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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7일 일요일

“YTN, 공정방송 무기 내려놓지 말아 달라”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6일자 기사 '“YTN, 공정방송 무기 내려놓지 말아 달라”'를 퍼왔습니다.
YTN 노조 해직 4년 행사,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등 참석

“엄혹했던 시절 누가 나서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가장 앞장서서 언론인의 긍지를 지켰다. 지켜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사람은 6명의 해직자가 아니라 저와 동료 조합원, 시민이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YTN 대량 해직 사태 4년을 하루 앞둔 5일 저녁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YTN 해직 4년 행사가 열렸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와 한국기자협회(협회장 박종률)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해고된 언론인들과 언론계 원로,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YTN은 지난 2008년 10월6일 당시 구본홍 사장 낙하산 저지 투쟁을 벌인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 우장균 기자를 해고하고, 조합원 6명 정직, 8명 감봉, 13명 경고 징계를 내렸다. 80년대 이후 최초의 언론인 대량해직·징계 사태였고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신호탄이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기자협회장 선거 후보 때 YTN 해직기자 6명 복직이 선거공약이었다”며 “배석규 YTN 사장은 저널리스트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성을 회복해서 언론인으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행사에 정당 대표로는 유일하게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전두환 노태우 때도 안 하던 (언론인) 집단 징계 해고가 이명박 대통령 들어 21세기에 벌어졌다”며 “(대선까지 남은) 74일 동안 혼심의 힘을 다해 다시는 ‘공정방송을 말한다는 것이 웬말이냐’는 얘기를 안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캠프측도 참석해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대위 미디어단장으로 첫 공식행사 자리에 나선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문 후보 캠프에서 준비한 약속은 방송 공공성 회복, 언론의 정치적 활용 차단을 위한 ‘김재철 방지법’, 해직·징계 언론노동자 원상회복, 지역방송·종교방송 활성화”라며 “해직 5년을 기념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후보가 5년을 맞지 않게 해야 할 것인지 자명한 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후보는 사전행사로 열린 ‘대선후보·현업 언론 3단체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참여해 서약했다. 세 단체는 지난달 28일 세 후보 캠프에 서약식 동참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측도 서약에 지지를 통보했으나 지방 일정으로 인해 박선숙 선대본부 총괄본부장이 대신 YTN 해직 4년 본행사에 참석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측에서는 답변이 없었다.
박선숙 본부장은 “안철수 후보는 협약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존재 이유이다. 그것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전해달라고 말씀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는 잃을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인데 그것조차도 괴롭히고 못살게 하는 잔인한 정치세력 앞에 서 있다”며 “반드시 이기고 싶다. 상식과 예의가 통하는 세상을 이제 찾아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의 부축을 받아 무대 위에 올랐다.
“저는 요새 웃음을 잃었다. 그저 YTN에서 싸우신 여러분이 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가 싸움을 했지만 전략주체를 만들지 못했다. 실천의 주체를 만들지 못하고 투표장에만 간 것이다. 그 결과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파교체였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모색할 것이 아니라 유신 잔재를 청산하는 데 앞장 서야 한다.”
명진스님은 최근 MBC의 안철수 후보 검증 보도에 대해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명진스님은 “새누리당이나 보수 언론에서 다운계약서나 논문에 대해 죽기 살기로 검증할 자격이 있느냐”며 “사기, 증거인멸, 해외도피, 위장전입 등 14범짜리 대통령을 만든 것은 새누리당”이라고 꼬집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정의를 말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권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해직기자는 현장으로, 해고 노동자는 현장 라인으로, 중은 법당으로 제자리 찾아가는 12월이 되길 바란다.” (명진스님)


1975년 동아일보와 2008년 8월 KBS에서 두 번 해고된 ‘해직기자’ 출신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동아투위 10명의 선배들은 긴급조치로 구속되고 1년 이상 살고 나왔다”며 “당시 박정희 유신독재시절은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끝이 보인다”고 위로했다.
“YTN 해직기자들 너무 걱정 마시라. YTN에 안 돌아가면 어떤가. 제가 다시 KBS로 돌아가면 스카웃해 가겠다.”
이날 행사에는 YTN 해직자들 뿐만 아니라 MBC, 국민일보 해직자들도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YTN 기자 6명 해고를 시작으로 MBC에서 8명, 국민일보에서 3명의 해직자가 나왔다. 사회를 맡은 박진수 YTN 노조 조합원은 해직자들에게 서로 누가 더 독한 지 가리키도록 했다.
MBC 해직자 중에 가장 독한 사람으로 지목된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편파방송 빌보드차트가 있었다면 재철스타일이 1위였을 것”이라며 “다음주 목요일(11일) 방문진 노사 대표 의견청취에 김재철 사장이 스스로 나가겠다고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결단만 남았다. 결단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YTN에서 가장 독한 사람으로 지목된 해직자는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었다.
“노조가 배석규 사장에게 해직자 복직 문제를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YTN 사장 자리는 민간인 불법사찰의 장물임이 드러났다. 해직자 입장에서는 장물애비하고 협상을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조합원들이 4년 동안 버티면서 힘들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못하겠다고는 못했다. 그런데 배석규 사장은 ‘너희들이 나쁜 놈이라고 사과하면 복직 협상하겠다’고 했다.”
노 전 위원장은 “배석규 사장이 있는 한 저희들이 복직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일보 해직자를 대표해 나온 황일송 기자는 “6개월 파업 끝에 해고됐는데 MB정권의 마지막 (언론) 해고자가 아닐까 싶다”며 “9월6일 해직돼서 이제 한 달 됐는데 해직생활이 너무 힘들다. 여기 해직 4년, 37년 된 선배들을 보고 오히려 용기를 얻어간다”고 말했다. 황 기자는 “4년까지는 바라지 않고 6개월 내, 늦어도 1년 안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MBC에서 해고된 정재홍 PD수첩 작가는 “우린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해고됐는데 그 분위기가 뭔가 지켜봤더니 PD수첩이 문을 닫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해고했다”며 “응답하라 PD수첩을 할 때 안철수 후보는 왔는데 차기 정권을 담당하겠다는 여당 박근혜 후보는 초청했음에도 메시지 하나 전달하지 않고 있다. 언론탄압을 용인하는 것인지 그분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YTN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장혁 PD가 2009년 제작한 쌍용차 돌발영상이 상영됐다. 사회를 맡은 이광연 YTN 앵커는 “쌍용차 문제를 겉핥기식으로 알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지영 작가가 쓴 의자놀이에서 가장 머릿속에 맴돌았던 구절은 쌍용차 노동자가 ‘우리보고 사회에서 나가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는 말”이라고 전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쌍용차 돌발영상을 거론하며 “광주학살 이후에 현대 사회에서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있을까 생각한다”며 “언론학살은 노동자 민중을 학살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처음으로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없는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민주노총의 대선 방침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아니다. 일하는 것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없도록 노동자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전두환 정권 시절 제작거부를 벌였지만 선배들이 경찰과 기무사로부터 보호해줬다”며 “군사시절 정권의 나팔수였던 선배들도 그런 의식을 갖고 있었는데, 요즘 언론계를 보면 최소한 언론계 공동체 의식까지 깨진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도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19일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사측의 압박과 유혹을 이겨내고 해고·정직이 된 동료와 연대를 이뤄 불의에 맞서 싸우는 YTN 조합원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얼마 전 타계한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무기를 내려놓지 말자고 했습니다. 사회 불의에 여전히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고 했어요. 여러분의 무기는 바로 공정보도라고 생각합니다. 루쉰은 길은 애초에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걸어가면 그게 길이 된다고. 권력에 아부하는 왜곡 보도를 거부하고, 해직 동료와 연대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YTN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 루쉰이 말한 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연대할 동료를 가진 여러분이 저는 너무 부럽습니다. 아마 홀로 외로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연대에서 인간에 대한 희망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힘들더라도 그 희망의 불빛을 꺼트리지 말아주세요.”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시사매거진 2580, 기자 얼굴 안 비추는 진짜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6일자 기사 '시사매거진 2580, 기자 얼굴 안 비추는 진짜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공정방송' 배지 착용했단 이유로 기자 리포트 장면 삭제, 다른 화면으로 대체

