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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7일 일요일

제18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이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12-11-12일자 기사 '제18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퍼왔습니다.
Corée 우리에게 대통령은 무엇인가

나에겐 어여쁜 아이들이 있습니다. 훌륭한 아내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료들과 한결같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나에겐 보험이 없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없고 일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동료와 가족들 중 23명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나는 쌍용자동차 해고자입니다.

단칼에 해고된 철의 노동자

나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볼 때마다 기운이 솟는 38살의 평범한,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18년 전 만난 아내에게 아직까지 사랑한다고 종종 이야기해서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 가족들을 한 달에 두세 번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서울 길거리에서 7개월을 살아야 했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에게는 아빠를 잃어버린,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그렇게 될 아이들이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을 지난 4년 동안 이 사회에 이야기해왔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아도 될 이유로 죽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자고 외치고 있는 건 또 다른 죽음을 막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비난보다 더 무서운 건 무관심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노동자들에게 가장 무관심하고 냉정했던 건 바로 정치와 법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정치가 우리 곁에 있었다면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쌍용차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하는 일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파업 이후 수천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내려왔다지만, 해고자들 중 혜택을 봤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또한 그렇습니다. 지난 9월 쌍용차 국회 청문회로, 쌍용차 문제가 불법적인 기술 유출을 면피하기 위해 회계 조작으로 이루어진 기획 부도라는 의혹이 드러났음에도, 국정조사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지 않는걸 보면 확신에 가까운 결론에 이릅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에겐 정치는 아예 없다는 결론 말입니다.
우리에게 법이 갖는 권위가 얼마나 우스운지 모릅니다.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은 그냥 이야기일 뿐입니다. 나는 쌍용차 공장 점거 파업에 함께했다는 이유로 인해, 열거하지 못할 정도의 기소 내용으로 실형 2년, 집행유예 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상 재판에서 경찰과 검찰, 재판부는 증거를 제시하지도 입증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노동조합 간부였다는 이유의 공동정범으로, 경찰과 검찰의 협박으로 이루어진 조합원들의 진술서로 어마어마한 범죄자가 된 것입니다. 그런 노동자들이 92명이나 됩니다. 법원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불법으로 판결 내리고, 검찰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경찰은 잠복했다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노동자들을 체포합니다. 이게 이 땅의 노동과 노동자가 겪는 일상입니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불법 폭력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벌금형에 처해졌으면, 그것과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용역깡패, 관리자로 구성된 구사대, 불법 과잉 폭력을 저지른 경찰은 왜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인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는 이 땅에서 딱 '1만 명만 평등하다'는 이야기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정치와 법이 무관심하게 내버려둬서 부당하게 공장 밖으로 내몰린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 중 23번째 죽음이 생기고,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은 곡기를 끊었습니다. 스스로를 던져서라도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마지막 절규의 호소입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승, 천의봉은 2년 전 대법원에서 판결한 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5만V가 흐르는, 몸 하나 편하게 누이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송전탑에 올라가서 농성을 이어갑니다. 혹시 가보셨습니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눈을 감아서는 안 되는 절실한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대통령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어느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이 정규직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에게 들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대학 다니는 친구들도 좋은 일자리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시를 쓴다든지, 음악을 한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그림을 그리는 등의 장래희망은 부유한 부모의 뒷받침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안정된 일자리에서 한 번 밀려나기만 하면 정상적으로 살 수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좋은 대학을 나와도 비정규직 일자리로 시작해야 합니다. 더 이상 꿈꿀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꿈이라는 건 TV 프로그램에서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사회는 끝없는 경쟁을 통해서 모든 이들에게 함께 살 수 없는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정리해고자 수가 10만 명이 넘고,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9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정말 기업이 어려워서 해고를 하고, 해고한 일자리에 바로 비정규직으로 채워 운영하는 것일까요? 기업의 이윤이라는 이름의 끝없는 탐욕…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고, 바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자본의 폭주를 제어하고 관리해야 할 정치와 법은 지금 누구 편을 들고 있습니까? 해고와 비정규직의 문제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 텐데 이 비용을 기업이 이 사회 전체에 떠넘기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나는 국가가 부강한 것에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세계경제 무역 규모가 세계 몇 위인지는 하등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저임금은 가장 적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용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으로 선진국이 된다 한들 그건 전체 국민의 선진화가 아닌 기업의 선진화일 뿐입니다. 모두 겪은 고통의 토대에서 구축된 영광은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소수가 모든 걸 독점하려고 모두를 희생시키는 구조의 방향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개개인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우리는 지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노동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것입니다. 노동운동이라고 하면 불온하게 바라보는 편견과 '빨갱이'라고 이내 뒤집어씌우는 사회적 낙인을 교육과 제도를 통해서 걷어내야 합니다. 또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하고, 파업할 수 있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권리를 침해하는 기업과 권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나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인 사회가 모두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해고를 금지하고,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탄압받지 않는 상식적인 세상을 나는 소망합니다.

