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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통위, 종편 자료 모두 공개 안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9일자 기사 '통위, 종편 자료 모두 공개 안 한다'를 퍼왔습니다.
공개 범위 놓고 내부 검토, 대법원 판결 유권해석 중… “종편 재허가 기준 은폐하는 꼼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가 ‘종합편성채널 승인 심사자료 일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정보공개 범위를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재허가 평가에 포함되는 편성계획 등 사업계획서 일부를 공개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방통위는 종편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공개 범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29일 방통위 배춘환 공보팀장과 김용일 방송지원정책과장의 말을 종합하면, 방통위는 28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정보공개 청구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방통위는 사업계획서와 심사자료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방통위는 법원이 해당 자료가 개인정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았다며 일부 자료에 대해 공개 여부를 저울질했다.

방통위 배춘환 공보팀장은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공개할 것”이라면서도 “(실무부서에서) 법원이 판결한 내용 중에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했고, 절차 상 관계자의 의견도 청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유권해석을 하는 것뿐 아니라 종편 사업자를 불러 ‘이 자료가 영업비밀과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물어보겠다는 이야기다.

김용일 방송지원정책과장은 “판결 내용 중에 개인정보 부분이 심각하게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공개 범위를 판단할 때 이를 고려해서 검토하자는 이야기”라며 “영업비밀이라는 부분도 어떤 내용을 적용할지 따지고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 등 종편 심사자료 중 영업비밀로 판단되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종합편성채널 4사

이에 대해 언론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행정기관이 유권해석을 하는 상황”이라며 “법원 판결은 ‘영업비밀이라고 하더라도 방통위의 공적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취지인데 방통위가 내년 종편 재허가를 앞두고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총장은 이어 “대법원이 공개하라는 자료에는 내년 재허가 평가에 활용되는 편성계획 등이 있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재허가를 진행하면 결국 종편의 특혜가 연장되는 재허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종편의 불공정, 왜곡보도를 두고 국민적 공분이 있고 이를 국회에서도 다루려고 하는데 방통위의 이 같은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용일 과장은 ‘행정기관이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권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권해석은 아니다”라면서 “법원이 판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검토하자는 것”이라며 “아직 방통위의 최정 입장을 결정한 것은 아니고, 내부에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지난 1월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2010년 12월 31일 방통위 회의 속기록

한편 지난 23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종편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1·2심 판결에 불복해 방통위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2010년 12월 31일 방통위는 종편을 승인했다. 2011년 1월 언론연대는 방통위에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방통위는 일부 정보만 공개했다.

이에 언론연대는 2011년 7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주민번호 뒷자리 등)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8일 언론연대는 방통위에 재차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링크: 미디어오늘 5월 28일자 (대법원, 방통위 상고 기각… 종편 탄생 비밀 드러난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2013년 5월 8일 수요일

식품업계, '유전자변형식품' 은폐 논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08일자 기사 '식품업계, '유전자변형식품' 은폐 논란'을 퍼왔습니다.

경실련 "50개 제품 모두 유전자변혐식품 표시 안해"


콩과 옥수수 등 유전자변형식품(GMO)이 대량 수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자·두부·두유 제품에는 GMO 표시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지난 4월 소비자가 선호하는 과자 55개 제품과 두부 30개 제품, 두유 50개 제품에 대한 GMO 표시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조사 제품 모두가 원재료로 대두 또는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 중 80%에 해당하는 108개 제품이 수입산 대두 또는 옥수수로 생산되었지만 GMO 관련 표시가 되어있는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제품은 정확한 원산지마저 표시되고 있지 않았다.

이는 전체 수입 대두 중 76%, 수입 옥수수의 49%가 GMO임을 감안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이다.

이에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실태조사 결과에 근거하여, 해당 제품의 생산업체를 상대로 제품에 포함된 원재료인 수입산 대두와 옥수수에 대한 GMO 여부와 원산지 확인을 요청하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해당업체는 ▲ 과자는 농심, 롯데제과, 빙그레, 오리온,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 두부는 CJ제일제당, 대상FNF ▲ 두유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정식품, 삼육식품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내 곡물자급률이 옥수수의 경우 0.8%, 대두의 경우 6.4%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GMO 옥수수와 대두는 약 192만 톤에 이른다. 이는 전체 옥수수, 대두 수입량의 49%(103만 톤)와 76%(88만 톤)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경실련은 "식품업계가 GMO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소비자가 해당 제품이 GMO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은 상태에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업계에 GMO 실태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김혜영 기자 

2013년 5월 6일 월요일

당신이 아는 육영수는 없다


이글은 대자보 2013-05-03일자 기사 '당신이 아는 육영수는 없다'를 퍼왔습니다.
[정문순 칼럼] 육영수 신화는 독재를 은폐한 권력의 상징조작

오늘날 박정희 신화를 이루는 구성 요소 중 하나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못지않게 그 이미지에 기대려고 하거나 톡톡히 덕을 본 존재는 어머니 육영수이다. 역대 선거에서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를 쥐었음에도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충청도에 대해서만큼은 마음을 놓고 있었다. 충청의 자부심이 된 세종시를 만든 건 노무현이지만, 충청도 사람들에게는 자기 지역이 박근혜 어머니의 고향이란 점이 행정도시의 연원을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옥천의 육영수 생가 터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지금은 육영수 영화도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고, 대한노인회는 우람한 숭모비까지 세웠으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육영수는 국민적 위인의 반열에 올라 있다. 육영수가 탐탁찮은 사람은 없을까. 박정희한테는 학을 떼는 사람이라도 그의 아내에게만큼은 호의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육영수에 대한 호불호는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떠난 듯하다. 한 진보 언론은 박 대통령에게 강한 아버지 말고 부드러운 어머니를 닮으라고 조언했을 정도다.

그러나 육영수가 처음부터 현모양처의 화신으로 통했던 것은 아니다. 1967년 한 청와대 출입 기자가 박정희의 청와대 생활을 쓴 책에 육영수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기자는 육영수를 잘 모르는 사람 대하듯이 하고 있다.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존재라고 쓰여 있는 이 책의 ‘영부인’은, 수줍음 많고 평범한 가정부인의 모습이었지 지금 육영수의 이미지로 굳어진 범접하기 힘든 고상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박정희가 권력을 틀어쥔 지 이미 6년이 지난 때였다. 육영수의 이미지가 그때부터 골격이 잡혔다고 해도 1974년 서거 때까지 7년을 넘지 않는다. 이 기간은 박정희 정권이 재선과 3선을 거치며 마침내 껍데기 민주주의마저 내던지고 세계사에 유례없는 철권 통치로 치닫던 시기와 일치했다. 육영수의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쁜 권력이 의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육영수의 활동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퍼스트레이디 시절 장·차관, 재벌 등 고위층 부인네들을 모아 봉사 모임을 이끌었던 ‘양지회’이다. 육영수를 떠받드는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을 성심으로 어루만지고 봉사에 헌신하는 모습의 그녀를 기억하려고 하지만, 양지회는 어두운 시절 양지가 아닌 음지에서 권력층끼리 검은 돈이 오간 창구 구실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후에, 시인 모윤숙이 “목련꽃 닮은 당신” 운운하며 찬사를 바쳤던 육영수의 실체는 과연 한복 입은 자태만큼이나 우아했을까.

