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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이정현 단장님, 신념인가요 위악인가요


이글은 한겨레21 2012-11-19일자 제936호 기사 '이정현 단장님, 신념인가요 위악인가요'를 퍼왔습니다.

»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11월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2007년에도, 2012년에도 그는 ‘박근혜의 입’으로 통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남들보다 다섯 배쯤 더 기뻐하고, 열 배쯤 더 억울해하는 성향의 정치인이다. 프로야구로 따지자면 SK 이만수 감독과 닮았다. 미움받기 딱 좋다는 얘기다.
그는 여론을 청취하는 집음기라기보다는 일방향 스피커다. 기자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도 그는 듣기보다 주로 말하는 쪽이다.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사석에서도 ‘박근혜의 입’은 쉴 틈이 없다. 어떤 기자는 이런 그의 모습을 두고 ‘판소리 완창’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단장은 어린 시절부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정치인은 목소리가 커야 한다는 생각에 웅변학원도 다녔다. 그를 정계에 입문시킨 이는 구용상 전 민정당 의원이다. 구 전 의원은 5·18 항쟁 당시 광주시장을 지냈다. 희생자들의 묘역으로 망월동을 선정한 것도 바로 구 전 의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대 정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단장은 1985년 구 전 의원에게 6장짜리 장문의 편지를 쓴다. “정치를 좀 똑바로 하시라”는 따끔한 충고를 곁들였다. 구 전 의원은 그런 ‘청년 이정현’을 자신의 비서로 기용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주로 전략기획과 공보 계통에서 일했다. 당내에선 비주류인 호남 출신으로 소신도 뚜렷하다. 호남은 민주당에, 영남은 새누리당에 ‘올인’하는 지역 분할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게 필생의 목표란다. 1995년 민정당 후보로 광주 시의원에 출마해 1.2%를 득표했다. 2004년 총선에선 광주 서구을에서 0.7%(720표)를 얻었다. 4·11 총선은 ‘정치인 이정현’의 세 번째 도전이었다. 역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선전했지만 40%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목표 중 하나는 호남에서 20%를 얻는 것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 단장은 이미 그 두 배를 달성한 셈이다. 의정 생활을 통해 ‘호남예산 지킴이’라는 별명과 함께 지역의 5·18 단체들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박 후보에 대한 이 단장의 충성심은 남다른 데가 있다. 2007년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하자, 그는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전당대회 행사장을 배회했다.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22번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이 단장이 애초에 박근혜 의원실(545호) 맞은편에 있는 사무실을 원했지만 선수에서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하자 바로 아래층(445호)을 택했다는 건 잘 알려진 일화다. 주군을 받들어 모시겠다는 충정의 발로라고 한다. 그는 대선 정국에서 박 후보를 위해 총대를 메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 단장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열리는 정기적인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논점과 현안을 두고 상대방을 논박하고, 박 후보의 견해를 대변한다. 기자들에겐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하지만 독설의 독기는 상대방만을 향하지 않는다. 공격수가 더 많은 상처를 입는 일이 다반사다.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두고 “투표는 성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고, 이를 ‘먹튀방지법’(후보중도 사퇴시 선거보조금 환수 법안)과 연계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가 문재인 후보 쪽에서 이를 전격 수용하자 슬그머니 말을 바꾼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프레임에 맞선 ‘최전방 공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말값이란, 언젠가는 갚아야 할 부채나 마찬가지다. 그에게 물었다. “이정현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는 답이 돌아왔다. 씁쓸하게 들렸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총선 직후 사석에서 이 단장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진 일이 있다. 그는 주저 없이 법사위에서 함께 활동한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을 꼽았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치밀하게 권력과 기관을 감시하는 박영선이야 말로 진짜 국회의원”이라고 극찬했다. “김대중 정부의 탄생 이후 어느 자리에 가서도 내가 호남인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치인도 사람이다. 신념과 판단은 각자 다를 수 있다. ‘정치인 이정현’은 적어도 상대방의 덕목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달라졌다. 그건 위악일까, 아니면 초조함일까.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2012년 11월 5일 월요일

자유롭던 인터넷, 실명제 ‘멍에’ 씌운 정치인은 누구?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03일자 기사 '자유롭던 인터넷, 실명제 ‘멍에’ 씌운 정치인은 누구?'를 퍼왔습니다.
[스케치]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

