등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유권자들에게 후보에 대한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차원에서 미디어 선거를 강화한 것이었다.

지난 4일 밤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대선 특별기획 1부-대선후보를 말한다'

그런데 2012년 대통령 선거 모습은 어떤가. 미디어 선거는 사라져가고 있으며 다시 고비용 저효율이라던 과거 대규모 군중집회 선거로 회귀하고 있지 않은가. ‘TV토론’은 최소한으로 줄어들었고 공영방송의 검증방송은 자율성 침해, 공정성 시비로 스스로 역할을 축소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낙하산 사장’들의 공영방송 죽이기는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이뤄져 왔다는 것을 일선 기자들은 더 잘 알고 있다.
끝으로 KBS, MBC 공영방송사는 부도덕한 권력, 정치세력으로부터 불법적 압력을 극복해야 할 시대적 상황에 맞서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하겠다고 결의한 날 법원은 MBC PD수첩 제작진들에게 징계무효 판결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은 2012년 12월 7일 정직 3개월을 받은 조능희, 김보슬 PD와 감봉 6개월을 받은 송일준, 이춘근 PD의 징계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선고했다.
‘낙하산 사장 그 이상의 사장’이 내려온 또 다른 공영방송사 MBC는 이명박 정권의 최대 피해자로 보인다. MBC에도 상식적으로 법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법원 판결로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사장은 조능희 PD수첩 PD 등 4 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MBC는 2011년 9월 5일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는 사고(社告) 방송을 냈다. 이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PD수첩 PD 등 4명에게 징계라는 칼을 휘두른 것이다.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린데 대해 회사는 거꾸로 ‘사과’까지 한 것은 징계를 염두에 둔 수순이었던 셈이다.
이제 선거는 눈앞에 다가왔다. 제작거부라는 명분이 차고넘치더라도 참아야 한다. 그리고 제작에 나서야 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듯 기자는 기사로 말해야 한다. 기자의 시대적 양심은 존중돼야 한다. 비록 보도되지 못하는 뉴스가 있더라도 일단 제작하고 일단 보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마이크를 들어야 할 때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cykim2002@yahoo.co.kr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사설] KBS 기자들, 오죽하면 제작거부 결의했을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7일자 사설 '[사설] KBS 기자들, 오죽하면 제작거부 결의했을까'를 퍼왔습니다.

한국방송(KBS)에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길환영 사장이 사실상 여당 후보를 편들며 대선 보도를 문제 삼은 데 반발해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결의한 것이다. 사장 취임 전부터 ‘정권 편향 방송’의 우려를 낳았던 길 사장이 취임 열흘 남짓 만에 본색을 드러냈다가 강력한 저항에 부닥친 셈이다.한국방송 기자협회는 6일 긴급 기자총회를 열고 표결을 통해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대선후보진실검증단에 대한 길 사장의 부당 개입을 규탄하고, 대선 관련 보도의 공정성 확보와 제작 자율성 수호를 위해 제작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안건은 투표자 183명 가운데 174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95.1%의 압도적 지지율이다.흔히 ‘방송의 꽃’이라 불리는 대선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결의할 만큼 길 사장의 행태는 언론의 정도에서 벗어났다. 그는 4일 방송된 대선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이 한국방송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로부터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자, 프로그램에 편파성의 소지가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여당 후보를 옹호하려고 프로그램에 시비를 건 것은 명백하게 본분을 넘어선 일이다. 그런데도 길 사장은 프로그램을 변호하기는커녕 맞장구를 쳤으니 스스로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나 다름없다.하지만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은 이례적일 정도로 제작과 보도 과정에서 균형에 충실했다는 게 한국방송 내부의 객관적인 평가다. 방송이 나가기 전 심의실에서 3명의 전문가들이 감수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심의실에서도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는데 길 사장과 여당 추천 이사들은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박 후보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대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자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길 사장의 행태는 공영방송 수장이 지녀야 할 자세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는 애초부터 한국방송을 책임지기에 부적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2월 한국방송 새노조가 콘텐츠본부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신임투표에서 그에 대한 불신임률은 88%에 이르렀다. 티브이 제작본부장, 콘텐츠본부장을 역임하며 정권 편향적 프로그램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사장이 된 뒤에도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의 방송을 일방적으로 보류시켜 논란을 낳기도 했다. 길 사장은 부당한 대선 보도 개입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2012년 12월 8일 토요일

제작거부 KBS 기자들 눈물 “가슴 찢어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07일자 기사 '제작거부 KBS 기자들 눈물 “가슴 찢어져”'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검증방송 단장 사퇴…기자총회장 “권력에 KBS 헌납 굴종의 사슬 끊을 준비 돼”

KBS 기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대선 13일을 앞둔 채 제작거부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면서 눈물을 쏟아내는 등 KBS 뉴스가 권력에 헌납당하는 사태에 대한 극심한 자괴감을 나타냈다.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6일 밤 공영방송 수호를 위한 제작거부 찬반투표 결과 압도적인 비율로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곧장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이날 열린 긴급 기자총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KBS 기자들은 여당추천 이사들과 길환영 사장의 대선후보 검증방송 편파 주장을 제작자율성을 침해하는 그릇된 리더십이라며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자는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중견간부급 기자인 김의철 KBS 라디오뉴스제작부장은 7일 사내통신망(KOBIS)에 올린 글에서 “어제 기자협회 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후배의 모습을 보면서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심한 자괴감까지 느껴야 했다”고 개탄했다.
김 부장은 “최근의 사태를 불러 일으킨 이사회에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보도와 프로그램에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대내외적으로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 보도본부 분위기는 부글부글 끓고 있으며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며 “더 이상 기자들의 인내력을 시험하시지 마시고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조처를 취해달라”고 덧붙였다.