인터넷을 뒤져보면 육영수 집안의 권력 지형도를 보여주는 가계도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정희 시대에 이 집안은 매부를 잘 만난 덕에 평범한 교사에서 일약 5선의 국회의원으로 벼락출세한 육영수 오빠를 비롯하여 장관, 방송국 이사, 신문사 회장, 은행장 등 권력의 요직을 꿰찼음을 보여준다. 그 위세는 박정희의 친가 쪽에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육영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버지가 친일 대부호로서 막강한 위세를 누린 집안 배경도 작용했을 수 있다.

육영수 집안이 박정희 당대에만 영화를 누린 것도 아니었다. 조카사위 한승수는 6공 때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하여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또 한승수와 사돈지간인 김진재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지역구 의원을 했고 옛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냈으며, 그의 그늘이 자식에게도 이어져 그 아들은 현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다. 친정 피붙이와 친·인척들이 대대로 출세한 것이 육영수 탓은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육영수가 청와대의 야당 노릇을 했고 남편에게 입바른 소리를 곧잘 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 자신이 외척의 세도를 막는 일에 앞장서야 했다. 육영수가 청와대의 야당이라는 말은 다름 아닌 박정희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야당’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를 것 같은 철권 통치자에게서 나온 말을 무턱대고 믿을 수는 없다. 되레 육영수 자신이 정치에 맘대로 개입한 흔적도 있는데, 은사의 남편을 서울시 교육감에 앉혔다는 기록도 찾을 수 있다.

육영수는 자식 교육에도 극성이었던 것 같다. 그녀의 팬들이 ‘현모’의 징표로 자랑스럽게 전하는 생전의 일화들을 보면,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늦게라도 오면 교실 밖에서 기다렸다거나 학교 커튼을 직접 빨래해 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체통을 잃거나 극성 엄마의 면모를 보인 ‘영부인’를 해당 교사는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다.

권력자가 제 맘에 안들면 자기 당 의원도 잡아다 고문하고, 야당 총재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도 있었으며, 언론의 입도 철저히 봉인됐던 시대에, 국민들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안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정보 통로는 없었다. 박정희가 논두렁에서 농부들과 농주를 마시는 모습이나, 육영수가 장·차관 부인 중 외제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면박을 주었지만 손수 빚은 막걸리를 대통령 선물로 바친 사람은 아주 좋아했다는 ‘막걸리 일화’는, 그것이 설령 사실일지라도 어디까지나 권력의 개입이 가능한 낮의 역사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권력자는 낮과 밤이 달랐으며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낮의 역사가 대부분이다. 정보정치로 지배했던 권력의 밤을 어떻게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박정희가 안가에서 근신들과 여자 연예인의 시중을 받으며 막걸리 대신 최고급 양주를 즐겨 마신 밤의 역사는 그가 불명예스럽게 죽었기에 드러날 수 있었다.

박정희가 지배하던 때는 가부장적 독재 권력의 흉포함을 자애로운 여성의 이미지로 덧칠했던 권력의 일방적인 상징 조작만 가능했던 시대였다. 박정희 독재를 합리화해 주고 싶은 사람들은 박정희가 집권 후반 막다른 길로 치달은 것마저 남편을 뒷받침해 주던 그녀의 부재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이들에게 육영수는 철저하게 박정희 독재의 본색을 가리기 위해 동원된 존재에 불과하다. 실체 없어 보이고 부풀린 혐의가 짙은 육영수 신화가 아직 걷히지 않았다는 건 그녀 딸의 집권과 더불어 여전히 박정희 시대가 저물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징표이기도 하다.

* 4월 6일 칼럼을 손본 글입니다.
* (대자보) 편집위원, 문학평론가로 [한국문학의 거짓말-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작가와 비평, 2011)의 저자입니다.

2013년 4월 22일 월요일

국정원, ‘오유’ 면밀 분석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하고도 은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22일자 기사 '국정원, ‘오유’ 면밀 분석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하고도 은폐'를 퍼왔습니다.

조직적 여론조작 의혹 짙은데
서울청 “무혐의” 보도자료 작성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이 대선 당시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 운영방식 등을 면밀히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인터넷 여론조작을 했다는 정황이 추가된 것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고도 국정원에 면죄부를 주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댓글 작성 등을 통한 대선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오유’의 운영방식을 분석한 메모를 찾아냈다. 김씨는 국정원 업무를 하면서 상부 보고용이나 업무 참고용 등으로 이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메모에는 ‘반대’가 3회 이상인 게시글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지 못하고, ‘반대’가 10회 이상이면 최고 인기 게시판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올라가지 못하는 등 오유의 운영방식에 대한 내용 등이 자세히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2월14~16일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12월16일 밤 11시께 ‘국정원 직원 김씨의 혐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이 사건의 수사 주체인 수서경찰서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보도자료가 올 때까지 수서경찰서의 수사팀은 김씨의 혐의가 발견됐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었다. 보도자료를 받은 수서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김씨의 무혐의 근거를 요청하자, 그제야 서울경찰청은 이날 밤 ‘혐의가 없다’는 결론만 표로 작성해 나열한 A4용지 2장짜리 증거분석 보고서를 보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보통 일선 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의뢰할 경우 사이버수사대는 증거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만 하지 보도자료에는 손대지 않는다. 보도자료를 써서 보내고 일선 경찰서 요청을 받아 증거분석 보고서를 나중에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김씨가 작성한 ‘오유’ 운영방식 분석은 물론 △하루 4000여쪽에 이르는 과도한 인터넷 검색 기록 △김씨의 활동이 ‘오유’에 집중된 사실 △김씨가 사용한 구체적인 아이디와 닉네임 내역 등 국정원 활동에 의혹을 가질 만한 내용은 증거분석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21일 사실을 확인하려고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책임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환봉 박현철 기자 
bonge@hani.co.kr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7시간 넘게 숨겼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28일자 기사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7시간 넘게 숨겼다'룰 퍼왔습니다.