▲ 제 1회 한국 인터넷 멍에의 전당 수상자 5인 ⓒ미디어스

“자라나는 대한민국 인터넷에 제한적 본인 확인제(인터넷실명제)라는 멍에를 씌워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제 인터넷 사회에 망신살을 두루 뻗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그 불명예를 널리 알려 후세의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인터넷 멍에의 전당에, 그 쑥스러운 이름을 남긴다”
‘라봉하’, ‘변재일’, ‘원희룡’, ‘이상배’, ‘진대제’. 이들의 공통점은 2007년 시행된 인터넷실명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다. 
3일 건국대에서 개최된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에서 제1회 ‘한국 인터넷 멍에의 전당’ 시상식에서 수상자 이름이 발표되자 참가자석에서는 일제히 갈채가 쏟아졌다.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라봉하 정보통신부 정보이용보호과장, 변재일 열린우리당 의원, 원희룡·이상배·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직책도 정치색도 제각각이었지만 인터넷실명제 도입에는 함께였다. 사용자들에게 인터넷을 '사랑'이 아닌 '스릉'(어금니를 물고 한 발음으로 애증을 나타냄)으로 표현하게 만든 주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제1회 ‘한국 인터넷 멍에의 전당’ 시상식을 주최한 (흐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과 망중립성이용자포럼은 당시 이들의 어록들을 공개했다.
“익명성 즉 익명성의 탈 억제적인 성향 때문에 자기 책임성이 결여되는 것입니다. 자기 책임성을 확보해 사이버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합니다”_라봉하 전 정통부 정보이용보호과장
“인터넷에서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북한의 심리전 활동 매체로도 활용되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_이상배 한나라당 의원
“인터넷공간이라고 공명선거를 해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대신 실명제를 도입해 가지고 온라인 인터넷상에서도 공명선거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보완해 보자는 취지입니다”_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인권침해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테러가 급증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할 필요성이 크게 늘어난 상황”_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이제 인터넷 상의 발언에도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온 만큼 실명제도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우리도 이제 인터넷에서 새로운 자아 찾기와 원칙을 수립해야 할 때”_변재일 열린우리당 의원
인터넷실명제가 지난 8월 헌법재판소 재판관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을 고려한다면, 당시 정책이 얼마나 허술하게 입안됐는지는 짐작 가능한 문제다.
특히, 이상배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의 심리전 활동 매체로도 활용된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참가자들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4차원 인사”라고 이 전 의원을 꼬집었다. 이들은 또한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진대제 장관에 대해서는 “이런 분이 일국의 정통부 장관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공포이고 충격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사회를 본 해멍(별칭)은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위헌 판정된 인터넷 실명제를 과거 물심양면으로 법제화 하려 노력한 후보들”이라며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에 멍에를 씌워서 그 가치를 퇴색시키는데 노고를 한 후보들은 아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들의 불명예를 두고두고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1회 ‘한국 인터넷 멍에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인터넷 실명제 도입과 확대에 공을 세운 당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임차식 방통위 전 네트워크정책관에게는 ‘다행히도 아차상’이 수여됐다.
“3인은 자라나는 대한민국 인터넷에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라는 멍에를 씌우기는 했으나, 앞의 5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기여도가 적거나 애매한 구석이 있어 하는 수 없이 그나마 덜 망신스러운 ‘아차상’의 명목으로 인터넷 멍에의 전당에 그 쑥스러운 이름을 남긴다”
주성영 의원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초기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넷 촛불시위가 광우병 괴담을 통해서 번져나갔다”며 “괴담을 증폭시켜 선량한 시민들을 선통하는 우스운 수준의 네티즌들이 많다”며 인터넷실명제 확대를 주장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일일 방문자수 30만 명이던 인터넷실명제 대상을 10만 명으로 확대시켰으며 실무를 봤던 이가 임차식 전 네트워크정책관이다.
“수상자 모두에게 표창장을 오프라인으로 발송할 예정”이라는 게 사회자의 마지막 발언이었다.  

인터넷 권리 선언 발표 “행동할 사람은 우리뿐”

이날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에서는 인터넷 권리 선언이 채택, 발표됐다. 
이들은 “망 사업자들이 (트래픽 차단으로)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는데 인터넷 이용자들이 너무 무감각하다”며 “인터넷 자유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회복해야 한다. 행동할 사람은 우리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선언문에는 △공정이용권 △수사기관의 감청 제한 △공직선거법 상 인터넷실명제 폐지 △차별없는 인터넷 접근 환경 구축 △이용자를 주권로서의 정책 수립과정 참여 보장 등이 담겼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냉전'으로 치닫는 한ㆍ중ㆍ일, '국기'를 내려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22일자 기사 ''냉전'으로 치닫는 한ㆍ중ㆍ일, '국기'를 내려라'를 퍼왔습니다.
[이수훈 칼럼] 정치인이 흔들고 언론이 춤춰도 국민은 냉정해야

2012년 여름 동아시아 지역에 또 한번 국기들이 휘날린다. 런던올림픽 경기장에서 휘날리는 국기야 피땀에 대한 보답이자 자긍심의 상징이라 탓할 일이 아니다. 국기를 들고 응원을 하고 선수들이 감격에 겨워 국기를 휘감고 이런 저런 '세리모니'를 한다. 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금메달을 딴 선수가 2등 혹은 3등을 한 선수에게 따뜻한 동료애와 위로를 표시해야 마땅하듯이, 자국의 국기가 게양대 한 복판에서 드높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마냥 감격해하고 애국심을 다지는 것은 1등 국민이 보일 마음자세가 못된다. 그런 마음자세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수많은 다른 국가들에 대한 망각과 무시로 이어질 수 있다. 금방 다른 국가들의 시샘과 미움을 유발할 수도 있다.

