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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 금요일

[현장]복기성은 펑펑 울고, 한상균은 동지들 끌어안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5-09일자 기사 '[현장]복기성은 펑펑 울고, 한상균은 동지들 끌어안고'를 퍼왔습니다.

‘쌍용차 하늘사람’, 171일만에 땅으로 내려온 날


9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과 복기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이 171일간의 철탑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이승빈 기자


4년 전에도 그랬던 듯 싶다. 77일 간의 옥쇄투쟁을 마친 뒤 모든 책임을 지고 경찰서로 향하기 전 한상균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동료들과 일일이 포용하며 애써 웃었다. 지금보다 더 젊었던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한상균(52) 전 지부장이 수감생활을 한 3년 동안 노사대타협이라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쌍용차는 마힌드라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았지만, 정리해고자는 거리를 떠돌았고 휴직자 역시 단 한 사람도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동료들이 세상을 등졌다는 비보는 계속됐다. 한 전 지부장은 지난해 8월 4일 교도소 문을 나선 지 100여일만인 11월 20일 문기주(53) 정비지회장, 복기성(37) 수석부지회장과 본사 공장이 마주 보이는 송전 철탑에 올랐다. 가을에 철탑에 오른 이들이 모두 땅을 밟은 것은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봄이었다.

9일 철탑 앞은 일찍부터 동료 조합원과 노동계·야당 인사들로 북적였다. 양성윤 민주노총 임시비대위원장,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김정우 쌍용차지부장, 민주당 한명숙·우원식·은수미·장하나 의원,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 이훈삼 목사와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장동훈 신부 등이 한상균·복기성 두 사람을 기다렸다. 전태일 열사 동생인 전태삼씨는 대한문 농성장 철거 과정에서 다쳐 불편한 다리를 끌고 현장에 나왔다. 전날 저녁 갑작스럽게 공지됐지만 수십 명의 언론사 기자들도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잔뜩 찌푸린 날씨만큼이나 땅 위의 사람들의 마음도 복잡했다. 두 사람이 무사히 내려오는 것이 기쁘지만, 목숨을 걸고 고생한 동지들에게 안겨줄 ‘승리의 꽃다발’이 없어 괴로웠다.
9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과 복기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이 171일간의 철탑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이승빈 기자


한 노조 관계자는 “지난 7일 쌍용차지부 회의에서 농성 해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농성을 계속 하겠다는 두 사람을 ‘지부 결정’까지 동원해 설득한 것은 복기성 부지회장이 농성을 지속하기 어려울 만큼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과 잘 아는 노조 관계자는 “복기성 동지는 특히 고혈압이 문제인데 약을 먹어도 조절이 안 됐다. 허리와 어깨 상태도 심각하고, 소화가 잘 안 돼 최근에는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스트레스도 우울증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복 부지회장은 최근 의료진 검진에서도 ‘농성을 계속 해선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 전 지부장 역시 저혈당과 지난 겨울 괴롭히던 동상의 후유증으로 손발이 저리는 증상 등으로 고생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을 기다리며 가장 마음이 복잡한 사람은 아마도 문기주 지회장이었을 것이다.

문 지회장은 지난해 함께 농성을 시작했다 건강이 급속히 나빠져 농성 116일째인 지난 3월 15일 먼저 내려와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한의원을 다니며 치료를 계속 받고 있는 문 지회장은 두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연신 “혼자 내려올 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미안하고 괴로웠다. 두 사람 참 고생했다.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복기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이 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 철탑에서 171일째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뒤 철탑에서 내려와 부인 전은숙씨와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마침내 땅위로 내려온 두 사람

11시 15분께 시작된 기자회견이 끝나자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고공 30미터 높이의 철탑 농성장으로 향했다. 