KBS 기자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내어 ‘대선이 불과 13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백여 명 일선기자들이 일손을 놓고 기자총회를 열어 일사천리로 제작거부라는 우리가 가진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결의’한 이유에 대해 “급박하고 절박했다는 뜻이며 두려움도 없다”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선후보진실검증단에 가해진 부당한 간섭과 그로 인한 김진석 검증단장의 보직사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제작 자율성 침해와 대선 보도의 불공정을 요구하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작태 때문”이라며 “총회에서 드러난 일선기자들의 분노는 결국 그릇된 리더십에 대한 분노”라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는 “공정성을 앞세우며 그 동안 자행한 교묘한 물타기와 결과적 편파보도를 요구하는 경영진의 일탈 행위들을 기자들은 낱낱이 알고 있다”며 “언론인임을 가장해 KBS 뉴스를 헌납하고 누리는 그 자리가 수치스럽지도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이사회에 대해서도 KBS 기자들은 “법적으로 KBS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거꾸로 내부 직원들을 향해 창을 겨누는 모습은 존재 가치를 의심케 한다”며 “스스로 정치권의 하수인임을 자인하고 있다. 대선 검증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편파성을 얘기하면서 효과 음악이나 재연영상의 문제 등까지 거론했다고 하니 그 자리의 가벼움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라고 탄식했다.
KBS 기자들은 “제작 내용을 간섭한 월권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대선이 임박할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거부가 KBS 역사에 또다시 오점을 남기지 않을 최선의 방법이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길환영 사장과 이사회에 대해 부당한 제작 간섭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하며 김진석 단장을 즉시 원직 복귀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굴종”이라며 “우리는 굴종의 사슬을 끊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각종 의혹을 검증해 지난 4일 방송한KBS 대선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에 대해 총책임을 지고 있는 김진석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방송 다음날인 지난 5일 임시이사회에서 KBS 여당추천 이사들이 김 단장을 이사회의장에 불러내 박근혜에 불리한 편파방송이었다고 집중 공격한 것 뿐 아니라 길환영 KBS 사장마저 ‘편파시비의 소지가 있다’,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다’, ‘사전 심의 강화와 재발방지에 힘쓰겠다’는 등의 마무리발언을 한 것이 김 단장의 사의표명으로 이어진 것으로 기자들은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박근혜 후보 너무 파헤쳐” 추궁에 KBS 후보검증 프로 책임자 ‘사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7일자 기사 '“박근혜 후보 너무 파헤쳐” 추궁에  KBS 후보검증 프로 책임자 ‘사의’'를 퍼왔습니다.

이사회서 여당이사들이 공격…기자협회 “제작 거부”

대선 후보들을 검증하는 내용의 (한국방송)(KBS)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가 이사회에 불려가 여당 추천 이사들한테서 ‘박근혜 후보한테 불리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추궁당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사회와 사장은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을 멈추라”며 반발했고,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제작거부를 결의했다.6일 한국방송 이사들과 (대선 특별기획 1부, 대선 후보를 말한다) 제작진의 말을 종합하면, 김진석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은 검증단장직 사의를 밝혔다. 이화섭 한국방송 보도본부장은 김 단장의 사의를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단장은 이날 사의 표명 직후 휴가를 떠났다. 그는 동료들에게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은 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해 유권자의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로 지난 8월 한국방송의 노사 합의로 출범한 조직이다.김 단장의 사의 표명은 5일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검증한 (대선 후보를 말한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이튿날 이뤄졌다. 야당 추천을 받은 김주언 이사는 “여당 쪽 이사들이 ‘박 후보에 대한 검증 편이 문 후보에 비해 너무 속속들이 파헤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을 받은 한진만 이사는 “아이템별로 여야 후보를 비교하지 않고 통째로 나눠 박 후보에 대한 내용을 먼저 내보낸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길환영 사장도 이사회에서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8월 한국방송의 노사 합의로 출범한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만든 (대선 후보를 말한다)는 두 후보의 이력과 그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각각 25분씩 다뤘다. 이 프로그램은 본디 지난달 방영 예정이었으나 길 사장 등이 재검토를 요구해 방송이 늦춰졌고, 한국방송 안팎에서는 검증 보도가 박 후보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방영을 꺼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김 단장의 사의 표명에 대선후보진실검증단 기자들은 성명을 내어 “단장을 비롯한 데스크급 기자들이 고민과 토론을 하며 내놓은 기획물인데 도대체 무엇이 편파적이고, 게이트키핑을 못했다는 것인지 이사들과 사장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와 피디협회·경영협회 등 한국방송 12개 직능단체는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를 통해 “이사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이례적으로 심의실에서 전문가 3명이 감수를 마친 프로그램을 길 사장이나 이사회가 문제삼을 소지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함철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은 “(길 사장과 이사들이) 보도 책임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재발 방지와 책임 문제를 거론한 것은 사실상 관두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이사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가볍게 의견을 나눈 것이지 질책을 한 것은 아니다. 김 단장도 사의 표명을 한 것이 아니라 며칠간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것이 와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KBS대선특집 끝내 불방되면 대규모 제작거부"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8일자 기사 '"KBS대선특집 끝내 불방되면 대규모 제작거부"'를 퍼왔습니다.
KBS기자협회장 "모든 수단 강구"…시민사회 "낙하산의 추악함"

KBS 기자, PD들은 27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가 갑자기 불방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KBS기자협회와 PD협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29일) 예정된 편성제작회의에서 또다시 방송불가 결정이 나올 경우 KBS PD협회와 기자협회는 즉각 길환영 사장을 응징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KBS기자협회와 PD협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대선 특집프로 무산 관련 공동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도연