시사매거진 2580이 지난 1994년 방송을 시작한 처음으로 프로그램 시작을 알리는 기자들의 스탠드 리포팅 없이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 중간 인터뷰 장면이나 취재 과정을 보여주는 화면에서도 기자들의 얼굴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들의 모습이 보이더라도 주로 옆모습이나 뒷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23일 우리나라 의료체계상 신속한 환자 치료가 불가능해 사고 이후 제 시간에 치료를 받아야 살 수 있는 골든타임은 드라마 내용일 뿐이라는 내용의 (골든타임은 없다)는 리포트를 냈다.
또한 지난 91년 5월 유서를 대신 써주고 동료의 죽음을 이르게했다는 강기훈씨가 2007년 진실과 화해위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재심 결정이 났는데도 판결을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다룬 (21년간의 외침)과 용산에 위치한 쪽방촌인 동자동 마을을 그린 (동자동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그런데 보통 스탠드업으로 시작하던 리포트는 온데 간데 없이 기자들의 오디오의 소리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방송 중간에 얼굴을 비췄던 기자들도 철저히 풍경화면으로 대체돼 베일 속에 가려졌다.
(골든타임은 없다)를 리포트한 최훈 기자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다리를 절단한 시민과 인터뷰 하는 장면과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비판하는 의사와 인터뷰 화면에서도 옆모습과 뒷모습만 볼 수 있었을 뿐이다.
(21년간의 외침)를 리포트한 정시내 기자는 강기훈씨와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잡힌 풀샷을 제외하고 뒷모습만 나왔다.
(동자동 이야기)를 리포트한 강나림 기자도 동자동 주민들과 동네 주변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 나오지만 꽤 먼 거리에서 잡힌 화면이 주로 나온다.

▲ 지난 23일자 시사매거진 2580 화면 중 일부

이 같은 장면은 지난 23일 방송 직전 편집 과정에서 기자들의 모습이 통째로 삭제가 됐거나 다른 그림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보통 기자들이 서서 전면이 나오는 오프닝 리포트는 삭제돼 오디오만 나오는 화면으로 대체됐다. 기자들이 가슴 한켠에 '공정방송'이라고 쓰여진 배지를 찬 모습이 방송에 나가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21년간의 외침)를 리포트한 정시내 기자는 당초 강기훈씨와 인터뷰하기 위해 함께 공원으로 걸어들어가는 장면이 있었지만 배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뒷모습이 나온 화면으로 대체됐다.
심원택 시사매거진 2580 부장은 편집과정에서 '기자들이 차고 나온 배지가 보이는 화면은 삭제하거나 다른 그림을 무조건 덮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은 지난주 배지를 착용하고 방송한 책임을 물어 경위서까지 제출한 바 있다. MBC 경영진은 배지 착용에 대해 '노조에서 제작한 배지'라며 방송에서 노조활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자 기자들은 자체 제작한 배지를 착용하고 23일 방송을 제작했다. 그러자 MBC 경영진은 배지가 보이는 화면 자체를 가리는 꼼수를 선보인 것이다.
시사매거진 2580은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기자들이 서서 방송 전반에 대한 주제를 설명하는 리포트를 하는 것이 전통이다. 또한 스탠드업 리포트를 하게 되면 화면 바로 아래 기자들의 이름이 나가게 되는 전통도 이번 일로 인해 사라졌다.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취재 기자의 얼굴과 이름을 같이 내보냈는데 얼굴도 이름도 사라져버린 것이다. 결국 취재기자의 이름은 프로그램 마지막 크리딧 자막으로 밀려났다.
시사매거진 2580 기자는 "공정방송 의지를 보이기 위해 양심상 배지를 착용했는데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 고유의 포맷이 하루 아침에 바뀌면서 수십년 된 시사매거진 2580의 전통이 깨져버렸다"고 토로했다.

▲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이 방송에서 착용했던 배지

특히 심원택 부장은 편집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향해 '방송이 안되면 책임져라'고 말해 사실상 이 문제로 불방이 될 경우 기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이 단순한 헤프닝을 넘어 갈등이 깊어지면 방송 파행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은 업무복귀 이후 안철수 원장 아이템이 폐기되고 이에 항의하는 두명의 기자들이 징계성 조치로 교육발령을 받은 일이 이어지는 등 MBC 경영진들이 방송 파행 사태를 유도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일 역시 양심에 따른 행위까지도 방송 파행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 기자들의 주장이다.
한 기자는 "이 문제로 인해 방송 파행까지 가는 것을 기자들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며 "배지 착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MBC 경영진의 모습을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MBC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애초 공정방송 배지는 보도국 조합원들이 업무 복귀를 하면서 노조에 제안해 제작하게 된 것"이라면서 "MBC 경영진이 배지 착용에 대해 노조활동의 일환이라고 하는데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이 자체 제작한 배지까지 문제를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간사는 "배지 착용은 기자들 스스로 공정방송을 하자는 다짐이지 노조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기자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가치이고 다짐이다. 공정방송을 못했기 때문에 시청자와의 약속을 밖으로 표현한 것이 뭔가 잘못된 건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28일 토요일

김재우 연임 확정, “김재철 지키라는 청와대 특명”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7일자 기사 '김재우  연임 확정, “김재철 지키라는 청와대 특명”'을 퍼왔습니다.
[해설] 공정방송 요구 반발 여론 거셀 듯… 캐스팅보트 쥔 여권 추천 이사 행보 주목

김재우 8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9기 방문진 이사에 연임됐다.
27일 방문진 이사 선임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해 김광동, 차기환 등 총 3명의 기존 8기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 이밖에 김충일 언론중재위원과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미디어학부 교수가 여권 추천 이사로, 최강욱 변호사와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선동규 전 전주 MBC 사장이 야권 추천 이사로 선임됐다.
MBC 방송 정상화를 위해 기대를 모았던 9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명단에 김재우 현 방문진 이사장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김재철 사장 체제를 유지시키라는 '오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새 방문진 이사 구성에 따라 사실상 김 사장을 퇴진시켜 MBC를 정상화 시키겠다는 여야 합의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170일 동안 MBC 파업에서 보여준 공정방송 요구 국민여론도 이명박 정부의 '몽니' 앞에 철저히 무시당한 모양새다. 업무에 복귀한 MBC 노동조합도 이번 이사 선임 결과는 사실상 김 사장 체제를 유지시키려는 수순으로 보고 김 사장 퇴진이 어렵게 되면 파업 재개 여부를 놓고 장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해 총 3명의 현 방문진 이사들이 선임된 것은 김재철 사장을 계속 임기 말까지 끌고 가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낙하산 사장을 통한 언론 장악 문제가 MBC 파업 때처럼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이사장은 MBC 파업 사태를 철저히 외면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MBC 파업은 정치 불법 파업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김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MBC 노조의 주장일 뿐이며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8기 방문진은 청와대 3, 여당 3, 야당 3 등 6대3 구도를 활용해 MBC 파업 사태를 방관해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판을 넘어서 김재철 사장을 비호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8기 방문진은 야당 추천 3명의 위원들이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발의했지만 부결시켰고, 김재철 사장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조의 요청을 받고 지난 3월 감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자체 조사도 하지 않고 넉달이 지나서야 큰 문제가 없다는 MBC 자체 감사 결과만을 보고받았다. 방문진은 MBC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실상 MBC 공정방송 문제와 노조의 파업, 김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것이다. 이 같은 행보로 봤을 때 김재우 이사장이 9기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김재철 사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 연임 확정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MBC 파업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고 이후 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새 방문진을 통해 김 사장의 퇴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흘려왔다. 그리고 정치권 합의까지 이르고 MBC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며서 사태 해결 가능성을 높였다. 박 전 위원장이 MBC 파업 사태 해결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얘기도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이 MBC 파업 문제를 언급한 것은 MBC 파업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MBC 파업 사태 해결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방문진 이사 구성이 김재철 사장 체제가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확정되면서 박 전 위원장 측이 이명박 정부와 모종의 거래를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