당신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대통령 한 명이 이 잔혹하고 야만적인 사회를 단기간에 바꿀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사회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그건 당신이어야 합니다. 모든 권력과 책임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 당신께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희생시키지 않는 당신, 기업을 위해서 노동자를 희생시키지 않는 당신을 기대해봅니다.

*
글 고동민 
쌍용차범국민대책위원회 기획팀장. 2003년 쌍용차에 입사해 2009년 노동조합 문화부장으로 활동하다 구속되면서 해고됐다
트위터 @playman0825

2013년 1월 9일 수요일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08일자 기사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7일 철탑에서 83일째 농성 중인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최병승씨에게 “9일부터 출근하라”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이 최씨의 불법 파견을 인정한 지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대법원 판결에도 꿈쩍도 하지 않던 현대차가 느닷없이 “정규직 시켜줄 테니 출근하라”고 한 배경이 궁금하다. 최씨는 사내하도급 노동자 70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밝혀왔다. 현대차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현대차의 사내 규칙에는 7일 이상 무단 결근 시 해고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결국 철탑농성을 압박하면서 강제해고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회사 측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씨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때문에 철탑에 오른 대가로 하루 30만원씩의 과태료가 매일 쌓이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덧붙여 법원의 농성장 강제 철거명령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언제 법원의 집행관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물리적인 압박이나 ‘꼼수’로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이라면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사태의 본질을 놔둔 채 비정규직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발상은 문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현대차 사내 하도급 문제는 최씨의 복직투쟁 이후 7년여를 끌어온 사안이다. 사내 하도급이라도 근무형태가 다른 데다 해고자 문제까지 얽혀 있어 복잡하기 짝이 없다.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노사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노사간에 쌓인 불신과 앙금을 걷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중단돼 있는 노사 협상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한다. 비정규직을 대신해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일 정규직 노조도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규직 노조도 그동안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동료 비정규직의 설움과 차별을 방조해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까지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문제는 결국 현대차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 회사 측은 2016년까지 비정규직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규 채용은 회사가 원하는 사람만 골라 뽑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내 하도급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는다. 수년간 현대차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이 과거 경력을 통째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현대차 연간 순익의 6%에 해당하는 2859억원이 든다는 계산도 이미 나와 있다. 현대차는 세계 ‘빅5’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줄여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현장 노동자들의 근로의 질도 글로벌 기업다워야 한다.

