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한일병원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한일병원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아비규환' 한일병원, 지난 10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2일자 기사 ''아비규환' 한일병원, 지난 10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를 퍼왔습니다.
10일부터 점거 농성 들어가...7명의 외로운 사투


 ⓒ민중의소리 서로 몸을 끈으로 묶은 채 울고있는 해고된 식당 노동자

해고 노동자들, 몸에 줄 묶어가며 병원 로비서 농성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101일째 투쟁을 진행 중인 한일병원 식당 해고 노동자들이 한일병원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당초 지난 10일 새로 취임한 김대환 병원장에게 해고 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어 찾아간 자리였지만, 병원 직원들이 이들을 가로막자 연좌농성으로 이어졌다.

해고 노동자들과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병원 진입조차 힘들었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부터 101일 동안 한일병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몇 차례 진입시도를 했지만 그 때마다 병원직원들은 병원문 밖에서 조합원들을 격렬하게 저지했다. 이 때문에 해고 노동자들과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법으로 병원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낮 12시 30분 조합원들은 천막 앞에서 오전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척 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집회를 감시하고 있는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흩어진 노동자들은 마을버스와 개인 차량 등을 이용해 한명씩 병원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일반노조 도봉지부장을 알아본 병원 직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조합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해고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30여분 동안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해고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은 병원 로비에 앉을 수 있었고, 이어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연좌농성에 들어간 해고 노동자 8명은 자신들의 몸을 서로 줄로 연결해 묶기 시작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어차피 여기서 죽으나 밖에서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우리를 강압적으로 끌어내려고 한다면 이 줄을 목에 걸 것이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한일병원 직원, 조합원에게 "밤길 조심해라"

결국 소란 끝에 조합원들은 로비에서 집회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병원 직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이 여기저기서 계속 이어지자 결국 해고 노동자들은 “너희가 사람이냐.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잘못했다고 이러냐”고 말하며 통곡했다. 

병원노동자들의 통곡 섞인 울음에도 병원 직원들은 “맨날 저렇게 거짓말만 하네”, “왜 여기 와서 난리야”라고 말하며 냉소 섞인 웃음을 지었다.

집회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연대의 발길이 이어지자 병원 직원들은 병원에 출입하는 모든 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을 봉쇄하자 그 불편을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해 나가야하는 환자들은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했다.


ⓒ민중의소리 조합원들을 병원에서 끌어내려는 한일병원 직원들

결국 직원들은 환자 명단과 출입자를 대조하며 출입자들을 통과시키기 시작했지만, 집회현장을 둘러싼 경찰들과 직원들로 인해 통행로를 찾지 못한 병원 환자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불만은 사내집회 중인 해고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에게 쏟아졌다. 이에 조합원들은 로비에 있는 의자를 치워 환자들의 통행로를 확보하려 했지만, 병원 직원들은 ‘병원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이를 막았다. 

병원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충돌은 늦은 시각까지 계속됐다. 병원 측은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곳만 전등을 소등하고, 클래식 음악을 트는 등 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병원 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서로 욕설과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병원 직원은 “너 이 XXX야! 밤길 조심해. 수유리 돌아다니지 마라”라고 협박을 하며 조합원을 밀친 후, 뒤돌아서 동료 직원에게 “너무 심심해서 한번 질러봤어”라고 웃으며 얘기하기도 했다.


ⓒ민중의소리 한일병원 문을 막고 있는 병원 직원들

한일병원 노동자들의 요구

한일병원 식당 노동자들의 요구는 그동안 병원 측이 약속했던 것을 지키라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2월 29일부터 진행된 노조와의 협상에서 “우리도 식당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싶지만, 현재 CJ프레시웨이가 업주이기 때문에 우리가 함부로 못한다”며 “CJ프레시웨이가 나가면 우리가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CJ프레시웨이는 사업철수를 통보했지만, 병원은 해고 노동자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한일병원은 직영으로 운영하던 병원 식당을 1999년부터 외주화했고, 한화와 신세계 그리고 아워홈을 거쳐 2012년부터 CJ프레시웨이와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식당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했고, 추가근로 수당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해왔다.

결국 이 같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식당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노조에 가입했으나, 2011년 12월 31일 해고됐다. 해고자들 대부분은 한일병원 식당에서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까지 일했다.

이들은 지난 1월1일부터 병원 앞에서 ‘고용승계’를 외치며 농성에 들어갔고, 지난 2월 29일에는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오후 10시께에는 한일병원 로비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던 해고 노동자 8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은 지난 11일 병원에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4명이 부상당하고 1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또한 해고 노동자 1명도 머리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했다.

결국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오후 8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병원을 방문해 “선거가 끝나고 당 의지를 모아 최우선으로 다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농성 참가자들에게 약속했다. 또한 12일 오전에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인재근 당선자가 농성현장에 격려방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은 12일 오전 중앙당 차원에서 한일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열고, 병원 측에 문제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일반노조 최종은 지부장은 “그 엄동설한에 천막에서 101일 동안 어머님들이 투쟁했다”며 “조그만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한일병원은 반드시 약속(직접고용)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의소리 한일 병원이 문을 봉쇄하자 불편을 겪는 환자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3월 26일 월요일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 "삭발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 없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4일자 기사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 "삭발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 없다"'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천막