▲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을 대선까지 끌고 가면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반발 여론이 커질 수 있지만 MBC 방송정상화에 따른 보도가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다는데 무게를 두고 이번 방문진 이사 결정을 사실상 방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MBC 노동조합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까지 한달만 버티면 김 사장이 물러나고 공정방송의 틀을 새롭게 짜겠다는 로드맵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복귀 후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인사 발령 등 보복성 인사 조치를 당하고, 징계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김 사장 퇴진 이후 복구시켜 놓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MBC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3명의 현 방문진 이사가 선임된 것에 대해 "170일이라는 방송사상 최장기 파업을 초래해 MBC를 파국으로 몰고 온 현 사태에 대해 김재철 사장과 함께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라며 "그러한 자들이 또 다시 3년 동안 MBC를 관리감독하겠다며 방문진 이사 지원을 했고,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에게 다시 그 책임을 맡겼다. 그야말로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MBC 노조는 "이미 부적격자로 판명된 방문진 이사 3명의 재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측근인 김재철을 비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들 3인에게는 김재철을 지키라는 청와대의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이것은 사리분별력을 잃어버린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노욕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MBC 노조가 파업을 재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지난 17일 정영하 위원장은 업무 복귀를 결정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기존 방문진처럼 해임안을 낼 수 없다고 버티는 국면이면 다시 파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MBC 이용마 홍보국장은 파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 "김재철 사장 퇴진이 어려운 쪽으로 상황이 이르면 중단된 파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재우 이사장을 포함한 현 방문진 이사를 추천해 김재철 사장 체제를 유지하려는 뜻을 분명히 한 이상 새누리당 추천 이사로 선임된 김충일 언론중재위원과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미디어학부 교수들이 김 사장 퇴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사실상 김재철 사장 퇴진 해임안이 제출되면 이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여권 추천 이사들에 대해 "보수적 성향은 맞지만 뉴라이트 출신들은 없고 극보수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김 사장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 같은 여론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김 사장 해임안이 제출되면 무조건 감싸기에 급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MBC 복귀 직후 무더기 보복인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5일자 기사 'MBC 복귀 직후 무더기 보복인사'를 퍼왔습니다.
비관련 부서로 대거 전보 조치… “공정방송 요구 짓밟는 만행”

MBC가 업무 복귀 첫날인 18일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게 인사 발령을 냈다. 특히 기존 업무 관련성이 전혀 없는 부서로 인사 발령을 내면서 파업 참가에 따른 보복성 인사 조치 성격이 뚜렷하다. 10년차 기자가 취재 현장이 아닌 건설 현장으로 출근해야만 하는 식이다.
보복성 인사발령 대상자는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54명이다. 본인의 동의는 물론 사전 통보도 받지 않아 단체협약상 절차적 하자도 발견된다.
MBC 노조가 ‘인사 테러’로 규정한 인사 발령안을 보면 새로 조직개편된 미래전략실과 중부권 취재센터를 포함해 사회공헌실, 신사옥건설단, 용인드라미아, 뉴미디어글로벌사업국, 수원, 인천, 성남, 일산 등 서울경인지사 총국 등 기존 업무와 상관 없는 곳으로 파업 참가 인원들을 전보 조치했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근무지를 동원해 파업 참가 인원들을 분산시켜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용으로 보면 조능희 (PD수첩) PD의 경우 기존 교양제작국에서 사회공헌실로 전보 조치됐고, 외주제작국 외주제작2부 소속이었던 송일준 PD와 오동운 (PD수첩) 전 PD도 각각 미래전략실과 신사옥건설국으로 전보 조치 됐다. 이미 19명의 시사교양PD들은 중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시사교양국 소속 조합원 55명 중 21명이 업무에서 배제돼 이번 보복성 인사의 집중 탄압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PD수첩의 경우에도 담당 PD 10명 중 6명이 징계를 당한 상황에서 PD 한명을 교양제작국으로 전출시키고 7명을 새로 발령내면서 정상적인 시사 프로그램 제작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도부문 기자들에 대한 표적 인사조치 양상도 뚜렷하다. 파업 기간 중 30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이번 인사 발령에서 25명의 기자들이 전보 조치돼 실무 취재인력 100명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기존 업무에서 배제됐다. MBC 노조 파업의 얼굴을 담당해 파업 소식을 알렸던 아나운서들도 보복성 인사 조치 대상이 됐다.
아나운서국 전체 조합원 37명 중 7명이 징계를 당한 이후 이번 인사에서 신동진, 허일후, 김상호, 김범도 아나운서가 아나운서직 업무와 관련 없는 사회공헌실, 미래전략실 등으로 전출됐다.이번 인사 발령 조치에 따라 파업 기간 중 징계를 당한 98명에 더해 15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원직에 복귀하지 못했다.
MBC 노조는 보도·시사교양 부문의 조합원들에게 인사발령 조치가 집중된 것을 두고 “공정방송 회복과 뉴스 개선 투쟁을 원천봉쇄하고 부역 간부들의 입맛에 맞는 편파보도를 계속 자행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무차별한 보복을 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공식적으로 이번 인사 발령이 파업 대체 인력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MBC 한 인사는 “이번 인사 조치로 경영진에 비판적인 웬만한 사람은 솎아서 징계를 한 것으로 더 이상 징계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MBC 노조는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이번 인사 발령의 부당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MBC 법률 대리인 신인수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는 “단체협약에 의하면 사전 발령 대상자와 협의를 하게 돼 있는데 협의를 무시했고, 내용상으로도 인사 발령 필요성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조합원들의 전보된 상황과 자료를 취합 중이고 이르면 내일(25일) 소송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2일자 기사 ' KBS 또 기자 해고설 술렁…"파국부를 것"'을 퍼왔습니다.
새노조집행부 전원·기자 특별인사위 회부…"공정방송 투쟁 정당, 조직정상화에 찬물"

KBS가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지 한달을 훨씬 넘긴 시점에 돌연 파업 참가 집행부와 기자 7명을 징계위원회(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최근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홍기호 부위원장, 장홍태 사무처장, 최경영 공추위 간사(보도), 강윤기 공추위 간사(제작), 성재호 특임국장, 김경래 편집국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과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 정윤섭 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특별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자는 7명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특별인사위를 오는 24일에 개최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새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 칼날을 휘두른다는 말이 사내에 퍼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철우 KBS 새노조 홍보국장은 22일 “집행부 16명 전원과 기자협회 간부 등에 대해 오는 24일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 KBS의 방침”이라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 등 대표자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남 국장은 “공정방송 쟁취라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에 해당되므로, KBS가 주장하는 불법 정치파업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함철)는 20일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명의 기자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임’ 등 중징계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KBS 경영진과 이화섭 본부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들도 신의성실과 노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징계 규모와 수위를 최소화해 현재 가까스로 정상화되는 일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특별인사위원회 결과가 노사관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지, 아니면 파국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방문진 이사만 잘 뽑아도 비극 막을 수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8일자 기사 '“방문진 이사만 잘 뽑아도 비극 막을 수 있다”'를 퍼왔습니다.
[김창룡의 미디어창] 6:3 구도를 5:4 구도로, 사장 중간평가제 도입도 검토해야

공영방송의 파업은 파업 당사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큰 교훈을 남겼다. 가장 큰 교훈이라면 권력이 개입한 ‘낙하산 사장’으로는 공정방송을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낙하산 사장은 안된다’는 것이 방송인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지만 권력의 생각은 달랐다.