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해고노동자들 잇단 자살, 박근혜는 논평하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23일자 기사 '“해고노동자들 잇단 자살, 박근혜는 논평하나 없다”'를 퍼왓습니다.
진보정의당 공동행동 제안, “벼랑끝 노동자들 극단적 상황 너무 위험… 정권교체 한 가닥 희망도 잃어”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22일에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4년 전 해고된 노동자가 자살했다. 그러나 대선 전,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말하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3일 현재 논평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자 진보정의당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해 긴급조치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정의당은 “지금 이 순간 여야 없이 정치가 국민을 살려야 한다”며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지금 바로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진보정의당은 “노동자들의 비극이 잇따라 발생하는 까닭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그들의 비참한 현실 때문”이라며 “부당한 대량해고와 길고 긴 투쟁, 그리고 사측의 무지막지한 손배가압류 등 탄압과 이에 뒤따르는 생활고는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을 산산이 망가트렸고 정권교체에 실패하자 한 가닥 희망마저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은 이어 “하지만, 아무리 힘겨운 현실이라 할지라도 부디 안타까운 선택만은 피해달라”며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냉혹한 상황에 처해있다 해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해서는 안 되며 살아서 함께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 심상정 전 대선후보, 유시민 전 선대위원장(왼쪽부터)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서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노동자들의 절망스러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시급히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절망의 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외면한다면, 그간 내세웠던 공약들은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헛공약이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야권을 향해서도 진보정의당은 “충격과 절망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기엔 벼랑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상황이 지금 너무나 위험하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연이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관련한 환경노동위원회 긴급회의 개최는 물론 대량해고 진상조사 등 최선의 노력들이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잇따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 온 국민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19일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현대자동차는 2,000여명의 용역을 투입해서 폭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했고 이는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기다렸던, 바로 그런 태도”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내몰린 노동자들이 박근혜 후보 당선 이후 절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가장 먼저 인수해야할 것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사지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이 끝나면 (쌍용차)국정조사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현대차.한진중공업 등 거대자본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자본에 의해서 가진 자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폭력을 짓밟아도 좋다는 신호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내부 권력투쟁보다 중요한 것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노동자들의 삶이기 때문에 함께 긴급 행동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서 ‘노예서약서 강요’ 논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22일자 기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서 ‘노예서약서 강요’ 논란'을 퍼왔습니다.
부산노동청 국감 끝나자마자 추가 서류 제출 통보.. 노조 “보복성 조치 우려”

ⓒ한진중공업 지회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이 서약서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가 공개한 사측의 서약서 내용. “종업원으로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경우 회사의 어떠한 처분도 감수해야한다"는 등의 는 내용이 들어있다.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이 서약서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측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추가 발송한 사 측의 복직서류에 “종업원으로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경우 회사의 어떠한 처분도 감수하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면서 “조건없는 복직”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진중, 복직(재취업)하라더니.. ‘어떠한 처분도 감수’ 서약서 요구하네?  

22일 한진중공업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에 따르면 사 측은 지난 10일 이재용 사장 명의로 정리해고자 93명에게 재입사 안내문을 보냈다. 

사 측은 이날 보낸 안내문을 통해 “주식회사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 간에 체결된 2011년 11월 10일자 합의서에 따라 귀하를 2012년 11월 9일부로 당사에서 다시 채용하고자 한다”며 “첨부된 입사구비서류를 11월 2일까지 회사로 제출해 입사절차를 밟아달라”라고 통보했다. 사 측이 요구한 입사서류는 ▲가족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주민등록초본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자격 및 면허증 사본 ▲사진 ▲통장사본 등이다.  

그러나 이재용 사장이 지난 15일 환노위 부산고용노동청 국감에 출석해 지난해 노사합의안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감이 끝나자마자 사 측은 정리해고자들에게 서약서를 포함한 10여 종의 추가 서류 제출을 통보했다. 사측은 17일 추가 안내문을 통해 ▲개인정보수집이용동의서 ▲인사기록카드 ▲근로계약서 ▲서약서1, 2 ▲4대보험 신청서 ▲ 17일 신원 및 재정보증서 ▲가족관계증명서 ▲신원보증보험용 서류(보증인 인감증명서 및 재산세 납세증명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근로계약서와 서약서다. 사 측이 요구한 근로계약서의 ‘마’ 조항인 ‘취업장소 및 근무부서’를 보면 ‘을(근로자)은 갑(사용자)의 근무지 변경이나 부서이동에 동의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서약서에도 ‘신체검사 또는 신원조회 결과 부적격으로 판정된 경우, 수습기간 또는 수습 종료 후 종업원으로서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경우 등에 대해 회사의 어떠한 처분도 감수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노조는 이 같은 사 측의 요구를 ‘노예서약’으로 표현했다. 노조는 “지난해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보복성 조치와 불이익 예상된다”며 “한진중공업 내 건설 부문의 강원도로 불이익 전환배치를 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족쇄를 걸어놨고, 현장투입도 언제든지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창원의 대림자동차의 경우 노사 합의 이후 복직과정에서 ‘본사 또는 지방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하며,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수 없다’는 서약을 강요해, 복직자 19명을 전국 각지로 배치시켜 말썽이 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지회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이 서약서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가 공개한 서약서와 근로계약서의 내용.