11시 52분께 양성윤 위원장과 박상철 위원장을 태운 크레인이 천천히 철탑을 향해 올라갔다. 몸이 안 좋아 누워있는 복기성 부지회장은 철탑 밖으로 보이지 않았고 한상균 전 지부장이 악수를 하며 두 위원장을 반갑게 맞았다. 잠시 뒤 복 부지회장이 먼저 부축을 받으며 크레인을 타고 땅으로 내려왔다. 철탑 아래에서 부인 정은숙(40)씨와 동료들이 눈물과 투쟁가, 박수와 함성으로 맞았다. 그는 들 것에 실려 비탈길을 올라 평지로 나왔다. 이어 한 전 지부장이 크레인으로 내려왔다.
9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과 복기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이 171일간의 철탑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이승빈 기자


복 부지회장은 의자에 기대 앉은 채 거의 말을 못하고 지인들과 손을 잡고 눈인사를 나누었다. 그 사이 눈물이 그치지 않고 흘렀다.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해진 한 전 지부장은 건강한 모습으로 감사와 반가움의 인사를 나눴다.

잠시 뒤 마이크를 잡은 복 부지회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건강 악화로 내려와 죄송하다”며 “고통받으며 억울하게 죽어가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자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힘겹게 말했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꽤 긴 시간 동안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가을에 올라가서 봄에 내려왔다. 땅 위에 내려왔는데 아직도 기분은 허공에 떠 있는 듯 하다. 시간의 흐름은 반년이 지났으나 가고자 하는 길은 변한 것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가을 아무런 준비없이 올라가 한파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지나 따뜻한 봄을 맞았는데 지금 보니 무서운 것은 추위가 아니었다. 지금도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돌고 철탑 위에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절규하는데 4년 동안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단 한번의 대화에도 응하지 않는 쌍용차가 정말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전 지부장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갑을 논쟁’을 언급하며 “ 우리 시대의 갑을 문제는 단순한 언론의 뉴스거리가 아니라 말도 못하고 일터에서 쫓겨나는 10만 해고자이며, 노예로 고착되고 있는 10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 전 지부장은 끝으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국민대통합 말로만 떠들지 말고 국정조사로 쌍용차 정리해고의 진실을 밝히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전하며 민주노총 및 양심적 시민들과 손잡고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이 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 철탑에서 171일째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뒤 철탑에서 내려와 부인 장영희씨와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4년 동안 못 간 가족여행 가고 싶어”

한 전 지부장의 부인 장영희(49)씨는 ‘남편과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4년 전 구속되며 가족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석방되고 100여 일만에 다시 철탑농성하면서 아직 못 갔다”고 말했다. 또 장씨는 한 전 지부장이 8일 밤에 통화하면서도 ‘문제도 해결 안됐는데 농성을 접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거듭 드러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뒤 동료 및 지인들과 일일이 포옹과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구급차를 타고 평택시 합정동에 위치한 굿모닝병원으로 옮겼다. 

노조 관계자는 “이 병원에서 일단 며칠간 정밀검진을 받고 결과에 따라 차후 치료와 요양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과 복기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이 171일간의 철탑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이승빈 기자


고희철 기자 khc@vop.co.kr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거리, 40㎝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9일자 기사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거리, 40㎝'를 퍼왔습니다.
[리뷰]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장영희씨는 오늘도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싼다. 메뉴는 호박볶음, 된장찌개, 그리고 생선이다. 요즘 따라 자주 된장찌개를 찾는 남편을 위해 장씨는 오늘도 지지고 볶는다. ‘한상균’ 석자가 적힌 뽀로로 수저통까지 챙겨 남편을 만나러 간다. 그는 하루 세 번 밥을 끌어올리는 줄로 남편의 손을 잡는다. 3년을 감옥에서 보낸 한상균은 출소한지 100일이 조금 넘어 다시 투쟁에 나섰다. 이번엔 고공농성이다.
고공농성 35일차, 남편이 달라졌다. “사랑해요”라는 말을 자주 외치고, 애교도 유난히 늘었다. “내복은 입었느냐”는 아내의 질문에 남편은 “응”만 반복한다.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의 부인 전은숙씨는 “미안할 때만 저래요”라고 말한다. 복기성 부지회장과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문기주 정비지회장 이 셋이 선 곳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송전탑 위다. 이들의 40㎝ 옆은 낭떠러지다.
하샛별씨 등 영상활동가들은 낭떠러지에 앞에 선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모습을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이 다큐는 지난 10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현대차, 유성기업, 쌍용차 노동자들과 함께 촬영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철탑에 오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같은 달 21일에 굴탑에 오른 유성기업 홍종인 아산지회장, 11월 20일 고공농성을 시작한 쌍용차 해고자들이 주인공이다. (유튜브 링크: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세 번째 이야기 '쌍차 해고노동자들의 두번째 집, 와락' 중. 유튜브에서 갈무리.

