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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통위, 종편 자료 모두 공개 안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9일자 기사 '통위, 종편 자료 모두 공개 안 한다'를 퍼왔습니다.
공개 범위 놓고 내부 검토, 대법원 판결 유권해석 중… “종편 재허가 기준 은폐하는 꼼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가 ‘종합편성채널 승인 심사자료 일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정보공개 범위를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재허가 평가에 포함되는 편성계획 등 사업계획서 일부를 공개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방통위는 종편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공개 범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29일 방통위 배춘환 공보팀장과 김용일 방송지원정책과장의 말을 종합하면, 방통위는 28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정보공개 청구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방통위는 사업계획서와 심사자료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방통위는 법원이 해당 자료가 개인정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았다며 일부 자료에 대해 공개 여부를 저울질했다.

방통위 배춘환 공보팀장은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공개할 것”이라면서도 “(실무부서에서) 법원이 판결한 내용 중에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했고, 절차 상 관계자의 의견도 청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유권해석을 하는 것뿐 아니라 종편 사업자를 불러 ‘이 자료가 영업비밀과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물어보겠다는 이야기다.

김용일 방송지원정책과장은 “판결 내용 중에 개인정보 부분이 심각하게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공개 범위를 판단할 때 이를 고려해서 검토하자는 이야기”라며 “영업비밀이라는 부분도 어떤 내용을 적용할지 따지고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 등 종편 심사자료 중 영업비밀로 판단되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종합편성채널 4사

이에 대해 언론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행정기관이 유권해석을 하는 상황”이라며 “법원 판결은 ‘영업비밀이라고 하더라도 방통위의 공적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취지인데 방통위가 내년 종편 재허가를 앞두고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총장은 이어 “대법원이 공개하라는 자료에는 내년 재허가 평가에 활용되는 편성계획 등이 있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재허가를 진행하면 결국 종편의 특혜가 연장되는 재허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종편의 불공정, 왜곡보도를 두고 국민적 공분이 있고 이를 국회에서도 다루려고 하는데 방통위의 이 같은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용일 과장은 ‘행정기관이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권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권해석은 아니다”라면서 “법원이 판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검토하자는 것”이라며 “아직 방통위의 최정 입장을 결정한 것은 아니고, 내부에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지난 1월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2010년 12월 31일 방통위 회의 속기록

한편 지난 23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종편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1·2심 판결에 불복해 방통위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2010년 12월 31일 방통위는 종편을 승인했다. 2011년 1월 언론연대는 방통위에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방통위는 일부 정보만 공개했다.

이에 언론연대는 2011년 7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주민번호 뒷자리 등)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8일 언론연대는 방통위에 재차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링크: 미디어오늘 5월 28일자 (대법원, 방통위 상고 기각… 종편 탄생 비밀 드러난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사내하청 불법파견 개선 못해”...대법원 판결도 뒤집겠다는 회장님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26일자 기사 '“사내하청 불법파견 개선 못해”...대법원 판결도 뒤집겠다는 회장님들'을 퍼왔습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 부회장 긴급회동이 끝난 뒤 관계자들이 회동 내용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승빈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경제5단체가 26일 박근혜 정부에 입장을 밝히면서 노동계 주요 현안인 ‘통상임금제 개선’과 ‘사내하청 불법 파견 금지’ 등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해 노동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통상임금제가 노사간 단체협상 마다 떠오르는 단골 의제라면 사내하청 불법파견 문제는 비정규직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다. 특히 경제5단체는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정시 원청의 고용책임을 전면 부정해 노동계와 격렬히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법원은 이 두 문제와 관련한 판결에서 노동계의 손을 들어줬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이 있고 난 뒤 노동계는 통상임금제 관련 논의가 급부상했으며, 현대자동차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었으며 원청인 현대차에 고용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사내하청 개선관련 입법 흐름이 강하게 조성된 상황이었다.

이날 경제5단체의 입장 발표는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 판결과 법제도 개선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 개선은 기본급이 전체 월급 50% 안되는 기형 구조 바꾸는 것
재계, “고정상여금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 부담 너무 커”


경제5단체는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고정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기업이 일시에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소 38조5천억원에 달해 우리 기업들에게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일자리 창출 여력과 근로자간 양극화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임금은 휴업수당,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해고예고수당 등을 지급할 때 금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정기적인 임금인데, 통상임금이 높을수록 퇴직금과 각종 수당이 높아진다. 노동자로서는 같은 임금을 받더라도 통상임금이 높을수록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득을 얻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업은 기본급 대신 정기상여금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인상을 해왔다.