동메달을 놓고 벌어진 축구 한일전은 하나의 스포츠 게임이기도 했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총결합된 일전이었다. 승리에 감격한 우리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선수의 세리머니에도 국기가 등장한다. 이 경기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태극기가 선명하게 도색된 독도를 방문한다. "우리 땅"에 대통령이 가는 데 무슨 문제가 되냐는 투의 기세등등한 방문이었다.

일본이 왈칵 뒤집혔다. 얼마전까지 한일군사협력협정을 체결하고자 할 만큼 긴밀했던 한일관계가 일순 날아가버렸다. 일본은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져가기로 했다. 정치인들은 이런 분위기를 틈타 자신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 온갖 선동적인 언행을 남발하고 사회적 환경을 거칠게 만든다. 일본과 한국을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 너무나 안타깝다.

그릇된 과거를 반성하고 동아시아 공동의 미래를 다짐해야할 2012년 '8.15' 전후에 폭발지경이 연출되는 지점은 한일관계만이 아니다. 동아시아 역내 바다들에 격랑이 인다. 홍콩 시위대가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기습 점령하였다. 두말 할 것 없이 중국 국기를 꽂는다. 마치 사생결단의 전투 끝에 고지를 점령한 군인이 깃발을 꽂듯이. 중일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에서는 연일 중국 보통 국민들의 반일 시위가 열리고 있다.

 
▲ 1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반일 시위 장면. ⓒAP=연합뉴스

중국이 관련된 해양영유권 분쟁은 동중국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중국해상에서도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러 동남아국가들과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이나 동남아국가들과 벌이는 영토분쟁에는 미국이 은근하게 개입되어 있기도 하다. 갈등의 성격이 복잡한 것이다.

마침 한반도에서는 8월 20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명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일본은 문제의 센카쿠 열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괌 인근 해역에서 섬 상륙 훈련을 하고 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대해서는 19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서해상에서 반대 시위를 한 바가 있다. 미일 합동 훈련에 대해서는 중국이 관영 언론을 동원해 "댜오위다오를 겨낭한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군사훈련이 주최측으로서는 안보나 방어의 논리로 정당화되지만, 명시적 대상이 있거나 암묵적 상대가 있기 마련이어서 필시 반작용을 야기한다. 특히 모두가 예민해져 있고 긴장의 수위가 잔뜩 올라가 있는 정세속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은 도발확률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쟁으로 가보자는 귀결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 역사적으로 무력주의로 문제가 해결된 사례가 없다. 분쟁이 있고 갈등이 있으면 외교가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여러 분석가들이 지적한 바대로 지금 한국은 주요국들과 최악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남북관계, 한중관계, 한일관계가 그렇고, 한미관계도 보기에 따라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동아시아 주변 환경마저 '신냉전'적이라고들 한다. 이런 정세와 안보환경이 한국의 안보나 국익에 위배된다는 것은 이미 고전적인 명제라서 중언부언이 필요없다. 우리는 남북관계를 비롯,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순탄하고도 협력적으로 가져갈 때 국민의 안위와 국익의 기반이 마련된다. 지금은 그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관계들과 포괄적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신냉전'을 넘어 작금의 동아시아 정세는 19세기말에 비견될 정도로 악질이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영토주의가 결부된 '국기주의'가 횡행한다. 동북아 주요 국가들이 맞이하고 있는 권력교체기와 맞물려 정치인들이 '국기주의'에 편승하여 한층 부추긴다. 이해관계가 같다고 판단하는 언론이 부추긴다. 냉정해야 할 국민들이 이 대열에 같이 선다. 나만 있고 상대방은 없어진다. 수많은 사람들과 시민사회가 나서 오랜 기간에 걸쳐 천신만고 끝에 쌓은 연대의 정신이나 공동체 같은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 동아시아 연대나 공동체를 말하는 정치인도 없고 전문가도 찾기 힘들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 전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지도자들의 언행이 잘못되고 있다. 그 결과 협력의 기반이 야금야금 유실되고 있다. 협동보다는 경쟁, 통합보다는 분열, 평화보다는 대결, 외교보다는 무력주의, 공동번영보다는 각자도생, 이런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되고 있다. 이 길은 결단코 막아야 할뿐더러 정반대로 되돌려야 한다. 19세기말이 아니라 21세기 고등한 동아시아 문명의 길을 찾아야 한다.

남 탓할 이유가 없다. 우리 국익이 크게 손상되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야할 근거도 막대하다. 한국이 잘 하면 여러 양자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그것들이 어울리면 동아시아 역내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다. 올림픽에서 5등을 할 정도의 국가와 국민이 아닌가?

