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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어버이연합 “박원순 대통령되려면 우리들 도와줘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30일자 기사 '어버이연합 “박원순 대통령되려면 우리들 도와줘야”'를 퍼왔습니다.
[현장] “국정원 비호설은 거짓” 청사에 신문뭉치 집어던져 “이명박 때도 냉대받아”

최근 ‘박원순 제압’ 국정원 추정문건과 관련해 서울시가 국정원 문건작성 직후 어버이연합·라이트코리아 등의 무상급식 반대 시위가 집중됐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내자 어버이연합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은 30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자신들이 끌어모은 폐지를 청사내로 집어던지는 시위를 벌였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들은 “박원순 문건이 작성되기 훨씬 이전부터 시위를 벌였다”며 “우리가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회원들이 날마다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폐지를 주우며 활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월 500만 원의 임대료가 8개월이나 밀려 건물주가 임의로 사무실을 폐쇄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회비와 재활용 파지 수집 등으로 근근이 운영을 이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은 30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후 박찬성 어버이연합 고문이 ‘박원순은 나와라, 박원순 타도, 서울시장 자격이 없다, 박원순은 사죄하라’라고 외치자 회원들은 시청 앞에 쌓아둔 신문폐지를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20여 묶음의 신문폐지가 청사 입구 앞에서 청사 내로 던져지는 과정에서 경찰이 회원들의 행위를 일부 제지했다. 오후 3시40분부터 5분쯤 지난 뒤 경찰이 1차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후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으나 금새 해산했다. 해산 뒤에 청사 앞에 널브러진 신문폐지를 일부 경찰이 치우기도 했다.

"정치공작은 기절초풍할 주장, 순수 보수단체를 왜 국정원에 엮느냐" 

박찬성 고문은 “좌파의 거두가 서울시장 되니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국정원 비호받아 행사나 하는 단체로 몰았다”며 “여러분 원세훈 봤느냐, 손잡아봤느냐. 못봤다. 박원순 시장은 우리 어버이연합이 어마어마한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기절초풍할 주장을 하고 있다. 순수한 보수단체를 왜 국정원에 엮느냐”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들은 국정원 비호설 규탄집회를 하면서 박원순 시장의 아들 병역문제를 들고 나왔다. 박찬성 고문은 “박원순 아들이 누구냐, 박두신이다. 공개신체검사를 하라. 시민단체, 의학전문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MRI 신검하라”며 “검찰이 최근 불기소처분을 했는데, 직접 보는 앞에서 촬영하고 그 사진을 갖고 의학 전문가에게 판단을 맡겨야 옳다”고 주장했다.

박 고문은 “우리를 종북세력 취급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망발을 할 수 있느냐”며 “책임자처벌을 하지 않으면 1년 동안 박원순은 우리와 전쟁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날 집회를 준비한 이종문 어버이연합 경기안산지부장은 집회가 끝난 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박원순 시장에 대해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어버이연합과 노인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오세훈 때는 1100만원 노인복지기금 받았지만, 시장 바뀐 다음 한번도 없다" 

이 지부장은 “보수를 이렇게 매몰차게 해선 안된다. 크게 될 사람이면 보듬어 안아야 한다. 어버이연합을 매도해선 안된다. 폐지주워 생활하는데 그동안 도와주고 그랬으면 몰라도 뭘 해준 게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 대통령 꿈 있으면 어르신을 안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러면 부쩍 커진다. 왜 적을 만드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 박근혜 정부 때 홀대를 받았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지부장은 “오세훈 때는 딱 한 번 1100만 원을 시민단체 노인복지기금으로 받아봤다. 그런데 시장이 바뀐 지금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도 마치 우리가 (국정원) 돈 받아 그러는 것처럼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이명박 정부 때 냉대를 많이 받았다”며 “집회를 나가면 정권이 벌금을 얼마나 많이 때렸는지 아느냐. 불법주차 과태료 등 아마도 줄잡아 벌금만 수천만 원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아무개 목사의 경우 두차례에 걸쳐 900만 원(700+200만 원)을 받기도 했다고 이 지부장은 전했다.

"박근혜 됐어도 헛지랄, 시민단체 등록은 서울시 관할, 서울시에서 받아주지 않아" 

박근혜 정부 들어서의 대우에 대해서도 이 지부장은 “박근혜 됐어도 헛지랄”이라며 “박근혜 뽑아놓으면 뭘하나. 시민단체 등록이 서울시 관할인데 아무 것도 (우리에게) 준 것이 없다. 시민단체 등록도 더러워서 안했다. 노인복지, 보건복지 쪽으로 신청하려는데 서울시에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에게 뭘 원하느냐는 질문에 이 지부장은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원세훈 그놈은 영창에 보내야 한다. 간첩 한 명 못잡아 놓고도 뭘했느냐”고 주장했다.

집회에서 왜 폐지 언급을 했는지에 대해 이 지부장은 “자꾸 우리가 국정원에서 돈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주장해서 그런 것”이라며 “박 시장이 대통령 되고 싶으면 반대목소리를 내는 우리같은 어르신들에게 찾아 와서 어렵게 살고 있으니 이를 보고 도와줘야 한다. 노인복지 차원에서 도와달라는 것이지, 데모하는 데 쓰이는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어버이연합 국정원 비호설이 모함이라는 것과 박 시장의 아들 병역문제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깨끗하면 의심스러워 하는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라는 것”이라고 이 지부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이 지부장은 “내 말의 요지는 괜히 노인과 어버이연합 명예훼손하지 말고 다 아우르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민  "불쌍한 노인들 데리고....소외된 사람들 선동하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문제"

한편, 이날 집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불쌍한 노인들이 특정 세력에 이용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기업 건설에 다닌다는 박아무개(48)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저들이 보수라는 데 진정한 보수는 아무도 없다”며 “여기 집회에서 앞에 나서는 사람들은 불쌍한 노인들 데리고 하는 것인데, 이 사람들은 ‘빨갱이’하면 들고 일어서는 소외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이들에 대해 “뭉쳐서 소리내자고 하면 나오는 사람들”이라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을 선동하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이들을 이용한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이 대한문 앞에 있는 쌍용차 해고자들과 마찬가지로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도 똑같은 잣대로 해야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조순형 "국정원 정치개입, MB도 조사 받아야"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1일자 기사 '조순형 "국정원 정치개입, MB도 조사 받아야"'를 퍼왔습니다.
"국정원을 감독하는 사람은 대통령 밖에 없어"