통상임금 문제의 쟁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는 것이다. 경제계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기업 부담이 가중돼 결국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기본급 비중이 총액의 50%도 안 되는 현재의 불안정하고 기형적인 임금구조를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 노조가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대표소송을 제기한 뒤 재판부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은 지난 3월29일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6개월 이상 일한 노동자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미리 비율을 정해두고 이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분기별로 지급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해석이었다.

노동계는 대법원 판결 이후 “그동안의 잘못된 임금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소송을 통해 임금 체계를 반드시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재계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지급할 때 부담 비용 38조5천억원이 든다는 주장에 대해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신뢰할 수 없는 근거다. 기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핑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재계, 노동계 핵심쟁점 사내하청 불법파견 개선에 정면 반대

경제5단체는 이날 사내하청 노동자 보호를 골자로 한 이른바 ‘사내하도급법’에 대해서도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가 아닌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임이 명백하다"며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 시정 제도는 애초에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다른 기업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를 차별로 보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고용관계 자체로 간주한다거나 원청기업에게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고용과 근로 조건 유지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사적 자치의 근간을 훼손해 위헌 소지마저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내하도급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므로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더군다나 올해 2월에는 대법원이 노동자를 파견받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파견한 업체 대표의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간접고용을 금지하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임금.고용 등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는 사용자로 보도록 사용자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사내하도급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이미 나와 있고, 새누리당에서까지 사내하도급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경제5단체가 이번에 ‘사적 자치’ 등을 운운하며 부당함을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미 나온 법적 판결까지 뒤집고자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재판부의 판결을 충실히 따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논평에서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차별대우를 그대로 방치하라는 것”이라며 “가진자들의 이기심과 탐욕, 무책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민철 기자

2013년 3월 5일 화요일

부당 이득 수천억 원, 벌금은 고작 700만 원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04일자 기사 '부당 이득 수천억 원, 벌금은 고작 700만 원'을 퍼왔습니다.
[현장편지] 'GM대우 파견법 위반' 대법원 판결의 의미

2월 28일 대법원이 근로자파견법 위반으로 GM대우차(현 한국GM)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700만 원의 벌금형을 확정하자, 언론은 "자동차업계 파견 근로에 대법, 첫 형사처벌"이라며 주요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대기업들의 불법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고, 일부 보수 언론과 경제 신문들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습니다. 경총은 "경기에민감하고 고정 투자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근로 형태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GM대우와 현대차는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 대해 "근로자들의 업무 내용이나 범위, 노무 제공 방식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근로 관계의 실질은 도급이 아닌 근로자 파견이어서 유죄가 인정된다는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이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자 파견 관계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컨베이어벨트라는 자동 흐름 방식의 자동차 조립 생산 공정에 합법 도급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쐐기를 박았다는 것입니다. 현대차 사내 하청은 불법 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GM대우차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을 내려 자동차회사의 사내 하청 노동자는 '합법 도급'이 아니라 '불법 파견'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입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최병승 조합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정규직과 혼재 근무를 했던 조립 라인(의장 라인)의 사내 하청 노동자에 대한 판단이었다면, 이번 GM대우 사건에서 대법원은 조립, 차체, 도장, 자재 보급, KD까지 자동차 생산 라인 전체를 불법 파견으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대우버스, 타타대우상용차, 동희오토 등 완성차 공장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명백한 불법 파견 노동자입니다. 자동차와 거의 흡사한 굴착기(포클레인), 장갑차, 트랙터와 농기계 등을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현대로템 등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한라공조 등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사들 역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불법 파견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0년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300인 이상 사업장 사내 하도급 현황' 중 1차적으로 자동차, 기계, 금속의 98개 사업장 3만1709명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모두 불법 파견일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 <표> 고용노동부, <300 8=""> 발췌

대법원 판결이 사내 하청 노동자 보호에 기여할까?

그렇다면 GM대우 창원공장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의 얘기처럼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자 파견 관계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GM대우차 닉 라일리 전 사장이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서 얼마의 부당·불법 이득을 취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검찰은 2003년 12월 22일경부터 2005년 1월 26일까지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 국제기획, 세종, 대정 등 6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 업무인 차체 조립 등 자동차 생산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위법한 근로자 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다"며 근로자파견법 위반 혐의로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벌금 700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2007년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펴낸 (금속산업 노동시장과 금속노조 비정규 실태 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05년 기준 GM대우차 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은 3510만 원이었고, 사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60%였습니다. 따라서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1인당 연봉 차액은 1404만 원입니다.