제일 우선되어야 할 것은 남북관계의 변화다. MB정부로부터 이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내년까지 무작정 손을 놓고 기다리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에게 사실상 상당한 권력이 몰리니까 박근혜 후보가 나서서 변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MB정부에게 최소한의 청소를 하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게 없다면 박근혜후보가 제시한 바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신뢰'를 보낼 근거가 약해진다.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면 북한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황은 근래 들어 부쩍 풍부해지고 있다. 이는 남한의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무척 기대해왔던 점이기에 우리가 선제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지원할 태세를 갖추어야 마땅하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정부가 약간의 유연성을 발휘한다면 당장 가을부터라도 가능한 일이다. '천안함 사태'도 짚고 넘어가야 할 일종의 선결조건이라면 국회 차원에서 다루어봄직하다.

아무 전략도 없는 이웃 나라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 일본이든 중국이든 마찬가지다. 한일관계와 한중관계가 악화되어서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은 털끝만큼도 없다. 한중일 3국은 일종의 운명공동체다. 동아시아 공동의 미래를 만듦에 있어서 3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하나도 될 일이 없다. 2008년 이명박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한중일3국 정상회의'를 창설시키고, 급기야 서울에 사무국까지 존치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지금 MB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언행은 그런 성취를 상쇄시킬 정도로 모순적이다.

긴 호흡으로 보면 한국에서 5년 단임제 대통령은 금새 왔다가 금새 나간다. 이런 저런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을 수도 있고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 그 결과 국가간 관계가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런 정도는 다음 대통령이 와서 고치면 된다. 그런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은 국민의 마음이다. 정부 대 정부간 관계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 대 국민의 관계다. 이웃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한일관계가 되었건 한중관계가 되었건 관계의 저변을 해치는 일이기 때문에 용납될 수 없다.

그런 각도에서 시민사회가 냉정을 유지하고 성숙해야 한다. 아무리 정치인들이 흔들고 언론이 덩달아 춤을 춰도 국민들은 냉정해야 한다. 냉정을 잃고 '국기주의'의 대열에 가담하는 순간 이런 저런 불편과 손해가 오기 십상이다. 한일관계가 원만하여 일반 국민에게 대단한 이익이 돌아올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정반대로 관계가 악화되면 평범한 국민에게 손해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올 수 있다. 과거 역사가 웅변하듯이 지도자들이 정책실패로 국권을 상실했을 때,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위안부로, 탄광의 광부로 파탄을 겪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힘없는 일반 백성이었다.

동아시아 도처에 휘날리는 깃발을 내려야 한다. '국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무력대결주의에 안주해서도 안된다. 대신 공동체주의 깃발을 다시 올려야 한다. 동아시아가 되었건 동북아가 되었건 공동체 담론을 새롭게 가동해야 한다. 대결 노선을 폐기하고 평화와 대화 노선으로 교체해야 한다. 한국이 할 수 있고, 한국에게 그렇게 해야 할 가장 절박한 이유가 있다.

 /이수훈 경남대 교수

2012년 8월 6일 월요일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06일자 기사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을 퍼왔습니다.
시민 200여명 저지, 영장만 낭독…SNS "누굴 위한 자전거길?"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팔당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연기된 6일 오전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단지에서 팔당유기농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토관리청의 행정대집행 연기에 자축하며 춤을 추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마지막 현장인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지에 대한 철거작업이 반대 여론에 의해 하루 중지돼 여론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6일 오전 6시경 두물머리 유기농 비닐하우스 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진행하려다 두물머리에서 자리를 지키던 농민, 이미경 의원 등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조사특별위원과 국회의원, 생협조합원, 종교인, 시민 등 200여 명이 저지하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200여 명은 지난 5일부터 두물머리 주변에 텐트를 치고, 숙박해 오전 5시 30분경부터 경찰과 정부 측 천막이 있는 유기농단지 입구 쪽인 신양수대교 교각 아래로 집결해 "공사 말고 농사", "강제철거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행관 일행의 진입을 막아섰다.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이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행하려다 생협조합원 및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 특별조사위원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이날 집행 현장에는 용역회사 직원 없이 집행관을 포함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만 나왔고, 경찰은 3개 중대 200여 명이 현장 주변에 있었지만, 마찰은 없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정부 측에서 대집행 행사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두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정권은 대체 언제까지 무례하고 폭력적인 행정을 지속할 것인가?", "자연 위에 인공적인 공원, 빌딩, 대교, 군기지 이런 것들이 세워지는 게 발전인가! 누구를 위해서? MB를 위해서? 강정 두물머리 그대로 둬라, 제발!", "돈 낭비 인력낭비 정말 지랄들이다. 이 더위에", "전국을 다 뒤집어 놓는구나! 두물머리, 강정, 중간마다 녹차라테(낙동강 지역)까지 뛰어주는 센스. 정부에 더위도 감사해 한껏 힘을 주고 있구나"
진선미 민주당 의원(@Sunmee_Jin)도 이날 트위터로 "오늘 아침 문재인 선거캠프 회의 때문에 몸은 가지 못하지만, 마음은 보냅니다. 두물머리에 제발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돌이킬 수 없는 국토훼손은 인제 그만!!! 그곳에 계실 의원님들, 활동가들, 주민 여러분 힘내십시오!!"라면서 지지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트위터 여론은 "제가 나름 자전거 마니아인데, 4대강 자전거길은 진짜 미친 짓인 거죠", "자전거길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쉬는 시간도 없어 헐떡대는 노동자에게", "도로 옆에 작게 자전거길 만들면 되지 않나요? 꼭 농지를 지나서 만들어야 하나요?" 등 자전거길과 같은 위락시설과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지적하는 여론도 다수.
특히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자신이 두물머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6시 7분, 두물머리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강정마을은 못 지켰지만, 두물머리는 꼭 지켜야 한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행정대집행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또 모레, 일주일이 고비입니다. 두물머리로 와주세요!" 등 사진을 올려 해당 지역에 긴장감이 돌고 있음을 보여주는가 하면, 많은 시민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4대강 사업 저지 천주교 연대는 이날 오후 2시경 두물머리에서 전국집중 생명평화 미사를 열 예정이다.
앞서 하천부지 두물머리는 1970년 형성된 유기농지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극찬했을 정도의 국내 대표적 친환경 유기농 단지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의 경작지 1만 8천㎡를 철거해 생태공원과 자전거길 등 위락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며,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35억 원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방문진 이사만 잘 뽑아도 비극 막을 수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8일자 기사 '“방문진 이사만 잘 뽑아도 비극 막을 수 있다”'를 퍼왔습니다.
[김창룡의 미디어창] 6:3 구도를 5:4 구도로, 사장 중간평가제 도입도 검토해야