ⓒ금속노조 부양지부 정리해고자 복직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이 서약서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가 '조건없는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고 있다.

노조, 정리해고자들 “노예서약서 폐기, 조건없는 복직시켜야”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 한진중 정리해고자 등 50여 명은 이날 오전 영도조선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 이행과 노예같은 서약서 서명 폐기”를 사 측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노조의 총파업과 희망버스, 정리해고를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노력 등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져 11월 9일 복직이 결정됐다”며 “그러나 사 측은 노예같은 서약서를 강요하며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 측은 서약서를 보내며 노조 간부에게 ‘디스크 환자는 현장에 투입할 수 없다’, ‘재취업 조건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며 “이는 언제든지 불이익 처우할 수 있는 보복성 서류 서명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선별복직으로 고통에 시달려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불행한 사태를 만들지 말라”며 “조건없는 복직과 수주물량 확보등 공장정상화를 통해 휴업노동자 600여 명의 고통을 모두 해소하는 결단을 보여라”라고 사 측에 요구했다.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관계자는 “이미 비슷한 사례에서도 복직과정에서 서약을 강요하면서 엉뚱한데로 배치하고 금속노조 탈퇴공작을 벌인바 있다”며 “한진중공업도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은 ‘보통 입사 과정에서 필요한 통상적 절차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한진중공업의 서약서 강요 파문’에 대해 22일 환노위 노동부 감사에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이 부분을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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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중 해고자 93명 1년만에 복직.. 현장투입은 ‘불투명’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꿈에서 자살을 해요, 막 울면서”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18일자 기사 '“꿈에서 자살을 해요, 막 울면서”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을 퍼왔습니다.

ㆍ(1) 죽음의 유혹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 8가지 ‘구조신호’

① 죽음이 너무 가까이에 있다

“남편은 소파에 있고 나는 안방에 있었는데 내내 울다가 어느 순간 보니까 내가 옷장에서 남편 넥타이를 꺼내서 묶고 안방 쓰레기통을 뒤집어서 그 위에 올라가 목을 매고 있더라고요. 조금만 늦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죠.”(배우자 ㄱ씨·35)

“아까 ○○이가 자살하려고 시도해 봤다는 얘길 들으니까 솔직히 놀랐어요. 파업 동안 계속 가까이에서 지냈던 동생이거든요. 그 전에 여러 명이 죽었지만 다 가까이서 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 충격의 실감이 덜했는데 가까운 사람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 이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해고자 ㄴ씨·40)

쌍용차 ‘함께 걷기’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와 경향신문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연 ‘6·16 희망과 연대의 날. 함께 걷자, 함께 살자, 함께 웃자’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8층 베란다가 어느 순간부터 높이감도 별로 없는 거 같고 이렇게 봐도 죽을 거 같지 않고. 이 8층이라는 높이감이 예전보다는 확 줄어든 거죠. 아래를 내려다보며 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날 걸러줄 나무도 없네… 이런 생각도 들고.”(해고자 ㄷ씨·35)

“특히 술 먹으면 그래요. 지난번에 한번 술 먹고 몸에 휘발유랑 다 부은 적이 있어요. 지금 내가 이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추하지 않게 죽는 게 어떤 건가, 내가 목을 매서 죽는 건 정말 싫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누군가 내가 죽은 뒤의 모습을 봤을 때 그래도 죽은 뒤에 추하지 않을 방법이 뭘까라는 생각을 이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연탄가스를 생각했어요.”(해고자 ㄹ씨·43)

“아침에 눈 뜨고 막 채비를 하는데 사람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가슴이 철렁하더라고요. 내 남편일 수도 있겠구나 싶으니까. 누가 떨어졌지? 확인하러 인터넷에 들어가 보고 전화하고 확인을 한 후에 안도가 되는 거예요. 내 남편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러면 안되는데…. 그래서 그분한테 되게 미안했어요. 그래서 그분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얘길 듣고 그 병원으로 갔어요. 병원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병원에 그러고 있었어요. 그냥.”(배우자 ㅁ씨·40)

“어느 날 자다가 꿈을 꿨는데 꿈에서 제가 자살을 하는 거예요. 그게 꿈인데 제가 우는 거예요. 자면서.”(배우자 ㅂ씨·40)

77일간의 옥쇄 파업 끝에 막을 내린 쌍용자동차 사태가 꼬박 3년이 흘렀다. 쌍용차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정리해고의 후유증은 해고자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의 삶을 무섭게 뒤쫓고 있다.