조순형 전 의원은 21일 국정원의 조직적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 "필요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의원은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원세훈 전 원장이 일주일에 한번씩 독대 보고를 했다고 한다. 원래 그러한 관례가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폐지했다가 다시 살린 것. 원세훈 전 원장은 정보와 무관한 행정업무를 하던 분이다. 해외정보는 아예 보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국내 정치에 눈을 돌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을 감독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대통령 밖에 없다. 왕조시대에도 독대는 금했다"며 거듭 이 전 대통령에게 근원적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성역없이 수사하라, 전폭적으로 검찰수사에 협조하라, 지난 정부 국정원 활동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서 보고하라' 천명을 해야 한다"며 "검찰이 철저하게 조사한다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번 기회에 국가정보원이 일체 정치에 개입 못하도록 진상을 밝혀서 철저히 문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언기 기자 

2013년 5월 17일 금요일

대통령이 직접 진화 나섰지만..가열되는 '경제 민주화' 논란


이글은 이데일리 2013-05-17일자 기사 '대통령이 직접 진화 나섰지만..가열되는 '경제 민주화' 논란'을 퍼왔습니다.

[17th SRE Issue]정치권은 입법 포퓰리즘..기업은 혼란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온 나라가 ‘경제민주화’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양상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 개념의 모호성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입법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판을 치고 관료사회와 기업조차 헷갈리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의 3원칙’을 제시하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확산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민주화 3대 원칙은 ‘경제적 약자 지원, 단계적 추진으로 부작용 최소화, 대·중소기업 공생’으로 요약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경제민주화는 어느 한 쪽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국정과제 발표 때 제시했던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에 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의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컨트롤타워는 어떻게 확립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열풍…양극화의 역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널리 통용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시기는 비정규직 양산과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경제권력 불평등의 시발점으로 이후 경제적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출주도의 한국 경제에서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에만 돌아가고 중소기업이나 국민에게는 골고루 나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중소기업 공생과 정규직 확대,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은 이미 시대적 과제로 자리 잡았다. 경제민주화는 소비자와 노동자를 비롯해 폭넓은 의미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기업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고객 만족도 향상’ 등도 경제민주화의 한 단면이다.

새누리-민주 정치권도 ‘갈등’


지난해부터 새 정부가 들어선 최근까지 경제민주화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청와대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후퇴시키려고 한다며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경선을 치르고 있는 최경환·이주영 의원도 경제민주화 법안을 놓고 맞서고 있다. 최 의원은 “경제민주화가 우리 경제체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몸에 좋은 약이지만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한꺼번에 과다 복용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속도 조절론을 폈다. 반면 이 의원은 “국민적 공감대 없이(대선 공약 등으로) 약속한 것을 일방적으로 어기는 속도 조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아무 데나 갖다 붙여서 좋은 것이라고 한다”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논의는) 인기에 영합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남경필 의원은 “표를 얻기 위해 한 것이라도 당시에 국민이 그것을 원하고 있었고 지금 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다”며 “양극화의 문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면 당연히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기업들 ‘어느 장단에 춤추리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기업들은 혼란스럽다. 지난달 30일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무더기 통과됐지만, 이튿날 정부는 새 정부 첫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각종 규제를 풀어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으로 당장 대기업 계열사인 SK종합화학과 LG디스플레이, GS칼텍스 등이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1호’ 법안으로 불리는 하도급법에 이어 대기업을 옥죌 수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아직도 국회에서 줄줄이 대기 중이다. 기업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한 입법 포퓰리즘으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에 따라 재계는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는 과잉 입법을 자제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대기업집단(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기업 활동마저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朴 임기 내 논란 계속될 듯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24일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기업경영이 위축된다거나 자신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는 등의 엇갈린 시각이 모두 맞지 않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논란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최근 광고와 물류 등에서 경쟁입찰 방식을 택한 것을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 설계 시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균형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제 폐지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필수 과제로 거론하면서 “경제 민주화를 기업 규제를 위한 것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서로 공동 발전하도록 기업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정권 초부터 무리한 갈등과 대립 양상을 보이기보다 균형과 중용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입법 시기와 강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며 반대 세력과 기업의 상황도 수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예림 기자 nimp726@

2013년 5월 11일 토요일

"좀 가르쳐줘요, 왜 대통령에게 사과하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11일자 기사 '"좀 가르쳐줘요, 왜 대통령에게 사과하지?"'를 퍼왔습니다.
"朴정부 아직 정신 못차려. 여왕통치국으로 변해가고 있어"

이남기 홍보수석이 10일 밤 윤창중 성추행에 대해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자, 트위터 등 SNS에서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김응교 숙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좀 가르쳐줘요"라며 "①피해여성이 아니라 왜 대통령께 사과하지? ②대통령께 사과하려면 조용히 하지 왜 방송에서 하지? ③추물을 임명한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해야지, 왜 사과받지? ④홍보수석이 대리로 사과하는 것은 창조대변사과일까?"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남양유업 회장은 뒤로 숨은 채 사장이 대신 대국민사과하고, 청와대 수장은 사과를 하기는커녕 사과를 받고...우리사회 최고위층이 책임지는 방식. 신성불가침의 최고존엄들...왕조의 망령, 질기기도 합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성추행이 무슨 '업무상 과실'인가요? '사과'가 아니라 '사죄'를 해야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성추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한다며 박통한테도 사과를 하자 나온 반응이 '윤창중이 대통령 성추행 했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야권 인사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MB는 셀프사면. 박근혜정부는 셀프사과. 셀프 공화국!"라고 탄식한 뒤, "청와대 셀프사과를 보니 화가 나 잠이 안오네요. 박근혜정부 아직 정신 못차렸네요. 여왕통치국으로 변해가는 이 현실을 어찌해야하나요?"라고 개탄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역시 "모든 조간신문들 윤창중 성추행기사로 도배! 사과도 안 하니만 못한 창조사과? NYT WP WSJ CNN등 모든 외신 보도!"라며 윤창중 성추행으로 국격이 대추락하고 있음을 지적한 뒤, "이제는 대통령께서 나서서 사과 수습해야 합니다"라고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밤 10시40분에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사건에 대해서 4문장의 사과를, 그것도 대통령에게 했다면서요? 도대체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습니까? 새벽에 뉴스 듣고 부글부글 열받네요!"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박정엽 기자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김병관, 대통령 욕되게 말라" 與서도 사퇴론 확산


이글은 뉴시스 2013-03-21일자 기사 '"김병관, 대통령 욕되게 말라" 與서도 사퇴론 확산'을 퍼왔습니다.