권력을 잡은 정치인들은 영향력 1~2위의 공영방송사를 자기손아귀 안에 두고 싶어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공영방송사 사장을 ‘낙하산 사장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고르고 골랐다. 낙하산 사장을 통해, 국민의 뜻보다 권력의 의중을 읽고 ‘알아서 기는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만들었다.

참다못해 구성원들이 거리로 뛰어나온 것이 바로 공영방송 파업이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포기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또 다시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에 의지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고통과 자기희생,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번 파업만으로도 충분히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보도의 중요성은 알려졌다.

앞으로 파업없이 공정방송을 보장하기 위해선 최소한 세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공영방송 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의 이사 선임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과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음달 8월이면, KBS이사회, MBC의 방송문화 진흥회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다. 각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사들이 어떤 사람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선임되느냐가 사장 인물을 결정하는 셈이다. 그동안 이사 선임은 각 정당이나 해당 단체에서 추천하는 식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적격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없었다. 이제는 검증의 시대다.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권을 가진 이사 선임이 현재처럼 밀실에서 몇사람 손에 의해 결정되면 파국은 막을 길이 없게 된다. 이사 선임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파업의 쓰라린 교훈이다.

두 번째, 공영방송사 사장에 대한 중간 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여야가 앞으로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과 관련된 어떤 개정안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지만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만큼 합의가 쉽지않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이후 2년간을 중심으로 중간평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것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이중장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사장을 선임하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방송을 위해 권력자가 아닌 국민의 눈치를 보라는 강력한 주문이 될 것이다. 내부 구성원들이 중간평가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다.

 
MBC 김재철 사장 ©연합뉴스

세 번째, 현재의 여야 6:3 구도는 5:4 구도로 변경돼야 한다.

현재처럼 여야 추천이사수가 6:3의 비율로는 여야 합의가 필요없다. 여당의 일방적 주장과 결정으로 얼마든지 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의사결정방식이다. 이 수치를 5:4로 바꾸고 삼분의 이 찬성을 얻을 때 사장 선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서로의 이해와 양보, 타협이 필요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2일로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KBS 이사에 97명, 방문진 이사에 54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들중에는 이미 ‘황당한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미디어오늘’은 전하고 있다.

지원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선별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되기를 기대한다.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또 다시 파업에 버금가는 혼란이 오게된다. 공영방송의 좌초는 한국 사회의 퇴보로 이어진다. 정치권에 전적으로 공영방송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제2, 제3의 파업을 예고하는 불행한 일이다. 쓰라린 경험에서 귀한 교훈을 얻어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면 한국의 공영방송은 더욱 건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cykim2002@yahoo.co.kr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KBS 이런 식이면 대선 때 여론조작 못막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8일자 기사 ' “KBS 이런 식이면 대선 때 여론조작 못막아”'를 퍼왔습니다.
파업 후 첫 공방위 변명·물타기·거부로 일관…“다른 방법 모색 필요”

파업복귀 후 일부 나아질 조짐을 보였던 KBS 내부의 공정방송 분위기가 최근 이상득 구속 보도 등을 비롯해 노사간의 공정방송위원회 논의 행태를 두고 다시 회의적인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KBS 새노조가 발표한 20차 공정방송위원회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KBS 노사가 지난 13일 개최한 공방위에서 KBS 간부진들은 논의된 안건 가운데 문책과 재발방지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날 안건 가운데 ‘노건평 관련 “수백억 뭉칫돈 발견” 리포트’(5월 18일 9시뉴스)의 경우 ‘뭉칫돈’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밝혔는데도 MC 멘트에서 ‘노대통령 재임기간 중 거래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고 보도한 문제였다.
새노조 위원들은 이를 두고 “문제의 MC 멘트는 데스크가 자의적으로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검찰이 ‘뭉칫돈’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재차 확인했는데도 후속보도를 하지 않았다”며 “‘미디어 비평’ 등을 통한 정정보도 등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KBS 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거부했다.
총선 직후 방송된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의 아이템이 북한과 종북 위주로 편중되게 선정되는 과정에서 길환영 부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새노조 위원들이 집중 질의했다. 이에 대해 길 부사장은 제작 EP에게 직접 전화하긴 했지만, 아이템 선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노사동수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제안에 대해서도 길 부사장은 거부했다.
또한 총선 법정 선기기간인 4월 2일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이 방송된 경위에 대해서도 KBS는 주례연설 폐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시 중앙선관위가 자제의견을 제안했는데도 KBS는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방송을 강행했었다.
책임자 문책과 주례연설 폐지요구에 대해 KBS는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례연설은 국정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고 새노조는 전했다.
새노조는 17일 공추위(공정방송추진위원회) 주간보고서를 통해 이번 공방위에 대해 “파업전과 달라진 건 단 하나도 없었다”며 “길환영 부사장이 이끄는 KBS 최고위 간부진은 강고한 국가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공정방송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다”고 혹평했다. 새노조는 “오로지 변명·물타기·거부로 이어지고 있는 명목뿐인 공정방송추진위원회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사측의 정파적인 보도행태를 시청자에게 직접 알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야 할지 중대 기로에 서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대통령 선거기간에 갖가지 여론장난질을 통해 정부여당 편들기를 할 사측의 여론조작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개탄했다.
한편, KBS는 지난 11일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됐을 때 9시뉴스에서 뉴스 2꼭지만 간략히 내보내는 데 그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 구속 때 8꼭지를 방송했던 것에 비춰 이중적인 태도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KBS 새노조는 “KBS가 정파적이라고 의심받는 이유, 집권여당의 꼭두각시라고 세간의 비아냥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이런 일관성 없는 9시 뉴스의 편집 행태들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중징계


이글은 뷰스앤뉴(Views&News) 2012-06-19일자 기사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중징계'를 퍼왔습니다.
민주당 "참으로 어이없는 적반하장"

YTN 사측이 19일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3명에 대해 중징계결정을 내렸다.