KBS의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3개월 전부터 준비해왔던 대선 특집 1부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는 후보의 재산 형성 과정을 비롯해 각종 의혹들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대선 특집 2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가제)은 각 캠프의 주요인사들의 재산, 병역, 전과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정부 구성과 운영을 전망하고자 했으나 사측에 의해 보류 판정이 내려졌다.
20일 KBS 편성제작실무회의는 "1, 2부 모두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정책과 공약 중심이 아닌, 후보 관련 의혹들과 주변인들을 다루는 것이 대선 기획으로 적절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2일 열린 본회의는 "1,2부의 경우 기획방향 및 방송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정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실무회의에서 보도특집의 기획의도나 시기를 문제 삼아 보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보도본부의 경우 기획안은 취재기자-팀장-부장-국장-본부장 등 다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기획 의도나 시점을 문제 삼은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선 후보를 검증한다는 의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시점도 후보 등록 이후이기 때문에 거부돼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불방 사태가 발생한 배경으로는 길환영 KBS 사장이 꼽힌다.
함철 협회장은 "대선진실후보검증단은 노사 합의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각종 준칙들은 김인규 전 KBS 사장에게 승인 받았다"며 "(그런데) 길환영 사장이 취임한 23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편성센터장, 콘텐츠본부장, 기술본부장, 보도본부장이 회의를 하게 되며 이 기획은 노사 합의 사안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만 했다"며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사장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길환영 사장의 인사 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에 할 수 있는 건 직접 편성 제작을 막는 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계속적으로 불방 사태가 이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함 협회장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특집 보도가 방송에 나가지 않게 되면, 대선을 준비하는 KBS의 모든 프로그램들은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며 "토론 방송, 연설 방송, 개표 방송, 광고 방송, 여론조사 출구조사까지 총괄하고 있는 대선방송단 차원에서 대규모 제작거부까지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방송단도 이미 두 번이나 토론회가 무산됐기 때문에 불만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함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지금의 사태를 알릴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보도본부장 퇴진 투표도 고려하고 있다.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연명서 작성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에서도 '불방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8일 논평을 통해 "유권자에게 '알권리'를 보장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공영방송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며 "검증단이라는 역할에 맞게 후보검증 프로그램을 제작했음에도 '기획과 시점'을 문제 삼아 불방시킨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마땅히 해야만 할 일이라도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면 불방시키겠다는 '낙하산'의 추악한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길환영 사장은 '편파방송 종결자' '불신임 88%' '부역사장' 등의 딱지가 붙은 사람"이라며 "최소한의 체면이 있다면 방송의 공정성에서만큼은 조심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에게 상식을 기대한 적도 없지만, 첫 출근 다음 날 대선 프로그램을 불방시키는 그의 담대함과 용맹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그는 정권의 부역자, 낙하산이자 퇴진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 행위도 모자라 정권에 부역해서 무엇을 더 얻으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생각하든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들도 28일 성명을 통해 "대선기간에 대선후보검증 보도까지 막는 자를 어느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길환영씨는 더 이상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김도연 수습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5월 항쟁 죽이기에 맞선 기자들의 투쟁 언론과 권력 (52)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1일자 기사 '5월 항쟁 죽이기에 맞선 기자들의 투쟁 언론과 권력 (52)'를 퍼왔습니다.

▲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를 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는 일조차 ‘보도 불가’라고 했으니 신군부가 학생들을 얼마나 무질서한 청년들로 보이게 하려고 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 기자협회 삼십년사

1980년 5월 초부터 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한국기자협회는 각 회원사 분회의 구성원들과 정치부처 출입기자들을 통해 신군부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기협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쿠데타를 앞둔 전두환 일파는 5월 16일 아래와 같은 요지의 ‘검열지침’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지지하는 식의 기사는 모두 불가 원칙·학생 구호 중 ‘부정축재 환수하라’ ‘김일성은 오판하지 말라’ ‘반공정신 이상 없다’ 등은 불가·시위현장에 나왔던 일부 학생들이 교통정리까지 했다는 사실 등은 불가·동료가 부상하자 경찰도 흥분, 학생들과 육탄전에 가까운 근접전투 벌였다 등은 불가·학생시위 기사 중 군 코멘트 불가·박 신민당 대변인의 신현확 총리 담화 논평 중 ‘그러나 오늘 사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은 총리가 더 진지하게 성실한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이 유감’ ‘과도정부가 좀 더 일찍 신민당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면 오늘과 같은 시국 악화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 등은 불가(윤석한, ‘기자협회의 검열 및 제작거부 결정’, , 69쪽)
이 보도지침에는 신군부의 음험한 정치적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 있었다. 학생들이 민주화와 계엄 해제를 외치다가 ‘좌경·불순’으로 몰릴 것을 걱정해서 ‘김일성은 오판 말라’고 외친 것까지 언론에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를 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는 일조차 ‘보도 불가’라고 했으니 신군부가 학생들을 얼마나 무질서한 청년들로 보이게 하려고 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신군부가 정권을 탈취하려는 공작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한 기협은 앞에 적었듯이 5월 16일 회장단, 운영위원, 분회장 연석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기협이 발표한 ‘검열 거부 선언문’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1.우리는 비상계엄의 이름으로 설치된 검열제도가 검열당국에 의해 여론을 조작, 왜곡하는 장치로 오용되고 있음을 국민 앞에 고발한다.1.우리는 검역제도가 더 이상 합법적 장치일 수 없음을 선언하며 이를 거부한다.1.언론계 내부의 유신잔재를 추방한다.1.우리는 작금의 긴급한 상황이 진실되고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됨으로써만 타개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간섭에도 투쟁한다.
1.모든 기자들은 검열 철폐를 위해 극한투쟁을 불사한다.1.검열지침을 무시한다.”(앞의 책, 71쪽)
위의 선언문은 신군부가 권력을 탈취하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기자협회 회장단과 운영위원들은 온갖 탄압을 각오하고 그런 결의를 밝혔을 것이다.
기협 회장 김태홍을 비롯한 집행부는 제작거부 결의에 따라 토요일인 5월 17일 오후에도 퇴근을 미룬 채 언론계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다. 오후 5시 반쯤 외부에 나가 있던 부회장 노향기가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단 가운데 일부가 이화여대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가 연행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계엄사가 김태홍을 학생운동의 배후로 몰아 체포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기협 집행부는 급히 몸을 피했으나 신군부의 끈질기고 치밀한 검거작전에 한 사람씩 붙잡히고 말았다. 바로 그날 기협 부회장 고영재·정교용·이수언·이홍기와 감사 박정삼, 편집실장 김동선이 체포되었다. 회장 김태홍은 석 달이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가 전남 강진에서 정보기관원들에게 붙잡혔고, 부회장 노향기는 6월 28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김태홍을 비롯한 기협 집행부는 정보기관에 끌려가자마자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김대중한테서 돈 얼마 받았어?” “학생들 선동해서 내란 일으키려고 했지?”라고 다그치면서 시인할 때까지 폭행과 가혹행위를 계속했다. 김태홍을 비롯한 5명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계엄사 군인들은 5월 17일 밤 텅 비어 있던 기협 사무실에 난입해서 집기를 모두 부수고 서류를 탈취해 감으로써 한국의 대표적 기자 조직을 진공상태로 만들어버렸다.
기협이 초토화하기 전에 결의한 ‘제작거부’는 이미 전국의 언론사 기자들에게 전달되어 있었다. 경향신문사 기자들이 맨 처음 행동에 나섰다. 기자 100여 명은 5월 19일 긴급 모임을 열고 제작거부 실천방안을 논의하면서 기협 집행부 연행과 구금에 항의하는 뜻으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21일부터는 경향신문사 평기자 전원이 제작거부에 참여했고, 외신부장 이경일을 비롯한 소수 부차장들도 합류했다. 간부들이 만든 경향신문은 4면으로 축소되거나 1판만 발행되었다. 기자들은 24일 회의를 열고 제작거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자 광주 5월 항쟁을 사실대로 보도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27일부터 신문 제작에 들어갔다.