김병관 임명철회 건의 '검토' 아닌 '확정'된 듯

【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심재철 최고위원은 21일 김 후보자를 향해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다시 한번 사퇴를 촉구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병관 후보자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혹들이 많이 제기됐다"며 "특히 엊그제 나왔던 문제는 해외에까지 여러 사람들하고 가서 어울렸고, 그 관련되는 주식을 본인은 물론 부인도 갖고 있는데 신고도 안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미얀마 자원개발업체 KMDC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신고를 누락했고, 2011년 1월 미얀마를 방문했던 사실까지 새로 드러났다.

이에 심 최고위원은 "그런 부분들이 누락됐다라고 본인이 실수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해명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앞으로 어떤 문제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이 정도면 너무 심하다. 그래서 부적격이니까 자진사퇴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몰아부쳤다.

새누리당 내에서 사퇴 목소리가 나오는가라는 질문에는 "의견들을 다 들어봤는데 (사퇴 목소리가) 굉장히 많다"며 "그런데 (대통령) 임기 초반이라서 얘기를 안하고 그냥 참고 있는 이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지명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지명철회를 하지 않더라도 (김 후보자) 본인이 충분이 아실 거라 본다"며 "지금 새 정부의 첫 단추가 중요한데 첫 인사부터 이렇게 흠결이 크면 대단히 부담이 많이 않겠나"라고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본인이 자진사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저희 당 지도부 황우여 당 대표께서 의견들을 다시 반영해 청와대에다가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심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철회 건의계획이 '검토 정도'가 아닌 '확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인사문제는 대통령 고유권한으로서 좀 더 지켜보자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ssjun@newsis.com

2013년 3월 19일 화요일

국정원, ‘대통령을 위한 무명의 헌신’을 다했나


이글은 진실의길 2013-03-19일자 기사 '국정원, ‘대통령을 위한 무명의 헌신’을 다했나'를 퍼왔습니다.
국정원의 원훈은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自由와 眞理를 향한 無名의 獻身"

국가정보원 원훈이다. 하지만 첫 원훈은 이게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국가안전기획부를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면서 원훈을 '정보는 국력이다'로 지었다. 그런데 이를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다시 바꿨다.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안기부 부훈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부훈 처럼 박정희-전두환은 '음지'에서 중정과 안기부를 철저히 자신을 보위하는 정보기관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을 사사로이 운영한 것이다.

 

노태우-김영삼 때도 안기부가 음지에서 일한 것은 맞지만 박정희와 전두환 만큼은 최고권력자 보위기구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국정원이라는 이름이 보여주듯, 대한민국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 역시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자신이 직접 지은 원훈처럼. 그리고 국정원장 역시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 보위가 아닌 대한민국을 위해 무명의 헌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18일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단독보도한 기사를 보면 국정원이 박정희-전두환 음지에서 정권보위를 위해 충성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공개한 자료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원세훈 원장은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2011년 2월 18일)이라고 지시함으로써 합법적 노동단체인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내부의 적'으로 간주했다. 또 원 원장은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되었다"(2011년 5월 20일)고 강조함으로써 강원도민의 민의를 왜곡했다-18일 (오마이뉴스)"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 우리가 앞장서서 대통령님 진의 적극 홍보"
(오마이뉴스) 기사 중 "우리가 앞장서서 대통령님 진의 적극 홍보" 문구가 눈에 띈다. 국정원은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국정원은 원훈 세부의미에서 '진리'를 "언제나 진실된 정보만을 추구합니다. 정치적 중립을 확고히 지켜나가면서 오직 정의와 진리의 편에서 판단함으로써 어떤 이해관계에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진실된 정보만을 제공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밝혀 놓고 스스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이다. 원훈 의미만 아니라 국정원법 제9조 '원장과 차장, 직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를 어긴 것이다.
국정원이 이런 일에 힘쓸 때 자신의 본연의 임무는 다하지 못했다. 지난 2011년 2월 16일 오전 9시 반 무렵 국정원 직원 3명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들통나 "국정원이 절도범"이냐는 조롱과 개망신을 당했다. 당시 국정원직원 노트북을 놓고 나왔다. 이는 정보기관 기본 임무 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또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국정원 정보력은 한 마디로 '빵점'이었다. 같은 달 17일 오전 8시 30분부터 19일 정오 12시까지 대한민국 모든 정보기관은 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 죽음에 대한 그 어떤 정보, 아니 첩보도 파악 못 했다. 국정원 대북정보가 먹통이 되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맞아 청와대 직원들이 '고깔모자'를 쓰고 축하 받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까지 했었다. 3~4일 동안 김 위원장 유고를 전혀 몰랐던 것이다.
또 지난해 7월 15일부터 3일 동안 '북한발' 보도는 엄청났다. 리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 해임(15일)-현영철 대장의 차수 승진(17일)-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원수'칭호(18일)로 이어졌지만 국정원은 선제적으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기 전 국정원은 헛발질을 했다. 지난 2010년 6월 방위산업체의 수출을 위해 리비아 무기목록 등 군사정보와 현지 북한 근로자 1000여명의 정보를 수집하다가 들통나 이상득 당시 의원이 직접 리비아에 가서 카다피와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동선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동네정보원'이란 비아냥은 당연했다.
그리고 "'헌신'은 항상 자신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멸사봉공의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해 국가 번영과 국민 안전에 기여하겠습니다"고 적었다. 하지만 국정원 국민 안위보는 국정원 안위에 힘썼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지낼 때인 지난 2009년 6월 (위클리경향)에 "(국정원이) 시민단체와 관계를 맺은 기업 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후원이 끊기거나 줄어)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라며 폭로하자 그해 9월 명예훼손을 고발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패배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에 대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지난 1월 (경향신문)에 "중앙정보부, 안기부를 거쳐 국정원으로 여러 차례 간판을 바꿔 달 수밖에 없었던 '정치화'의 상처와 후유증은 일선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국정원은 위기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국정원을 비판하자 표 전 교수를 고소했다.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단 댓글을 (한겨레)가 지난 1월 31일 단독보도하자 김씨는 (한겨레)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원세훈 국정원장은 대통령을 위해 앞장서서 일하라라 지시하고, 정치에 개입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변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는 "국정원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여론조작한 사실 드러났다"며 "원세훈을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DrPyo)는 "비리, 부패, 범죄 저지른 뒤 이를 덮고 감추기에 급급하면 꼭 더 큰 잘못 저지르고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줍니다. 원세훈과 그의 추종자들, 분명히 여러차례 이 사실 알리고 경고하고 호소했습니다. 3살 어린 아이입니까 ! 그들에 대한 단죄, 지켜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경찰, 검찰, 군이 지켜야 할 것은 대통령과 그 권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화난 국민이 '쥐새끼'라고 하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입니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법을 어기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려한다면 법을 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설닷컴(@dogsul)은 "십알단 단장이 윤 목사가 아니라 국정원장이었다는 얘기인가?"라며"국정원이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이유가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의 국정원 연루설을 제기했기 때문인데… 국정원장이 사실상 '국알단'을 운영했다는 것을 진선미 의원실에서 밝혀냈군요"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원훈인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을 '대통령을 위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耽讀 