YTN 사측은 이날 불법파업 주도, 업무복귀명령 거부, 불법점거농성을 통한 업무방해 등을 사유로 김종욱 노조위원장에 대해선 정직 6개월 처분을, 임장혁 노조 공정방송 추천위원장에 대해선 정직 4개월 처분을 그리고 하성준 노조 사무국장에 대해선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YTN 노조의 파업은 공정방송을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원들의 정당한 요구에서 시작된 것이자 전 노조 지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철회하라는 요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YTN 사측이 노조원 3명에 대해 징계결정을 내린 것은 후안무치한 작태라고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YTN 파업의 근본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배석규 사장 본인이다. 보도국장 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해 뉴스보도가 형평성을 잃어버리게 만든 배석규 사장이 바로 파업이라는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이라며 "그럼에도 노조원에 대해 징계결정을 내린 것은 퇴진해야 할 사람이 칼자루를 쥐는 참으로 어이없는 적반하장의 경우라 할 것"이라고 배사장을 맹비난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한국의 언론 실상, 제대로 알려면 <피떡수첩>을 보시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08일자 기사 '"한국의 언론 실상, 제대로 알려면 을 보시라"'를 퍼왔습니다.
[전태일 통신] 파업 중인 최승호 MBC PD 인터뷰

92년에도 MBC는 파업을 했다. 당시 파업의 요구는 최창봉 사장의 퇴임이었다. 52일이나 진행되었고, 손석희 아나운서가 전과자(?)가 되면서 스타가 되기도 했다. 당시 파업특보를 돌리던 조합원 중에는 김재철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지금 그가 또다시 MBC 파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인기 절정의 드라마가 결방되고, 최고의 주말 예능프로그램이 두 달 넘도록 방송되지 않고 있다. 임시 기자가 선발되고, 프로그램 편성이 바뀌고, 시청률은 종편채널과 경쟁이라도 하듯 한 자리 숫자를 찍고 있다. 그리고 그는 지금 MBC 역사상 가장 길고 질긴 파업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MBC의 사장이다. '숙박왕', '패션왕'이라는 비아냥거림과 처절하게 낮은 시청률과 무더기 결방, 간부급 직원들의 보직사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눈 깜짝하지 않는 배짱을 가진 사장님이다. 스스로를 부정하기도 한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조인트를 까이면서도 좌파척결의 임무완수와 현 정권의 최전선 방파제로 흔들림이 없으신 김재철 사장님도 MBC 노조 조합원이었고, 한때는 공정방송을 외쳤다. 근래 방문진 이사회는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을 부결했다. 그는 아직도 사장이다. 사장으로서의 업무를 전혀 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딘가를 배회하고, 끊임없이 추문을 낳고 있지만 '사장'직은 버리지 않았다.

그의 퇴임을 요구하는 여론은 무한도전 결방에 따른 짜증지수와 함께 급격히 상승하고 있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 놀라운 멘탈의 소유자 사장님이 있다. 그리고 '끝장파업', '종결파업'을 외치며 하루하루 기록을 더해가고 있는 이 파업의 한 가운데 최승호 PD가 있었다. PD수첩에서 광우병 쇠고기, 스폰서 검사 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그가 지금 프로그램을 위해 현장을 누비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그를 만났다. 기약 없는 파업에 힘들다고 말했지만 또박또박 단호하게 파업을 말하는 그의 단어 하나, 쉼표 하나에서 산처럼 무거운 진중함이 배어나왔다. 

최승호 PD. ⓒ연합뉴스

늘어나는 파업대오, 웃으면서 즐겁게, 하루하루가 기록

강은주 : PD수첩의 PD로도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요. 간단하게 입사 이후 어떤 프로그램을 만드셨는지 소개 좀 부탁드릴께요.

최승호 : 제가 86년도에 MBC에 입사했고 그 중 가장 길게 한 프로그램이 PD수첩이에요. MBC 26년 기간 중에 7년 정도니까 가장 길죠. 다른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를 주로 했고, 정보프로그램도 했어요.

강은주 : PD수첩은 굉장히 유명한 프로그램이 많았어요. 황우석 사건을 비롯해서 스폰서 검사까지. 사회적 반향도 많이 일으켰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최승호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뭐 황우석이죠. 그땐 정말 죽다 살았으니까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죠.

강은주 : 역사상 가장 긴 이번 파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최승호 : 우리가 87년에 노조가 생기고 난 뒤에 지금까지 파업을 뭐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 중에 가장 긴 파업이 우리가 92년에 했던 그 52일 파업이에요. 그 때 52일 파업을 하고 우리가 파업을 풀었는데 이번에는 52일 파업을 했는데도 풀릴 기미가 안보이네요. 매일매일이 기록이 되는 거죠. 파업을 하는 동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힘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은주 : 파업이 오래되면 지치고 많이 힘드실 텐데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최승호 : 내부 분위기가 뭐랄까. 자생성의 폭발 이라는 표현도 하는데 지도부가 끌고 가는 스타일의 파업이 아니고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파업 프로그램에 각각 참여해서 즐기면서 하는 파업이더라고요. 저도 이제 사실 제가 이제 직급이 부장이 되고 나면 원래 조합에서 자동 탈퇴가 되었었기 때문에 과거에는 제가 조합을 나와 가지고 한참 있었어요. 부장이 되고난 지 꽤 오래 되었기 때문에 그 동안에 제가 이제 파업을 못했죠. 최근에 규약을 바꿔가지고 부장급 이상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해서 재가입 한 건데 다시 와서 이번에 파업을 경험해보니까 옛날에 우리가 하던 파업하고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강은주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많이 다르던가요?

최승호 : 우리는 옛날에 뭐 구호하고 운동가요 이런 거 불렀고 파업가 이런 거 부르고 그랬는데 내려와 보니까 그런 운동 가요는 하나도 안 불러요. 애들이 그냥 막 놀아 계속 춤추고 놀고 풍자하고. 에너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에너지를 자꾸 계속 새로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강은주 : 긍정적인 에너지가 파업의 동력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조합원 중에 파업에 가담하고 계시는 분이 얼마나 되나요?

최승호 : 지금 우리 조합원이 한 1000명 되는데 1000명 중에 필수요원도 있고 해서 규약 상 제외한 인원들이 있는데 시작할 때가 600명 정도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800명 가까이 돼요.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거의 한 30년 정도 회사 근무하신 국장 본부장 역임하셨던 선배들이 30명 정도 지금 노조에 재가입을 하셨어요. 파업대오가 늘어나고 있어요.

강은주 : 말씀해주셨다시피 직급이 높은 간부들까지 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다니 조만간 끝날 파업이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최승호 PD도 부장이신데 파업에 동참하실 때 고민이나 부담은 없으셨나요.

최승호 : 저는 뭐 워낙 내놓은 사람이기 때문에 전혀 뭐 갈등이나 고민이나 이런 건 없었고 다만 오늘 하시는 분들은 상당한 고민이 있으셨을 거예요. 실제로 정년퇴직을 1년 2년 이렇게 남겨두신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 몸도 힘들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월급을 못 받으니까 노후에 정말 퇴직 후에 은퇴준비를 하셔야 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 보면 굉장히 힘든 결정을 하신 거죠. 그 정도로 MBC 안에서 이번 파업에 대한 공감대는 거의 '99% 공감대' 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강은주 : 드라마 PD의 파업 결합으로 결방이 되는 상태까지 있었어요.

최승호 : 드라마 PD가 물론 과거에도 파업에 전혀 참석을 안했던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면적으로 참여를 많이 했죠. 그만큼 공감대가 크고, 공감대가 큰 이유는 그만큼 김재철 사장이 전횡을 많이 저질러서 '김재철 사장은 도저히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다', '이러다가 정말 MBC가 망가지겠다' 그런 공감대가 있는 거죠.

▲ 김재철 MBC 사장. ⓒ뉴시스

출세주의자 김재철의 MBC

강은주 : 전체 직원이 1600명 정도이고, 그 중에 1000명 정도가 조합원이에요. 그리고 파업 대오가 점점 늘어서 800명 가까이 된다고 하셨는데 대단한 규모의 파업이네요. 방송이 제대로 될 수가 없겠네요. 김재철 사장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현재 파업 대오를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김재철 사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많이 알려진 것처럼 숙박왕 김재철, 패션왕 김재철 등 법인카드 쓴 이야기 등은 상당히 유명해요. 최승호 PD가 인상적이었던 김재철 사장의 일화는 어떤 것이 있나요.