화성공장서 배관수리 협력사 직원 1명 숨지고 4명 부상
이상증세에도 당국에 신고안해…삼성 “은폐의도 없었다”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밸브 수리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삼성 쪽은 공장 안에서 작업자가 불산에 노출돼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7시간이 넘도록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지난 27일 밤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구역인 11라인 옆에 있는 화학물질중앙공급장치(CCSS)에서 불화수소희석액(불산)이 누출됐다. 경찰은 “불산이 누출된 저장탱크는 500ℓ의 불산을 저장하는 탱크로, 탱크의 하부 밸브가 녹아 불산이 누출됐다”고 28일 밝혔다.앞서 삼성 쪽은 27일 오후 1시30분께 불산 공급 장치의 이상을 파악하고 협력업체인 에스티아이(STI)서비스의 박아무개(36)씨 등 직원 5명을 불러 밤 11시부터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28일 새벽 4시30분께 밸브 교체 작업을 마쳤으나 오전 7시30분부터 목과 가슴의 통증을 호소했다. 증세가 심한 박씨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1시께 숨졌다.삼성전자 쪽은 27일 오후 불산 누출 사고를 감지하고 28일 오전 인명 피해가 생긴 지 한참 뒤인 오후 2시42분께 전화로 경기도에 통보했다. 협력업체 직원 박씨가 불산이 누출된 탱크의 고장난 밸브를 수리하고 이상증세를 보인 지 7시간 만이었다.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에는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하거나 또는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방관서 등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삼성전자는 “누출된 불화수소희석액은 2~3ℓ로 극히 소량이며, 누출시 폐수처리장으로 자동 이송되는 구조이므로 사외로 누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일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으로 시작된데다 작업 완료시점까지 아무런 사고도 보고되지 않았다. 작업 마무리 뒤 해당 직원이 통증을 호소하고 숨져 경기도에 보고했던 것이다. 결코 신고를 지연하거나 사고를 감추려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홍용덕 김진철 기자 player009@hani.co.kr

2012년 11월 9일 금요일

"한수원, 원전 불량부품 3월에 알고도 은폐했다"


이글은 뉴시스 2012-11-09일자 기사 '"한수원, 원전 불량부품 3월에 알고도 은폐했다"'를 퍼왔습니다.

【영광=뉴시스】맹대환 기자 = 진보정의당 핵안전특위 김제남 의원과 정진후 의원이 9일 오후 전남 영광군청 회의실에서 미검증 부품 납품비리에 대한 현지조사를 하고 있다. mdhnews@newsis.com 2012-11-09

【영광=뉴시스】맹대환 기자 = 진보정의당 핵안전특위는 9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지난 3월 부품 납품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를 한수원이 알고 있었음에도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핵안전특위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KINS는 지난 3월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영광 5,6호기에 대한 품질보증 유효성 검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Q등급의 계전기 구매 과정에서 이중 대리점을 통한 납품은 인정되지 않아야 하는데도 W사가 유자격 제작사인 Y사의 부품을 납품하지 않고 이중 대리점인 K사를 통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품질검증 절차서와 품질검증계획서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제출해 승인 받아야 하나 이와 관련해 검증 수행기관(해외 U사)에서 제출한 기록이 없음을 확인했다.

문제의 부품들은 영광 5,6호기 발전소 제어계통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이미 534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3월 KINS와 한수원이 납품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핵안전특위는 밝혔다.

핵안전특위는 "이번 조사 결과 그간 정부와 한수원이 밝힌 것처럼 퓨즈 등 단순 소모품에만 위조사건이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요 부위 전체에 문제 부품이 사용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고 지적했다.

핵안전특위는 이날 영광군청에서 한수원 등으로부터 이번 미검증 제품 납품에 대한 현황을 보고 받은 뒤 영광원전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mdhnews@newsis.com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이길영, 감사 취임 후 ‘박근혜 올케’ 법무법인과 자문계약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21일자 기사 '이길영, 감사 취임 후 '박근혜 올케' 법무법인과 자문계약'을 퍼왔습니다.
사내외 변호사 두고도 전례없이 계약체결…KBS, 허위답변 등 '은폐' 논란

5공 부역ㆍ한나라당 후보 선대위원장 전력ㆍ학력조작 의혹 등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이길영 KBS 이사장이 KBS 감사로 취임한 이후인 2010년 8월, KBS 감사실이 갑자기 박근혜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였던 법무법인 '주원'과 법률 자문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 2010년 8월 이길영 당시 KBS감사와 법무법인 주원이 체결한 계약서. 그러나 KBS는 '감사실이 따로 법무법인과 자문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며 수 차례 허위 답변을 하다가 18일 법무법인의 이름인 '주원'을 지운 채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했다. ⓒ윤관석 의원실

17명의 사내, 고문, 자문 변호사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S감사실이 특정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은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라, 이길영 당시 감사가 박근혜 후보 측에 미리 '줄 대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길영 이사장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KBS 감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KBS는 국회의원의 자료 요청에 '감사실이 따로 법무법인과 자문 계약을 맺은 바가 없다'며 수 차례 거짓말을 해 '은폐'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윤관석 의원 측은 9월 25일 KBS에 '감사실 고문변호사(또는 법률자문 법무법인)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KBS는 9월 28일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감사실 내 변호사 현황'과 '감사실 고문변호사 현황'에 대해 둘 다 '해당사항 없다'고 답했다.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는 서면답변서를 받은 당일인 9월 25일 KBS 측에 '자문을 안 받고 업무를 진행하느냐?'고 물었으며, 이에 KBS 측은 '감사실에 연락을 취해본 결과 (자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윤관석 의원실은 지난 2일에도 'KBS 내 변호사 현황 및 고문변호사(또는 법률자문 법무법인)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KBS 측은 감사실 관련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6일 KBS 감사실의 직원이 직접 관련 자료를 들고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를 찾아와 "감사실이 (주원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고 시인했으며, 이에 의원실이 즉각 자료 제출을 요청하자 이 직원은 "만약 외부에 자료를 유출하지 않겠다면 자료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가 "왜 계약 사실을 숨겼느냐"고 질문하자 "노조와의 문제가 걸려있어 그렇다. 양해해 달라"고 답했으며, "당시 감사실장이 (계약체결을) 결정했고 이길영 감사가 승인했다" "(감사실이 자문법인을 둔) 전례가 없어서 문제가 될 소지가 높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KBS는 서향희 변호사가 포함돼 있는 '주요 변호사 현황'까지 지운 채 자료를 제출했다. ⓒ윤관석 의원실