대법원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된 843명의 연봉 차액을 계산하면, 검찰이 파견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기간만 계산하더라도 닉 라일리 전 사장은 2004년 한 해에만 118억 원 이상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입니다.

▲ GM대우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2명이 2010년 12월 1일 인천 부평공장 정문 앞 8m 높이의 아치형 조형물 위에서 불법 파견 철회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닉 라일리 전 사장의 불법 파견 부당 이득 추정액 최하 828억 원

판결문에는 "협력업체 대표들은 대우국민차 시절인 1998년경부터 사내 하청 형태로 GM대우와 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1998년부터 검찰이 기소한 2005년 1월까지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한 기간 7년을 계산하면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불법으로 얻은 인건비가 무려 828억5004만 원에 이릅니다.

대법원 판결의 대상은 GM대우차 창원공장이지만 2005년 노동부는 군산공장에 대해서도 10개 하청업체 1100명에 대해 불법 파견 판정을 내렸습니다. 부평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GM대우차에서는 당시 3500명의 사내 하청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라는 자동 흐름 방식의 자동차 조립 생산 공정에 합법 도급은 불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라면 GM대우차 닉 라일리 전 사장이 1998년부터 2005년 1월까지 3500명의 불법 파견 노동자를 착취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이 3439억 8000만 원입니다. 불법 파견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GM대우의 부당 이득은 7371억 원이 넘습니다.

GM대우 창원·군산·부평공장 합치면 부당 이득 추정액 3400억 원 이상

창원공장에서만 최소한 800억 이상의 부당 이득을 얻었고, 전 공장으로 계산하면 최소 3400억 원 이상을 불법 파견으로 가져간 GM대우차와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대한민국 법원이 내린 벌금이 700만 원입니다.

이는 1000만 원을 훔친 도둑에게 그 죗값으로 1000원을 내라고 한 셈입니다.

▲ <표> 한국GM이 불법 파견으로 취한 부당 이득 추정치

사내 하청 노동자 3500명을 불법 파견으로 사용하면 1년에 490억 원을 가져갈 수 있는데, 어느 '총 맞은' 회사와 정신 나간 사장이 벌금 700만 원이 무서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습니까?

지난 10년간 1만 명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불법 파견으로 사용해온 현대자동차가 벌금 몇 푼이 무서워 사내 하청이라는 황금이 쏟아져 나오는 '보물 상자'를 포기하겠습니까?

1000만 원 훔친 도둑에게 벌금 1000원 내라는 꼴

GM대우는 불법 파견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도급비 지급 규정 변경 등에 대해 "불법 파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협력업체와 GM대우 사이에 행하여진 근로 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재벌들이 저지른 불법 파견 행위는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전 회사의 인원을동원한 조직적 범죄 행위이며, 범죄 은폐 행위입니다. 현대, 기아, GM대우 등 자동차 회사들은 원청 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하던 이들을 사내 하청업체 사장으로 보내 조직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질러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9조 '중간 착취의 배제'에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중간 착취를 허용해 노동자들에게 대표적인 악법으로 통하는 근로자파견법도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에는 파견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불법 파견은 미필적 고의가 아닌 조직적 범죄 행위

따라서 대법원이 '사내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려면 회사의 전 조직을 동원해 10년 동안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인 중간 착취 범죄 행위에 대해 파견법 제43조에 의해 최고형인 징역 3년형의 실형을 선고했어야 합니다.

불법 파견을 근절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검찰이 불법 파견의 대명사인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구속 수사해 대기업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동부가 GM대우 닉 라일리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파견법 위반으로 고발한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범죄 행위에 대해 2006년 6월 9일 울산지검과 2007년 4월 18일 부산고검은 "혐의가 없다"며 기소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떡값 검사', '재벌 장학생'이라고 조롱받는 검찰이 이제라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기소할 수 있을까요?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 전 금속노조 비정규국장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X파일 판결, 왜 그리 서둘렀나


이글은 시사IN 2013-03-2-27일자 기사 'X파일 판결, 왜 그리 서둘렀나'를 퍼왔습니다.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 시대에 뒤떨어졌고, 국민의 알 권리를 외면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앞두고 서둘러 판결을 내린 점도 이해할 수 없다.