▲ 한국일보사 기자들은 5월 19일 총회를 열고 기협이 결의한 제작거부 운동에 관해 논의를 하면서 실천 방법을 검토했다. ⓒ 한국일보 40년사

한국일보사 기자들은 5월 19일 총회를 열고 기협이 결의한 제작거부 운동에 관해 논의를 하면서 실천 방법을 검토했다. 기협 분회는 기협의 ‘제작거부 결의문’을 회원들에게 나누어 준 뒤 대책을 물었으나 명백한 결론이 나지 않자 연행된 기협 집행부가 풀려날 때까지 태업을 하면서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들은 5월 20일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동아방송 기자들은 별도로 자유언론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동아일보사의 제작거부 운동은 회사 측의 협박과 방해, 일부 기자들의 비협조적 태도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합동통신사 기자들은 5월 21일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기협 분회는 계엄사 검열단에 나가 있던 기자를 불러들인 뒤 ‘유신언론인’의 명단을 작성하고 퇴진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제작거부를 중단하라고 기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했으나 기자총회는 표결을 통해 제작거부를 강행하기로 결정하고 광주 5월 항쟁이 끝나던 날인 27일까지 제작을 거부했다.
동양통신사 기자들은 5월 19일과 20일에 잇달아 총회를 열고 5월 항쟁의 진상을 보도하라고 요구하면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제작거부는 항쟁 기간 내내 지속되었다.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의 기자, 프로듀서 200여 명은 5월 20일 편집국에서 국장단과 부장단이 합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광주 항쟁에 관한 왜곡보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으며, 진상이 보도될 때까지 전원이 제작을 거부한다”고 결의했다. 그들은 보도의 방향이 전혀 개선되지 않자 20일부터 27일까지 제작을 거부했다.
문화방송 보도국 기자들은 5월 20일 총회를 열고 취재와 송고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그래서 뉴스를 비롯한 일부 프로그램이 비정상적으로 방송되었다.
조선일보사 기자들은 한국기자협회에 가입하지는 않았으나 5월 21일 소장 기자들을 중심으로 5월 항쟁에 관한 왜곡보도와 검열에 항의하는 총회를 개최했다. 22일 기자들은 기협의 제작거부 결의에 호응하기로 결정하고 6월 초까지 싸움을 계속했다.
비상계엄 아래서 침묵을 지키던 기자들이 5월 항쟁을 계기로 저항운동을 시작하자 전두환은 5월 20일 언론사 사장들을 보안사령관실로 불러들였다. 그는 ‘광주사태’에 대한 신군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제작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언론인들에게 모종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 위협은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6월 9일 신군부는 ‘악성 유언비어를 유포시켜 국론통일과 국민적 단결을 저해하고 있는 혐의가 농후하여 8 명의 현직 언론인을 연행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곧 신군부는 경향신문의 서동구 조사국장, 이경일 외신부장, 박우정·홍수원·표완수·박성득 기자 등 6 명에게 용공 혐의를 덧씌워, 반공법 위반 혐의로 연행한다. 또 문화방송의 노성대 보도부국장은 회의석상에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모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오효진 기자는 유언비어 날조 유포 혐의로 각각 구속된다. 이와 함께 동아일보의 심송무 기자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다.”(앞의 책, 71쪽)

▲ 남영동 대공분실.
경향신문사 외신부장 이경일은 당시 수사기관에서 고문당하던 실상을 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남영동’이라 불리는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된 지도 벌써 사흘이 되는 날이었다. 나는 연행된 첫 날과 다음날 새벽, 수사관으로부터 집중적 고문과 신문을 받아서인지 온몸이 나른한데다가 정신이 혼미해져 졸고 있었다. 바로 그날 오후쯤이었다. 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던 이근안 경위가 어슬렁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
그로부터 몇 시간 나는 이 경위와 다른 수사관들의 끈질긴 협박과 회유에 시달려야 했다. 그들은 은연중에 내 몸을 합기도술로 해체시킬 수도 있다고 겁주면서 끝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 또다시 고문실로 끌고 가 전기고문을 해서라도 자백을 받아내겠다고 을러댔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별로 읽지도 않은 공산주의 서적을 읽었다는 자백을 받아내서 멀쩡한 언론인을 빨갱이로 몰려는 이런 저질 코미디 같은 작태가 한국의 수사기관에서 벌어지다니·····. 지하의 마르크스가 통곡할 일이었다.”(앞의 책, 78쪽)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거리로 쫓겨난 동아의 ‘자유언론’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3일자 기사 '거리로 쫓겨난 동아의 ‘자유언론’'을 퍼왔습니다.
언론과 권력 (44)