공영방송의 파업은 파업 당사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큰 교훈을 남겼다. 가장 큰 교훈이라면 권력이 개입한 ‘낙하산 사장’으로는 공정방송을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낙하산 사장은 안된다’는 것이 방송인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지만 권력의 생각은 달랐다.

권력을 잡은 정치인들은 영향력 1~2위의 공영방송사를 자기손아귀 안에 두고 싶어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공영방송사 사장을 ‘낙하산 사장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고르고 골랐다. 낙하산 사장을 통해, 국민의 뜻보다 권력의 의중을 읽고 ‘알아서 기는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만들었다.

참다못해 구성원들이 거리로 뛰어나온 것이 바로 공영방송 파업이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포기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또 다시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에 의지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고통과 자기희생,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번 파업만으로도 충분히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보도의 중요성은 알려졌다.

앞으로 파업없이 공정방송을 보장하기 위해선 최소한 세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공영방송 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의 이사 선임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과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음달 8월이면, KBS이사회, MBC의 방송문화 진흥회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다. 각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사들이 어떤 사람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선임되느냐가 사장 인물을 결정하는 셈이다. 그동안 이사 선임은 각 정당이나 해당 단체에서 추천하는 식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적격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없었다. 이제는 검증의 시대다.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권을 가진 이사 선임이 현재처럼 밀실에서 몇사람 손에 의해 결정되면 파국은 막을 길이 없게 된다. 이사 선임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파업의 쓰라린 교훈이다.

두 번째, 공영방송사 사장에 대한 중간 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여야가 앞으로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과 관련된 어떤 개정안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지만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만큼 합의가 쉽지않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이후 2년간을 중심으로 중간평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것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이중장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사장을 선임하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방송을 위해 권력자가 아닌 국민의 눈치를 보라는 강력한 주문이 될 것이다. 내부 구성원들이 중간평가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다.

 
MBC 김재철 사장 ©연합뉴스

세 번째, 현재의 여야 6:3 구도는 5:4 구도로 변경돼야 한다.

현재처럼 여야 추천이사수가 6:3의 비율로는 여야 합의가 필요없다. 여당의 일방적 주장과 결정으로 얼마든지 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의사결정방식이다. 이 수치를 5:4로 바꾸고 삼분의 이 찬성을 얻을 때 사장 선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서로의 이해와 양보, 타협이 필요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2일로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KBS 이사에 97명, 방문진 이사에 54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들중에는 이미 ‘황당한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미디어오늘’은 전하고 있다.

지원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선별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되기를 기대한다.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또 다시 파업에 버금가는 혼란이 오게된다. 공영방송의 좌초는 한국 사회의 퇴보로 이어진다. 정치권에 전적으로 공영방송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제2, 제3의 파업을 예고하는 불행한 일이다. 쓰라린 경험에서 귀한 교훈을 얻어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면 한국의 공영방송은 더욱 건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cykim2002@yahoo.co.k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검찰, 참여정부 감찰 사례 끼워 넣어 ‘물타기’ 시도 의혹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14일자 기사 '검찰, 참여정부 감찰 사례 끼워 넣어 ‘물타기’ 시도 의혹'을 퍼왔습니다.