정신건강 컨설팅기업 마인드프리즘의 정혜신 대표(정신과 전문의·49)는 지난해 1년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배우자 60여명을 상담했다.

이 중 해고자 8명과 배우자 6명이 참여한 1차 상담내용의 녹취를 풀어 ‘숨결보고서’를 만들었다.

숨결보고서엔 이들이 전하는 8가지 ‘구조신호(HELP ME SIGN)’가 담겨 있다. 

정 대표는 “헬프미사인은 위급하고 절박한, 혼자 힘으로 버틸 수 없는 벼랑 끝으로 그가 몰렸다는 걸 알려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서화·김경학 기자 tingco@kyunghyang.com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아비규환' 한일병원, 지난 10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2일자 기사 ''아비규환' 한일병원, 지난 10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를 퍼왔습니다.
10일부터 점거 농성 들어가...7명의 외로운 사투


 ⓒ민중의소리 서로 몸을 끈으로 묶은 채 울고있는 해고된 식당 노동자

해고 노동자들, 몸에 줄 묶어가며 병원 로비서 농성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101일째 투쟁을 진행 중인 한일병원 식당 해고 노동자들이 한일병원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당초 지난 10일 새로 취임한 김대환 병원장에게 해고 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어 찾아간 자리였지만, 병원 직원들이 이들을 가로막자 연좌농성으로 이어졌다.

해고 노동자들과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병원 진입조차 힘들었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부터 101일 동안 한일병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몇 차례 진입시도를 했지만 그 때마다 병원직원들은 병원문 밖에서 조합원들을 격렬하게 저지했다. 이 때문에 해고 노동자들과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법으로 병원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낮 12시 30분 조합원들은 천막 앞에서 오전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척 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집회를 감시하고 있는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흩어진 노동자들은 마을버스와 개인 차량 등을 이용해 한명씩 병원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일반노조 도봉지부장을 알아본 병원 직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조합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해고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30여분 동안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해고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은 병원 로비에 앉을 수 있었고, 이어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연좌농성에 들어간 해고 노동자 8명은 자신들의 몸을 서로 줄로 연결해 묶기 시작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어차피 여기서 죽으나 밖에서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우리를 강압적으로 끌어내려고 한다면 이 줄을 목에 걸 것이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한일병원 직원, 조합원에게 "밤길 조심해라"

결국 소란 끝에 조합원들은 로비에서 집회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병원 직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이 여기저기서 계속 이어지자 결국 해고 노동자들은 “너희가 사람이냐.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잘못했다고 이러냐”고 말하며 통곡했다. 

병원노동자들의 통곡 섞인 울음에도 병원 직원들은 “맨날 저렇게 거짓말만 하네”, “왜 여기 와서 난리야”라고 말하며 냉소 섞인 웃음을 지었다.

집회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연대의 발길이 이어지자 병원 직원들은 병원에 출입하는 모든 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을 봉쇄하자 그 불편을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해 나가야하는 환자들은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했다.


ⓒ민중의소리 조합원들을 병원에서 끌어내려는 한일병원 직원들

결국 직원들은 환자 명단과 출입자를 대조하며 출입자들을 통과시키기 시작했지만, 집회현장을 둘러싼 경찰들과 직원들로 인해 통행로를 찾지 못한 병원 환자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불만은 사내집회 중인 해고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에게 쏟아졌다. 이에 조합원들은 로비에 있는 의자를 치워 환자들의 통행로를 확보하려 했지만, 병원 직원들은 ‘병원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이를 막았다. 

병원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충돌은 늦은 시각까지 계속됐다. 병원 측은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곳만 전등을 소등하고, 클래식 음악을 트는 등 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병원 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서로 욕설과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병원 직원은 “너 이 XXX야! 밤길 조심해. 수유리 돌아다니지 마라”라고 협박을 하며 조합원을 밀친 후, 뒤돌아서 동료 직원에게 “너무 심심해서 한번 질러봤어”라고 웃으며 얘기하기도 했다.