2013년 3월 9일 토요일

'안보태세' 강조하는 대통령을 보는 불안감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08일자 기사 ''안보태세' 강조하는 대통령을 보는 불안감'을 퍼왔습니다.
[분석]한반도 긴장 최고조, 가장 중요한 안보적 과제는

8일 육해공군 장교 합동임관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국민 굶주리는데 핵무기에 집중하면 결국 자멸할 것”이라며 “도발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군에 “철통같은 안보태세 확립으로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를 향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어떤 '매뉴얼'을 갖고 있는 것일까? 우리 정부의 대응이 예측되지 않는다는 점은 북한에 대한 통제 가능성이 그 만큼 적어진단 점에서 매우 불안한 문제다. ⓒ뉴스1

한반도의 위기가 최고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보름 여 만에 닥친 일이다. 북한이 불가침협약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직후 박 대통령의 연설은 예사롭지 않다. 군에서 한 ‘축사’ 성격의 의례적 메시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워낙 언론과 대국민 노출이 적은 박 대통령이기에 현 상황에 대한 압축적 인식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2가지로 압축된다. 현 국면에서 ‘타협’과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선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가동 하겠다”고 말했다. 현 단계의 북한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안보태세’의 확립이다. 이는 내부용 메시지로 읽힌다.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처’라는 표현으로 북한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철통같은 안보대테’를 강조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최우선 순위는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것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위기의 긴장감만 강조했다. 결국,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국내 정치 국면 전환과 국정 공백 사태의 ‘알리바이’로 활용하고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현 상태에서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공연히 밝히고 국내용 ‘안보태세 강화’만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행보를 보며, 솔직히 두렵기까지 하다. 북한에 대한 두려움은 그들이 원천적으로 극악무도한 악이라는 점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의 통제가 상실된 상황에서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음에 기인하는 문제다. 관리되지 않는 상태에 대한 두려움이 일차적인 문제다.

더욱이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북한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키 리졸브 훈련’까지 시작된다. 북한은 이를 ‘침략 훈련’이라고 규정한다. 실제, 키 리졸브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미군 증원 전력을 수용 및 통합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한미연합 전시 증원 연습훈련이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고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Foal Eagle)과 통합해 실시된다. 정부는 ‘키 리졸브’ 훈련 때 북한이 도발하면 사정없이 응징하겠단 입장인데, 상식있는 국민 가운데 ‘사정없는 응징’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국,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엎친 상황에 ‘키 리졸브’가 덮쳐지는 상황인 셈이다. 

대화의 수단이 단절된 상태에서 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대통령 그리고 대화를 차단하는 군사훈련까지, 이명박 정부 이래 남북관계가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지금이 가장 심란한 때가 아닌가 싶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과 심지어 미국조차 북한의 핵 도발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진 않지만 국지적 도발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은 공통의 판단이다. 물론, 이 국지적 도발마저도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따내기 위해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한국은 국지적 도발이 발생하면 직접적 타격을 입는 상황으로 한가한 분석에 안심할 때가 아니다.


▲ 정부는 ‘키 리졸브’ 훈련 때 북한이 도발하면 사정없이 응징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식있는 국민 가운데 ‘사정없는 응징’ 상황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뉴스1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박 대통령의 그것처럼 ‘결연한 자세’가 아니라 ‘탄력적 사고’다. 국지적 도발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마음 단단히 먹고 이를 향해 나아가자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민첩하고 현명하게 예견되는 참사를 피할 궁리를 하는 것이다. 이건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자존심의 영역도 아닌 정전협정 체제의 분단국가 대통령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정치적 자세’에 속한다.

북한 관계는 특수한 3가지 측면으로 구성된다. 외교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적 측면이 있고 교류로 대변되는 경제적 측면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념적 측면이 있다. 정치적 측면은 국제적인 것이고 경제적 측면은 국지적인 것이라면 신념적 측면은 우리 내부의 문제라는 특성이 있다.

보수 세력들은 이 가운데 보통 신념적 측면의 문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종북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이 이에 속하고 북한에 삐라를 보내 그들을 정신적으로 ‘개화’하자는 것 역시 이 부분에 속한다. 북한 인권을 강조해 우리 체제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것 역시 사상과 신념의 우위를 확인하고픈 대표적 욕망 가운데 하나다. 이는 대부분 북한을 향한 것이라기 보단 국내 정치용 성격이 짙고 내부 단속용 의제인 경우가 많다.

현 상황에 대한 박 대통령의 대북인식은 딱 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과 정치적으로 협상하고 경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인데 이를 신념적 차원의 정서가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보수 언론, 특정한 보수적 정치 집단은 다른 것을 내버려두고 신념적 문제만 주장할 순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대북 인식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 쪽에 치우쳐있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국가적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박 대통령은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보수정당의 리더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관장하는 대통령 신분이다.

지금 당장 교류로 대변되는 경제적 관계 개선에 나설 순 없겠지만 북한의 의도가 어느 정도 읽히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를 통한 정치적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UN의 제재는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외교전을 전개하는 시작점이란 인식을 갖고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 ‘북한이 변하면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하다’는 식의 접근은 ‘잘하면 나도 잘 하겠다’는 수준의 유치한 관계 맺기 방식이다.