 
이제 노회찬 전 의원이 되었다. 다섯 번에 걸친 재판, 재판이 시작된 지 8년 만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고, 의원직을 상실한 것이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소를 지었지만 그 심정이 오죽할까 싶다. 노 전 의원은 1997년 당시 안기부 녹취록(이른바 ‘안기부 X파일’)을 바탕으로 2005년 삼성그룹에서 떡값을 받았다는 전·현직 검사의 명단을 작성해 기자회견을 한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검찰은 이런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기소한 것이다. 

2005년 MBC 이상호 기자의 보도로 세상에 존재가 알려진 ‘안기부 X파일’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학수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사장이 대화한 내용을 담은 도청 테이프를 말한다. 여기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의 지시로 이회창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를 비롯해 정치권 및 검찰 고위직에게 수십억원을 추석 떡값으로 제공하기로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검사들이 실제로 떡값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폭로한 이상호 기자와 녹취록 전문을 실은 김연광 편집장 역시 검찰 기소로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검찰은 불법으로 도청한 자료의 공개를 금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노 의원을 기소했다. 1심에서는 유죄판결이 나왔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고, 대법원에서는 “발표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점과 보도자료 배포가 면책특권에 해당한다는 점”은 항소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받았으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해당 자료를 올린 것은 유죄라는 판단이 나와 파기 환송됐다. 그리고 2011년 10월 재항소심에서 유죄, 이번의 재상고심에서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납득하기 힘들다. 하나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시대 상황과 맞지 않게 해석한 잘못이 보인다는 점이다. 기자들에게 관련자의 명단을 배포한 것은 허용되지만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은 금지된다는 것은 오늘날 통신매체의 활용 상황과 너무나 동떨어진 해석이다.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금지된다면 이는 개인의 실명이 제한 없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미 기자들에게 명단을 공개한 상황에서 이러한 차별적 결론이 논리적으로 맞는지 의문이다.  

또한 노 전 의원이 당시 전·현직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것이 공공의 주요 관심사, 비상한 관심사가 아니라고 판시했는데, 그러나 당시 세상은 삼성그룹에서 돈을 받은 인사가 누구인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대상자들이 보통 시민이 아니고 이 나라의 법집행을 좌우하는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국가기관의 불법 도청으로 취득한 자료였지만 권력과 재벌의 구체적 유착관계를 알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그야말로 국민의 진정한 알 권리가 실현되어야 할 상황이었다. 

여야 의원 152명이 법 개정안 발의한 상태였는데…

노 전 의원의 경우는 전·현직 검사 명단을 국회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해 공개했기 때문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한 사후적인 공개행위 때문에 비로소 국민들이 이 내용을 알게 된 것도 아니다.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국회의원의 의사표현의 자유가 권력자에 의해 제한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다. 허위사실이나 혹세무민하는 것도 아니고 대법원 스스로 발표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제한하는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법원 판결을 마지막에 왜 그리 서둘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제16조)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형만을 두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까지도 상당수가 문제의식을 느껴서 여야 의원 152명이 지난 2월4일 벌금형도 선택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마치 벌금형을 추가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선고를 하려는 것처럼 신속하게 노 의원의 유죄를 확정하고 의원직을 박탈했다.

노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불의가 이기고 정의는 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 땅에 성숙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3년 1월 28일 월요일

“대법원 판결 이행하라고 100일 고공농성, 대한민국 현주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26일자 기사 '“대법원 판결 이행하라고 100일 고공농성, 대한민국 현주소”'를 퍼왔습니다.
100일 넘은 철탑농성장에 2차 희망버스 출발… 2,000여명 운집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으로 향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현대자동차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26일 오후 울산 현대차 정문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집회에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0여명(경찰 추산 1300명)이 참가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 “먼저 죽은 노동자들 위해서라도 이 싸움 이기겠다” 

이들은 “최병승, 천의봉 조합원이 현대차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철탑에 올라간지 24일로 100일이 지났다”며 “현대차는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하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채용과 법원의 철탑농성장 강제철거 시도 등을 비판했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에 우리 동지 5명이 세상을 떠났지만 노동자들에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여전히 쌍용차,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철탑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고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온몸으로 노조파괴에 항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100일을 넘긴 것이 가슴 아프고 부끄럽다”며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외쳐도 꿈쩍하지 않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도 “오늘로 최병승, 천의봉 동지가 칼바람에 철탑에 올라간지 102일째”라며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100일이 넘도록 철탑에 올라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이 사무처장은 “대통령 당선인이 100% 국민 통합한다는 나라에서 최소한의 법도 지키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 먼저 죽어간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이 싸움을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승빈 기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깃발과 만장을 들고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철탑 농성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현대차 정문에서 최 조합원 등이 고공농성중인 명촌 철탑농성장으로 약 5㎞ 정도 행진했다. 이 자리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최 조합원 등을 격려하는 한편, ‘다시 희망만들기’ 문화제를 개최했다.