ㆍ수사결과 청에 유출 의심… 검은 사전조율 의혹 부인

검찰은 13일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참여정부 시절에도 민간인과 정치인에 대한 동향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하면서 ‘물타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참여정부에서도 37명의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 직원이 2000~2007년 중 정치인과 순수 민간인의 동향과 비위사실을 파악한 뒤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현 정부나 전 정부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김모 전 조사심의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윤여준, 박승자, 김원길, 전용원, 서정화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김영환, 조배숙, 허성식, 조성준, 김희선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김진표 전 부총리와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 17명과 박모 아시아일보 기자, 강모 서울은행장 등 민간인 5명에 대해 동향을 파악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사심의관실이 2003년을 전후해 감찰 대상이 아닌 대림산업과 삼성중공업, 쌍용건설 등 민간 건설사 33곳에 대해 건설 관련법률 위반 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나왔다고 공개했다.또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예금통장 사본과 확인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 보수단체는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산하 조사심의관실이 정권 이양을 앞두고 그동안 사찰 결과를 담은 관련 문건을 국가기록원으로 넘기지 않고 파기한 혐의로 올해 4월 장진수 전 주무관을 고발했다. 

검찰이 참여정부 불법사찰 사례를 조사한 것은 외견상 고발 사건 수사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이 발표한 참여정부 시절 직권남용 사례 중 상당수는 공직자를 감찰하는 통상적인 활동 범위 안에 들어가는 부분이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과는 행위 자체가 다르다. 이날 발표의 순수성을 의심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참여정부 사찰 문건은 목록에는 있지만 내용이 파기되어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현 정부와 전 정부의 사찰 결과를 함께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함께 수사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비선 통해 일심으로 충성”…‘사찰 몸통=대통령’ 암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16일자 기사 '“비선 통해 일심으로 충성”…‘사찰 몸통=대통령’ 암시'를 퍼왔습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작성한 업무추진 지휘체계 문서

지원관실 진경락 문건 보니
 야당 정치공세 부담 줄이려
“형식적으로는 총리실 소속
특명사항 비선서 총괄지휘”


실제 지휘체계 어떻게 꾸렸나
 이영호·최종석·이인규 등
‘영포라인’ 인맥으로 채워
공기업임원·정치인 뒷조사
문건내용 거의 100% 실현

16일 공개된 국무총리실 내부 문건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이라는 ‘국기 문란’ 사건의 진원지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이 직할하는 ‘대통령 보위기구’였음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문건은 “브이아이피(VIP, 대통령)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대통령 1인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임을 명확히 했다. 이 문건을 입수해 지원관실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들이 ‘정권 보위’를 위해 지원관실을 활용한 구체적인 단서를 추적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김경동 전 지원관실 주무관(현 행정안전부 소속)이 가지고 있던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지원관실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 전 주무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전임자로, 2008년 7월 지원관실 창설 때부터 서무 담당자로 일했다. 이 문건은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지원관실의 ‘몸통’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아니라 이 대통령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우선 지원관실을 총리실 소속으로 두면서 별도의 지휘·보고라인을 검토하는 이유로 “브이아이피 의중이 ①정확히 전달되고 ②보안을 유지하면서 ③불필요한 마찰 없이 ④밀도 높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의 뜻에 맞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친위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한 지휘체계를 두되, 통상적인 기구로 ‘위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문건에서는 총리실 소속의 지원관실이 실제로 총리의 지휘를 받을 경우 “지휘체계가 법령에 부합”한다는 점과 “야당의 정치공세와 브이아이피 부담 완화” 등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힘이 덜 실리고 상대적으로 브이아이피 국정철학 접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원관실을 통제할 경우 “공직사회를 포함한 각계의 고급정보 활용”이 가능하고 “브이아이피 국정철학 구현에 더 유리”하지만, “정치인인 민정(수석)비서관이 사정기관을 동원해 정치사찰을 한다는 인식” 때문에 “표적사정 논란, 활동상 제약”이 있다고 봤다. 결국 문건에서는, “통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총리가 지휘하되, 특명사항은 브이아이피께 절대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또 “과거 사직동팀이 곧바로 청와대 공격루트가 되었으므로 외양을 총리실 소속으로 하고 민감한 사안은 절대 충성심이 보장돼 있는 비공식 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하명 사건을 처리했던 과거 정권 시절의 사직동팀을, 정치적 논란 없이 세련되게 부활시키려는 의도다. 그러면서 “정부의 모든 권한은 대통령이 위임하기 때문에 정당성을 가지게 되고 형식적인 업무분장에 구애될 필요가 없으며 비선 활용은 추후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며 탈법적 운영을 정당화했다.
지원관실의 지휘체계는 실제로 문건 내용대로 구성됐다. ‘대통령에게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으로는 이 대통령과 동향인 포항 출신의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발탁됐고 이 비서관은 최종석 행정관, 이인규 지원관, 김충곤 점검1팀장, 김화기 팀원 등 ‘범영포라인’으로 지원관실을 꾸렸다. 지원관실을 지휘하는 조직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었으므로, 이들에게 지원관실 업무추진비로 한달에 280만원이 ‘상납’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구속된 이 전 비서관, 최 전 행정관은 ‘충성심’이 검증된 대로 여전히 청와대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문건에서는 지원관실 업무가 ‘고도의 보안성’이 필요해 “지휘·보고 체계 이외의 라인에서 관여하게 되면 업무 추진력이 떨어지고 보안유지가 안 되”는 만큼, “대통령실장이 민정비서실에서 (지원관실에) 자료요구 등 업무 관여를 하지 못하도록 보고라인 정리”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실제로 정동기 민정수석(2008년 6월~2009년 8월)이 지원관실 업무에 아무런 문제제기도 못하고 있다가 후임인 권재진 민정수석이 ‘보고라인 정상화’를 요구하며 이영호 비서관과 갈등을 빚었다는 일화는, 이 건의가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또 문건에서는 “전 정권 말기에 대못질한 코드인사 중 엠비(MB) 정책기조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인사에게 사표제출 유도(9월, 공기업 임원 39명)”를 ‘당면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원관실 직원들은 ‘감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들을 솎아냈고, 이 대통령을 비방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뒷조사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 1인을 위한 친위조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건의 내용이 거의 100%에 가깝게 실현된 것이다.