최승호 : 글쎄 뭐 다 알려진 얘긴데, 본인 스스로 그런 이야기를 해요. 자기는 자기가 MBC에서 사장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자기의 최대 목표는 MBC에서 부국장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자기가 사장이 됐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MBC에서 꼭 기자가 기사를 잘 쓴다고 높이 되는 게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했다고 해요.

그 자리에 참석했던 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상당히 충격적이죠. 본인이 청주 MBC 사장 시절 운전기사가 증언을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주를 방문했을 때 이 대통령 옆 옆자리에 앉았대요. 그러니까 굉장히 이 대통령하고 가까운 거죠. 그러면서 이제 이 대통령이 김재철 사장한테 '어이 김재철이 오랜만이네' 그렇게 존칭을 안 쓰고 이야기할 정도로 상당히 친한 관계라는 것이죠. 그 분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어린 기자들한테 '나처럼 기사 잘 쓸 생각하지 말고 정치권하고 가깝게 지내라 그러면 출세한다' 그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분이죠

강은주 : 별로 부끄러움이 없으신 분이네요.

최승호 : 부끄럼이 없는 게 아니라 그게 부끄러운 거라고 생각을 안 하는 거죠. 어떤 기자회견장에서 고향 사람들에게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고향에서 누가 뭐 경찰서 잡혀 들어갔다고 하면요 전부 저한테 전화가 옵니다. 그러면요 제가 영등포 경찰서에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어이 무슨 형사님 접니다. MBC 김재철' 경찰서 사람들은 자신을 사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기자라고 생각한데요. 그러면 사건에 대해 물어보고 청탁을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뭐 잘 풀린다는 거죠. 그런 얘기를 기자들이 다 있는데서 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게 부끄럽다 이런 생각을 아예 안하시는 분이죠

강은주 : 뭐랄까 우리사회의 기형적 역사가 키운 괴물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최승호 : 그렇죠. 지금 MBC가 파업이 계속되면서 방송이 파행 상태인 것은 물론이고, 시청률도 많이 떨어졌죠. 는 개편이라고 외주제작사에 맡겨서 만들었는데 시청률이 1%대 였어요. 그 정도면 방송사 문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올 지경인데 사장직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도 놀랍죠. 회사가 망하건 말건 자기는 충성을 하겠다. 자기를 위해서 또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서.

강은주 : 방송이 파행 상태인 것은 시청자들도 많이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도 마찬가지지만 방송 파행을 정상화 할 생각이 아니라 기자나 아나운서들을 프리랜서로 고용해서 쓰겠다는 발언도 했어요. 계약직 기자가 뉴스 리포팅도 했다고 하는데 지금 계약직 직원들이 많이 들어와 있나요?

최승호 :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이미 뉴스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전 요즘 MBC 뉴스를 안 봐서. 지금 당장 뭐 추진되고 있는 내용은 없지만 계약직 기자를 뽑는 일이 추진된 건 맞아요. 그걸 하려고 하면 사실 노사협상 해야 해요. 채용에 관한 거니까. 노조가 그걸 받아들일 리가 만무하죠. 일종의 엄포성 성격이 강한 거라고 봐요.

MBC는 파업에 동참한 아나운서들이 적지 않다. 뉴스와 대중의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있는 아나운서들의 파업. 그들이 스튜디오의 마이크가 아니라 길거리의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김재철 사장은 5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프리랜서 아나운서 5명의 고용을 천명했고, 4월 2일 파업동참 아나운서 35명은 블랙 슈트를 입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의 취재를 하러 온 기자들조차 MBC 정문에서 출입이 막혔다. 오늘도 MBC 화면의 하단에는 경력직 기자 등을 모집한다는 광고글이 흘러간다. 사장님은 막무가내다.

할 말은 하는 방송 만들고 싶다.

강은주 : 이 정도까지의 파업, 사상 초유의 방송 3사 파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엄청난 지지를 보내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러나지 않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승호 : 김재철이 독하다기보다 이명박이 독한 거죠. 노동조합의 손배 가압류도 상당히 괴롭죠. 정확히 액수는 제가 집행부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MBC에선 한 번도 없던 일이에요. 워낙 기본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강은주 : 최승호 PD님이 생각하시기에 김재철은 MBC를 무엇으로 생각한다는 생각이 드세요?

최승호 : MBC를 발판으로 자기가 출세를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또 출세를 하려면 권력에게 잘 보여야 하니까 그 권력에 충성을 바치는 거고, 그런 거 아니겠어요?

강은주 : 보수 쪽에서는 이번 파업에 대해 '지난 정부 때는 정권 비판적 방송이 없었다. 왜 현 정부에 대해 유독 비판적인가'하는 비난도 있어요.

최승호 : 보수 쪽에서는 MBC가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는 잘 먹고 잘 살지 않았냐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그 당시에도 다 청와대가 사장을 결정하지 않았느냐 근데 그때는 가만있다가 왜 지금은 그러냐' 이런 식의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볼 때는 맞지 않는 얘기죠.

물론 기본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방식 자체가 정권을 차지한 사람들이 지분을 많이 갖게 되어 있어요. 우리도 이에 대해서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언론에 대해 기본이 있는 분들이 사정으로 선임되었어요. 기본 양식이 있는 언론인들이라고 할 수 있죠. 결정적인 순간에 정부를 비판하는 방송을 막지 않았어요. 오히려 방송하라고 했지. 편파 방송 사례가 없었어요.

가장 큰 예로 황우석 사태 프로그램 같은 경우가 그래요. 노무현 정부가 굉장한 치명타를 맞은 거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은 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한 것이고, 당시 최문순 사장도 방송을 하자고 했지 금지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한미 FTA에 대해서도 MBC 스페셜의 조능희 PD 등이 비판적인 방송을 많이 했어요. 방송 때문에 여론이 많이 안 좋아졌잖아요. 우리는 정부가 불편해할 만한 방송을 많이 했어요. 현재와 같은 상황은 없었어요.

인터넷 상에서 '피떡 수첩'이 화제가 되었다. 이 은 그동안 PD수첩과 시사보도가 어떻게 김재철 사장 치하에서 망가졌는지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최승호PD에게 노골적으로 '노동 편향적'이라고 발언을 하고, 막무가내 인사조치는 기본이었다. 취재 아이템에 대해서는 '예민한 사안이다' 며 번번이 잘랐다. 취재를 가던 도중 돌아와야 했고, 선배의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경위서를 쓰라고도 했다. 사회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시사교양국 PD들은 그렇게 자신의 방송을 만들 수 없었다. 한진중공업의 김진숙도, 쌍용자동차 파업의 아이템도 번번이 묵살되었다. '민감하다', '정치적 사안이다' 라는 말은 그들을 좌절과 회의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의 사장이 바뀌기 전까지 돌아갈 수 없다. 그들은 절실했다.

김영삼 대통령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

강은주 : 방송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간섭하고, 재단하고, 아이템을 자르고 하는 일은 매우 비일비재했다고 들었어요. 무리를 해서라도 언론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 듯해요.

최승호 : 김재철, 그러니까 이명박 정권의 성격이죠. 현 정부의 성격이 저는 '업자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건설회사의 경우 회사의 사업에 불편한 보도가 나올 예정이라거나 방송이 되면 돈으로 해결하거나 힘을 동원해 기사나 보도를 막으려 드는 행위. 이것이 이 정부와 사장의 마인드에요. 지금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딱 그 정도에요.

언론이 비판 기능을 제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래야만 사회가 피가 순환하듯 돌아가면서 문제점은 고쳐지고, 문제에 대해 토론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분은 그런 의식이 전혀 없어요.