북한과 관련해 우리의 신념을 더욱 다지자는 낡은 훈계는 이제 그만해도 좋다. 충분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정부에서 완전히 상실됐던 북한과의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를 향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매뉴얼'을 갖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북한에 대한 통제 가능성이 그 만큼 적어진단 점에서 매우 불안한 문제다. 누군가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다. 북한과 어떻게 ‘타협’해 도발을 막을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당면한 가장 중요한 안보적 과제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2월 23일 토요일

“방송광고까지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것인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22일자 기사 '“방송광고까지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것인가”'를 퍼왔습니다.
지역방송협의회, 미창부 이관 반대…여야, 오전 협상 결렬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방송광고를 독임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려고 고집하자 지역방송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방송광고는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역방송협의회(의장 김한광·김대환)는 22일 ‘방송광고까지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것인가’라는 성명을 내어 “방송광고업무가 통째로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간다는 것은 대통령이 직접 방송광고까지 챙기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이달 말 방통위 산하에 취약매체인 지역방송과 중소방송을 지원하기 위한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가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하지만 이 업무가 미창부로 통째로 넘어갈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방송광고는 지상파 방송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분야”라면서 “방송광고를  청와대와 장관이 쥐고 있으면 상명하복에 길들여진 인사에 의해 좌지우지될 위험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또한 “결국,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방송정책의 핵심이 방송광고 정책임을 깨닫고 방송광고 정책을 틀어쥔 채 국민 다수에 영향을 미치는 방송을 좌우해 보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방송의 재허가권, 주파수, 방송광고, 기금을 통해 직접적으로 장악하게 되면 언론장악이 이명박 정부보다 더욱 집요하고 치밀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방송광고 매출의 90% 이상이 서울에 집중된 현재의 방송광고시장 구조에서 지역방송과 중소방송의 생존은 앞으로도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우리의 요구에 귀를 막은 채 (인수위)정부조직개편안을 관철시킨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정부조직법 처리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통합당 변재일 정책위의장,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했다 ⓒ 연합뉴스

7시 30분 회의도 결렬…새누리당, IPTV·방송광고·주파수 미창부 이관 고수

이날 오전 7시 30분, 정부조직법 타결을 위해 양당 당대표, 원내대표, 수석부대표가 모이는 협상 테이블이 개최됐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방송부문과 관련해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인 IPTV와 전파기획관실 업무, 방송광고 정책을 모두 미창부로 넘기는 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모든 SO사업자나 PP사업자를 방통위에 남겨둬라, 이렇게 얘기를 한다”면서 “그것들이 도대체 이게 무슨 공정성과 관계가 있느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잘못된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도울 수는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박 당선인이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2월 17일 일요일

제18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이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12-11-12일자 기사 '제18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퍼왔습니다.
Corée 우리에게 대통령은 무엇인가

나에겐 어여쁜 아이들이 있습니다. 훌륭한 아내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료들과 한결같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나에겐 보험이 없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없고 일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동료와 가족들 중 23명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나는 쌍용자동차 해고자입니다.

단칼에 해고된 철의 노동자

나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볼 때마다 기운이 솟는 38살의 평범한,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18년 전 만난 아내에게 아직까지 사랑한다고 종종 이야기해서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 가족들을 한 달에 두세 번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서울 길거리에서 7개월을 살아야 했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에게는 아빠를 잃어버린,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그렇게 될 아이들이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을 지난 4년 동안 이 사회에 이야기해왔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아도 될 이유로 죽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자고 외치고 있는 건 또 다른 죽음을 막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비난보다 더 무서운 건 무관심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노동자들에게 가장 무관심하고 냉정했던 건 바로 정치와 법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정치가 우리 곁에 있었다면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쌍용차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하는 일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파업 이후 수천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내려왔다지만, 해고자들 중 혜택을 봤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또한 그렇습니다. 지난 9월 쌍용차 국회 청문회로, 쌍용차 문제가 불법적인 기술 유출을 면피하기 위해 회계 조작으로 이루어진 기획 부도라는 의혹이 드러났음에도, 국정조사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지 않는걸 보면 확신에 가까운 결론에 이릅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에겐 정치는 아예 없다는 결론 말입니다.
우리에게 법이 갖는 권위가 얼마나 우스운지 모릅니다.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은 그냥 이야기일 뿐입니다. 나는 쌍용차 공장 점거 파업에 함께했다는 이유로 인해, 열거하지 못할 정도의 기소 내용으로 실형 2년, 집행유예 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상 재판에서 경찰과 검찰, 재판부는 증거를 제시하지도 입증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노동조합 간부였다는 이유의 공동정범으로, 경찰과 검찰의 협박으로 이루어진 조합원들의 진술서로 어마어마한 범죄자가 된 것입니다. 그런 노동자들이 92명이나 됩니다. 법원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불법으로 판결 내리고, 검찰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경찰은 잠복했다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노동자들을 체포합니다. 이게 이 땅의 노동과 노동자가 겪는 일상입니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불법 폭력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벌금형에 처해졌으면, 그것과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용역깡패, 관리자로 구성된 구사대, 불법 과잉 폭력을 저지른 경찰은 왜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인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는 이 땅에서 딱 '1만 명만 평등하다'는 이야기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정치와 법이 무관심하게 내버려둬서 부당하게 공장 밖으로 내몰린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 중 23번째 죽음이 생기고,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은 곡기를 끊었습니다. 스스로를 던져서라도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마지막 절규의 호소입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승, 천의봉은 2년 전 대법원에서 판결한 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5만V가 흐르는, 몸 하나 편하게 누이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송전탑에 올라가서 농성을 이어갑니다. 혹시 가보셨습니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눈을 감아서는 안 되는 절실한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대통령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어느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이 정규직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에게 들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대학 다니는 친구들도 좋은 일자리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시를 쓴다든지, 음악을 한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그림을 그리는 등의 장래희망은 부유한 부모의 뒷받침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안정된 일자리에서 한 번 밀려나기만 하면 정상적으로 살 수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좋은 대학을 나와도 비정규직 일자리로 시작해야 합니다. 더 이상 꿈꿀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꿈이라는 건 TV 프로그램에서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사회는 끝없는 경쟁을 통해서 모든 이들에게 함께 살 수 없는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정리해고자 수가 10만 명이 넘고,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9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정말 기업이 어려워서 해고를 하고, 해고한 일자리에 바로 비정규직으로 채워 운영하는 것일까요? 기업의 이윤이라는 이름의 끝없는 탐욕…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고, 바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자본의 폭주를 제어하고 관리해야 할 정치와 법은 지금 누구 편을 들고 있습니까? 해고와 비정규직의 문제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 텐데 이 비용을 기업이 이 사회 전체에 떠넘기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나는 국가가 부강한 것에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세계경제 무역 규모가 세계 몇 위인지는 하등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저임금은 가장 적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용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으로 선진국이 된다 한들 그건 전체 국민의 선진화가 아닌 기업의 선진화일 뿐입니다. 모두 겪은 고통의 토대에서 구축된 영광은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소수가 모든 걸 독점하려고 모두를 희생시키는 구조의 방향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개개인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우리는 지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노동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것입니다. 노동운동이라고 하면 불온하게 바라보는 편견과 '빨갱이'라고 이내 뒤집어씌우는 사회적 낙인을 교육과 제도를 통해서 걷어내야 합니다. 또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하고, 파업할 수 있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권리를 침해하는 기업과 권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나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인 사회가 모두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해고를 금지하고,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탄압받지 않는 상식적인 세상을 나는 소망합니다.