이후, KBS는 18일 윤관석 의원실 측에 KBS감사실과 법무법인 주원이 맺은 계약서를 제출했으나 정작 '주원'이라는 이름과 서향희 변호사가 포함돼 있는 '주요 변호사 현황'은 지운 상태였다. 계약서에 따르면, 자문료는 연 2400만원이며 자문계약은 3회 연장돼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는 "KBS 감사실 직원은 '가격이 저렴해서 (주원으로) 결정했다'고 하는데 공개입찰이었는지, 수의계약이었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도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실제 계약서대로 자문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률자문 내역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관석 의원은 "6.2 지방선거 이후, 갑자기 KBS 감사실이 '만사올통'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주원과 정기계약을 맺음으로써 미래권력에 줄대기를 시도한 것"이라며 "이길영 감사를 보호하고자 허위 답변을 한 KBS를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고, 문방위 차원의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KBS 관계자는 "사내, 고문 변호사가 많이 있는데 감사실만 별도로 자문계약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길영씨가 감사로 취임한 이후, 갑자기 감사실이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원과 정기 계약을 맺은 의도는 뻔하지 않느냐"며 "(KBS 내부에서는) 감사로 취임한 이길영씨가 자문 법인을 '주원'으로 선정하는 데 직접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10월 2일 화요일

"국정원, '후쿠시마 방사능 국내유입' 보고서 폐기 개입 의혹"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02일자 기사 '"국정원, '후쿠시마 방사능 국내유입' 보고서 폐기 개입 의혹"'을 퍼왔습니다.
김경협 "언론보도 나간 뒤 국립환경과학원서 자료 받아"

국정원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방사능의 국내유입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2일 다시 제기됐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의 '방사성물질 유입 은폐 보도관련 관계자 조사보고' 문건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해 3월 국정원으로부터 두 차례 연락을 받은 뒤 방사능 국내유입 가능성이 담긴 조사결과를 폐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011년 3월 24일, '방사능 오염 확산 가능성'을 제기한 KBS 보도가 나간 직후 3월 25일~31일 사이에 두 차례 윤승준 당시 국립환경과학원장과 담당연구관에게 연락을 취해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를 송부받았다. 그후 윤 원장은 담당 연구관에게 외부대응과 연구 중단을 지시했다. 

그로부터 일년 뒤인 지난 3월 (한겨레), (경향)이 환경부 고위공직자의 발언을 토대로 '국정원이 국립환경과학원의 방사능 유입 조사 결과 폐기에 개입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은 전해 10월 경질된 윤승준 전 원장 등 내부정보 유출자로 지목받은 관계자들을 2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당시 국정원은 (한겨레) 등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은 그런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고, 환경부와 과학원은 해당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었다. 

환경부는 당시 조사를 마친 뒤 윤 전 원장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지만, 국정원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윤 전 원장이 조사때 '언론에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토대로 현재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 조사결과는 국정원에 의해서 과학원의 일본 방사능 유입가능성에 대한 외부발표가 중단됐을 뿐 아니라, 관련 연구마저 중단됐음을 시사하고 있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졌다"며 "국민안전을 심각하게 위해한 사안이므로 국정원과 윤 원장, 나아가 은폐를 지시한 윗선을 밝히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민주당 “한전, 밀양송전탑 노선변경 은폐했다.. 국회에도 허위답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26일자 기사 '민주당 “한전, 밀양송전탑 노선변경 은폐했다.. 국회에도 허위답변”'을 퍼왔습니다.
경남도당, 문건 공개.. “진상규명해 책임자 문책할 것”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남 밀양 일대에 765㎸ 고압송전탑을 건설하고 있는 한국전력 측이 그간의 부인과 달리 송전탑 위치를 변경한 사실을 은폐하다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26일 오전 11시30분 경남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6년 한전이 의뢰해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가 수행한 ‘경과지 선정 용역’ 문서를 공개하며 “한전 측이 지자체 의견조회와 대관협의를 반영해 선정된 경과예정지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민주당은 보고서를 통해 밀양시 부북면 퇴로리 구간(NO. 119~131)의 경우, 당초 경과노선은 ‘평밭마을 뒷쪽’으로 선정됐지만, 용역과정에서 오히려 마을과 더 근접한 ‘평밭마을 앞쪽’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림 참조)

ⓒ민주당 경남도당 밀양시 부북면 퇴로리 철탑위치 변경구간

송전탑 예정지인 밀양시 부북면, 상동면 주민들은 지난 2002년부터 송전선 경과예정지와는 다르게 집단주거지에 더 가까운 위치로 송전선 경과지가 변경됐다고 주장해왔다. 주민들은 한전이 경과지를 맘대로 변경한 뒤 변경 사실조차 은폐해왔다고 주장했으나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한전은 장하나 의원의 현안질의에 6월 26일 보낸 답변서에서 “당초 예정 경과지는 현재 건설예정 경과지이며, 경과지 변경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민주당은 공개했다. 그러나 이번 문건 폭로로 한전은 허위 답변 의혹과 함께 ‘경과지 변경 사실을 은폐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은 한국전력이 송전선로 경과지를 변경함에 따라, 부북면 ‘대촌마을’, ‘위양마을’, ‘운주골’, ‘평밭마을’, ‘희곡마을’ 등 5개 마을이 송전탑 건설사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1월 송전탑 사업에 반대하면서 분신한 고 이치우씨의 주거지인 ‘희곡마을’이 경과지 변경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회에 허위 답변을 했다며 한전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전면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조경태 의원을 단장으로 홍의락 의원, 장영달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한전의 밀양송전탑 건설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장영달 위원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에 허위 답변서를 보낸 것이 법적으로 위증인지는 판단해봐야겠지만 국회에 위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정감사와 당 진상조사위를 통해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당초 경과예정지가 경사가 심해 사업편의상 마을 앞쪽으로 당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며 “이 외에도 송전탑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많은 만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기자회견하는 장영달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가운데)

고희철 기자 khc@vop.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보험특집2] 삼성생명, 고객의 눈물로 자신의 죄를 지우다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08-07일자 기사 '[보험특집2] 삼성생명, 고객의 눈물로 자신의 죄를 지우다'를 퍼왔습니다.

"이번 합의로 삼성생명이 제게했던 사기 행각은 철저히 은폐되겠죠"

(위키프레스)에 제보한 부산의 강모 씨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당연히' 받아야할 보험금을 받지 못한 강 씨는 삼성생명과 2년 동안 홀로 싸웠다. 그는 처절한 싸움 끝에 자신에게 남은 건 합의금 1천만 원과 화병 밖에 없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강 씨의 싸움은 지인 황 씨를 위한 것이었다. 2년 전 황 씨는 뇌졸중 연계질환인 '열공성 뇌경색'(이하 열공경색)을 앓았던 터라 보험금 청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에 강 씨는 황 씨의 부탁으로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었다. 며칠 뒤 삼성생명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을 통보했다. 강 씨는 이 모든 게 자신의 책임이다 싶었다. 그는 일하는 시간을 뺀 모든 시간을 황 씨의 보험금을 받아내는 데에 썼다. 사회구조적 문제임에도 힘 없는 자들이 늘 그러하듯 강 씨 또한 그저 '자기 탓'으로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강 씨는 1인 시위를 비롯,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삼성생명의 행각을 고발하며 고군분투했다. 그는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한 뒤 요목조목 따졌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덫에 말려든 그는 되레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약점을 잡은 삼성생명은 끝내 보험금 2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대신 합의금(삼성은 '화해'라고 주장하지만)명목으로 1천만 원을 지급할 용의가 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강 씨에게 통보했다. 