한편 이날 ‘1·26 희망과 연대의 날’이란 주제로 전국 곳곳에서 출발한 희망버스는 둘로 나뉘어 현대차 울산공장과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해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희망버스는 지난 5일 현대차 울산공장과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했던 희망버스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로 진행됐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천의봉, 최병승 노동자가 농성중인 울산 현대차 앞에 도착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2013년 1월 9일 수요일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08일자 기사 '[사설]비정규직 문제는 꼼수로 풀 사안이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7일 철탑에서 83일째 농성 중인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최병승씨에게 “9일부터 출근하라”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이 최씨의 불법 파견을 인정한 지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대법원 판결에도 꿈쩍도 하지 않던 현대차가 느닷없이 “정규직 시켜줄 테니 출근하라”고 한 배경이 궁금하다. 최씨는 사내하도급 노동자 70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밝혀왔다. 현대차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현대차의 사내 규칙에는 7일 이상 무단 결근 시 해고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결국 철탑농성을 압박하면서 강제해고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회사 측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씨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때문에 철탑에 오른 대가로 하루 30만원씩의 과태료가 매일 쌓이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덧붙여 법원의 농성장 강제 철거명령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언제 법원의 집행관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물리적인 압박이나 ‘꼼수’로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이라면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사태의 본질을 놔둔 채 비정규직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발상은 문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현대차 사내 하도급 문제는 최씨의 복직투쟁 이후 7년여를 끌어온 사안이다. 사내 하도급이라도 근무형태가 다른 데다 해고자 문제까지 얽혀 있어 복잡하기 짝이 없다.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노사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노사간에 쌓인 불신과 앙금을 걷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중단돼 있는 노사 협상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한다. 비정규직을 대신해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일 정규직 노조도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규직 노조도 그동안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동료 비정규직의 설움과 차별을 방조해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까지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문제는 결국 현대차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 회사 측은 2016년까지 비정규직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규 채용은 회사가 원하는 사람만 골라 뽑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내 하도급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는다. 수년간 현대차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이 과거 경력을 통째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현대차 연간 순익의 6%에 해당하는 2859억원이 든다는 계산도 이미 나와 있다. 현대차는 세계 ‘빅5’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줄여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현장 노동자들의 근로의 질도 글로벌 기업다워야 한다.

2012년 9월 14일 금요일

표 보다 아버지? 박근혜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여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4일자 기사 '표 보다 아버지? 박근혜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여라”'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도 “늘 과거사 논란 만든 건 박근혜 자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판결이 두 개라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역사인식에 일반인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심지어 14일자 조선일보도 “과거사 논란을 만든 건 늘 박 후보 자신”이었으며 “아버지와 딸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신시대는 무엇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어깃장을 놓았다. 개인적으로 인혁당 사형수 유족에 사과하면서도 사형을 결정한 당시 판결이 잘못됐다는 대법원 재심판결에 대해서는 판결이 두 개라는 법률에도 맞지 않는 이중적 주장을 편 데 대한 아무런 반성이 없는 태도이다.
박 후보는 오는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밝힐 것 같다는 뉴스도 있었다(한국일보).
다음은 14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새누리 중진들 ‘박근혜 역사인식’ 비판)
-국민일보 (새누리, 대검 중수부 폐지 추진)
-동아일보 (대선후보에게 듣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출후 첫 인터뷰/“북 서해 경계 존중하면 평화수역 논의할 수 있다”)
-서울신문 (광화문~숭례문 꿈의 숲 만든다)
-세계일보 (9영화 한 편에…중동이 폭발)
-조선일보 (암으로 사망비율 처음으로 꺾였다)
-중앙일보 (이란 명의로 개설 기업은행 계좌서 1조 위장거래 정황)
-한겨레 (정부 취로사업만 바라보던 섬…이제 평화를 꿈꾼다)
-한국일보 (재벌가 자녀들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새누리 중진들도 박근혜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발언 등에 대해 당내 중진·소장파 의원들이 강하게 비판하고나서 주목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5선 중진인 남경필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개인의 판단과 인식이 당 전체의 인식으로 오인될 수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당내 토론이 먼저이고, 그것을 후보와 소통해서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며 “그럴 때 민주적인 정당, 개인이 아니라 당 전체를 생각하는 정당이라는 안정감을 주는데, 이것이 실종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에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박 후보의 10일 발언에 대해 남 의원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역사인식에 대해 개인적 판단으로 당의 입장이 정리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9월 14일자 1면