당신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대통령 한 명이 이 잔혹하고 야만적인 사회를 단기간에 바꿀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사회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그건 당신이어야 합니다. 모든 권력과 책임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 당신께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희생시키지 않는 당신, 기업을 위해서 노동자를 희생시키지 않는 당신을 기대해봅니다.

*
글 고동민 
쌍용차범국민대책위원회 기획팀장. 2003년 쌍용차에 입사해 2009년 노동조합 문화부장으로 활동하다 구속되면서 해고됐다
트위터 @playman0825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사설] 임기말 대통령 ‘스스로 훈장’ 관행 개선하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12일자 사설 '[사설] 임기말 대통령 ‘스스로 훈장’ 관행 개선하길'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최고 등급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받는다고 한다. 정부는 어제 김황식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를 의결했다. 임기말 대통령이 자신에게 훈장을 주는 이른바 ‘스스로 훈장’인 셈인데 어디로 보나 모양이 좋지 않다.대통령의 스스로 훈장은 이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가 임기말 이 훈장을 받아 논란을 빚었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집안 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까지 이 훈장은 정권을 이양하는 전임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수여하도록 의결해 새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훈장을 받았다.이를 두고는 공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전임 대통령에게 훈장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노 전 대통령은 급기야 당선인 시절, 이 훈장을 사양하면서 퇴임과 함께 5년간의 공적을 치하받는 의미에서 훈장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의 전례를 따른 것인데, 당선인 시절이나 퇴임 직전에 훈장을 받는 것 모두 부적절해 보인다.5년간 국가원수로 봉직한 대통령의 공로를 치하하는 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형식과 내용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고칠 필요가 있다. 선거에서 이겨 대통령이 됐다고 훈장을 주는 것이나, 5년간 고생했다고 대통령이 스스로 훈장을 받는 것 모두 문제가 있다. 현행 제도를 바꾸어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전직 대통령에게 5년간의 봉사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훈장을 수여하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다.이를 위해서는 현직 대통령과 그 부인에게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도록 한 현행 상훈법을 개정해 전직 대통령에게도 훈장을 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궁화대훈장에 사용되는 금은 190돈으로 금값만 4100만원이 넘고, 부부가 함께 받을 경우 비용만 1억여원에 이르는 것도 문제다. 훈장은 명예가 중요하지 보석이 호화로울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스스로 훈장 관행도 고비용 저효율 정치에 해당한다. 이번 기회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길 바란다.

2013년 2월 3일 일요일

그대들, 부끄러움을 고백하라


이글은 한겨레21 2013-02-04일자 제947호 기사 '그대들, 부끄러움을 고백하라'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허황된 발상 한 ‘MB 정부’ 대통령·장관, 지위와 훈장 챙긴 영혼 없는 공무원, 욕심에 학문을 넘긴 전문가·학자… 170명 ‘4대강 죽이기 인물사전’

» 2011년 10월22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경기도 여주군에서 열린 4대강 새물맞이 기념행사에 앞서 이포보 공도교를 걷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주민 등이 함께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큰 공사를 또 대강대강 하여 유명무실하게 하면 몇 해 안 가서 그저 시끄럽게 굴면서 비용만 허비하고 만 것으로 됩니다. 그러니 물줄기를 어디로 돌리고 모래와 흙을 어디로 치워야 하겠는가를 각별히 강구하여 기어코 보람이 있게 하라는 뜻으로 분부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고종 2년(1865) 의정부(議政府)에서 개천 하나를 파내며 왕에게 아뢴 내용이다. 왕은 윤허했다.
망해가던 왕조의 신료와 임금조차 도랑 하나 내는 일의 어려움과 그만큼의 신중함을 알았다. ‘녹색 뉴딜’이라는 4대강 사업에는 22조원이 들었다. 계획 수립부터 완공까지 3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제와 생태와 홍수와 가뭄을 한꺼번에 해결한다 했다. 외국에도 사업 경험을 팔겠다 한다. 2013년 1월17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허황한 발상에서 시작된 4대강 사업을 빼놓고는 MB 정부 5년을 논할 수 없다. 지난 5년 그들이 내놓은 정책과 발언들을 좇아가며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MB 정부=4대강 정부’였다는 환멸이었다. 대통령과 여당,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해양부 장관, 환경부 장관, 공기업 등이 모두 달라붙었다. 모든 정책에 앞서 4대강이 있었다. 그들은 선거로도 심판받지 않았다.
영혼이 없다는, 깃털같이 가벼운 공직자들은 4대강 사업으로 지위와 훈장을 챙겼다. 4대강 사업에 간여한 고위 공무원부터 실무 사무관까지 자신의 자리가 가진 책임을 느끼는 이는 없어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공무원이라고 한다면, 진작에 4대강 사업의 부당함을 알렸다가 징계·해임당한 김이태 같은 이는 독립운동이라도 했다는 말이 된다. 관련 부처들은 4대강 사업으로 훈장을 받은 1240명 명단 중 대부분을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남모르게 주는 상이라니 ‘미담’이다.
어느 시대건 권력과 돈과 지위 욕심에 자신의 학문 지식을 넘기는 교수·학자·전문가들은 있기 마련이다. 4대강 사업 주변에도 사업 논리를 적극 옹호하고, 더 나아가 편의적 잣대로 객관적 상황을 왜곡해주던 전문가들이 4대강 녹조처럼 창궐했다. 대학교수와 연구원이라는 그럴듯한 직함으로 신문 칼럼을 쓰고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대통령과 정부는 이런저런 자리를 이들에게 주었다. 선거판과 명령에 흔들리는 정치인·공직자보다 더 나쁜 이들이다.
이들 모두에게 이 거대한 사기에 대한 채무 각서를 받아내려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원 오브 뎀’(one ofthem)에 불과하다. 그 역시 첫머리가 아닌 자기 이름값 정도의 순서에 들어가 마땅하다.
인명사전은 사전(辭典)이라 쓰지 않는다. ‘事典’이다. 의미와 어원을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의 행적을 모아 배열하면 그뿐이다. 사전은 읽지 않고 보는 것이다. 기억해야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때 펴보라는 얘기다. 177명의 이름이 담긴 ‘4대강 죽이기 인명사전’은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름이 빠졌다고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추후에 다시 채워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이, 없다.