강 씨는 지칠대로 지친 황 씨의 권유에 못이겨 결국 삼성생명의 제안을 승락했다. 이들은 함께 합의서를 작성하러 갔다. 가뜩이나 모든 상황이 억울했던 강 씨는 황 씨가 합의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보며 극심한 굴욕감을 느꼈다. 합의 내용 때문이다. 합의하러 온 삼성생명 직원은 피보험자 황 씨에게 부르는 대로 받아 적으라 했다. 

"화해금 1천만 원을 보험금 청구에 갈음하고···본인이 게재한 모든 인터넷 게시글, 회사 비방글을 삭제할 것이며 이를 어길 시 화해금을 반환할 것을 확약한다" 

강 씨는 다른 건 몰라도 '비방글 삭제하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삼성생명의 횡포를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자 삼성생명 직원은 그러면 합의금을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글을 또 다시 게재할 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씨가 부당하다며 화를 내자 황 씨가 나서 '이제 그만하자'며 그를 말렸다. 황 씨는 직원이 부르는 대로 묵묵히 받아 적었다. 


이번 합의로 삼성생명은 얻은 게 많다. 무엇보다 원래 지급해야할 보험금의 절반인 1천만 원만 지급하면 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손해사정사와 지급팀은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다. 강 씨가 올린 고발 글도 깨끗하게 해결했다. 모든 것을 '당신 손으로 직접' 삭제하라 합의서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그쪽이 직접 작성한 합의서에 따라 합의금을 회수한다고 엄포를 놓으면 된다.

합의서를 작성한 뒤 강 씨는 기자에게 전화해 울먹이며 말했다. "대기업이 국민을 두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삼성생명은 이렇게 자신들의 행각을 고객들의 눈물로 지워나갔다. 

애초, 강 씨는 황 씨의 보험금 청구만 잠깐 도와줄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황 씨가 들었던 보험은 열공경색을 보장했기에 진단서를 끊어주는 절차만 도와주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강 씨는 손해사정사와 만나 필요한 서류를 꾸민 뒤 모두 삼성생명에 넘겼다. 며칠 뒤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삼성생명의 통보를 받았다. 진단명에 따른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코드(이하 질병코드)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강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엔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들고 있는 진단서에는 분명 '진단명-열공경색, 질병코드-I63.8'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통상 의사의 진단에 따라 원무과에서 입력하는 질병코드는 사실 '통계청'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분류해 놓은 번호일 뿐 다른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보험사는 이 질병코드를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근거로 악용해왔다. 방법은 간단하다. 손해사정사는 삼성이 직접 만든 서류양식 하나를 의사에게 내민다. 이어, 한 의사의 표현을 빌리면, 손해사정사는 '말로 의사를 구워삶아' 의사가 다른 질병코드를 쓰도록 유도한다. 이 서류를 받은 보험사 보상팀(지급팀)은 '의사가 명확한 진단을 못하고 있다'고 왜곡 해석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 당시 황 씨에게 열공경색 진단을 내린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의 내과과장은 황씨의 뇌 MRI를 9년 동안 찍었고, 열공경색으로 판명된 후 3년간 치료 했다. 이러한 의사의 진단명을 한 순간에 '오진'으로 만든 것이다. (본지 7월 24일자 보도된 '삼성생명의 기막힌 말장난에 놀아난 의사와 금감원' 참조)

이에 본지는 통계청의 한 관계자와 전화인터뷰를 시도했다. 관계자는 '보험사가 질병코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질병코드는)그런 용도가 아닌데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통계청에서 발행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코드지침서 2권 11쪽의 '목적과 이용'을 보면, '국민건강을 연구하기위한 것'이라고 적혀있다"고 답했다. 질병코드가 의사의 진단명을 대신할 수 있지에 대해서는 "진단명에 따라 질병코드가 부여되는 것이지, 질병코드에 따라 의사의 진단명이 결정되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코드를 만든 목적은 우리나라 국민의 질병 및 사인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자료임을 명시해 두었다 (자료=통계청 제공)

이를 몰랐던 강 씨는 다른 여러 자료를 인용해 보험금을 재청구 하지만, 오히려 삼성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수법들에 모두 말려들고 말았다. 특히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마련된 '제3 의료기관 자문 소견서'와 방관에 가까운 분쟁조정결과를 내놓은 금감원의 '보험분쟁 회신문'은 삼성생명의 보험금 지급 거절논리로 철저히 악용됐다. 

결국 황 씨는 삼성생명이 내민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강 씨는 자신이 올린 모든 글을 삭제해야만 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은 황 씨에게 '위키프레스에 제보해 게재된 기사 또한 삭제요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황 씨는 기자에게 전화해 기사삭제를 부탁했다. 기자가 이를 거절하자 삼성생명 측은 기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 

"보험금 지급이 원리와 원칙에 맞지 않을 경우 결국은 보험료가 더 높아져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보험금 지급심사는 신중해야···(이번 사안은)의학적, 법리적 논리가 팽팽한, 더 나아가 보험사의 생각이 옳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거대보험사의 횡포' 로만 비춰질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기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협회의 김미숙 대표는 "종신보험 총액이 대략 117조 원인데 이중 보험금으로 지급된 돈은 3.8%에 해당하는 4조 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임직원 수당, 주주이익분배 등에 사업비로 나간돈은 무려 30조원이 넘는다"며 보험료 상승요인은 따로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의 생각이 옳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말은 거대보험사의 횡포가 그만큼 심각해 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이라며 미국의 민간보험 사례를 들며 반박했다. 