이 문건을 작성한 진경락 전 과장은 사찰과 증거인멸,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로 두 차례나 구속돼 수감중이다. 진 전 과장은 지인들에게 “내가 입을 열면 엠비가 하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과장은 지원관실의 ‘몸통’이 이 대통령임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셈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정치인들은 여전히 조중동이 두렵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8일자 기사 '정치인들은 여전히 조중동이 두렵다'를 퍼왔습니다.
[조중동과 야당 정치인] “신상털기에 보복성 기사까지… 문제 많다는 건 알지만 영향력 무시못해”

정청래 전 의원이 지난 13일 MBC 에서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과 ‘맞짱’을 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조중동의 신뢰도는 2003년 당시 19%로 나타났다”, “(가 뜬 것은)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수구 언론 등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등 맹공을 퍼부었다. 정 전 의원처럼 조중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하는 인물은 야권 내 몇 명이나 될까. 민주통합당은 앞으로 그럴 수 있을까. /편집자 주
“정권이 조폭적 언론과의 전쟁선포도 불사해야 한다.”
정치인 가운데 본격적으로 조중동과의 싸움을 시작한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지난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이와 같은 말을 한 그는 이듬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한 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절한다.
동시에 노 전 대통령은 그들과의 싸움이 외롭고 험난한 길임을 보여줬다. 이들 신문의 표적이 된 그에게 집권여당조차 결국 등을 돌렸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통합당(민주당)은 종합편성채널 탄생을 막기 위해 미디어법을 결사적으로 저지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싸움이 외로웠듯이, 지금도 “전쟁 불사”를 외치는 이는 소수다. 언론개혁에 앞장서는 동료의원들을 말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지지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대체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굳이 자기 손에 피를 묻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로 거대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으려는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2004년부터 신문법 개정에 앞장섰던 정청래 전 의원은 “의원 열 명이 함께 이 일에 뛰어들었다면 나만 표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보복당하고 보니 ‘이런 것이 무서워서 안했구나’ 라고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술회했다. 정 전 의원은 ‘모가지 발언 사건’을 대서특필한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의 보도 이후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결국 허위보도로 판결났지만 신문법 개정을 주도했던 그가 ‘표적’이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당내 보수적인 인사들이 조중동을 ‘메이저 언론사’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 신문을 타 언론사보다 우대하고 국정감사 자료와 같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극히 일부지만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중동을 통로 삼아 정보를 흘리면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인사들도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한 김대중 정권 때는 이들 언론과의 관계가 크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 이전 인사들은 조중동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지적을 한 다수 인사들은 “언론에 표출되기 싫어하는 정치인이 어디 있느냐”며 “이들은 조중동의 문제를 모르지는 않지만 언론 개혁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미디어법 반대 투쟁에는 당내 모든 인사들이 나섰다. 그래도 민주당이 조중동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례다. 하지만 다소 박한 평가도 적지 않았다. 당내 보수 인사들이 이 투쟁에 나선 것은 종편이 출범하면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들은 조중동으로부터 각개격파당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조중동의 직간접적인 압박과 순치도 작용됐다. 정 전 의원의 예는 ‘찍히면 죽는다’는 이들 신문의 압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압박의 형태는 다양하다. 표적 취재가 대표적이다. 정 전 의원의 경우 신동아가 3개월 동안 일종의 ‘신상털기’를 했다.
탤런트 고 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받은 인물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실명을 거론했던 이종걸 의원 역시 각종 압박에 시달렸다. 조선일보의 김대중 주필은 통화로 만나자고 청한 뒤 이 의원에게 “방상훈 사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주필은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다.
조선일보가 칼럼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어느 일본 국회의원이 결국 투신자살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종걸 의원이 나가타 소식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한 일은 꽤나 유명하다. 이 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마디로 죽으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미디어법 처리 당시에도 조중동이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개개별로 접촉했다는 것이 후문이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의원 관계자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지나가면서 몇 차례 ‘너무 그러지마라’고 말했다”며 “농담 삼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가히 (기분이)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보좌관 출신의 한 서울시의원은 “그때 당시 조중동이 직접적으로 압박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조중동은 존재 그 자체가 압박이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법 투쟁에 앞장섰던 천정배 전 최고위원도 “조중동이 대서특필하면 (정치인에게) 득이 될 것 없고, 상처를 입는다. 