ⓒ민중의소리 한일병원 문을 막고 있는 병원 직원들

한일병원 노동자들의 요구

한일병원 식당 노동자들의 요구는 그동안 병원 측이 약속했던 것을 지키라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2월 29일부터 진행된 노조와의 협상에서 “우리도 식당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싶지만, 현재 CJ프레시웨이가 업주이기 때문에 우리가 함부로 못한다”며 “CJ프레시웨이가 나가면 우리가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CJ프레시웨이는 사업철수를 통보했지만, 병원은 해고 노동자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한일병원은 직영으로 운영하던 병원 식당을 1999년부터 외주화했고, 한화와 신세계 그리고 아워홈을 거쳐 2012년부터 CJ프레시웨이와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식당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했고, 추가근로 수당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해왔다.

결국 이 같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식당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노조에 가입했으나, 2011년 12월 31일 해고됐다. 해고자들 대부분은 한일병원 식당에서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까지 일했다.

이들은 지난 1월1일부터 병원 앞에서 ‘고용승계’를 외치며 농성에 들어갔고, 지난 2월 29일에는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오후 10시께에는 한일병원 로비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던 해고 노동자 8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은 지난 11일 병원에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4명이 부상당하고 1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또한 해고 노동자 1명도 머리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했다.

결국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오후 8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병원을 방문해 “선거가 끝나고 당 의지를 모아 최우선으로 다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농성 참가자들에게 약속했다. 또한 12일 오전에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인재근 당선자가 농성현장에 격려방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은 12일 오전 중앙당 차원에서 한일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열고, 병원 측에 문제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일반노조 최종은 지부장은 “그 엄동설한에 천막에서 101일 동안 어머님들이 투쟁했다”며 “조그만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한일병원은 반드시 약속(직접고용)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의소리 한일 병원이 문을 봉쇄하자 불편을 겪는 환자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사설] “함께 살자”는 쌍용차 해고자의 1000일째 호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3일자 사설 '[사설] “함께 살자”는 쌍용차 해고자의 1000일째 호소'를 퍼왔습니다.
2009년 5월22일 시작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싸움이 내일로 1000일을 맞는다. 그사이 계절은 10번도 넘게 바뀌었지만, 해고노동자 2646명과 그 가족들에겐 1000일 모두가 꽁꽁 언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나날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입에 올리는 것은 위선이나 다를 바 없다.
쌍용차 정리해고자들은 3년 가까운 세월을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왔다. 쌍용차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극심한 생계 압박에 시달렸고, 77일에 걸친 장기파업과 정리해고의 후유증으로 몸과 마음은 더없이 피폐해졌다. 지난해 4월 녹색병원 등이 실시한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심리상담이 필요한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을 보인 사람이 80%에 이르렀다. 파업이 끝난 2009년 8월에 71%였으니, 지금은 우울증을 앓는 해고자가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20명의 해고자와 가족이 자살 등의 극단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함께 살자”는 것이다. 2009년 8월 노사 대타협을 통해 1년 뒤 복직을 약속받은 무급휴직자 457명은 하루빨리 공장으로 복귀시키고, 나머지 희망퇴직·정리해고자 2100여명도 작업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한다. 이들에게 쌍용차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소중한 기반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해고자들은 2009년 3만4000대까지 추락했던 자동차 판매 대수가 2010년 8만대, 2011년 11만3000대로 올라서며 경영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데도 회사 쪽은 해고자 복귀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회사의 기대만큼 경영 상황이 좋아지면 2014년께나 검토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사이 얼마나 많은 해고자들이 벼랑 아래로 추락할지 모른다.
쌍용차는 노동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복직 및 재고용 일정표를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옳다. 정부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복직과 재고용에 필요한 사안을 논의하고, 쌍용차와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여야 정당도 4월 총선을 겨냥한 장밋빛 노동 공약만 남발할 게 아니라 쌍용차 문제 해결에 당장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절박한 현실에 눈을 감고 환상만 심어주려 해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