박성제 (park@wikipress.co.kr) 기자 

2012년 8월 7일 화요일

[사설] 고리 1호기, 전력난 구실로 재가동 안 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6일자 사설 '[사설] 고리 1호기, 전력난 구실로 재가동 안 된다'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을 내세워 사고가 잦은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재가동하겠다고 한다. 어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달 중순이 올여름 중 가장 전기 사정이 어려운 때가 될 것이라며 고리 1호기를 8일께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정전 사고 은폐가 뒤늦게 밝혀져 5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고리 1호기는 중대 사고와 본질적 결함으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원전의 생명인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력난을 구실로 재가동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고리 1호기가 전체 전력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사회가 전체 원전 54기를 중단하고도 대규모 정전사태 없이 지나온 것을 보면, 전력난의 카드로 고리 1호기 재가동 문제를 꺼내는 것은 너무 얕은수다. 고리 1호기보다 설비용량이 큰 월성 1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지난달 말부터 가동돼 정전사태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정부는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이 추천한 전문가들이 안전점검을 다시 한 결과 재가동에 합의했다고 하나, 재점검마저도 기존 고리 1호기 안전점검처럼 비밀리에 진행됐다. 또 인근 기장군민들과 비공개 합의를 진행했다는데, 안전 문제는 기장군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 시민 전체의 문제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 고리 원전 반경 30㎞에는 3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으며 국민의 80%가 고리 1호기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고리 1호기는 국내 전체 원전 고장·사고의 20%가 집중될 만큼 문제투성이다. 지난 2월 비상디젤발전기가 먹통이 돼 하마터면 원자로 내의 열을 식혀주는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아 후쿠시마처럼 원자로가 녹아내릴 뻔했다. 무엇보다 압력용기가 뜨거운 열에 약해져 깨지기 쉬운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2007년 설계수명을 연장할 당시에도 원자로가 파괴 시험을 견디지 못하자 비파괴검사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편법으로 수명을 연장했다.우리나라는 1인당 전력소비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전력 과소비국으로, 소비를 줄일 여지가 곳곳에 있다. 전력 수요 증가세를 그대로 반영해 공급을 늘릴 것이 아니라 수요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이달 중순 전력 예비력이 150만㎾ 수준으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데, 최근 폭염의 고비를 산업체 휴가 분산, 조업 조정, 민간 발전기 가동으로 잘 넘겼듯이 적극적인 수요관리와 절전으로 대처하면 될 것이다.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방통위, 종편 백서 만들고도 '쉬쉬'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30일자 기사 '방통위, 종편 백서 만들고도 '쉬쉬''를 퍼왔습니다.
지난달에 법원에 제출하고도 방통위 위원들에게는 숨겨

방송통신신위원회 종편 선정과정에 대한 백서를 만들고도 이를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조차 배포하지 않고 숨겨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방통위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30일 방통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사실상 백서 제작 작업은 완료했다"면서 "지난 4월쯤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중인 종편 선정 자료 정보공개 청구 재판에 증거자료로 백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문석 상임위원이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한 백서를 방통위 상임위원이 구경도 못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즉각 공개를 요구했고, 홍성규 부위원장도 "백서가 완성됐으면 빨리 공개하라"고 가세했다.

김 국장은 "고의적으로 상임위원들에게 백서를 배포하지 않은 건 아니라"라며 금주중 배포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최시중 전 방통위 위원장은 재직당시 "종편이 개국하면 곧바로 백서를 만들어 전 의원들에게 제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종편 개국 반년이 지나도록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은폐 의혹을 사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심준보)는 지난 25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일부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청구된 정보를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바 있어, 종편 정보 공개시 그동안 제기돼온 각종 종편 특혜 및 불법 의혹이 확인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혜영 기자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영광원전 비상발전기도 고장, 정부 또 '쉬쉬'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15일자 기사 '영광원전 비상발전기도 고장, 정부 또 '쉬쉬''를 퍼왔습니다.
반핵환경단체들 강력 반발

정부가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완전 정전)' 사태 이후 전국 원전 비상발전기에 대한 특별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영광원전 비상발전기도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점검 자리를 참관한 군 최고 책임자가 이를 알고도 수일간 주민이나 민간 감시기구 등에 알리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영광원전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정부 합동 점검단은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가동중인 전국 16곳, 32개 비상발전기에 대해 특별점검을 했다.

문제는 점검 기간인 지난달 28일 영광원전 2호기 비상디젤 발전기가 점검 과정에서 작동이 멈춘 것이다.

비상발전기는 원전 1기당 2대가 설치돼 있으며 정전시 10초 이내에 작동되도록 '스탠바이'(대기)를 유지하게 돼 있다.

점검단은 정상 가동중인 2호기의 비상 발전기(A)를 시험가동하기 위해 수동 작동시켰으나 1분14초 후 엔진냉각수 저압력 경보(알람)로 자동 정지됐다.

원전측은 냉각수 압력이 11.4psig 이하로 떨어지면 정지하도록 설정해놨으나 엔진 진동으로 정지 설정치가 14.7psig로 바뀌면서 기동이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원전측은 냉각수 저압력 설정치 결함을 발견, 5시간여만에 정상화했다.

원전 가동 매뉴얼에는 비상발전기 운전은 72시간 내에 정상화하게 돼 있다.

원전은 평소 자체 생산한 전기로 가동되나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처럼 외부 전원이 차단되면 비상발전기가 가동되게 돼 있다.

비상발전기는 냉각 펌프 가동 등 달궈진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중요한 역할 등을 한다. 작동이 멈추면 고열로 일본 원전사태 등이 재현될 수 있다.