정치인들은 아무래도 (조중동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조중동은 자신들에 비판적인 정치인들에게는 순치시키려고도 한다. 이른바 ‘띄워주기성’ 보도다. 언론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정치인으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언론개혁을 내걸고 17대 총선에 나가 당선되자 중앙일보에서 나에 대해 (원고지) 5매 정도의 기사를 써주겠다고 했다. 조선일보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거절했다”며 “나를 순치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신문은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 종종 단체의 이름을 빌리기도 한다.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은 2004년 특정인의 신문사 소유 지분을 제한하는 신문법 개정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자 한국신문협회보는 그 시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자본집중과 시장 독점 현상은 언론계의 중요한 과제로 다뤄지고 있으나 자연 증가하는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이유로 해당 신문사 사주의 소유지분을 제한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협회보를 발간했던 당시 한국신문협회장은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정치인들이 자기 검열 과정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신문에서 사설이나 칼럼 등을 통해 당에 비판을 가장한 주문을 하면 많은 이들이 영향력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는 여야 모두가 ‘조중동포비아’를 가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종편사들의 본격적인 방송 활동과 지상파 방송사들까지 가세한 광고 직접 영업으로 내년 언론 환경은 더욱 척박해질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 민주당은 ‘종편 재검토’를 강령으로 내걸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 속에서 또 한 번 소수 의원들만의 자기희생만으로 이 막중한 사안을 해내려는 것일까.
외부 환경은 17대 국회 때보다 더 유리해졌다. 조중동 보도에 대해 시민들이 SNS를 통해 평가하고 오보를 걸러내는 작업이 실시간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조중동 비판이 전국민적 스포츠”가 됐다. 이로써 ‘조중동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는 일반적으로 자리 잡았다.
낮아진 신문구독률도 간접적으로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신문은 통상적으로 기사 배열·배치 등과 같은 편집을 통해 어젠다를 설정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기사를 접하는 추세가 늘어나다보니 이 기능의 효과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외부 환경의 변화만으로 민주당이 언론개혁의 과제를 수행해낼 수는 없다. 결국 문제는 인적 구성이다. 조중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하려면 ‘제대로 된 공천’이 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 정치 구조는 자수성가한 사람보다는 사회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영입하거나 낙하산이 많다. 이미 기득권을 쥔 사람들이라 조중동 개혁을 꺼려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최고위원은 “언론개혁은 개혁 진영이 가진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결국 제대로 사회를 바꿔보자는 명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야당을 주도하는가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조중동은 정말 문제가 많다. 국회의원들이 불쌍하다. 거대언론이 정론을 펼쳤다면 국회가 이렇게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바른 언론이 바른 권력을 만난다.”

“조중동과 인터뷰하고 싶진 않지만…”
야당 의원들, 조중동 딜레마

민주통합당(민주당)에 있어 조중동은 비판의 대상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척할 수도 없다. 어찌됐든 ‘언론’이기 때문이다. 국민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로서 조중동은 활용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는 좌절의 경험으로 다가온다. 특히 개혁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인사일수록 개혁 진영의 시선은 따갑다.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월간조선과 인터뷰한 것을 두고 영화배우 명계남 씨가 지지를 철회하는 등  ‘노사모’의 지지율이 반 토막 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신문에 가깝다고 인식되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셈이다. 의 정봉주 전 의원도 종편 출범으로 ‘조중동매’에 속한 MBN에 출연하려다 비판 여론에 취소했다. 현재까지 종편사들의 뉴스·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주당 인사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당내 평가가 엇갈린다. 정치인들의 언론 출연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는 반면, 이들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종편은 물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와는 인터뷰하지 않는다는 개별 원칙을 세운 정치인들도 더러 있다.   
조중동과의 ‘위험한 동거’에서 이들 정치인들이 가지는 가장 큰 고민은 개별 기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회사와 기자를 분리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적대적인 관계가 있다고 해도 자주 마주치다 보면 기자들과 인간적인 정이 쌓인다.
이에 대해 현재 문방위에서 활동하는 한 의원의 관계자는 “조중동과 민주당이라는 집단과 집단으로는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조중동 출입금지’를 써 붙이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고 기자 개개인과 인간적인 관계는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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