예전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에서 세종시에 관한 비밀문건을 보도한 적이 있어요. 특종으로 보도가 되었죠. 그 당시에 대통령이 이동관 수석한테 '거기는 당신네 회사인데 왜 그런 보도가 나오나'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이야기죠.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인식이에요.

이동관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앉혀 놓은 것은 이런 기사를 막으라고 앉혀 놓은 것인데 왜 못 막나. 이런 것이죠. 방송국 생활하면서 이전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겪어 봤지만 김영삼 대통령조차도 언론을 그렇게 보진 않았거든요. 김영삼 대통령도 정치를 오래한 사람이잖아요. 정치를 오래한 사람들은 언론을 그렇게 볼 수가 없어요.

돌아가면 '다른'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강은주 : 파업에 참여하는 MBC 구성원들의 연차도 굉장히 다양하다고 들었어요. 신입기자부터 오래되신 본부장님까지 파업을 하시는데 파업 이후 구성원들이 달라진 것이 있나요.

최승호 : 파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직군별로 온도차이가 있었어요. 지난해 같은 경우 시사교양국이나 라디오국은 엄청나게 많은 탄압을 받았고, 엄청나게 싸웠어요. 작년에는 우리가 100일 정도 피케팅을 했어요. 그때는 '기자들이 왜 우리 싸움을 도와주지 않을까. 기자들이 좀 나서서 같이 목소리를 내주면 이런 싸움이 더 쉽게 해결 될 텐데' 하는 섭섭함이 있었죠. 하지만 결국 기자들이 나중에 제작거부를 결의하면서 파업으로 이어졌어요.

처음 파업을 시작할 땐 감정이 남아있었는데 파업이 계속 진행되면서 기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같이 하면서 마음이 눈 녹듯 풀렸어요. 많이 이해를 하게 됐고, 전체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굉장히 돈독해지는 거죠. 단결력이 점점 강해진다는 걸 많이 느껴요.

강은주 : 파업에 동참한 사람이라면 나중에 업무에 복귀하게 되어 다른 파업을 다루는 뉴스나 프로그램을 만들 때 시선이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아무래도 파업의 경험이 있으니까요. 지금 국민들의 뜨거운 반응이나 기대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국민들이 원하는 '공정방송'이라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요. 지금의 홍보뉴스 같은 방송이 아니라 다른 언론을 보고 싶어 하는 열망 같은 것이요.

최승호 : 당연히 부담이 되고, 부담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의 지지가 많다는 것은 많이 느끼고 있어요. 파업하면서 외부 행사를 많이 하게 되는데 밖에 나가면 시민들의 반응이나 이런 것들이 체감이 되요. 또 나 같은 걸 인터넷에 올리면 거기에 대한 반응들이 오는데, SNS도 그렇고 몸으로 느껴져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부담을 많이 느껴야 당연한 것이고, 파업 후 다시 돌아가면 저는 분명히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은주 : 파업이 길어지고 있어요. '끝장 파업'이 매일매일 기록이에요. 파업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어떤 것일까요.

최승호 : 제일 힘든 부분은 아무래도 언제까지 해야 되는가 하는 부분이겠죠. 이미 기록을 깼는데. 되느냐 하는 부분이 되겠죠. 그게 제일 힘들죠.

방문진 이사회는 3월 28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부결했다. 여당 추천 인사들은 모두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반대했다. 반대표가 6표였다. 방송이 어찌되거나 말거나 그들은 김재철을 지켰다. 회사 법인카드로 초호화 숙박을 하고, 화장품과 마사지를 받았어도, 마구잡이 징계와 비상식적 운영에도 그들은 김재철을 지켰다. 아니 현 정부와 대통령을 지켰다. 정권의 가장 최전선 방파제가 된 방송국 사장이 쓰러지면 줄줄이 무너진다는 불안감이었을까. 국민들은 무한도전 못 봐도 좋으니, 시청자는 괜찮으니 파업으로 꼭 사장을 몰아내라고 응원하고 있다. 응원의 목소리는 방문진 이사회의 문을 넘지 못했다. 언제까지 이 파업을 계속해야 할까. 카메라와 마이크가 아니라 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려야 하는 것일까. 사장님이 자리를 지킬수록 그들은 단단히 뭉치고 있다.

공/정/방/송

강은주 : 지금 파업을 하는 곳은 MBC 뿐이 아니에요. KBS, YTN도 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파업을 시작하고, 또 지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다른 방송사보다 더 큰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더불어 어쩌면 MBC 자체적으로도 대단히 놀라운 파업이기도 하지만 언론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도 이렇게 많은 언론사들이 한꺼번에 비슷한 문제로 파업하는 일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방송사 뿐 아니라 국민일보,부산일보, 연합뉴스까지 모두 말이에요.

최승호 : 그만큼 이명박 정부가 대단하다는 얘기죠. 지금 이번에 뿐만 아니라 언론노조 차원의 공동파업은 그 동안에도 여러 차례 있었어요. 그때마다 MBC는 주동력으로 전력을 다하는 파업을 해왔어요. 이번에는 다른 방송사도 함께 파업하는데 그분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강은주 : MBC 기자회에서 이진숙 기자를 제명을 했어요. 기존의 전장을 누비던 기자가 아니라 김재철과 정권의 입이 되었어요. 이진숙 기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승호 : 이진숙 기자하고 저하고 동기에요. 사실 나름의 원칙도 있고, 예전에 후배들도 올바른 길을 가는 선배기자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보면,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말이 맞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이 해요. 제명을 당한다는 것은 매우 큰일이거든요. 물론 그분은 제명이 얼마나 큰일인지 안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는데, 저 같으면 정말 살기 싫을 것 같아요. 기자로서 살아온 자신의 인생 자체가 그건 완전히 부정당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이제 앞으로는 후배들하고 만나기도 어렵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강은주 : 김재철 사장 퇴진은 공정방송을 위한 하나의 상징이 될 테고, 하나의 징검다리가 될 것 같아요. 최 PD가 생각하는 공정방송은 어떤 것인가요.

최승호 : 다른 무엇보다 현장에 있는 기자와 PD들이 취재와 제작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공정 방송입니다. 중립성, 균형성 이런 것이 아니라 사장이라든지 임원진이라든지 간부 등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권력의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 하지 못하도록, 오로지 세상과 맞부딪히면서, 세상을 직접 보는 기자 PD들이 보고 판단한 내용을 그대로 방송할 수 있는 시스템 그런 상황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일단은 경영진이 방송에 관여할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해야하죠. 그리고 우리가 원래 갖고 있는 단체 협약에 국장 책임제라는 게 있었어요. 이걸 김재철 사장이 와서 없애버렸어요. 국장책임제일 때는 국장이 방송에 관한 실무적인 책임을 다 졌죠. 그래서 경영진이 방송을 하지마라 혹은 이런 내용은 빼라 이런 얘기는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사장이 와서 이걸 모두 바꾼 거예요. 중간관리자들이 전부 경영진에 예속이 되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됐죠. 국장급 인사도 많이 바뀌었고요. 이 국장급들이 모두 김재철 사장이 철저하게 신뢰하는 사람들도 채워졌어요.

사람을 만나는 시사교양국 PD

강은주 : 개인적인 이야기를 물어봐도 될까요. PD가 되겠다는 결심은 어제 하셨나요.