논란은 이 자리에 함께한 정기호 영광군수가 이 고장 사태를 알고도 아예 군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광군은 사고 발생 6일 뒤인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 군수가 '특별점검 자리에서 원전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원자력의 특성상 주민 신뢰를 쌓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신뢰구축 방법은 원전의 전구 고장 하나까지도 주민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이라며 투명한 정보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반핵 단체 등은 지난 13일 영광군을 항의방문한 데 이어 집단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영광원전의 한 관계자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 등 정부 특별 점검단이 직접 와 시험 작동을 했는데 당연히 보고가 됐고 마침 그 자리에 온 영광군수에게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지난 8일 원전 비상발전기 긴급 점검 결과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광군의 한 관계자는 "매뉴얼 이내에 포함된 고장이고 곧바로 수리돼 작동했다는 설명에 따라 군수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 알리지 않았다"며 "고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2012년 3월 31일 토요일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까지 은폐 나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30일자 기사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까지 은폐 나서'를 퍼왔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의 지휘를 받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무차별적인 불법사찰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찰 내용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최영진 주미대사 신임장 수여식장에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경찰에 ‘보안유지’ 압박사찰보고서 입수 분석 결과2009년 한겨레 보도 사실로경찰·청와대 거짓말 드러나
3년 전 가 단독 보도한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2009년 3월28일 보도))초기, 청와대가 이를 알고 일선 경찰에 지시해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30일 가 입수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소속 김기현 경정의 사찰 보고서를 보면,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2009년 3월31일 ‘서울 마포서 언론보도(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축소·은폐의혹)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이날은 가 청와대 행정관이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실을 보도한 뒤, 경찰이 이 사건을 축소·은폐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날이다.
이 문건을 보면, 감찰담당관실은 “25일 밤 10시52분께 행정관을 적발해 마포서로 임의동행 후 조사 중 다음날 0시5분께 (행정관이) 명함을 제시하며 본인의 신분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이라고 밝혔으며, 0시10분께 청와대 감사팀 3명이 여성청소년계로 와서 보안유지를 부탁하고 돌아갔다”고 기록했다. 그리고 “이에 마포서장은 서울청장·차장·생안부장에게 문자보고하였으며, 생활안전과장, 여청계장 및 경장 정○○(여청계)만 해당 사실을 알고 보안유지를 하였다고 함”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경찰 수사를 초기 단계부터 찍어 누른 것이다.
그러나 당시 마포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언론보도를 보고 행정관인 줄 알았다. 전혀 몰랐다”고 거짓 설명을 했다. 이에 대해 감찰담당관실은 “브리핑 시 청와대 행정관 신분은 언론보도를 보고서 알았다고 설명했으나 서울청을 통해 확인한바 적발 직후 청와대 행정관 신분을 알았으며, 지휘계통(서울청장·차장·생안부장) 보고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첫 보도 나흘 뒤인 4월1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한 점 의문도 남지 않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수사기관에서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무개·장아무개 전 청와대 행정관은 2009년 3월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룸살롱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직원과 함께 케이블방송업체 관계자로부터 술접대를 받았고, 김 전 행정관은 성접대까지 받아 이후 법원으로부터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일 성매매 단속에 나선 마포경찰서가 이들을 적발했으나, 마포서 쪽은 거짓말을 하는 등 이 사건을 은폐·축소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고리 원전 간부들, 사고 직후 '은폐' 모의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5일자 기사 '"고리 원전 간부들, 사고 직후 '은폐' 모의했다"'를 퍼왔습니다.
한수원, 조직적 은폐 정황 드러나…'술자리'에서 우연히 알려져

지난달 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전원중단 사고를 두고 벌어진 충격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미처 보고할 시기를 놓쳤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해명과 달리 사고 수습 직후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은폐를 모의했고, 우연히 사고 사실이 부산시의원에게 알려지자 뒤늦게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는 것.

"사고 직후 회의서 '은폐' 결정…안전위 주재원도 몰라"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정전사고가 수습된 직후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사고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기로 모의했다. "지난달 9일 사고 수습 직후인 오후 9시에서 9시30분 사이 발전소장과 실장, 팀장 등 간부들이 현장에서 논의, 이번 사고를 보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고리 1호기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의 사고 사실이 알려졌을 때 미칠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부담이 돼 그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리 원전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안전위)에서 파견한 주재관 1명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주재원 4명이 상주하고 있으나, 이들이 퇴근한 뒤 사고가 일어나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일 KINS 가동안전총괄실 주재원은 "주재원들이 퇴근한 뒤라도 전화로 알렸어야 하는데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고, 다음날 확인한 운전일지에도 정상 운영됐다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수원은 원전 운전일지에도 1호기가 정상 가동됐다고 기록했으며, 이후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미처 보고할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부산시의원 "술자리 옆 테이블서 우연히 사고 소식 들어"

고리 원전의 조직적인 은폐에도 전원 중단 사고가 알려진 것은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였다. 부산시의회 김수근 의원(기장2)이 지난달 20일쯤 식당에서 우연히 "원전 전원이 차단됐는데 비상 발전기가 안 돌았다. 아무 문제가 없나"라고 하는 말을 듣고 8일 고리 원전에 문의한 것.

당시 대외협력처장은 "모르겠다. 확인해보겠다"고 회피했고, 결국 나흘 후인 12일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한수원은 10일에야 새로 부임한 고리 본부장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를 받았으며 11일 상경한 본부장과 소장 등을 만나 상세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해명대로라도, 한수원 역시 전화 보고를 받은 지 이틀 만에야 안전위원회에 보고한 것이다. 한수원 측은 "당시 주말이어서 보고가 늦어졌다"고 변명했다.

게다가 한수원은 사고를 보고하지 않고 은폐를 시도한 고리 1호기의 실무 책임자인 문병위 제1 발전소장을 본사 위기관리실장으로 임명했다. 위기관리실장은 원전 사고를 비롯해 회사의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자리인데, 비상 사고도 보고하지 않은 인물을 발령낸 것.

한편 감사원은 이날 지난해 9월 정전대란에 이어 발생한 고리 원전 사고 은폐 등과 관련해 원전안전, 에너지 분야 등 국가핵심기반분야 위기관리실태 전반에 대해 이달 중 실지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앞 바다에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보트를 타고 '노후 원전 폐쇄', '신규 원전 건설 반대' 등을 주장하며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트 뒤로 고리원전 1, 2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채은하 기자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또 고리원전 사고? 정부는 은폐의 귀재?"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14일자 기사 '"또 고리원전 사고? 정부는 은폐의 귀재?"'를 퍼왔습니다.
한수원 한 달간 고리 원전 사고 숨겨, SNS "의도적?"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전원공급이 중단됐던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소셜네트워크(SNS) 상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안전위)는 13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최근 실시한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고리 원전 1호기에서 전원이 끊기는 사고가 있었다고 지난 12일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계획예방정비는 원전을 일정 기간 운전하고 난 뒤 핵연료 교체와 부품점검·보수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2월 4일부터 3월 4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하던 도중 지난달 9일 8시 43분 고리원전 1호기가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됐고, 이어 비상발전기까지 작동하지 않는 이른바 '스테이션 블랙아웃'을 12분 동안 겪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사고가 발생 후 즉시 안전위에 보고해야 했지만 한 달 동안이나 보고를 하지 않은 것. 이에 SNS의 반응은 "안전불감증에 적신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전원 끊김-냉각수 공급 안 함-원자로 온도 상승-원자로 녹아내리면서 그대로….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며 대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상에서도 "관리가 이런데도 원전을 늘리겠다니", "대통령님을 퇴임 후 고리로 모셔야!", "이런~ 원~전 같은 것들!", "관련 보고체계에 있었던 인간들 한 놈도 빠짐없이 전원 옷 벗겨야 합니다. '용서는 새로운 용서를 낳을 뿐'", "국민 목숨 걸고 외줄타기 하는 느낌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트위터리안들은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천안함 사태 진실에 대한 의혹의 연장선에서 "현 정부의 의도적 은폐가 아닌가?", "증거는 무조건 땅속에, MB정부는 은폐의 귀재", "천안함, 고위공직자 비리, 민간인 불법사찰, BBK 등 얼마나 숨길게 많으신지 모르지만 이제는 말할 때가 왔다!"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이번 고리 1호기 사건은 일본원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원자로이기에 일본원전과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습니다"라는 멘션을 올리자 "전혀 다르지만, 원전 1호기는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설계 수명을 연장해 운영 중이다. 34년이면 오래 사용한 것. 보일러가 아닌 만큼 고려해야 하지만 잦은 고장과 노후화를 간과한다면 큰 것을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2년 2월 11일 토요일