동아일보사에서 제작거부 농성이 시작된 지 엿새째인 3월 17일 자정이 넘은 시각에 편집국 창밖을 내다본 기자 몇 명이 황급히 외쳤다. 수상한 남자들이 회사 건물을 에워싼 가운데 무교동 쪽 큰길에 누군가가 대형 탐조등을 설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편집국과 4층 방송국에서 바닥에 담요를 깔고 누워 눈을 붙이려던 사원들에게 비상한 상황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 벌떡 일어나서 창가로 달려갔다.
새벽 3시 15분께 편집국 남쪽 길 건너편에서 탐조등 불빛이 켜지는 것을 신호 삼아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든 200여 명의 폭도들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2층 공무국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겨우 5분도 되지 않아 망치로 2층 공무국의 철문과 벽을 부수고 안으로 몰려들어갔다.
물만 마시면서 엿새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던 23 명의 기자들 가운데 최연장자가 “소란을 피우면 활자판이 쏟아질 테니 우리 스스로 조용히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침입자들은 막무가내였다. 그들은 술 냄새를 풍기면서 기자 한 명에 3,4 명씩 달려들어 몽둥이를 휘두르거나 주먹질을 해댔다. 기진맥진한 기자들은 양쪽 겨드랑이를 폭도들에게 잡힌 채 회사 차고로 끌려갔다.
그 과정에서 정연주의 안경이 두 동강이 나고 임채정, 심재택, 성유보가 다쳤다. 기자 23 명을 태운 동아일보사 업무용 지프 다섯 대는 통행금지로 인적이 끊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혜화동 우석병원으로 달려갔다. 나중에 밝혀졌듯이 폭도들의 일부는 동아일보사의 영업직 사원과 가판원이었고 나머지는 정체불명의 무술 유단자들이었다.
3층 편집국에서 창문을 통해 밖을 살피고 있던 기자들은 새벽 3시 50분쯤 폭도들이 공격을 시작하는 소리를 듣고 농성을 하던 사원들에게 ‘경보’를 발했다. 쇠줄로 굳게 걸어 잠근 남쪽 출입문을 망치와 도끼로 부수는 소리가 편집국 안으로 울려 퍼졌다. 고막을 뚫을 듯이 소름이 끼치는 그 굉음은 자유언론을 난도질하는 ‘망나니들의 칼춤’ 소리 같았다.
철문이 휑하니 뚫리자 대형 손전등을 든 폭도 몇 명의 뒤를 따라 150 명이 넘는 괴한들이 편집국으로 밀려들었다. 젊은 기자들이 맨 주먹으로 달려가서 앞을 막아서자 그들은 소화기로 가스를 뿜어대면서 몽둥이를 휘둘렀다. 폭도들 사이에는 동아일보사 판매부와 통신과 직원, 그리고 임시로 고용된 경비원들이 섞여 있었다. 폭도들은 농성하는 사원들에게 ‘당장 나가라’고 위협했다. 그러자 기협 임시분회장 안종필(편집부 차장)을 비롯한 기자 몇 사람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으니 잠깐 자리를 비켜달라”고 그들을 설득했다.

▲ 1974년 10월 24일 오전부터 편집국 한가운데 기둥에 걸려 있던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를 떼어냈다.
안종필의 사회로 마지막 기자총회가 열렸다. 농성자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 낭독에 이어 당시 민주화운동권에서 많이 부르던 ‘우리 승리하리라’를 합창했다. 이어서 ‘자유언론 만세’ ‘민주회복 만세’와 애국가를 부른 기자들은 1974년 10월 24일 오전부터 편집국 한가운데 기둥에 걸려 있던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를 떼어냈다. 기자들은 침통한 얼굴로 각자 책상에 든 물건들을 챙겼다. 사물함을 정리한 뒤 편집국을 나서는 기자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3층부터 회사 정문까지 계단을 내려오는데 폭도들이 ‘빨리 나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괴한들이 동아일보사 언론인들의 농성장을 기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재야인사들은 통행금지가 해제된 새벽 4시가 지나자 회사 정문 앞으로 달려와 분노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신새벽에 내리는 부슬비를 맞으면서 동아일보사 건물을 나서는 기자들을 얼싸안은 그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함석헌, 천관우, 이희호, 정일형, 이태영을 비롯한 재야의 어른들이었다.
2층 공무국의 단식농성팀과 3층 편집국의 기자들이 폭력에 밀려났다는 소식을 들은 4층의 방송국팀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자행되고 있는 추악한 ‘민중 배신극’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라도 날이 밝기까지 지연작전을 펴기로 했다. 특히 방송국은 시설의 특수성 때문에 보안장치가 되어 있어서 4층 셔터를 내리고 문을 잠근 뒤 책걸상을 비롯한 집기로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방송국 사원들은 공무국과 편집국이 폭도들에게 점거 당한 뒤 1시간 40분이나 저항을 계속했다. 그러나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 아침 6시께 각목과 소화기, 소방호스로 무장한 폭도들이 방송국 셔터를 부수고 밀려들어 왔다. 무술유단자로 보이는 자가 폭도들을 꾸짖던 프로듀서 김학천의 옆구리를 발길로 차서 실신시킨 뒤 병원으로 보내는가 하면 여성 아나운서의 머리채를 낚아채기도 했다. 폭도들은 4층부터 계단을 내려가는 여자 사원들의 치맛자락을 들치면서 상소리를 퍼붓고 남자 사원들에게 폭행을 가했다. 먼저 회사 밖으로 쫓겨난 기자들은 방송국 사원들을 부둥켜안으면서 눈물을 쏟았다.
바로 그 무렵 동아일보사 남쪽 길 건너편의 중부소방서 앞에 모여 있던 사복경찰관 150여 명이 동아일보사 정문 앞으로 달려와 폭력에 밀려 쫓겨난 사원들과 재야인사들을 광화문 지하도로 내몰기 시작했다. 그때가 1975년 3월 17일 아침 6시 30분께였다. 당시 쫓겨난 사원 160여 명 가운데 113 명 (고인이 된 18 명 포함)은 그 이후 37년이 지난 2012년 7월 현재까지 동아일보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사 부근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 기자들이 오전 9시쯤 회사 정문 앞으로 가서 보니 임시로 채용된 경비원들과 사복경찰관들이 출근하는 사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었다. 그들은 회사가 미리 나누어준 ‘빨간 신분증’을 지니고 있었다.
쫓겨난 동아일보사 사원들은 그날 오전 10시께 신문회관(현재 프레스센터 자리)에 모여 ‘폭력에 밀려 동아일보를 떠나며’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유언론의 마지막 보루 ‘동아’를 지키기 위해 신명을 바쳐온 우리는 17일 새벽 동아일보사 사원 아닌, 산소용접기와 각목을 휘두르는 폭도들에 끌려 밤거리에 내동댕이쳐졌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이후 뜨거운 국민적 성원과 온 세계 양심의 격려에 힘입어 빈사의 상태에서 기적처럼 회생한 ‘동아’는 이제 권력의 강압과 경영주의 마비된 이성으로 끝내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이 비극적 파국 앞에서 우리는 국민적 열망을 배반한 괴로움에 비통해 할 겨를마저 없다.
이제 ‘동아’는 어제의 ‘동아’가 아니다. 폭력을 서슴지 않는 언론이 어찌 민족의 소리를 대변할 것인가! 그러나 우리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몸은 비록 ‘동아’의 사옥을 떠나지만 ‘동아’의 정통성은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
인간의 영원한 기본권인 자유언론은 산소용접기와 각목으로 말살될 수 없다. ‘동아’의 정통성은 폭도를 고용한 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언론을 사수하는 우리들에게 있다.”(, 36쪽)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지역MBC, 김재철 사장이 임명한 사장 ‘거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5일자 기사 '지역MBC, 김재철 사장이 임명한 사장 ‘거부’'를 퍼왔습니다.
대구·경남MBC, 사장 내정자 출근 저지 투쟁…제작거부로 뉴스도 파행