쌍용차 해고자들은 지난해 11월 20일 새벽 맨손으로 철탑을 올랐다. 문기주 지회장은 “맨손과 어둠이 나의 앞날, 동지들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다시 돌아가야 할 공장, 2009년 77일 옥쇄파업을 진행했던 그곳이 코앞이다. “쌍용차 앞에서 저희들의 이 싸움을 끝내려 한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최근 복직에 합의한 쌍용차 기업노조 조합원들에게도 들릴 것이다.
3년 8개월째다. 정치인에게 호소하기도 했고,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텐트도 쳐봤고, 상경투쟁도 진행했다.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40일 넘게 곡기를 끊었다. 조합원들은 대선 후보 박근혜의 그림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결된 것은 없었다. 대선 기간 ‘노동’을 외친 정치인들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금세 말을 바꿨다.
그새 죽은자 2646명은 살길을 찾아 떠났다.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갑호 창원지회장은 “계속 마음이 아프다보니까 그 아픔에서 좀 벗어나고 싶던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서울과 평택, 그리고 창원을 오간다. 그는 아프지만 ‘동지’를 택했다.

▲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두 번째 이야기 '지금 평택으로 갑니다' 중. 유튜브에서 갈무리.

이 다큐는 슬프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울지 않는다. 이들의 표정은 초연하기까지 하다. 2009년 쏟아지는 최루액을 뒤집어쓴 시민들은 많이 울었다. 테이저건, 볼트와 너트를 맞은 노동자들은 울지 않았다. 하루 수십만 원의 벌금을 내며 한 평 남짓 철탑에서 겨울을 지내는 노동자들은 오히려 다른 철탑의 추위를 걱정한다.
연대하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2011년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두 번째 집’ 와락이 생겼다. 와락은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권지영 와락센터 대표는 “투쟁하는 오늘도 따뜻하게 서로 잘 챙기면서 싸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역할을 더 찾아 챙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자들이 언제 하늘에서 내려올지 모른다. 경찰과 법원에 의해 타의로 내려올 가능성만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농성자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노동자들을 줄 세워서 민주노조를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쌍용차는 단 한 번도 꿈쩍한 적이 없다. 그래도 이들은 절망 대신 희망으로, 자신들의 투쟁이 승리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있으니까.”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인 '어머니'를 감독한 태준식 감독은 이 영상을 소개하면서 “이토록 부드럽게 흔들리고 따뜻한 로우앵글이 많은 영상은 보질 못했다”고 했다. 카메라가 위를 쳐다봐 멀찍이 그리고 커보여야 한다. 그러나 이 다큐는 ‘사실적’이다. 2013년 겨울의 한복판, 한국의 하늘 풍경이다.

▲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첫 번째 이야기 '하늘은 노래한다' 중. 유튜브에서 갈무리.

다음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이 시민들과 동지들에게 띄운 편지 전문이다.