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4대강 죽이기 인명사전’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 대신 4대강 사업으로 돌아선 2008년 5월22일 이후 주요 관련자들의 발언과 행적을 찾았다. 뉴스 스크랩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중앙 일간지, 경제지, 지역 신문, 전문지, 주간지, 월간지, 인터넷 언론사, 방송사 등의 기사·칼럼 등을 검색했다.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정부 정책포털 (공감코리아)도 활용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시민단체에서 2009년과 2011년에 작성한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인명사전이 큰 도움이 됐다.

① 이름(나이) ② 주요 경력 ③ 4대강 관련 포상 ④ 4대강 관련 행적

인명사전 : 정치인 | 공직자 | 전문가 | 사회단체, 그리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

» 브레이크가 망가진 정부의 4대강 속도전은 불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북 의성군 단일면 낙단보 건설 현장. 육상 준설 작업을 할 때는 흙탕물을 막기 위해 반드시 임시 물막이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생략한 채 강바닥의 흙과 모래를 마구 퍼내는 바람에 낙동강이 온통 흙탕물로 바뀌었다. 2011년 6월. 낙동강 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제공

쟁점1물살에 파이는 바닥

감사원은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1개의 내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천의 물살을 견뎌 보의 지반을 보호하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을 관련 기준에 따라 깊고 길게 설치하지 않아, 부분적으로 깎여나가는 세굴 현상이 15개 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합천·창녕보의 경우 물받이공이 유실된 넓이가 3800m²에 이르고, 창녕·함안보는 20m 깊이까지 침식됐다는 실측 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런 결함이 수치·수리 모형 실험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물살의 속도를 늦추려면 물높이 등 물리적 조건을 최대한 검증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누락해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는 세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보의 안전성과 큰 상관 없는, 자연스럽고 일시적인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물살의 흐름이 급격히 바뀐 완공 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 본체는 암반 위에 자리잡고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굵은 강철 말뚝(시트파일)을 보 양쪽으로 깊이 박아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 역시 이미 보완했거나 보완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반응이다.

대안1물살 속도를 줄여라

세굴 현상은 수차례 지적된 문제였다. 민주당과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생명의 강 조사단’은 4대강 사업이 완공 단계에 이른 2012년 2월께 전국의 4대강 보를 방문해 현장 조사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당시 조사 활동 자체를 방해했다. 국토해양부의 지시를 받은 시공사 직원들이 수심을 측정하려고 조사단이 띄운 보트를 들이받는 등 안전에 위협을 느꼈다는 것이 당시 생명의 강 조사단 관계자들의 증언이었다. 국토해양부는 당시 수차례에 걸친 세굴 현상 지적에 대해 “대규모 세굴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해명만 거듭했다. 그러나 감사원 조사 결과, 한 차례 보강 공사를 실시한 보에서도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다시 깎이는 재세굴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보의 안전성을 판정할 수 있는 수중 조사와 모델 실험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물살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시설(감세지)을 추가하고, 더불어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을 넓고 깊게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가 발간한 ‘4대강 준공 대비 특별점검 보고서’도 “(보에서 떨어지는 물의 낙차 에너지를 낮출 수 있는) 에너지 감세 시설의 설치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쟁점2한 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보

4대강 16개 보의 안전성 미비는 애초에 설계 자체가 잘못된 탓이 크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4대강에 설치된 보는 높이가 4~12m에 달해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지는 시설물이었다. 따라서 감세지 등 시설을 충분히 깊고 길게 설치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4m 이하 농업용 보 시설 등에 적용되는 ‘하천설계기준-보편’에 따라, 유속 감소 시설 없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만 설치했다. 애당초 4대강 물줄기를 막을 정도의 설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대규모 세굴 현상 등을 포착했을 때 모형 실험 검증 뒤 유속 감소 시설을 설치하는 등 근본적인 보강이 필요했음에도, 이런 조처 없이 그저 깎이고 있는 바닥보호공만 막연히 연장하는 등 ‘땜질 처방’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8~9월 이미 보수 공사를 마친 11개 보 가운데 6곳에서 다시 세굴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는 보 자체의 설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했고, 세굴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보강 공사로도 충분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안2새로운 관련 규정

보의 설계 기준이 불명확한 것은 사실이다. 전력 생산·수자원 보호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물막이를 하는 댐과 달리, 보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려고 지방 하천에 부분적인 물막이를 하는 수준의 시설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4대강에 설치된 보들은 기존 기준이 적용되기 어려운 대규모 시설물이다. 4대강 보의 막무가내식 공사는, 규정과 현실이 불일치하는 ‘법의 공백 상태’를 틈타 이루어진 ‘속도전’과 다름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선 ‘하천 설계 기준’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보의 시설물 규모 등에 따라 설계 및 안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치·수리 모델 실험 등을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것도 요구한다.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을 다시 까는 정도로 땜질 처방된 보에 대해서도, 상세한 기술적 원인을 먼저 분석해 유지·관리 매뉴얼이 작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물받이공의 유실 범위가 가장 넓은 합천·창녕보에 대해서는 보를 바닥에 고정하는 강철 말뚝(시트파일) 부위의 보강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문 높이를 조절해 상·하류 수위의 낙차를 좁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쟁점3갈라지는 구조물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의 세굴 현상뿐만 아니라, 보 구조물 자체의 안전성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전국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에서 3783m에 이르는 균열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또 여주보 등 13개 보에서 수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이 벗겨지거나 깨져 철근이 노출되는 등 결함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9개 보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발견돼 보수 작업을 완료했지만, 창녕·함안보 등 6개 보에서는 여전히 물이 새고 있다고 밝혔다. 보의 본체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지적 역시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 자체의 안전성에는 전혀 결함이 없고, 일부 나타나는 균열과 누수 현상은 콘크리트 등 공사 원자재의 특성 탓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대안3파이핑 현상 조사부터