지역MBC가 김재철 MBC 사장의 임원인사로 내홍을 겪고 있다.
대구MBC 노동조합이 사장 교체에 항의해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경남MBC도 사장 내정자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MBC도 항의의 표시로 뉴스시간을 단축시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대구MBC는 김 사장이 지난 19일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임명하자 노조가 곧바로 방송제작 중단을 선언해 정상 방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구MBC 노조는 지난 23일부터는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규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선언하는 등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대구MBC에서 정규 뉴스가 중단된 것은 지난 198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대구MBC 노조는 김 사장이 친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측근들에게 자리를 챙겨주는 과정에서 임기가 남아 있는 대구MBC 출신 사장을 교체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권창모 노조위원장은 "현 방영석 사장의 임기가 남아있는데다 경영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한 사유도 없이 사장을 교체한 것은 지역사 자율경영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사 철회를 촉구했다. 비노조원이었던 간부 사원들도 노조의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사장 인사 직후인 지난 20일 보직 국·부장 23명이 노조에 재가입했다.
정경수 경남MBC 사장 내정자(글로벌사업본부장)도 25일 노조의 출근저지로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MBC 노조는 내정 철회 때까지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지역MBC 노조의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는 등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미디어공공성연대 등은 25일 성명을 내고 대구MBC 사장을 일방적으로 교체한 것을 비판하고, 노조와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이들 단체들은 김재철 사장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측근들을 주요 임원으로 배치해 '낙하산 친정체제를 구축했다고 비판하고 "특히 대구MBC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대통령의 낙하산, 그 낙하산의 또 낙하산 사장' 제도의 폐해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해왔고 몇 년 전부터 '지역 인물 출신 사장'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있던 과정이었지만 대통령의 낙하산의 인사 정횡이 이 시스템마저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남지역 뿐만 아니라 호남지역에서도 조만간 정규 뉴스 제작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 사장의 임원인사로 인한 진통은 다른 지역 계열사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2012년 3월 20일 화요일

MBC기자회 "이진숙ㆍ문철호, 기자 아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19일자 기사 'MBC기자회 "이진숙ㆍ문철호, 기자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19일 기자회원에서 제명…"기자 가치 무너뜨렸다"

MBC기자회(회장 박성호)가 19일 기자회원인 이진숙 MBC 홍보국장과 문철호 MBC 베이징 지사장(전 보도국장)을 제명했다.
MBC기자회가 19일 오후 기자총회를 개최한 결과, 87년에 입사한 MBC 24기 이하 121명의 기자 가운데 116명이 이 두명에 대한 제명에 찬성했다. 반대는 5표다.


▲ 문철호 전 보도국장(좌)이진숙 홍보국장(우)

MBC기자회가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진숙 홍보국장과 문철호 전 보도국장을 제명한 것은 이 둘에 대한 MBC 기자사회의 '단죄'로 풀이된다. MBC기자회는 "회원 제명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밝혔다.
문철호 지사장은 MBC기자회가 1월 25일 제작거부에 돌입할 당시 보도국장을 맡았던 인물로서, 불공정 보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MBC기자회의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채 파업 돌입 이후 '베이징 지사장'으로 발령난 바 있다. 전선기자로서 이름을 날렸던 이진숙 홍보국장의 경우, '소셜테이너법'의 논리를 생산하고 MBC 파업을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등 '김재철 지키기의 최선봉'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C기자회는 총회 직후 성명을 내어 "문철호, 이진숙 두 사람은 기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가장 상징적인 방식으로 무너뜨렸다"며 "두 사람을 기자로서 인정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MBC기자회는 김재철 사장과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에 대해서도 "이미 기자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제명할 수는 없지만, 역시 기자로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와 국민, 그리고 반세기를 이끌어온 자랑스러운 MBC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이름도 모를 수많은 후배 기자들에게 기록을 남기기 위해, 다시는 이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픈 결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2012년 3월 5일 월요일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5일자 기사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를 퍼왔습니다.KBS 제작거부 나흘째… “굴종이냐 저항이냐 선택할 때”