[사설]‘위법’ 4대강 사업, 중단하고 원상 회복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0일자 사설 '[사설]‘위법’ 4대강 사업, 중단하고 원상 회복해야'를 퍼왔습니다.
4대강 사업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은 4대강 사업의 일환인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도록 한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의 설치가 재해예방 사업이라고 볼 수 없고, 준설 등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킬 정도로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점이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4대강에 보를 설치해 ‘물 그릇’을 키움으로써 홍수를 예방할 수 있고, 4대강 사업은 시급한 재해예방 사업인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정부 주장을 정면 반박함으로써 4대강 사업 추진 논리의 허구성을 드러냈다. 다만 법원은 보 설치와 준설이 대부분 완료돼 이를 원상 회복할 경우 국가재정의 효율성과 기술·환경침해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사업 취소 청구는 기각했다.

우리는 사법부가 4대강 사업의 위법성을 최초로 적시하고, 행정부의 잘못된 국책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법원이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을 취소할 수 없다며 ‘사정판결’을 내린 점은 유감스럽다.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완공 후에도 수질 관리와 홍수 예방 등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지류·지천 정비사업에 20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대한하천학회는 이와 별개로 4대강 사업 유지·관리 비용이 해마다 5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독일의 한스 베른하르트·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미국의 맷 콘돌프·랜돌프 헤스터 등 국제적 하천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을 “복원을 가장한 파괴사업”으로 규정하고 수질 악화, 홍수 피해, 역행침식 등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선 보 철거 등 원상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훼손될 공익보다 4대강 사업을 계속함으로써 훼손될 공익이 훨씬 크다는 것이 국내외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은 더 늦기 전에 취소하고 원점으로 돌리는 게 옳다. 법을 어긴 것이 분명한데도 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국책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불법·탈법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정부·여당에 대해선 법적·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1995년 검찰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기소유예 및 공소권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놨다. 그러나 성공한 쿠데타도 결국 처벌을 면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 국민소송인단은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법원이 조속한 심리를 통해 전향적 판결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2011년 12월 16일 금요일

[사설] 한심한 ‘디도스 수사’, 경찰 수뇌부 은폐 여부 밝혀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5일자 사설 '[사설] 한심한 ‘디도스 수사’, 경찰 수뇌부 은폐 여부 밝혀야'를 퍼왔습니다.
중앙선관위 누리집 디도스 공격 사건을 전후해 당사자들 사이에 돈이 오갔던 사실을 경찰 수뇌부가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이 어제 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하기는커녕 이 돈거래의 성격조차 분명히 하지 못한 채 온종일 오락가락했다. 이런 판국에 경찰청 수사국을 대검찰청에 상응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확대 개편 방안까지 내놓았다. 맡은 사건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조직만 키워놓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애초 디도스 공격 시점을 전후해 오간 돈의 대가성을 부인하던 경찰은 어제 오후엔 보도자료를 내어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아무개씨가 건넨 1000만원은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김씨를 불러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보니 거짓반응이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얼마 뒤 설명에 나선 경찰 간부는 “최구식 의원 비서 공아무개씨의 우발적인 단독범행이란 잠정 결론을 뒤집을 만한 새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시 이를 뒤집었다. 경찰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아마도 책임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어제 “디도스 수사 발표문이 조현오 경찰청장실에서 고쳐졌다”며 돈거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경찰 간부는 “애초 사건을 보고하면서 계좌는 발표에서 빼는 게 좋겠다고 했고, 이에 청장이 동의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수사팀의 자체 판단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경찰의 초기 발표 자체가 일반인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경찰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경찰 수뇌부의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경찰은 공교롭게도 어제 경찰청 수사국 확대 개편안을 발표했다. 수사국에 경무관급 수사기획관을 두고 범죄정보과를 신설한다는 게 뼈대다. 수사기획관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기획관 직제에 대응하는 것으로, 사이버테러대응센터와 지능범죄수사대 특수수사과 등 수사부서를 총괄 지휘한다는 것이다.
발표 시점도 그렇거니와 검찰에 대응해서 조직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부적절하다. 경찰이 맡은 바 수사를 제대로 하면 국민이 나서서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을 뺏어서라도 주라고 할 것이다. 조직 확대 이전에 디도스 사건 마무리라도 제대로 하기 바란다.

2011년 12월 6일 화요일

[사설] 이러고도 원전 안전 보장할 수 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05일자 사설 '[사설] 이러고도 원전 안전 보장할 수 있나'를 퍼와씁니다.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전 직원과 납품업체가 짜고 중고품을 새 제품인 것처럼 납품했다고 한다. 원자로에서 만든 증기를 조절해 터빈으로 보내는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 두 종류다. 만전을 기해도 100% 확신할 수 없는 게 원전의 안전인데, 납품 비리까지 있었다니 충격적이다. 원전 산업계의 폐쇄성을 생각할 때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해당 기기가 원자로와 떨어져 있어 안전에 이상이 없고 개인 비리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은폐하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한 한수원의 이런 태도는 오히려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만 더해준다. 이 기회에 납품과정 전반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원전 안전에 대한 정부와 한수원의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는 바로 얼마 전에도 있었다. 지난 9~10월 울진원전 4호기에 대한 예방정비 과정에서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 1만6000여개 가운데 약 25%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에선 설계상 계획수명이 30년인 증기발생기에서 12년여 만에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은 전열관의 재질이나 설계상 결함이 분명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수원은 손상된 전열관의 일부를 막아버리고 나머지만 관 내부를 보강한 뒤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대형사고의 위험을 자초하는 전형적인 땜질처방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리원전은 수명을 연장한 노후원전으로 고장이 잦아 불안감을 줘왔다. 올해에만 1호기가 차단기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지 두달여 만에 2호기가 송전선로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한수원 쪽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원전의 안전이 국민들의 우려와 부담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직원 비리로 빈말이 돼버렸다.
원전은 인공위성처럼 구조가 복잡하고 부품도 많아 어느 한 군데라도 오차가 생기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만약 다음에 원전 사고가 난다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노후원전의 수명을 연장해 가동하면서도 안전과 관련해서는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안전성과 관련한 평가보고서 공개 요구에 기밀이라는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 때도 비밀주의가 화를 더 키웠다.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