유승민 의원도 이날 대구지역 중견 언론인 및 전문가 모임인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5·16이 쿠데타라는 것은 상식이고 유신이 헌정질서를 파괴했다는 것에 많은 분이 동의하고 있다”며 “박 후보가 본인 생각을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날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을 제기했던 정의화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지난 8월1일 이장으로 법의학자의 유골검사 결과 새로운 증거가 나왔으니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재규명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고인과 같이 민주 헌법을 위해 민주화 운동을 하던 중 의문사한 분의 사인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정부와 살아있는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라고 적었다.
전날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브리핑 번복 사건을 두고 한 친박 의원은 “전향적인 방향 전환을 건의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박 후보의 태도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표보다 아버지? “당이 바꿔보려 해도 박근혜 몰라서 하는 소리”

국민일보는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과 관련해 “박 후보가 이날 유가족 방문 의사를 밝혔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좀더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됐던 것처럼 입장 변화 없는 방문 추진은 무위로 끝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은 “이 때문에 당에서는 늦어도 추석 전 박 후보가 직접 입장을 밝히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추석 ‘밥상 민심’에서 적어도 과거사 논란이 확산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당의 절박함이 반영돼 있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입장 표명을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9월 14일자 3면

국민에 따르면, 박 후보는 정치 입문 후 줄곧 박 전 대통령과의 강한 일체감을 드러내 왔다.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아버지가 못다 한 뜻을 펼치는 데 조그만 힘을 바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99년 5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시대를 비판하자 당시 한나라당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며 탈당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그가 과거사 입장을 급격히 바꿀 경우 “여론에 떠밀렸다” “표를 의식했다”는 비판이 뒤따를 수 있다고 국민일보는 내다봤다.
국민일보는 박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을 빌어 “당은 어떻게든 후보를 압박해 바꿔보려 하는데 후보를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유족 동의하면 만나겠다” 유족 “대법원 판결 입장부터 밝혀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3일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유가족분들이 동의하시면 제가 만나뵙겠다”고 밝혔으나 유족들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면 만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연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 “전부터 제가 당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참 죄송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만 말했다.
그는 또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는 유족들에게 “오늘 어떤 기회가 있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어제 그런 차질(사과논평 관련 혼선)이 있었지 않았나”라며 “갑자기 이야기가 나오고 해서 어제 저녁에 제 생각을 대변인을 통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박 후보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그리고 ‘1975년 4월8일 인혁당 재건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면 그에 따라 만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또 박 후보가 “전부터 피해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고 한 데 대해서도 “지금껏 한 번도 (직접) 들은 적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경향은 전했다.

근혜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여야…과거지향적” 변한 것 없네

중앙일보 9월 14일자 3면
이런 안팎의 변화에도 박 후보는 자신의 생각에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13일 동아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압축성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굴절과 또 그림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5·16군사정변과 유신에 이어 1975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 발언을 놓고 벌어진 역사인식 논란에 “좋은 점에 대해서는 승계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또 어두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유족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을 묻는 야권의 공격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박 후보는 “사과한 건 사과로 받아들이고, 더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해야 우리가 진정한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과거 지향적인 얘기만 나오고 국민이 힘들어하는 현실의 문제와 미래의 얘기는 실종되다시피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잘 판단해주길…논란 때문에 순수 취지마저 훼손”

동아와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2005년까지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동아는 “사실상 최필립 이사장의 조기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박 후보가 야권에서 ‘장물’이라고 공격한 정수장학회의 처리 해법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에 따라 그간 사퇴를 거부해온 최 이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인터뷰에서 “정수장학회가 정치쟁점화하며 여러 논란과 억측에 휩싸여 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장학회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는데 장학회를 위해서도, 이사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해가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는 7월엔 “저는 이사장도 아닌데 아는 사람이니까 물러나라고 하면 이사회에서 ‘왜 간섭하느냐’고 할 수 있다”고 일축했었다.