KBS 기자들이 ‘KBS 뉴스를 바로잡겠다’며 제작거부에 나선지 나흘째를 맞아 이들이 집단행동을 두고 “진실 가리기에 동원된 KBS 기자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언론계 인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재강 방송기자연합회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제작거부 집회현장에 방문해 “취재현장에 있어야 할 여러분이 KBS에서 가장 차가운 신관 계단 앞에 앉아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며 “여러분이 제작거부에 나선 것은 부당징계와 공정방송을 위협하는 보도책임자 임명 강행이 계기였지만 무엇보다 여러분의 행동을 촉발한 근거는 그간 수년간 무너진 KBS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이 회장은 “이 뿐 아니라 뉴스를 만드는 KBS 기자의 자존심도 무너졌다”며 “(그동안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아닌데 아닌데’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개탄했다.“지난 과정은 진실가리기의 세월이었다. 이 작업에 여러분이 동원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자들은 고민하고, 때로는 (이들의 부당한 지시를) 따랐고,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일부는 저항했고, 누구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존심의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굴종이냐 저항이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이 회장은 KBS 기자들이 진실을 향한 선택을 한 데 대해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라며 “진실 수호자의 정체성을 부여잡았다는 점에서 이미 승리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KBS 기자들이 지난 2일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이 그동안의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장면.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도 이 자리에 방문해 격려사에서 “기자의 양심적인 눈과 카메라 렌즈의 눈이 겹쳐져 현실을 조망한 것은 왜곡과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준다”며 얼마전 사진기자협회 주최 보도사진전에서 했던 자신의 인사말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글을 쓰는 언론인의 말과 글에서 왜곡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박 회장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데 타협하고,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고개숙여 반성한 것을 두고 “여러분 잘못은 없다. 경영진이 해야 할 반성을 여러분이 대신해야 반성한 것”이라고 격려했다.MBC에 이어 KBS 기자의 제작거부와 새노조의 파업, 이어질 YTN의 파업을 두고 박 회장은 이 방송사 사장 모두 기자 출신이라며 “누구보다 기자의 초심과 저널리스트의 양심이 있는 선배들이 왜 이런 갈등과 내홍을 일으키는가. 기자적 양심을 가진 선배라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정권말기에 공영방송 기자, PD, 노조 등 종사자들이 싸우겠다고 나섰느냐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 “하지만 반성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용기를 낸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여러분의 옆과 뒤에서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독려했다.

2012년 3월 3일 토요일

KBS 기자들 “김비서 비난에 잠 안와… 이제서야 반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2일자 기사 'KBS 기자들 “김비서 비난에 잠 안와… 이제서야 반성”'을 퍼왔습니다.
제작거부 돌입 “무력감·좌절감에 허우적… 국민께 머리숙여 사죄합니다”

KBS 기자들이 2일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김비서’로 불려왔던 자신들의 무력감과 비겁함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들에 사과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황동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0시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간 뒤 오전 10시20분부터 서울 KBS 신관 앞 계단(일명 개념광장)에서 개최한 첫 결의대회에서 대국민 사죄와 KBS 뉴스 공정성 회복 때까지 끝까지 제작거부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50여 명의 KBS 현직 기자들이 참석해 기자들의 열기를 나타냈다. KBS 기자들이 단독으로 제작거부에 돌입한 것은 KBS 사상 초유의 일이다.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발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2일 오전 0시를 기해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150여명이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에서 제작거부 선포식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반성의 글’에서 과거 권력감시와 진실보도를 했던 자부심이 있었으나 계정이 여러번 바뀐 뒤 뉴스가 무뎌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황 회장은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며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이들 스스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한 비겁함에 대해서도 이들은 질타했다. 황 회장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다”며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다”고 책망했다.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허우적대지 말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했습니다. 약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습니다.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습니다. 온전히 시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라고,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편들지 말고 항상 공정하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KBS 기자들은 이런 이유로 제작거부에 들어가게 됐다며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 숙여 고백합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라고 사죄했다. 이와 함께 KBS 기자들은 모두 국민과 시청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KBS 기자들은 이날 제작거부의 직접적 계기인 ‘부당징계’와 ‘공정방송 위협하는 보도본부장 인사’를 철회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이번 싸움의 최종 목적은 KBS 기자들의 존재이유를 되찾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KBS 기자들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해 국민들게 진짜 KBS 뉴스를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무기는 양심과 염치, 기자정신 뿐이며, 감히 국민과 역사는 우리 편이라 믿는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동진 회장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KBS 뉴스가 지난 4년간 진실을 외면하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를 했을 때가 많이 있었고, 국민들게 질책을 많이 받았다”며 “이에 반성하고 공정방송을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KBS 기자들이 현정부 하에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담아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황 회장은 “내 스스로만도 국토해양부 취재를 하면서 4대강과 경인운하(아라뱃길)에 문제제기하는 자료가 나오면 늘 ‘주관적, 자의적’,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일 뿐’이라고 폄훼하고 외면했다”며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계적 균형에 매달려 제대로 보도하지 못해왔다”고 자기비판을 했다.
징계 우려에 대해 황 회장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사측이 면직처분하겠다고까지 통보했으나 우리의 싸움은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총의를 모은 결과”이라고 밝혔다.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이 기자들과 함께 동지가를 부르며 결의대회를 마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는 기자들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오는 4일 방송될 의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되는 등 일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윤섭 KBS 기자협회 부위원장은 “우리는 우리 뉴스가 쪽팔려서 이 자리에 왔다”며 “더이상 쪽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직 5개월 처분을 당했던 성재호 전 KBS 새노조 공추위 간사는 “우리의 싸움은 MB정부와의 싸움이면서도 상식과의 싸움이자 언론의 기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한 하루라도 우리뉴스가 잘만든다고 인정했던 적이 있느냐”고 부끄러워했다.