최승호 : 제가 원래 노는 걸 좋아해요. 연극하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제가 법대를 나왔는데,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연극을 했어요. 법서 팔아서 친구들하고 술 먹고 다니고 그랬어요. 그렇게 한 3년을 보내고 나니 전망이 안보이더라고요. 남자들은 그럴 때 도피하는 게 군대잖아요. 군대를 갔는데, 군대 동료 중 하나가 기자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어, 기자가 시험 쳐서 하는 거였어? 시험을 봐서 하는 거라고 하는데, 게다가학교 성적을 안 본다네. 그래서 '어 그거 괜찮은데?' 라는 생각을 했죠. 기자 시험을 쳐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제대하고 기자시험을 준비하려고 공부를 하는데, 그때 당시 MBC 시험을 제일 먼저 봤어요. 근데 차마 기자로는 못 들어가겠더라고요. 그때는 완전 '땡전뉴스'였거든요.

당시 친구들이 연극하던 친구들이니까 본격적인 운동권은 아니더라도 정권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친구들인데 만약 MBC 기자 시험을 본다고 하면 비난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찾아보니 PD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연극을 했으니까 드라마 PD 같은 걸 해보면 괜찮겠다 싶어서 PD 시험을 봤죠. 운이 좋았어요. 덜컥 붙었어요. 하필이면 88년 올림픽을 대비해서 올림픽 요원이라고 직원을 많이 뽑았을 때 다행히 들어왔죠. 그게 아니었으면 아마 못했을 거예요. 당시에는 시사교양국, 예능국 이렇게 나눠 뽑지 않고 한 번에 뽑았어요. 뽑힌 후에 지원을 하고, 지원자가 많으면 자르고 했어요.

강은주 : 원래 드라마 PD를 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아직도 있으세요?

최승호 : 처음에는 드라마를 해볼까 하기도 했는데 돌아다녀 보니깐 교양 PD라는 게 있는데 괜찮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만날 수도 있고, 가고 싶은데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만약 드라마 PD를 한다면 인생이 어떨까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있어요. 드라마 PD였다면 제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탤런트나 작가 그런 분들이겠죠. 뭔가 폭이 좁고 답답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기회주의적으로 바꿨어요. 교양PD를 하겠다고. 그 뒤로는 특별히 후회를 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PD수첩으로 돌아가고 싶다

강은주 : 꼭 만들어 보고 싶은 프로그램 같은 게 있으세요? PD를 그만두기 전에 꼭 만들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던가.

최승호 : 만약에 PD 수첩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제가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4대강이죠. 실제 취재도 했고요. 제가 그 4대강 프로그램을 3개를 했는데 아직도 취재할 여지가 많아요. 근데 못하고 있어요. 이런 걸 못하게 하려고 PD수첩에서 쫓아낸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파업 때문에 못하고 있지만. 특히 4대강 관련해서는 제가 주로 취재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분이 맡아도 바로 심층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아요. 다시 PD수첩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죠. 그거 말고도 많죠. 민간인 사찰, BBK 등을 비롯해서 온갖 것들이 다 나오잖아요. 할 건 많은데 못하게 하니까 답답하죠. 그런 면에선 파업하는 걸 오히려 즐기는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이. 분명 파업 때문에 프로그램 못 만드는 걸 좋아하는 면도 있을 거예요.

강은주 : 지금으로선 PD수첩으로의 복귀가 제일 그립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함께 하셨던 다른 PD수첩의 PD들도 모두 그렇죠?

최승호 : 그렇죠.

강은주 : 4대강 말고도 취재를 진행 했는데 방송하지 못한 것들이 있나요.

최승호 : 이번에 FTA, 제가 한 건 아니지만 김영호 PD라고 제 동기인데 그 친구는 비조합원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FTA를 다루겠다고 허락을 받고 취재 지시를 해서 멕시코, 캐나다에서 해외취재까지 다 해왔는데, 그 방송을 못했어요. 총선 전이라 총선에 영향을 준다고 못하게 했어요. 이런 것이 현실이에요.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강은주 : 요즘 방송사 파업을 보면서 재미있는 것들이 파업하는 언론 노동자들이 뭔가대안적인 자신들의 방송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하는 것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이에요. 이전의 파업 양상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볼거리가 많아진 파업이라고 할까요. '집나간 사장님을 찾습니다' 포스터도 그렇고, 이분들이 다시 방송에 돌아가면 어떤 프로그램이 나올까 하는 기대도 생기게 되고요.

최승호 : 그렇죠. 아마 새로운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후배들보면 참 놀라워요. 굉장히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주니까 방송 내용도 훨씬 더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훨씬 더 지금 시대와 잘 맞는 내용의 방송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MBC 프리덤 같은 것들도 하고. 저 요즘 그런 것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요. 춤을 추는데 내가 지금 춤추기가 참 그래요. 동작도 다 잊어버리고. 그런 것들이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상당히 힘들어요.

그래서 나이든 조합원들만 따로 모아서 후배들이 밖에서 투쟁할 때 우린 모여서 1층 로비에 앉아서 점심시간에 나오는 간부들하고 눈 맞추고 임원들한테 스트레스 주는 걸로 요즘 역할을 나눴어요. 그게 훨씬 마음이 편하더라고. 춤추고 이런 거 시키고(웃음) 적응이 안돼요. 그래도 MBC 프리덤 같은걸 보면 굉장히 재밌게 잘 만들었더라고요. 그것 말고도 우리 파업채널 들어오면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아요. 요즘 다른데서 배우러 많이 온다고 해요.

강은주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해주세요.

최승호 : 많이 도와주시고. '피떡수첩' 많이 봐주세요. 저는 우리 젊은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 언론의 현실이 어디까지 왔나하는 현실을 보여주거든요. 이것이야 말로 한국 언론의 현실을 보여주는 교과서에요.

김재철 사장이 임명한 국장들은 노골적으로 PD수첩을 망가뜨렸다. 작가의 책상을 뒤지고, 프로그램 아이템을 무시하고, 인격적인 모독도 서슴지 않았다. 최승호PD는 피떡수첩을 '교과서'라고 말했지만 재미없고 허무한 그래서 쓴웃음이 나는 개그프로그램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었고, 지금 이 순간 방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2012년을 살아가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일들에 대한 한탄. 그들이 느꼈을 자괴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방문진의 사장 해임안 부결 이후 김재철의 칼춤은 더욱 무시무시해졌다. 파업을 주도한 언론인들의 해고가 줄을 잇고 있다. 김재철 사장 임기동안 중징계를 당한 사람들만 81명이다. 2월 총파업 이후에만 해고 4명을 포함해서 17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파업과 해고, 그리고 손배 가압류는 일종의 공식과도 같고, 방송사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언론인들을 사찰했다. 사장의 충성도를 평가했고, 노조위원장, 해직기자, 주간지편집장까지 꼼꼼히 사찰했다. 그리고 입맛에 맞게 재단했다. 방송은 정권을 향한 해바라기가 되었다. 국민들은 방송을 믿지 않게 되었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방송국 카메라를 향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하는 국민들 앞에 그들은 부끄러웠다. 쌍용차도, 한진중공업도 제대로 방송할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해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거리로 나와 낙하산 사장의 전횡을 말하고 해고된 자들의 복직을 말하고, 성역 없는 방송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 동안 최승호 PD는 잘 웃지 않았다. 그의 말들은 무거웠다. 파업 때문이 아니라 그는 진중한 사람이었고,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단단함이 묻어나왔다. 그리고 단호했다. 김재철이 없는 MBC의 PD수첩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는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다. 4대강을 비롯해 불법 사찰까지 성역 없는 취재. 그가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었다. 중립성 보다 자율성이 공정방송의 핵심이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이 시사교양국 PD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다행이다. 그리고 그들이 반드시 PD 수첩으로, 돌발영상으로, 추적 60분으로 돌아가 주길.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유튜브가 아닌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볼 수 있게 되길.

 /강은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