조선일보도 박근혜 비판 “늘 논란 만드는 건 박근혜 자신”

박 후보의 역사 인식에 대해 조선일보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조선은 사설에서 “과거사 논란이 잦아들 만할 때마다 일반 국민의 역사 인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면서 다시 불씨를 살려 놓고 있는 것은 박 후보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은 “‘박정희 시대 18년’ 속에는 국민이 머리를 끄덕이는 빛나는 역사도 있고,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엇갈리면서 박 후보 주장처럼 역사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대목도 있다”면서도 “그런가 하면 어떤 논리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어두움의 역사 또한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9월 14일자 사설

조선은 “친구들과 귓속말도 마음 놓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주의가 질식 위기를 맞았던 유신 시대, 그리고 ‘사형선고 18시간 만에 8명 전원 사형 집행’으로 유신 시대의 성격을 상징하는 2차 인혁당 사건 등은 어두움의 역사에 속한다는 게 일반 국민의 공감대”라며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아버지의 말에 모든 게 함축돼있다는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도 “박 후보의 유신에 대한 인식은 40년 전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식탁에 마주 앉아 직접 들었던 ‘박정희식 유신관(維新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뜻”이라고 폭평했다.
이 신문은 “자연인 박근혜가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유신에 대한 생각은 쉽게 바꿀 수 없겠지만,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는 집권당 후보의 유신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버지와 딸’이라는 개인사의 굴레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청와대 밖에서 공포와 두려움으로 유신 시대를 겪어냈던 국민이 유신 시대를 감싸고 도는 듯한 박 후보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신문 “박근혜 역사 바로 봐야 미래 있다”

서울신문 비판에 나섰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해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공에 대한 평가는 받아들이면서 과에 대한 평가는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의 역사 인식에 국민의 절반 이상이 동의한다는 박 후보의 말에 대해서도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동의하지 않는 절반의 인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특히 박 후보가 국민 대통합을 이루려 한다면 자신의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는 절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자는 박 후보에 대해 “그러나 과거를 바로 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한·일관계에서 적나라하게 경험하고 있다”며 “현재 대통령 후보로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 후보가 이처럼 과거의 논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죄없는 남편 사형판결에 울며 몸부림쳤다”

남편 우홍선씨(당시 46세)가 그 전달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당한 강순희(80)씨는 13일 서울 종로구 4·9평화통일재단 사무실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74년 7월8일 남편에 대한 군사법원의 1심 판결로 ‘사형’이 나오자 재판정에서 울며 몸부림을 쳤다고 말했다. 강씨는 “남편이 ‘괜찮다, 괜찮다’고 나를 안심시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슬퍼하기보단 분노했다. 재판 중에 남편이 고문당했다는 얘기를 들은 강씨는 거리로 나섰다. 호소문을 써 시민들을 상대로 구명운동을 펼쳤고 기독교회관, 국제앰네스티 서울지부 등을 찾아 발언대에 서 인혁당 사건의 공개 재판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다 결국 남산 중앙정보부로 끌려갔다. 중정 요원들은 48시간 동안 잠도 재우지 않으며 구명운동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강씨는 “호소문을 다시 쓰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남산’에서 나왔는데, 곧바로 기독교회관에 가서 구명운동 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남편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강씨는 변호사와 접견 시간을 기다려 교도소 문틈으로 찾아갔다고 강씨는 전했다. 접견을 마친 변호사가 나올 때 강씨는 문틈으로 “담비야” 하고 막내아이의 이름을 부르면 남편은 개나리가 핀 마당 저편에서 흐릿하게 손을 흔들었다고 강씨는 회고했다.
1975년 4월8일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 선고가 내려지자 강씨는 들고 있던 양산이 박살날 정도로 바닥을 치며 한참을 오열했다. 강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래도 설마 죄 없는 사람을 죽이기야 할까 하는 한 줄기 희망을 갖고 다음날 재심 청구를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새벽에 남편의 사형이 집행됐다는 소식이 라디오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박근혜 5·16 유신 등 추석 전 입장표명하나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추석 연휴 전에 인민혁명당 사건은 물론 5ㆍ16쿠데타와 유신체제 등 과거사 문제 전반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박 후보가 조만간 과거사 전반에 대해 차분하게 정리해 발표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한국일보 9월 14일자 1면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이 최근 “아버지와 딸 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안고 가야 한다”고 건의하자, 박 후보가 “내가 생각하는 바가 그것이다. 더 포용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국은 보도했다.