다음은 KBS 기자협회가 2일 발표한 대국민 사죄문 전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기자로 산다는 것은 한 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발굴해 성역없이 보도할 수 있었던 건 우리 만의 자부심이자 존재의 이유였습니다.
혹독한 계절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어졌습니다. 우리의 뉴스는 무뎌졌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습니다.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습니다.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습니다.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허우적대지 말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했습니다. 약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습니다.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습니다.
온전히 시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라고,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편들지 말고 항상 공정하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KBS 기자들은 오늘,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 숙여 고백합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KBS 뉴스를 꼭 바로잡겠습니다”

KBS기자들도 "불공정했다" 대국민사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2일 기사 'KBS기자들도 "불공정했다" 대국민사과'를 퍼왔습니다.
2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 "더 이상 쪽팔리고 싶지 않다"

2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한 KBS기자협회(회장 황동진)가 "(국민들이)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잠시 잊고 있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 황동진 KBS기자협회장이 2일 오전 집회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곽상아

KBS기자협회는 2일 오전 발표한 '대국민사과문'에서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숙여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라고 고백한다"며 "KBS뉴스를 꼭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KBS기자협회는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다.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다"며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하고,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다"는 '반성'을 내놓았다.



▲ 무기한 제작거부에 동참한 KBS본사 보도본부 기자 200여명이 2일 오전 집회에서 "부끄럽고, 반성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곽상아

KBS기자협회가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KBS 새 노조 집행부에 대한 징계'와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지난 4년간 행해진 불공정 보도에 대한 자성이 깔려있다.
황동진 KBS기자협회장 역시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부당징계 철회' '이화섭 본부장 임명 철회'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지난 4년간 수치심과 반성을 끌어안고 살다가 두 가지 계기를 통해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BS홍보실이 "불법행동인 제작거부를 철회하라"고 입장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황 회장은 "회사측에서는 제작거부가 불법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적 절차, 기자협회 규약에 따라 이 자리까지 뚜벅뚜벅 오게 됐다"며 "우리의 싸움은 제대로 공정방송을 하라는 국민 요구를 반영한 의로운 싸움"이라고 반박했다.


▲ 무기한 제작거부에 동참한 KBS 기자들이 2일 오전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곽상아

집회 사회를 맡은 정윤섭 KBS 탐사제작부 기자는 "우리의 요구는 단 한 가지다. 더 이상 쪽팔리지 않고 싶다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최근에 기자협회 총회가 끝나고 나서, 한 고위 간부가 저를 불러서 말하더라. 왜 후배들은 KBS뉴스를 쪽팔리다고 말하는지 잘 이해가 안간다고, 자신은 주변 이들로부터 'KBS뉴스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만 듣고 있다고 말이다.
취재현장을 떠난 지 10년 넘은 간부들이 만나는 이들은 현장의 시민들이 아니다. 지금 당장의 삶이 힘들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간부들과 기자들 사이에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안이하게 지내고 있을 뿐이다."
무기한 제작거부와 새 노조 총파업 돌입의 직접적 계기가 된 중징계 당사자들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새 노조 1기 집행부였던 이들은 "이번 싸움은 정치파업이 아니라 언론의 기본을 지키려는 상식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엄경철 전 KBS 새 노조 위원장은 "엊그저께 우리 뉴스가 제주해군기지를 2꼭지에 걸쳐서 다룬 것을 보았다. 정부 입장, 해군기지의 전략적 가치 등이 주로 다뤄졌고 반대 입장은 인터뷰로 10초밖에 나가지 않았다"며 "공익,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등 여러 가치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묵살되도 되는 것인가? 그것이 진실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사측에게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간부들은 '정치투쟁하는 거냐'고 '정치'문제로 되받는다"며 "KBS 시사정신의 핵심인 에 나오는 유행어를 따르자면 '오해하지 마라, 내가 마음만은 보수우익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나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를 맡았던 성재호 기자 역시 "회사에서는 우리를 보고 자꾸 정치적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싸움은 '언론의 기본'이라는 상식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기자는 "이번 싸움은 단순히 하수인인 김인규씨와의 싸움이 아니라, (진짜 배후인) MB정부와의 싸움이다.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많은 선배, 동료, 후배 여러분들은 더 이상 겁내지 말고 빨리 나오시라"며 "지난 4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촉구했다.
성 기자는 "몇 명 안되는 KBS 내의 하수인들은, 배가 난파하기 전에 빨리 떠나실 것을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KBS본사 보도본부 평기자 3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참석했다. 평기자들이 대거 제작거부 돌입에 동참함에 따라 향후 뉴스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주 일요일인 4일 저녁 방송되는 의 경우, 제작거부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으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


이글은 경향신분 2012-03-02일자 사설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을 퍼왔습니다.
MBC 노조파업에 이어 KBS 기자들이 어제 새벽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 기자들의 제작거부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MBC 파업에는 노조원이 아닌 보도국 고참 기자 65명도 동참했다. MBC PD 291명 가운데 보직자를 제외한 261명도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18개 지역 MBC 노조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KBS는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새노조가 6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두 방송사의 노조, 기자·PD 등 구성원들이 이런 행동에 나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제대로 된 방송, 곧 공정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내려보낸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밑에서 방송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 심정은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들의 ‘국민께 드리는 반성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 같은 후배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김재철 사장은 제작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장을 지난달 말 해고했다. 기자회장이 이런 이유로 해고된 것은 50년 MBC 역사에 없었다. 김인규 사장은 2010년 7월 파업을 이유로 전 노조 간부 13명을 지난달 뒤늦게 중징계했다. 기자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인사를 보도본부장에 앉혔다. KBS는 “김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MBC의 경우와 사실상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공정방송 요구에 어깃장을 놓는 듯한 이런 대응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철학과 논리는 없고 오기와 아집만 남은 탓이라고 본다. 그러다 보니 방송의 공정성 훼손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거나, 공정성 개념은 상대적이란 궤변을 늘어놓는다. 수많은 시청자들과 현장 기자들이 뭐라건 상관하지 않는다. MBC 김 사장이 드라마 의 높은 시청률 타령만 반복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두 사장은 빨리 물러나는 게 현명하다. 안 그러면 자리보전을 위해 무리수를 계속 쓰게 되고, 무고한 희생만 늘어날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독재의 생리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는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착각과 아집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