서울 쌍문동에 위치한 한일병원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자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리는 고 이소선 여사가 영면한 곳이다. 고 이소선 여사가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해 한일병원으로 옮겨진 이유는 생전 20년 동안 이소선 여사의 주치의였던 김응수 병원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노동자의 어머니'를 치료했던 김응수 원장은 82일째 병원 앞 천막 농성 중인 식당노동자들에게 '타도의 대상'이 돼버렸다. 19명의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이 지난 1월 1일 해고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총력결의투쟁 후 병원 측 "직접 고용되고 싶으면 20년 후에 와라"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3월 21일 한일병원 입구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위치한 식당노동자들의 천막은 위태로워 보였다. 바로 옆에서 포크레인과 트럭차가 보도블록을 새로 깔고 있었다. 천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자 8명의 식당노동자가 둘러앉아 허리를 숙인 채 리본에 글씨를 쓰고 있었다. 한 식당노동자는 리본에 ‘김응수 나쁜 놈’이라는 글을 쓰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지난 16일 총력결의투쟁 때 얼마나 나쁜 놈인지 알았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여기저기에서 연대하러 와서 사람 수도 많았고 홍희덕 의원까지 와 있었다”며 “그 때 병원 실장이라는 사람이 의원님한테는 ‘대화하겠다’, ‘잘 풀겠다’고 말해놓고 그 날 협상에서 한 말은 ‘직접 고용받고 싶으면 20년 후에 와라’는 말이었다. 결국 그 사람 입장이 책임자인 김응수 원장 입장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김응수 원장의 책임은 없다. 노동자들은 병원이 아닌 ‘아워홈’이라는 용역업체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병원은 2011년을 끝으로 ‘아워홈’과 계약 해지하고 ‘CJ프레시웨이’를 새로운 사업자로 선택했다. ‘아워홈’ 측은 노동자들에게 한일병원이 아닌 다른 사업장으로 가라고 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장은 강남. 대부분 의정부에서 사는 노동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2시간이나 걸리는 곳이었다. 정희순(63)씨는 "새벽 5시까지 출근하려면 3시에는 지하철 타야 하는데 그 때는 지하철도 다니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전보를 거부했고 회사는 이들을 해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노동자들이 김응수 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탁업체에서 일했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의 지시를 받아 일했기 때문이다. 1999년 병원 직영에서 한화로 위탁운영을 맡긴 후 13년 동안 여러 용역업체가 계약을 해왔지만 식당노동자는 병원에서 고용한 영양사와 용역업체에서 고용한 영양사 양 쪽에서 작업지시를 받으며 일해왔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의 '현대차 불법 파견' 판결에서는 현대차가 작업 지시를 내렸다는 이유 등으로 현대차를 직접 사용자라고 명시했다. 

최저임금에 불과한 임금이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는 계속 이어져 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식당노동자들은 그동안 초과수당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점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것에 반발해 노조를 만들었다. 한씨는 "우리가 스스로 노조에 자발적으로 연락해서 찾아갔다"며 "초과수당 못 받은 것도 있지만 마치 우리를 하녀 부리듯이 부려 먹는 영양사 밑에서 더는 일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노조를 만든 그 해를 넘기자마자 19명의 식당노동자는 모두 해고통보를 받았다.

"내가 머리 자르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1993년부터 19년 동안 일해온 고정화(52)씨는 “처음 여기 왔을 때 아들이 3살이었는데 지금은 군대 가있다”며 “그 때 월급이나 지금 월급이나 차이가 없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커피를 건내며 “오히려 직영으로 운영될 때는 상여금이 400%였고 아이 유치원비까지 나왔었다”며 “현재는 최저임금 그 규정만 지키도록 주고 있다”고 씁슬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고 씨는 애써 웃으며 “군대에 있는 아들이 힘내라고 군 월급을 모아 홍삼을 샀다고 한다”며 “안 그래도 힘들 텐데 아들이 이 일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삭발을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삭발을 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내가 머리만 자르면 다 복직될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 때 당시에만 잘 풀겠다고 말하고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성토했다.


ⓒ민중의소리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천막 내부

고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에 앉아있던 정 씨는 “말도 마. 그때 정말 다들 눈물바다가 돼서 얼마나 억울하고 서러웠는지 몰라”라고 거들었다.

정 씨는 1998년 입사해 자녀 같은 영양사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도 회사에서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그 역시 해고를 당해야 했다. 그는 “솔직히 내가 이 나이에 여기서 일해봐야 얼마나 더 일하겠느냐. 길어야 2년이다”라며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엄동설한에 감기 걸려 가며 싸우는 것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고용승계 됐었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앞으로 후배들은 계약기간마다 쫓겨나도 아무 말도 못할 것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반노조 조합원이 들어와 “오늘 CJ프레시웨이와 병원이 협상한다고 한다”며 “괜히 저 쪽 자극할 수도 있으니까 나무에 건 리본 때자”고 말했다.

식당노동자들은 “왜 맨날 우리만 법을 지키고, 규칙을 지켜야 하냐”고 투덜거리면서도, 리본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날 CJ프레시웨이와 한일병원이 노조에 전해준 회의 내용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김모(53)씨는 “그렇면 그렇지. 지들이 우리 문제 해결해주려면 진작에 해결했겠지”라며 “당장 말만 뻔지르르하게 하고 실제로는 우리가 스스로 힘 빠지게 하려는 수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는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좋게 풀어가자'는 우리의 의사를 교환한 것"이라면서도 "아직 어떤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김 씨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우리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억울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천막 밖으로 나오자 점심 때 한창 공사 중이었던 보도블록이 새로 깔려 말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배웅나온 고 씨는 “우리들 복직도 저 보도블록처럼 빠른 시일 내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인사 대신 건넸다.

김대현 기자kdh@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