높은 곳에 올라 노동자의 외침을-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며칠 전 꽃샘추위에 어떠하셨는지요? 저는 핫팩을 3개나 붙여도 추워서 혼났습니다. 트윗과 페북으로 문자만 주고받다가 영상편지를 하려니 쑥스럽네요. 오늘로써 우리가 철탑에서 농성한지 23일 되는 날입니다.
하루하루 지나고 날씨가 추워질수록 저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동지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허공에서 땅을 밟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눕지도 못하는 생활하는 동지들.
동지들이 외치는 투쟁의 목소리는 허공의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돌아오고, 정권과 자본은 외면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최소한의 요구들이 법원에서도 인정했는데 현대차 자본은 법원 판결 이행은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징계하고 해고하고 조합비조차도 압류하는 행태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찌 인간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까? 유성 자본과 창조컨설팅이 합작해 민주노조 파괴하고 어용노조를 만들고 조합원을 협박해서 줄세우기를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2009년 77일 간의 공장점거 옥쇄파업을 벌이고, 지금까지 23명의 노동자와 가족을 떠나보냈지만 쌍용차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절망 대신 희망을 갖습니다. 함께 해주고 아파하는 동지들, 투쟁 승리를 확신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동지들의 투쟁은 희망적이고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투쟁의 불씨들이 서로의 철탑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동지들의 외침에 실천적 투쟁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이제 일어서고 다함께 하나의 외침으로 전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한 점의 온기도 찾기 힘든 철탑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고 있고 투쟁하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번에 반드시 잘못된 제도들, 정책들을 깨부수고 민주노조 깃발을 다시 한 번 세워서 노동자들이 살맛나는 일터, 행복한 일터로 만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그 큰 길, 자랑찬 길들을 가고 있는 동지들과 함께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사랑합니다. 동지들, 화이팅!

다음은 각 이야기를 만든 사람들이다.
첫 번째 이야기 ‘하늘은 노래한다’촬영: 문기주 복기성 하샛별편집: 하샛별
두 번째 이야기 ‘지금 평택으로 갑니다’촬영·편집: 한영희사진: 정택용제작: 연분홍치마
세 번째 이야기 ‘쌍차 해고노동자들의 두 번째 집, 와락’제작: 노동자뉴스제작단연출: 유명희
네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편지’기획·편집: 넝쿨

▲ 쌍용차 철탑농성 옴니버스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네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편지' 중. 유튜브에서 갈무리.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3년 1월 14일 월요일

현대차 철탑농성 88일..“승리하고 내려가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12일자 기사 '현대차 철탑농성 88일..“승리하고 내려가겠다!”'를 퍼왔습니다.
민주노총울산지부 12일 오후3시 현대차 농성장 앞 ‘전국노동자결의대회’ 개최