민간 전문가들은 균열과 누수 현상이 보의 안전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결함은 아니라는 국토해양부의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는 모양새다. 대신 전문가들은 지반과 강철 말뚝(시트파일)의 연결 부위 균열과 파이핑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파이핑 현상은 보의 주변 지반을 통해 물이 흘러나가는 구멍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보의 설계 부실과 바닥보호공 등의 손상은 통상 50년으로 추산되는 보의 수명을 조금 단축시키는 수준이지만,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면 빠르면 수년 안에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대한하천학회 등은 낙동강 유역의 7개 보에서 파이핑 현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이 물살에 깎이지 않고 원형 그대로 가라앉은(침하) 형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파이핑 현상으로 지반이 약화돼 강바닥이 무너져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감사원이 조사하지 않은 파이핑 현상의 유무를 가장 시급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파이핑 현상이 발생했다면 지반을 콘크리트와 에폭시 등으로 메우거나, 심한 경우 보를 헐고 재자연화하는 대안의 선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현웅 기자 한겨레 경제부 goloke@hani.co.kr

»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금강새물결 세종보 개방 축제 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동안 밭에 나온 마을 주민이 세종보를 보고 있다. 2011년 9월. 한겨레 김태형 기자

쟁점4녹조라테

4대강 사업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수질 살리기였다. 환경부는 4대강 유역에서 ‘수영이 가능한 좋은 물’(하천 2급수) 기준에 도달하는 권역이 76%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2012년까지 86.3%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수질 예측 모델링 및 수질 개선 대책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4대강에 보가 설치되자 물이 고여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조류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여름 4대강에 번졌던 ‘녹조라테’ 현상에서 보듯, 하천의 부영양화 경향이 크게 나타난 셈이다. 감사원도 이 사실을 지적했다. 환경부는 기존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의 하천 수질 기준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만 적용해 4대강 가운데 86.3%가 수질 목표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류 농도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을 적용했을 때 목표 달성률은 37.5%에 불과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류 농도와 COD는 호수 등 고인 물에 적용된다. 환경부가 보에 가로막혀 상류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물을 공사 이전과 똑같이 적용한 채 ‘수질이 좋아졌다’는 주장을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결국 적극적 수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보로 가로막혀 있다고 하더라도 물이 아예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호수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대안4수질예보제

먼저 조류경보제 발령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녹조라테’가 상수원까지 오염시켰음에도 환경부와 국토해양부는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이는 조류경보제의 기준이 낮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행 조류경보제는 조류 농도와 독성을 가진 남조류 세포 수 기준을 정해 두고 둘 모두 기준치를 넘어설 때만 주의보 등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고 있다. 또 상수원 지역인 보 근방에서는 오히려 조류경보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남조류 세포 수 또는 조류 농도 둘 중 하나만 기준치를 넘어도 조류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4대강 보가 위치한 상수원 지역에 적용되는 수질예보제는 2012년 4대강 사업 완공을 앞두고 대폭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수영 금지를 권고하는 기준(50mg/m²)과 국내 호수에서 수영을 자제하도록 하는 기준(25mg/m²)보다 완화된 70mg/m² 이상일 때만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결국 조류 발생에 일찍 대응하기 힘든 규정을 만들어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조류 직접 제거 및 부영양화 저지를 위한 예산을 미리 확보해두고 효과적인 시설물과 약품 등을 사전에 검증해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쟁점5200년 빈도 홍수 대비 준설

과도한 준설로 유지·관리비가 대폭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천 설계 기준’을 보면 준설 계획은 홍수시 배수 능력과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검토하도록 돼 있다. 홍수가 일어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도심지에서는 2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설하고, 나머지 구간은 100년 빈도의 홍수에 견딜 정도로만 준설하면 된다. 나름의 기준으로 준설 비용을 아끼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강 폭이나 바닥 경사 등을 고려하지 않고 4대강의 모든 권역에 200년 빈도의 홍수 기준을 적용했다. 무차별적인 준설을 강행했고, 이에 따라 준설 비용만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더구나 마구잡이 준설은 재퇴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감사원은 창녕·함안보 구간에 최소 수심 6m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356억원을 들여 강바닥을 퍼냈지만 재퇴적으로 준설 효과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강물을 따라 다시 쌓이는 퇴적물을 퍼내는 데 앞으로도 2880억원 정도의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조사 결과였다. 국토해양부는 강바닥을 퍼낸 만큼 수자원을 확보했다고도 주장했지만 감사원은 이런 항변 역시 반박했다. 4대강 본류의 물 부족량은 1억6천만m²에 불과한데 준설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이보다 훨씬 많은 8억m²의 수량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추가 확보한 수량은 ‘비상용’으로 분류돼 있다.

대안5더 이상 모래 파내지 말아야

재퇴적 현상에 대해서는 단순한 대안이 제시된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 없이 준설 계획을 만들어 또다시 강바닥을 퍼내지 말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목적과 경제 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준설해야 하는데,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해 파헤치다 보니 ‘필요 최소 준설 계획’을 턱없이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퇴적 현상을 고려해 추가 준설만은 막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은 국토해양부가 만들고 있는 중·장기 수자원 전략인데 4대강 이후로 그 뼈대가 많이 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홍수를 어쩔 수 없는 재해로 보고 적극적인 물 수요 관리와 탄력적인 수해 방지 대책을 중심에 뒀다. 반면 4대강 사업이 진행되던 2011년부터는 도서·산간·벽지 등에 수자원을 공급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댐 건설 계획 위주로 계획을 잡았다. 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정책위원은 이렇게 제언했다. “현재 우리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은 4대강 사업을 사후 관리하는 방향으로 재편돼 있다. 재퇴적하는 강바닥을 계속 준설하는 것도, 굳이 필요없는 물을 애써 가둬두는 것도 모두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다. 친자연적인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노현웅 기자 한겨레 경제부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