안철수-박원순 비공개 회동, 대선 출마 터닦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3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나눠 대선출마 선언을 앞둔 터닦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안 원장 쪽 유민영 대변인은 “안 원장이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과 환담했다”며 “안 원장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를 전했다. 박 시장은 1년 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상황을 회고하며 다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지속적으로 많은 분야의 분들과 만나고 있고, 박 시장과의 만남도 이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만남은 지난해 9월 6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1주년을 기념해 박 시장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둘의 대화는 배석자 없이 35분 동안 진행됐다. 기동민 서울시 정무수석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두 분 모두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며 “대화를 마친 뒤 활짝 웃는 등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안 원장과 박 시장 쪽은 이달 초부터 단일화 1주년을 기념하는 회동을 하기로 뜻을 모으고 날짜를 조정해 왔는데, 만남이 잡힌 것은 바로 전날이었다. 안 원장 쪽의 한 인사는 “박 시장과의 만남은 ‘경청투어’를 시작하면서 초반에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을 검토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날짜가 미뤄지고 비공개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인 얘기는 일부러라도 나누지 않았다”고 했으나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 대선 관련 거취를 밝히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자연스럽게 대선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안 원장과 가까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이 출마를 앞두고 어떤 고민과 결심을 해야 할지, 어떤 점들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가장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박 시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은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점들이 준비돼야 한다. 만약 이러저러한 점들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독자출마를 고집하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는 정도로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최근까지 만난 인사들에게 “제가 대통령이 될 경우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박근혜 조카 주가 조작 의혹”

민주통합당 장병완 의원은 13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 가족의 주가조작 의혹에 “금융감독원이 대놓고 봐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회장 가족이 대유신소재 주식을 매매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 혐의에 권혁세 금감원장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동일한 유형 사건에서 금감원이 검찰에 고발한 사례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1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2월 박 회장과 조카 한아무개씨, 이들 자녀 2명이 대유신소재의 전년도 실적 적자전환 공시 직전 주식 227만주(80억원 상당)를 대량매도한 것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전년도) 3·4분기 보고서에 적자 공시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실무자로부터) 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고위정책회의에서 “3·4분기에 적자전환 공시를 했어도 연말 기준 실적의 적자전환 공시 직전에 대주주나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한 ㅇ사와 ㅅ사는 미공개 정보 이용금지 위반으로 금감원이 검찰에 고발조치했다”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권 원장의 해명을 반박했다. ㅅ사는 지난달 17일 최대주주 겸 회장이, ㅇ사는 6월27일 대표이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발됐다.

새누리 대검 중수부 폐지 추진

새누리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5대 권력기관의 권한을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고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위원장 안대희)는 이 같은 개편안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치쇄신특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특별감찰관제에 이은 특위의 두 번째 발표 내용은 권력기관 권한 조정안이 될 것”이라며 “대검 중수부 등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은 부처는 폐지를 추진하고 그 밖에 주요 권력기관의 일부 기구나 부서도 폐지 또는 권한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권한이 집중된 곳으로 대검 중수부, 경찰대학,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공정거래위원회, 법원행정처 등을 꼽았다고 국민일보는 보도했다.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은 국세청장의 특명을 받아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어 기업의 탈세 정보가 집중된 곳이다.

재벌가 아들 며느리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

외국인 학교 입학 비리에 재벌가 아들과 며느리 등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부장 김형준)은 지난 11일부터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부모들을 집중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재벌가 아들과 며느리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국내 A그룹 전 부회장의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14일에도 B그룹 전 회장의 아들 내외를 조사하기 위해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부정 입학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가 3·4세 자녀 중에는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가진 소년 주식 부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브로커에게 1인당 5000만~1억원씩을 주고 자녀가 온두라스와 브라질, 시에라리온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위조한 현지 여권과 시민권 증서 등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넘겨받은 서류들은 자녀가 외국인 학교에 부정 입학하는 데 사용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일부는 실제로 그 나라에 3~4일씩 다녀온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해당 국가에 가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차 소환 대상 학부모를 60여명으로 압축했으며, 매일 1~2명씩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우선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소환 대상 학부모 대부분은 서울 강남에 살고 있고 남편 직업이 투자업체 대표, 골프장 소유주, 병원장 등으로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검찰 조사에서 “브로커에게 속아서 진짜 외국 국적을 주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서울신문은 보도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