 
ⓒ@boobbox1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2일 명촌 철탑농성장에서 불법파견 정규직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대자동차 철탑농성 88일째 되는 12일,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는 새해 첫 결의대회를 열어 철탑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표시하고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명촌주차장 내 철탑농성장 앞에서 전국노동자결의대회를 열어 철탑농성 중인 노동자들에 연대를 다짐했다. 이들은 또 최근 진행된 현대자동차 사측의 신규채용과 법원의 농성장 철거 가처분결정을 규탄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17일부터 9일까지 정규직(생산직) 신규채용을 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 측에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지난 8일 울산지방법원은 철탑농성장 내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겠다며 강제집행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집행관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등 100여명이 철탑농성장 강제철거에 나섰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를 저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울산지부 강성신 본부장,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 금속노조울산지부 한영선 지부장을 비롯한 울산지부 소속 간부 및 인권단체 회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대회는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성신 본부장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회사측 탄압과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영선 지부장은 “금속노조가 30일 파업을 결의하고 있는데 비정규직문제가 첫 번째”라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최민식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는 “울산 시민들이 여기있는 최병승, 천의봉 두 노동자의 투쟁에 연대의 기운을 분명히 보내고 있다”고 지지를 표했다. 이규원 플랜트건설노조울산지부 직무대행도 “같은 비정규직으로서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철탑에 올라 농성중인 천의봉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은 “주말에도 이렇게 함께 연대한 동지들이 고맙다”고 입을 열었다. 천 사무국장은 “우리 두 사람은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정규직이 돼서 내려갈 수 있도록 흔들림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지부는 철탑농성이 100일째 되는 오는 24일에 맞춰 지역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민주노총 또한 이 문제를 중심으로 26일 전국노동자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3년 1월 9일 수요일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08일자 기사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7일 철탑에서 83일째 농성 중인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최병승씨에게 “9일부터 출근하라”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이 최씨의 불법 파견을 인정한 지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대법원 판결에도 꿈쩍도 하지 않던 현대차가 느닷없이 “정규직 시켜줄 테니 출근하라”고 한 배경이 궁금하다. 최씨는 사내하도급 노동자 70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밝혀왔다. 현대차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현대차의 사내 규칙에는 7일 이상 무단 결근 시 해고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결국 철탑농성을 압박하면서 강제해고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회사 측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씨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때문에 철탑에 오른 대가로 하루 30만원씩의 과태료가 매일 쌓이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덧붙여 법원의 농성장 강제 철거명령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언제 법원의 집행관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물리적인 압박이나 ‘꼼수’로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이라면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사태의 본질을 놔둔 채 비정규직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발상은 문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현대차 사내 하도급 문제는 최씨의 복직투쟁 이후 7년여를 끌어온 사안이다. 사내 하도급이라도 근무형태가 다른 데다 해고자 문제까지 얽혀 있어 복잡하기 짝이 없다.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노사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노사간에 쌓인 불신과 앙금을 걷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중단돼 있는 노사 협상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한다. 비정규직을 대신해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일 정규직 노조도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규직 노조도 그동안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동료 비정규직의 설움과 차별을 방조해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까지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문제는 결국 현대차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 회사 측은 2016년까지 비정규직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규 채용은 회사가 원하는 사람만 골라 뽑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내 하도급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는다. 수년간 현대차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이 과거 경력을 통째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현대차 연간 순익의 6%에 해당하는 2859억원이 든다는 계산도 이미 나와 있다. 현대차는 세계 ‘빅5’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줄여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현장 노동자들의 근로의 질도 글로벌 기업다워야 한다.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비정규직에 희망을” 현대차 철탑농성 연대 물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9일자 기사 '“비정규직에 희망을” 현대차 철탑농성 연대 물결'을 퍼왔습니다.

노동·시민단체 사흘째 촛불집회
오늘 울산서 결의대회 적극 참가
SNS에서도 격려글 빠르게 확산

현대자동차 하청 노동자들의 ‘철탑 농성’이 19일로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이들을 연대하고 지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현대차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단체들, 울산의 노동단체들이 촛불집회와 천막 농성을 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연대에 나서고 있다. 또 홍익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철탑 농성’ 지지 열기가 뜨겁다.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노동·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철탑 농성에 적극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송전탑에 자신의 몸을 묶어 절규하면서 싸우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은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드는 투쟁”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실제 30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41.2%가 현대차처럼 사내하청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 투쟁이 전체 노동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들 단체는 오는 20일 현대차 울산공장 철탑 농성장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와 26일 ‘현대차 포위의 날’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투쟁처럼 ‘제2의 희망버스’를 조직해보겠다는 생각이다.트위터에서도 현대차 하청 노동자 2명이 철탑 위에서 밧줄과 나무에 의지한 채 매달려 지내는 ‘극한 상황’에 대한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방송인 김미화(@kimmiwha)씨는 트위터에 “철탑에 올라가 농성중인 최병승씨는 저와 세번 인터뷰를 했습니다. 어제는 철탑에 묶인 채로 바람 속에서 전화연결을 했었는데 목이 메어왔습니다”라고 적었다. 아이디 @ngo**는 “309일 만에 85호 크레인에서 내로운 김진숙 지도위원님을 끝으로 더 이상 고공에서 목숨건 투쟁이 없기를 바랬는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두분이 철탑에서 법이 판결한 정규직 전환을 외치고 있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트위터를 통해 농성 소식을 전하고 있는 최병승(@onepi0820)씨는 하루 만에 팔로어가 2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지역에서도 연대가 뜨겁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의 시민·사회단체는 철탑 밑에서 매일 200여명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강제 진압을 대비해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대차 정규직노조도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대선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가 이날 울산에 내려가 농성 중인 하청 노동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김소연 기자, 울산/신동명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